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서 있자니 문득 쇼의 코에 걸리는 냄새가 있다. 과일 향기? 새콤달콤한 향기다. 그런데 어느 과일인지는 딱 집어 말하지 못하겠다. 포도인가? 싶으면 망고 같기도 하고, 배 같은가 하면 딸기 같기도 하고...
"미안."
짧게 대답한다. 이유도 없이 부실 앞에서 그러면- 하는 퉁명스러운 어조가 조금 거슬렸으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내 속으로 납득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불편한 심사를 드러내지 않아도 빌어먹을 얼굴 생겨먹은 게 깔아보면서 시비거는 것처럼 생긴 덕분에 호감가는 첫인상 따위는 말아먹은 인생이다. 그러나 시니컬한 시니카 양은 평온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 괜히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최대한 피한다. 적어도 피하려고 노력은 한다. ...그러나 참 안된다, 그게.
왠지 갑자기 들떠서 드럼 좀 쳤었나? 하고 물어오는 질문에 시니카의 얼굴이 조금 굳는다. 저번 경음부에서 쫓겨난 일이 떠오른 탓이다. 네 알 바 아니잖아, 하고 차갑게 쏘아붙이는 대답이 나갈 뻔했으나, 시니카는 얼굴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렇게 보여?"
붙임성이라곤 한 치도 찾아볼 수 없는 반문이 무덤덤하게 돌아온다. 사실 대답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뜯어보면, 이 동년생은 아무리 봐도 나 경음부요, 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써붙이고 있으니까.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것과 같은 원리로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겠지. 그래서 시니카는 덧붙였다.
"...뭐, 됐어."
뭐건 두들겨패고 싶던 참인데, 드럼을 때리는 게 제일 낫겠지. 이름모를 동년생의 보랏빛 눈동자는 생기없이 무심할 뿐이었다.
자캐가_무디거나_서툰_감정은 감정표현이 풍부한 스즈라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화 내는것! 화를 잘 내지 않는 편이라 화 내는 걸 좀 힘들어 할 것 같다. 화가 나서 못 참아도 막 쏘아붙이거나 그런건 못하고 '익..! 이익...! 너가 먼저 그랬잖아! 악!!!' 하는 정도..? 감정적으로 진짜진짜 화가나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
자캐의_트라우마 트라우마라~ 일단 좁은 곳을 무서워한다! 약간의 폐소공포증이 있어. 어릴 때 공터에서 놀다가 버려진 냉장고에 기어들어갔는데 그 안에 갇혀서 몇 시간 동안 못 나오는 바람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좁은 곳에 갇히는 걸 굉장히 무서워한다. 숨도 잘 못쉬고 막 패닉해버려~ 한 가지 더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비밀!
자캐의_SNS_사용_여부_및_종류 인스타랑 트위터! 둘 다 일상용인데 인스타는 좀 신경써서 올리는 편이고 트위터는 그 때 그 때 생각나는거랑 지금 일어나는 일 같은거 마구잡이로 올리는 편~
>>819 시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빗자루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코로리는 대충 유인원의 등장 때 태어났으니, 시이가 햇병아리도 아니고 아직 달걀로 보이겠는걸 (*´ω`*) 시이, 빗자루를 들고 달려든 기억만 남고 정신차리니 꿀잠 자고 일어나있을 수도 있어 ( ◠‿◠ )
>>822 맞네, 밤이 아니라 새벽이었어.... 어라. 2시가 왜 넘었지....? 아무튼 후유키주 안녕, 좋은 새벽이야~! ( ´∀`)
"알고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글러먹은 녀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말하지 않았느냐? 나름 높게 사고 있다고. 반절 농담이었으니 그렇게까지 부정하지 않아도 괜찮은게야."
그렇다는 건 반은 진담이었다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가...? 그런 코세이가 자신의 방에 대한 이야기를 첨언하자,
"호오?"
샐룩. 그의 말에 그녀의 눈썹이 모처럼 눈에 띄게 움직였다.
"그건 흥미가 당기는구나. 밤하늘이 펼쳐진 방이라. 으음, 간만에 코로리의 얼굴도 보는게 좋을 것 같으니... 그러면 조금 시간을 내볼까..."
