후미카 : 156 감정표현을 잘 하나요? - 아니요.... 자기가 느끼는 바에 솔직하긴 한데 표현을 잘 하지는 않지. 그냥 🤔oO(여는 지금... 화가 나는군...)이러고 말아. 감정이 격해지면 가라앉히려고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평소에 워낙 잔잔한 평온 상태라 격한 감정 상태가 불편하기 때문에.....🤦🏻♀️
074 여행해본 나라는? - 음~~~ 한국? 근데 이제 마지막으로 가본 게 고려 시대임...
036 특별히 싫어/좋아하는 가족 구성원이 있나요? - 가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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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사람_많은_곳에서_넘어졌을_때_자캐의_반응 - 곧바로 일어나서 옷 툭툭 털고 저벅저벅 다시 갈 길 간다... 딱히 뭘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She's fine... 진짜 아무렇지도 않음
240 자캐는_네일아트를_해본_적_있는가 - 한두 번 정도는 있어!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하고 있지만 싫어하지는 않아.
216 자캐는_음식을_싱겁게_먹는_편_vs_짜게_먹는_편_vs_딱_적당하게_먹는_편 - 싱겁게 먹는 편이지~
"헤에, 멋진 순간만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게 아니구나. 특이하다구 생각해. 시이는 그런 거 싫거든- 언제나 귀엽고 귀여운 모습으로 있고 싶어. 모두가 날 그렇게 기억해주면 좋겠어. 보코보코가 되는 걸 보이겠다면 그게 무기가 될 때 뿐이야. 예를 들어, 동정심을 얻어야 한다던가. 그런 거 말야."
약아빠진 말이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심리지만, 그걸 말로 정제했을 때의 약아보이는 인상이 있다. 시이는 그런 인상쯤은 모른다는 듯이 상쾌하게 말한다.
"사랑받는 건 온갖 애를 써야 하는 일이니까 말야. 단순히 카메라만 켠다구 스트리머가 아닌 것처럼 말이야. 앗, 이 아이 귀여워- 지금부터 좋아할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말이지이. 그런 느낌으로 시이쨩도 그렇게 유명한 스트리머는 아니에요. 도리어 말하자면 골려먹을 생각 만반인 사람들 뿐이랄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인간들이 아닌데."
원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왜 방송을 하는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컨텐츠에 필요한 것들을 사고, 시간은 최저시급보다 덜 나오고. 그 악순환을 왜 스스로 붙들고 있는가?
쾌락신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말한다. 아마, 눈앞의 누군가는 실낱만큼의 공감을 할지도 모르겠다. 시이보다는 시이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경멸을 할지언정 필요하니까 좋아하기로 하는 감각을.
"그래도, 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니까 말야- 뭐어 적재적소랄까, 진흙 속의 연꽃이랄까, 그런 거겠지."
테이블 세팅을 끝낸 시이는 앞치마를 풀어 차분히 개켜놓았다.
"자, 마지막 포토타임이라구. 원하는 리퀘스트 전부 호응해줄 수 있어☆ 대출혈서비스랄까, 필요하다면 배경으로 침대까지 제공해줄 용의가 있다구. 거실만으론 아기자기감이 부족하니깐 말야. 어디가 좋아? 어떻게 해줄까?"
"으와아, 맞아 바로 딱 그렇게 생긴 음침함- 재현율 500%, 오타쿠 군 그렇게 봤지만 역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더- 꺄아아아아악!"
시이는 오타쿠 주제에 같은 처지인 오타쿠를 너무 무시한 벌일까, 그대로 어깨를 잡혀서 끌어당겨진다. 생명의 위기랄까, 지금 잡혀서 기분나쁜 오타쿠 소굴로 끌려가면 더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주사위의 지옥에서 "우와, 20이 떴다고- 대성공이야 대성공!" 하며 화려한 이펙트 조차 없지만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기뻐하는 음침한 오타쿠가-
창틀을 잡고 최대한 버텨봤지만, 한창 때 햄버거 3개를 먹을 수 있는 남고생의 근력을 당해내긴 무리수였다. 그러게 햄버거 하나쯤은 혼자 먹을 수 있도록 노오력을 했어야지.
시이는 꼴사납게 창틀 너머로 끌려갔다. 지옥같은 TRPG의 소굴로...
현재 시이의 이성치는 42, 이성체크. SAN치 .dice 1 4. = 2 만큼 감소.
