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아........." 하고 조금 갈라진 목소리의 대답을 한 렌코는 이어서 말했다. "학생회장."
그것이 '아, 학생회장님' 하고 부른 호격이었는지, '아, 학생회장이다' 하는 술어였는지 아니면 그저 눈 앞의 '학생회장'을 보고 그대로 읊은 낱말이었는지는 뉘앙스에 드러나지 않았다. 이윽고 렌코는 자기가 굉장히 묘한 투로 대답했다는 걸 깨닫고 이어 말했다. "...이시죠." 이미 한 문장으로 성립하기에는 너무 오랜 휴지가 있었지만.
"... 카나가시마입니다, A반의."
그러고서 렌코는, 자기가 그다지 학교에서 눈에 안 띄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안심했다. 그보다 봉사활동을 하다가 뜬금없이 학교의(그리고 마을의) 높으신 분의 시야에 들어 버렸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몹시 쑥스럽게 느껴져서, 봉투를 든 손을 주머니에 깊이 찔러넣고 돌계단의 가 쪽으로 어정버정 걷기는 했지만 말이다.
먼저 말을 걸어 왔으니 통성명만 하고 매정하게 쌩 가 버리는 것도 아니다 싶어 조금 대화를 이어 갔다.
"회장은 봉사활동... 은 아닌가. 혹시 소원이라도 빌러?" 라면서 존댓말도 반말도 아닌 애매한 말투로. 학교라면 사무적임을 가장해서라도 눈치를 덜 보고 경어를 쓸 수 있지만 이렇게 독대하는 자리에서는... 렌코에게 대화란 어려운 것이다.
학생회장이라는 말을 듣자 자연히 그는 그녀가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학생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돌계단의 가로 걷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혹시 자신이 그 짧은 순간, 혹시 학교에서 뭔가 실수라도 한 것이 있나 싶어 가만히 생각을 했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고 학교 안에서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진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사자에게 바로 물을 수는 없으니 나중에 학생회에서 넌지시 임원들에게 물어보는게 좋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아무튼 자신에게 묻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녀가 예상한대로 그는 참배를 드리러 온 것이었으니까.
"네. 물론 첫날에 나베를 만들 재료를 바치러 올 때 여기에 오긴 했지만 그땐 뭔가 행사라는 느낌으로 온 것이 강했기에 따로 이렇게 드리러 왔어요. 개인적으로 빌고 싶은 소원도 있었고요.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말이 있거든요. 이 시기에 말이에요."
물론 다른 신사도 다 비슷비슷한 말이 있을테니 이 신사만의 특별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괜히 웃음소리를 내며 그는 바로 앞에 떨어지는 벚꽃잎을 후- 불어 저 편으로 날려보냈다.
"봉사활동이 오늘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활동 내역은 아는 것이 없네요. 괜찮다면 가르쳐줄 수 있을까요?"
조심하라는 말이 무색하게 요조라는 잘 걸었을 것이다. 일부러 사람이 적은 쪽으로 걷고 있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원하는 나무 앞에 서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무 앞에 제법 한참을 서 있어도, 그 상태로 생각에 빠져 있어도 말이다.
요조라가 나무를 관찰하는데에 문제는 없었지만 약간의 귀찮음은 있었다. 마음대로 하라니까 정말로 따라오고 있던 코세이 때문이다. 그러라고 했으니 따라오는 건 상관없지만, 뭐하는 거냐고 묻는 건 조금 귀찮다. 대답을 해야 하니까. 짧은 한 순간, 요조라는 대답을 하지 말까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전 호시즈키당의 노점에서 간식거리를 제법 구매한 사람의 질문을 무시하긴 좀 그랬다. 인간적으로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서. 그래서 한껏 위로 향하던 고개를 내려 휴,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비스듬히 고개를 돌려 코세이 쪽을 보면서 말했다.
"꽃, 이랑... 나무... 보는 중... 이죠... 보시다시피..."
정확히 둘러대기 귀찮아서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꽃과 나무를 보고 있었으니까. 일부러 사람이 줄어들은 시간에 혼자 나올 이유가 뭐가 있을까. 달리 만날 약속도, 만날 사람도 없는 요조라인데. 그런 요조라에게 남는 건 그림 뿐이라, 그림을 위한 풍경 관찰을 하러 나온 거다. 생각하다보니 그것도 물을 거 같아 요조라는 짧게 덧붙였다.
"그림... 그릴, 거라서요..."
이러면 대부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아마 코세이도 그 대부분에 속할 거라고 생각한 요조라는 다시 가던 길 쪽으로 돌아섰다. 이 나무는 다 봤으니 다른 나무도 보러 갈 심산이다. 잠시간 멈췄던 걸음이 다시금 자박거리며 폭신하게 쌓인 꽃잎 위를 걷는다. 그 동안에도 꽃잎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으니,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요조라의 머리와 어깨에도 드문드문 쌓이고 있었다.