가미즈미의 상황은 조금 낫다고 하지만 지상의 밤하늘은 별을 찾아 볼 수 없게 된 것이 보통 사양이다. 그러나 별의 신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방이라면 별구경 하기엔 그만인 풍경이 펼쳐져 있을 것이 분명할 터. 그 풍경을 지금 상상하고 있는지 모처럼 도검의 신은 입술에 손가락까지 살짝 얹고서 고민하고 있는 기색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는 어차피 부활동이라곤 감독사범이란 명목으로 방관하고 있을 뿐인데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신사인데 바쁜척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느냐, 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그저 시로하의 눈을 한 번 더 볼 뿐이다. 그것은 보도의 붉은 신호등처럼 절대적인 의미를 담는다.
"싫다."
아무튼 그러거나 말거나, 코세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즉답이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즉답아닌가? 싶을 정도의 속도로 즉답이다. 그런 시로하는 밥을 입에 넣고 잠시 우물우물 거리다 삼키고는 이렇게 말한다.
"그 꾸며내는 듯한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그래서 싫다."
다시 젓가락으로 밥을 들어 입 안에 넣는 그녀. 눈은 내내 닫혀있으면서도 왜 이리 예리한 것인지. 그것이 도검의 본질이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근데 시니카가 스즈와 친하게 지낼 수가 없을 것 같다.. 스즈가 시험공부한다고 며칠 밤 새면 "너, 바보?" 같은 소릴 아무렇지 않게 척 해버릴 것 같아서. 스즈가 화내지 않는다면 담요 빌려주면서 지금이라도 좀 자라고, 굳이 너도 알고 있을 두 나무꾼 이야기(두 나무꾼이 나무를 했는데, 한 나무꾼은 쉬지 않고 나무를 했지만 다른 나무꾼은 중간중간 쉬면서 나무를 했는데 쉬지 않은 나무꾼보다 쉬엄쉬엄 한 나무꾼이 나무를 더 많이 했기에, 쉬지 않은 나무꾼이 어떻게 쉬어가면서 나무를 그렇게 많이 했냐고 물었더니 쉰 나무꾼이 나는 쉬는 동안 도끼날을 갈았다고 대답한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냐면서 재우려 하겠지만 <:3c
문득 알 수 없는 과일 향이 느껴진다. 어느 과일이라 특정지을 수 없는 향이다. 이것이 담배의 향인지 알 리 없는 쇼는 그저 향수를 뿌렸겠거니, 하고 생각할 뿐이다. 크게 거슬리는 건 아니다.
여학생은 쇼의 쏘아붙임에 조용히 사과를 한다. 사나워보이는 인상과 달리 고분고분한 언행.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좋지 못하다.
드럼 쳤냐는 말에 상대의 얼굴이 살짝 굳은 것 같았다. 아니, 분명히 그랬다. 추측이 틀렸나, 말 못할 사연이 있나. 속으로 짐작을 해보는데 돌아온 것은 역시나 아무런 감흥도 없는 어조의 대답이다.
"자세히 보면 알아."
쇼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한다. 그 말 그대로다.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음악에 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은 쇼였기에.
"그거, 한 번 쳐보겠다는 말이지?"
쇼는 여학생의 앞을 지나쳐 부실 문울 향해 몇 걸음 걸었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부실 열쇠를 꺼낸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집어넣자 마찰하는 쇳소리가 울린다.
"유감스럽게도 정원이 다 차서, 가입 권유는 못 하겠네."
쇼가 문의 잠금을 풀며, 농담하듯 그리 말했다. 이내 문이 스르륵 열렸다. 부실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방음도 잘 되어있고, 넓직하고. 그리고 시선을 돌리면,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햇빛 아래 가지런히 놓인 악기들이 보일 것이다. 개중에는 그녀가 눈여겨보았을 드럼 역시 있었고.
>>839 오.. 오오..! 하면서 쏙 들어갔다가 문이 안열려서 엩? 하고 몇 시간 갇혀있던거지 :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어린애들은 호기심 만땅이잖아~ >>840 스즈는 그런 이야기 들어도 화 안내 :D! 모든 인연은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스즈한테 마을에 새로온 친구라니 이건 못 참거든~ 귀찮아 할 정도로 마구 들이댈 것 같은 느낌이랄까.. 시니카루하게 지내는 모습이 더 관심을 끄는 느낌이지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