결국 무력연행된 시이는 머리부터 바닥에 박고는, 데굴데굴 덱데굴 굴러 철제 의자에 반쯤 걸쳐진 채로 넘어졌다.
"TRPG하자고 하는 남자도 초-최악이야. 최악 남자 명부 갱신이야. 너 진짜 싫어."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했나. 시이는 업보빔을 쳐맞곤 훌쩍거리며 책상에 앉았다. 그리곤 스마트폰과 미니 삼각대를 익숙하게 설치한다. 컨텐츠 창출을 할 생각이구나.
"500%가 뭐야, 500%가! 100%면 충분하잖아! 그리고 기준점이 뭔지부터 알려줘야 할 거 아니냐고!"
뭐에서 500% 의 재현율이 되는건지 궁금해지잖아! 라며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반박을 하며 그녀를 끌어내리다가 마치 엄청나게 빠른 푸른색 고슴도치마냥 데굴데굴 굴러서 철제 의자쪽으로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탁! 하고 쳐버린다.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많이 아프지 않을까?
"진통제.."
는 선반에 있다는 말을 하려다가 최악에 싫다는 말을 듣고 좋아 할 남고생은 없었기에 그냥 선반을 가리키던 손을 아래로 도로 내렸다. 그러다 마치 촬영을 하려는 듯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네 방송의 컨텐츠가 되는건 사양이거든! 포기하고 나오는게 좋을거야!"
뭐가 좋아서 모르는 사람한테 자신의 모습을 보여야한단말인가! 심지어 저 철지난 분홍머리 투사이드업이랑 같이!
" 그러게~ 보통은 멋진 순간만 남기려고 하더라고. 음... 나는 모든 순간을 남겨놓고 싶어. 증거잖아! 추억이잖아~ "
스즈는 '추억'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증거를 남길 겸 추억을 남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잊혀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을때 '너 누구였더라?' 같은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그런 일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보험을 들어두어서 나쁠 것은 없을테니.
" 어렵네. 음.. 그래도 시-쨩이라면 충분히 귀여우니까 사랑받을 것 같은데? 여자아이의 귀여움은 무기야! 가장 강력한 무기야! "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즈 본인도 귀여운 것을 좋아했고 예쁜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것은 '옳은' 것이었다. 예쁘고 귀엽게 꾸미는 걸 좋아했고 주변에서도 좋아해주었다. 더 깊게 기억될 수 있었다. 무리를 이루었고 친구들을 잔뜩 사귀었다. 그리고 보기에도 좋았으니 된 거 아닐까.
" 어려운 말을 하네. 나는 벚꽃이 좋아~ "
테이블 세팅이 끝났다는 말에 스즈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이 각도에서 음식을 찍고 저 각도에서 테이블을 찍었다. 연신 귀엽다던가 예쁘다던가 맛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 비록 그 얼굴에는 상처가 나있고 빨갛게 부어있었지만 그래도 당장이 즐거워 웃고있었다. 그리곤 대출혈 서비스라는 말에 또 꺄르륵 하고 웃었다.
" 유명한 스트리머님이랑 사진 찍는거잖아! 야베- 오늘은 기억할 만 하겠어! "
그리곤 또 카메라를 들이밀었다가 순간 멈치하고 말았다. 방금전에 싫어했던 것, 그리고 나쁜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2초가 안되는 잠깐의 정지상태 이후 스즈는 금세 주변을 둘러보며 뭐가 좋을지 고민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이번에는 먼저 해주겠다고 했으니까 나쁜 게 아닐테니까. 분명 그럴테니까.
" 그~럼 일단은 여기! 여기서! 스키야키 옆에 앉아줘. 여기서 같이 한 장 찍고.. 그리고.. 아! 여기! 여기 창가 배경으로도! 시-쨩은 인형 있어? 인형 있으면 인형이랑 같이 침대에서 찍어도 귀여울것같아! "
그리곤 또 금세 신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딱 그 나이대에 걸맞는 행동이었다. 이게 귀엽다던가 저게 예쁘다던가 하는 것들, 그냥 평소처럼 말해도 뭔가 불량해보이고 놀기 좋아해 보이는 말투와 잔뜩 들어있는 비속어와 줄임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꺅꺅대는 목소리까지. 스즈는 미소를 잔뜩 띄곤 손에 카메라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