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 아마도 재액과 불화를 관장하는 뱀신...? 🤔 일상스레에 내기에는 가일층 부적합한 캐릭터가 되었으리.. "그래. 그렇게 되는 거지. 믿음은 절대 배신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항상 배신당하는 거야." "억울하고 치가 떨리지 않아? 모든 세상이 너만 빼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던? -그건 그들이 네 몫을 빼앗아갔기 때문이야." "운명이란 그런 거란다. 빼앗긴 것은 절대로 돌려받을 수 없어." "그렇지만 그들이 네게서 빼앗아간 것을 누리지 못하도록 파괴할 수는 있지." "내가 들어주는 소원은 너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거야. 네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해줄 수는 있지." "그러니 빌어봐. 빌고 싶다면."
>>497 좋았다고 해준다면 기쁠 따름이야! 맞아, 자기에는 밤은 길디구 (코로리: (환장)) 그리고 후유키주한테 얘기하고 싶은게 있었는데, 코로리 시트에 죽음이 살짝 언급되기도 하고, 둘 다 나비와 잠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것도 있고, 같은 반이기도 하고 해서 조금..... 친할 수도 있으려나?! (・∀・) 하는 생각이 들은 적이 있다는..... 이실직고?! 고백?! 이야~!
>>498 아예 오빠가 돼버린 코세이려나?! 별이 잠보다 빠른 건 맞으니까~! 그래도 세이라고 애칭 부르면서 오빠라고는 잘 안 불렀겠지만 ( ^∀^) 전형적인 청춘 일본 남고생~! 코타츠 안에 있는 히로도 귀엽고 게임이나 운동 즐기는 히로도 귀엽다~!
>>517 정확히는 플로터라는 공인데 이걸 스파이크 속도로 날리는 세터가 있다고 들었어 :3 시니카가 배구에(정확히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사람 그 자체에) 환멸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본체인 내가 배구 지식이 그렇게 밝지 않다 보니 배구 쪽으로 나갈 일은 그렇게 가능성이 없을 것 같네. 시트 캐릭터 중에 배구선수 캐릭터도 없어보이고 <:3 코로리같은 애가 나데나데해주면 얼굴은 좀 펴지겠다. (본심)
그냥 매일 보는 옷이 아니라 다른걸 보고 싶은 것뿐이다. 축제기는 하지만 엄청 성대한 축제도 아닐뿐더러 주인공도 우리가 아니니까 그냥 인파에 섞여서 적당히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먹고 싶은게 있으면 먹고, 경품 같은 것도 따면 재밌을테고.
" 신뢰의 상징인거지. "
살짝 웃어주고서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점심을 다먹고 운동장을 돌면서 햇빛도 쬐고 소화도 시키려는지 학생들이 여럿 걷고 있었다. 혼자 걷는 학샏도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웃어대는 모습이 여기서도 보인다. 다들 에너지가 넘쳐서 좋아보이네. 따뜻한 햇살을 쬐자 다시 졸음이 몰려오는듯 하다.
" 거기서도 잘 보일꺼야. 생각보다 밝더라고. "
거기에 시로하가 사는 신당은 산 속에 있으니 못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 유성이 제때 정확한 궤도로 떨어질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것은 내가 할 일이고 다른 이들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그나저나 오늘도 소원이 가득하게 들어오겠구만. 비록 들어주는 것밖엔 하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론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나도 빌어주곤한다.
" 슬슬 점심시간도 끝나간다. 오늘도 밥 같이 먹어줘서 고마워. "
시로하가 깨워주지 않으면 분명 학교가 끝날때쯤 슬슬 일어나서 종례시간에 멀쩡한척 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점심 같이 먹자고 챙겨주는건 몇 없으니까. 근데 리리는 ... 점심 먹었나?
" 그럼 조만간 한번 초대할께. 축제 시즌이 지나고서가 되겠지만. "
사쿠라마츠리는 당장 코앞에 다가와있으니까 말이다. 쓰고 있던 안경을 다시 창가에 올려두고 잘 준비를 해본다. 5교시가 시작할때쯤엔 다시 잠들어 있을 것이다.
리얼충? 리얼충 같은 얼굴이 있나? 싶긴 했지만 어쨌든 정말 맞춰버리는 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금 놀란 티를 낸다. 역시 쾌락신~ 이란 거냐.
" 전 항상 고객님 응대에 진심이랍니다. "
할아버지한테 그렇게 배우기도 했고, 어쨌든 심심하던 차에 쾌락신 친구의 방문으로 서점에 활기가 생겨 재밌기도 했고. 가미즈미 청년, 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가미즈미 (서점) 청년의 줄임말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혹은 상대가 아예 다른 지방에서 왔을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굳이 교정해주지 않기로 했다.
" 만화... 라고 하면 원피스, 나루토, 헌터헌터... 이런걸 본 기억이 나네. "
있지, 만화책이나 그 라노벨? 같은걸 원하는 거면 따로 말해줘, 시켜서 다음에 방문하면 줄께. 라고 말하며 장부를 꺼냈다가 이상형 얘기에 컥, 소리를 낸다.
" 어, 없어, 그런거. "
진짜 구체적인 이상형이 없긴 했다. 평소엔 그냥 '웃을 때 이쁜 사람'으로 적당히 둘러대긴 했지만... 방송에서 그런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라는 판단에 제대로 대답하긴 했지만 오히려 더 수상해 보였다.