이타니 아미카: 102 고백할 때 신중한 편? 사실 아미카는 즉흥적인 면도 있어요. 잠이 많다는 점에서 충동적으로 일을 벌이려다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나니 바로 이성적으로 행동할수도 있지만 피곤해서 막나갈수도 있어서 꽤나 양날의 검이죠. 그러니까 아미카가 노빠꾸 돌진 고백을 하길 원한다면 안 재우고 굴리시면 됩니다(?) 119 필기구 취향은? 적당한 샤프, 주황색 지우개. 339 기습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로만 레인즈" (로만 레인즈는 프로레슬러로 아미카가 4월 4일에 봤던 대규모 이벤트에서 여전히 기술 건다고 달려가서 안기는 수준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도 월드 챔피언을 통합시켜서 결말을 망쳐 아미카가 한동안 분노에 찼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모두가 즐거워하는 축제에 'trpg' 라는 괴상한 간판을 쓴 부스에 올 이유는 없다. 특히 누군가와 같이 즐기기위해 온 장소에 와서 굳이 trpg같은걸 누가 할까. 하지만 분명 하는 사람이 있을거라 확신을 가지고 부스를 만든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trpg 동아리의 부장인 그였다. 너무나도 사람이 안 와서 지루하다 못해 눈이 감길 것 같은 시점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지자 겨우겨우 흐를 것 같던 침을 삼키며 엎드리려던 몸을 정자세로 바꾸며 상대방을 바라보고 그는 외쳤다.
"찾아라, 점심도둑놈!!"
이벤트의 이름을 외치고는 시간이 아깝다는 듯 눈을 부라리며 설명을 이어간다.
"사쿠라마츠리를 즐기고자 돗자리와 점심도시락을 가져온 당신! 유부초밥과 맛있는 가라아게, 그리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광어초밥! 따끈하고 짭짤한 미소국을 아름다운 벚꽃나무 아래에서 먹으려던 찰나! 오호 통재라! 누군가가 많은 음식중에 유부초밥만 쏙 훔쳐가버린게 아닌가! 가아암히 새콤달콤 맛있는 유부초밥만 훔친 범인은 누구냐! 이 신성한 신사에서 도둑질을 한 녀석에게 벌을 줘야한다!! 아아, 하지만 주변에는 사람이 가득, 맛있는 냄새가 한 가득! 설령 개가 온다고 하여도 초밥의 냄새는 모르고 매의 눈을 가진 사수가 온다 하여도 많은 인파속의 범인은 못 찾을터! 그렇다면 이 순간부터 당신의 선택이 유부초밥의 생사를 가른다!
>>928 사실 그 연애도 시대적인 이유로 어찌저찌 성공했다는 설정!으로 밀어붙이고 있어...ㅋㅋㅋㅋ 대충 그 시대에는 결혼해도 각자 별거하는 게 원칙이었고 연애도 편지 쓰면서 했으니까, 직접 면대면하는 것보다는 보통 사람처럼 말하는 데 성공해서 일코가 먹혔기 때문에...그렇게 됐다! 후후후... 그럼 이제 연애수업 멤버가 하나 더 느는건가?? 좋아요 수칙 1번입니다... 연인 될 상대보다 강해야 관계의 주도권을 잃지 않습니다. 나약한 정신과 몸으로는 연애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정진하여 미래의 연인을 압도하세요(?)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접하는 어린 시절엔 상대적으로 시간을 빠르게 느끼기 때문에, 정신적 시간은 어릴 때가 빨리 가고 육체적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빨리 나아간다던가. 언젠가 누군가의 말을 접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찾아본 바를 떠올리며 소년은 생각했다. 역시 시간은 제멋대로라고 생각해. 그야, 완전 즐겁고 신나고 최고인 축제의 시간들을 내가 놓칠 리가 없는데, 벌써 중반도 넘어가고 있다니 무슨 불합리.
그래서 더 이번엔 들떴는지도 모르겠다. 눈처럼 오래 날려 쌓인 벚꽃잎을 한가득 날리며 그 위에 뛰고 뒹굴던 모습은 흡사 개다래나무를 발견한 고양이. 벚꽃나무가 마시고 자란 물 때문인지 떨어져 날린 꽃잎이라도 생기있는 것이 막 떨어져내린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위를 지나가며 행복하게 담소했을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소년은 내심 이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참이다. 그때 접한 건 벚꽃비가 내리는 동안을 기한으로 잡은 아마추어 사진 콘테스트. 좋겠다, 끼고 싶어, 라고 생각하고 냉큼 신청서에 이름을 적었건만 사진은 이다지도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결국 벚꽃잎을 끌어모아 모찌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있던 게 누군가의 눈에 띈 헛것의 전말이다.
"아? 아아─! 토와 선배니임─!"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벚꽃더미를 헤치고 소년이 불쑥 뛰쳐나온다. 그 순간 셔터를 눌렀다면 무슨 짐승이라도 뛰어나오는 듯한 순간이 찍혔을 것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에 반응하고 냉큼 기세높여 뛰쳐나오곤, 그 모습을 확인하자 알고 있는 이름을 외친다. 저번에 만났을 때의 평범한 거리감을 한순간에 바짝 좁히는 듯 이유모를 친밀감이 묻어난다.
"선배님도 사쿠라마츠리, 즐기러 오셨나요? 여기 꽃이 좋아요. 굉장히 예뻐요! 좋네요, 보러 와주셔서~!"
남을 놀라게 할 만한 일을 했다는 자각은 없는가 소년은 제 즐거움을 나눠주기 위한 말을 꺼냈다. 누구나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작고 따뜻한 분홍빛 눈송이들이 사람의 눈을 사랑스러움으로 감싸안으며 몰아치는 춥지 않은 눈보라의 모습을 뭔가 대단한 것인마냥 발갛게 물든 얼굴로 예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