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눈 감은 미즈미는 기이한 구석이 있었다. 항상 짓는 웃음은 부드러웠으나 그뿐이었다. 웃음에는 즐거움이 없고 눈은 감정을 허락하지 않고 있으니 과연 산 자 같지 않더라. 그런 그녀가 생기를 가질 때는 비로소 입을 열고 말을 늘여놓을 때였다.
"아하..."
미즈미는 헤 벌리고 검지를 들어 턱을 두드렸다. 토독토독 두드리는 속도가 규칙적인 듯 리드미컬하다. 상황을 되짚어보고 있는 모양새였으나 실은 미즈미는 아키라를 보고 있었다. 제가 사기당한 것은 또 바로 아는구나? 사소한 소란이 있었으나 이렇게 찾아올 정도인 걸 봐서는 이 동네에 제법 정성을 쏟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뱀처럼 은밀한 시선이 목을 타고 올라갔다. 머금은 미소를 보아하니 악의는 없어보인다. 혹시 모르니 앞으로 소동은 좀 줄일까. 판단을 마친 미즈미가 활짝 웃으며 입을 연다.
"별 일은 아니었어요. 글쎄 어떤 사람이 게르마늄 팔찌를 4000엔에 팔지 뭐예요?"
미즈미는 사양하지 않고 당고를 집으며 조잘조잘 말을 이어나갔다.
"완전 사기였어요.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같은 상품이 최저가 1990엔으로 팔리던데요? 제 친구가 아니었으면 전 깜빡 속아서 4000원이나 주고 샀을 거예요. 다행히 저는 현명한 소비자라서요."
잠깐, 사기의 핀트가 잠시 어긋난 것 같은데... 상황이 어찌되었건 미즈미는 이제 인터넷도 잘 활용할 줄 아는 신세대 신이었다. 주소지만 잘 입력하고 카드를 활용해 주문하면 바로 제 집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라니. 역시 인간들은 기뜩한 구석이 있다.
시니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악기를_연주한다면_어떤_악기일까 "드럼이라면, 그럭저럭." 귀여운_것을_봤을_때_자캐_반응은 "별 감상 없어." (시니카는 귀여운 것보다 가엾은 것을 보았을 때 반응을 보인다 >:3 햇볕을 받으며 뒹굴거리고 있는 새끼 길고양이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미한테 버려져서 초라한 꼴의 새끼고양이를 보면 어미가 없나 시간을 두고 살펴본 뒤에 데려가서 키우지 않을까... "너도 버림받았구나. 같은 꼴이네." 하면서.) 자캐가_용서하지_못하는_것은 "「아무도 아니야. 난 그 누구도 아니야. 부랑자, 거지, 떠돌이 일꾼, 화물차, 와인 통... 네가 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온다면 날카로운 면도칼이 될 수도 있지.」 찰스 맨슨이 했던 말이던가."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게르마늄 팔찌를 4000엔이라니. 아무리 봐도 정말 제대로 덤탱이를 씌우려고 한 사기극이 분명하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당장 자신의 온천과 스파에서 팔고 있는 청옥으로 만든 청룡팔찌도 그 정도는 아니건만. 물론 이후에 또 게르마늄 팔찌를 팔려고 할지는 자신도 알 길이 없었다. 아니. 굳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면 다른 상품으로 비슷하게 사기를 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친구라고 하면 오토하 쇼..그러니까 오토하 씨를 말하는게 맞을까요? 일단 제가 알아본 느낌으로는 그러긴 했는데. 혹여나 다른 학생이 거기서 물건을 사는 모습이라던가 그런 것은 보신 적이 있나요?"
요컨대 그녀가 만나기 전에 그 앞에서 물건을 산 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혹시나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파악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허나 그와는 별개로 자신이 사는 이 마을에 그런 사기꾼이 있다는 것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키라는 아주 잠깐 표정을 찡그렸다. 물론 곧 돌아오긴 했지만.
"아무튼 4000엔이나 주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일단 금액적 피해는 없는 것 같으니 더더욱 말이에요. 참고로 말하지만 아마 같은 상품이 아닐 가능성도 있을 거예요. 오히려 비슷하게 만든 가짜일 가능성도 클테니까요. 그러니까 보장된 매장이 아닌 곳에서 파는 노점 물건은 가능하면 구입하지 말아주세요. 진짜 보증된 상품은 보통은 제대로 된 매장에서 판매하니까요. 이를테면 가미즈미 온천이나 가미즈미 스파에서 팔고 있는 청옥으로 만든 청룡 팔찌라던가 말이에요."
이어 아키라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참으로 매끄러운 감촉으로 예상되는 푸른색 팔찌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디자인을 하고 있었으며, 특히나 용의 머리가 상당히 세밀한 디자인이었다. 나름 뿌듯한 표정을 지은 후, 아키라는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