"질렸습니다." "또 질리셨습니까." "예, 아주 질렸습니다." "이번엔 왜 질리셨습니까."
신관장은 히키가 토리이 꼭대기에 앉아있자 그 위를 쳐다보며 목덜미를 긁었다. 히키의 저런 모습도 참 간만이다. 히키는 지금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토리이의 가로로 이루어진 장식을 아슬아슬하게 지날 정도로 긴 머리카락, 그 위에 돋아난 사슴의 뿔, 평소에 입던 평범한 기모노 차림이 아닌 온통 흑색과 적색으로 이루어진 소쿠타이 차림이다. 얼굴은 소리코에 쓰이는 가면이 덮고 있다. 단지 그것뿐이면 좋겠으나, 봄날 변덕스러운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요란한 방울 소리와 홍백 고헤이, 마찬가지의 홍백색 새끼줄, 거기다 긴 종이 장식까지 머리카락과 함께 나부낀다. 히키는 그 사이에서 코웃음을 쳤다.
"또 시작이라 그렇습니다. 욕망이나 쾌락의 신에게는 안타까운 말이나 눈앞의 설탕에 꼬리치며, 그 끝이 파국을 초래할 것을 알면서도, 순간의 유혹에 못 이겨 선택하는 꼴이 달갑지 않습니다."
히키는 과거를 회상한다. 불과 백 년 조금 넘던 날에도 이 세상의 탐욕은 불이 붙고 들끓고 있었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인간을 죽이고, 아래의 것으로 삼았으며, 속이 빈 것처럼 하루하루를 채우기에 바빴다. 그 속에 타인의 동의는 없다. 인생은 덧없고, 헛될 뿐인데 왜 받아들여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남을 몰아넣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은 인간들도 있기 마련이지요." "헛소리."
히키는 입을 벌렸다. 소리코 가면이 얼굴이었는지, 갑자기 희고 검은 것이 쩍 벌어져 길고 날카로운 이를 드러낸다. 치열이라기엔 비현실적인 것이 복숭아를 와드득 깨물었다. 아닌 봄날의 복숭아는 신계에서 가져온 것이 틀림이 없다. 거칠게 득득 깨무는 소리를 뒤로 즙이 뚝뚝 흘렀다. 꼭 시체에서 떨어지는 피 같다. 신관장은 그 모습을 보다 잠시 어딘가로 향했다. 히키는 그간 복숭아를 계속 씹고 삼켰다.
신관장이 돌아왔을 때는, 그 손에 그릇과 젓가락, 물이 담긴 소반이 들려있었다. 신관장은 무릎을 꿇고 앉아 그릇의 뚜껑을 열고 물을 부었다. 히키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복숭아를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인간의 것이 아닌 얼굴이었기에 꼭지와 씨까지 씹어먹는 건 쉬운 일이다. 먹는 것이 쉬운 일이듯, 공허함을 들여다보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쉬운 일이고, 히키의 본분이었다.
"내 탐욕을 이기지 못해 되레 공허해진 자들을 수없이 봤습니다." "그렇겠지요." "그마저도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어찌 요즘엔 탐욕을 이기지 못한 자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당한 사람들이 공허로 빠집니까?"
그렇지만 최근 보이는 공허는 본분이며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엇나가게 하기 충분했다. 본인의 탐욕도 아니고, 타인으로 비롯된 공허가 보인다. 고작 말 한마디로 시작되는 것도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쉽게 밀어 넣는 것으로 비롯되는 공허는 깊었다. 히키의 오랜 삶에서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 중 하나기도 했다. 과거에는 공허를 두려워해 타인을 공허로 밀어 넣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인간의 천성이 악하기 때문인지 깊게 의심하게 된다.
"인간이 날이 갈수록 악해집니다." "언제는 그런 것을 좋아하셨으면서." "이젠 질립니다." "수호신 노릇이 그립기라도 하십니까?"
히키가 고개를 홱 내려 신관장을 노려봤다. 주변이 순식간에 싸늘하고, 습해졌다. 검은 뿔에서 수십 개의 춘유록빛 눈동자들이 번쩍 뜨여 신관장을 일제히 내려다본다.
"본인의 앞에서 다시는 그때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 하였거늘.. 네 두상이 경망스러웁기 그지없구나. 두상만치 가벼운 구순을 잘라내어야 그 말을 얹지 않겠더냐." "틀린 말 하였습니까. 불과 어제까지만 하셔도 인간을 구경하는 건 즐겁다 하신 분이." "그렇다고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갈 것 같더냐."
신관장은 대답 대신 그릇을 연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좋은 냄새가 난다. 얇게 썬 햄과 쪽파, 튀김가루, 그리고 반숙의 계란이 얹힌 라멘이다. 이런 상황이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일단 드시고 다시 생각하시지요."
히키는 말없이 노려보다 토리이에서 휙 뛰어 내려왔다. 이후 그릇을 싹 비우고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 다시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방으로 들어가 딸과 옹기종기 모여 TV를 시청했다. 신관장이 식은땀을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상영령은 때때로 사나워지곤 하였으니, 이때 음식을 바치면 화를 면할 수 있다.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