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풀자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는 투기장, 그곳에서 당신들을 찾던 놀들이 먼저 당신들을 발견하고 곧장 달려들려 하지만, 바람을 가르며 날아든 두 개의 섬광과 같은 비수가 가장 앞에 있던 놀의 양 어깨에 박힙니다.
크게 휘청거리던 놀이었으나, 곧 버틸만 하다고 생각한건지 머릴 털어대며 다시 자세를 잡은 놀들은, 이내 곧 대열을 잡으며 당신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옵니다. 때 마침 강철의 마도진이 바닥에 새겨지고,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대충 위험한것' 정도로 파악한 놀들은 서로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더니. 빠른 여자와 독해 보이는 놈을 제외하고 순해 보이면서도 위험한 곰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그곳으로 달려듭니다.
뭉툭한 글레이브의 날과 같은 검이 강철을 향해 휘둘러지고, 속으로 '저건 좀 아프겠네' 라고 생각한 강철이었으나. 글레이브 보다 먼저 앞서서 움직인 금발의 소년이 마찬가지로 검을 휘둘러 글레이브를 받아냅니다
" _! "
하지만 전부는 다 받아낼 수 없었던 터라 알렌의 몸에 흉터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놀 일반병> x 3 a HP 200 b HP 200 c HP 144 공격 다이스 50~80
a .dice 50 80. = 69 b .dice 50 80. = 61 c .dice 50 80. = 78 --> 알렌 hp 400
알렌에게 제법 큰 데미지가 들어갔음에도 흐트러지기는 커녕 오히려 완력으로 글레이브를 누르는 놀들을 밀어내기 시작하자, 놀들의 눈에 당혹감이 서립니다. 이윽고 알렌이 검을 크게 휘둘러 놀들을 뒤로 튕겨내자, 손톱으로 바닥을 긁으며 착지한 놀들의 앞에 마도진이 붉은 섬광을 내뱉으며 번쩍이더니 곧 재수없게도 하필 가장 근처에있던 놀 한 마리의 몸에 화염이 옮겨 붙으며 그를 불태우기 시작합니다.
살이 타들어가는 지독한 냄새와 놀이 내뱉은 고통어린 비명에 알렌의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어느새 나타나 불타오르던 놀을 단검으로 마무리한 린 덕에 고막을 긁는 듯한 그 소리는 침묵으로 흩어졌습니다.
" ___! "
한 마리가 쓰러지자 놀들이 크게 동요합니다! 서로의 의견이 갈라서기 시작한건지 아직 어깨에 비수가 박힌 놀이 재정비를 하듯 뒤로 물러서지만 멀쩡한 놀 하나가 다시 알렌에게 달려들며 글레이브를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두릅니다
불로 화한 이념이 놀을 집어삼키고, 냉병기의 칼날에 그대로 숨을 잃는다. 강철은 3:2의 구도로 바뀌며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듯한 놀들의 행동을 지켜보다 나뭇가지를 다시금 앞으로 뻗어 알렌의 발밑에 마도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은은히 빛나는 선들이 천천히 원 안을 채우며 마도진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천천히 린이 심호흡을 합니다. 그녀의 본명을 알고있는 그녀의 신은 그녀가 보낸 제물이 흡족한듯 낮게 웃습니다. 그녀가 바라는대로 힘을 내려준 어린왕의 축복이 느껴집니다. 곧 가볍게 스텝을 밟은 그녀의 신영이 녹아내리듯 사라지더니, 어느샌가 알렌을 공격하고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려던 놀을 걱정스럽게 보며 정비하던 놀이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에 고갤 돌리자 퓻 하고 허공에 수놓아지는 붉은색 핏방울이 쏟아지고, 허무하리만큼 쉽게 바닥에 떨어지는 피와 같이 놀의 육신 역시 추락합니다.
단검에 묻은 핏방울을 털어낸 린은 두번째를 처리하며 만족스러운 듯 웃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알렌은 검자루를 쥔 손에 힘을 줍니다. 만약 이게 부당한 대우라면 지긋지긋할 만큼 많이 겪어왔던 그 이기에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전 까진 그런 것에 쉽게 쓰러져줄 생각이 없던 그 이기에 지금까지 얌전히 당해주던것을 한번에 돌려주듯, 크게 검을 내려찍습니다. 놀의 육신을 가려주던 갑옷이 일그러지며 강철의 틈새로 붉은색이 그어지고
큰 충격에 비틀거리며 몸을 추스르던 놀이 마도진을 보며 으르렁 거린 순간 뚜둑 -
"이 정도면 승패는 결정되었군! 훌륭해 훌륭해! 지켜보는 보람이 있었도다!"
그 양이. 놀의 목을 부러트리며 나타납니다. 그저 승패가 결정되었기에 난입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강철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저 졸렬한 양은, 린이 어떤 존재에 개입을 받고 있음을 눈치채고. 이 다음 자신의 마도가 알렌을 치료하면 귀찮아질 것 임을 눈치채고. 시간을 끌 수 있는 저 놀을 스스로 처리하며 첫번째 스테이지를 끝낸 것 이겠죠.
"아주 훌륭해. 만족스러워!!
그리고 그런 시저의 광소에 반응하듯, 다시 천천히 철창이 열립니다. 알렌은 검의 날 끝부분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규칙적으로 진동하는 그것. 무언가 거대한게 다가온다 싶어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려는 순간. 어두운 철창의 통로를 뚫고 거대한 육신을 이끈 강철의 거인이 알렌의 앞에 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