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86080> [1:1/페르소나 기반] Persona M :: 1장 :: 126

◆voTG9Z21os

2022-03-21 22:29:30 - 2022-04-03 21:04:06

0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29:30

어느 순간 찾아온 이변.
그 뒤에 숨겨져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짙은 그림자 속에 가려진 그 너머를 향해.
아무도 모르는 잔혹한 현실 그 너머를 뛰어넘어.


>>1 아이자와 마사키
>>2 야마나시 사쿠야

76 사쿠야 - 하나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41:17

유키무라씨, 오늘도 오지 않으려나. 연습 시간이 되자 나는 문을 한 번 쳐다보았다. 오자마자 그녀를 찾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녀가 이 동아리 제일의 실력을 가진 자라는 점과, 동생이 바로 그 '7시 괴담' 속 피해자 중 하나라는 점들이 관심을 끌었다. 동생 분이 어쨌든 깨어나서 다행이라고, 만약 단둘이 얘기하다 기회가 된다면 전해드려야겠다는 어렴풋한 생각만 있을 뿐이었지만.

5시 45분 즈음, 그녀는 궁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전보다 다들 전체적으로 기합이 조금 들어간 채 활을 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 명씩 봐줄 모양인 것인가. 나는 평소처럼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저번보다는 활을 쏘는 것이 더 수월했다. 기척이 들려 옆을 돌아보니 유키무라씨가 서 있었다.

" 아뇨, 그냥.. 심신을 다스리기 위한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심신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요. "

아이자와씨가 말을 전한 모양일까, 그녀는 어느 정도 내 연습에 대해 들은 모양이었다.

77 하나 - 사쿠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47:54

"그래? 조금 아쉽네. 너라면 나름대로 도전해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생각이 바뀌면 얼마든지 얘기해줘."

그녀의 말에 조금 아쉬움을 느꼈는지, 하나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녹아있었다. 허나 강제로 대회에 참여하라고 할 생각은 없었는지 대회에 대해서 굳이 말을 꺼내지 않으며 그녀는 정말로 깔끔하게 말을 끊었다. 이어 다른 후배들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으나 그다지 마음에 드는 이는 없었는지 하나는 고개를 양옆으로 저었다.

"아직까진 대부분 아마추어들이네. 적당히 하려는 이들도 보이고. 기왕 여기까지 왔으면 그래도 연습 자체는 진지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옷 다 갈아입고 활 안 쏘고 사진이나 찍는 이들도 보이고."

아무래도 부장인 탓일까. 분위기가 첫날보다는 조금 풀리긴 했어도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깐깐한 모양이었다. 이어 그녀는 사쿠야를 바라보며 저쪽에 있는 표적을 가리켰다.

"마사키가 잘 쏜다고 하던데. 나도 한번 볼까? 표적 한 번 쏴불 수 있겠어? 다섯 발만."

78 사쿠야 - 하나 (9Ku1D4BcDA)

2022-03-25 (불탄다..!) 02:29:46

" 네, 알겠습니다. "

...과연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일까. 어떤 길이 야마나시 가문에 걸맞는 진로일까. 문득 평소에도 품어오던 생각이 유키무라씨의 말 때문에 다시 고개를 치켜 올렸다. 하지만 대회에 대한 말을 유키무라씨 또한 더 이어나갈 생각은 없어보였기에, 나도 애써 그 생각을 접어냈다.

" 다들, 양궁의 매력을 진심으로 알게 된다면 좀 더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까부터 활보다 다른 것에 신경을 쓰는 이들이 확실히 많아보였다. 물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의 비율이 더 많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 동아리니깐 어쩔수 없겠지 ',라고 넘어간 나에 비해 하나씨의 기대치는 좀 더 높았나보다.

" 아, 그렇다면 부족한 실력이지만. "

나는 활시위를 당겼다. 저번보다 더 많은 5발, 그리고 이번에는 부장인 유키무라씨가 지켜보고 있다... 이럴수록 더 침착해야 했다.

.dice 7 10. = 7
.dice 7 10. = 9
.dice 7 10. = 7
.dice 7 10. = 8
.dice 7 10. = 9

/이번엔 재미로 다이스신께 맡겨볼까 :3

79 하나 - 사쿠야 (6r2xur/ylI)

2022-03-25 (불탄다..!) 19:03:32

7점. 9점. 7점. 8점. 9점.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10점이 나오지 않고 7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안타깝다는 듯, 하나는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나쁘지 않긴 했으나 그럼에도 그녀의 눈에는 조금 부족해보인 모양이었다. 물론 그것을 강요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으나 그래도 아쉽긴 했는지 너무나 아쉬운 눈빛을 그대로 노출했다.

"아쉽네. 7점이 두 개나 나온 것이 말이야. 일단 호흡법을 조금 바꿔보는 건 어떨까? 미세한 호흡 하나만으로도 활이 향하는 끝이 달라지니 말이야. 이를테면... 그래."

궁도복으로 갈아입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범 정도는 보여줄 생각이었는지, 그녀는 근처에 남아있는 활을 하나 집어들었다. 그리고 화살을 잡은 후에 시위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호흡을 최대한 작게 하며, 정말로 미세하게 조절하며 그녀는 활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게 제어했다. 미세한 움직임조차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화살이 빠르게 앞으로 날아갔고 표적의 10점을 정확하게 명중시키며 하나는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이런 느낌으로 쏠 수 있어. 아마 너라면 가능할거야. 어때? 제대로 배워볼 생각 있니?"

역시 사쿠야의 재능이 조금 아쉬운 탓일까. 하나는 슬며시 권유했다. 물론 대회에 내보내거나 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다. 단지 그녀의 재능이 아깝기 때문에 직접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컸을지도 모른다.

/역시 다이스. 그래도 저렇게 쏘는 것만 해도 상당히 잘 쏘는 것은 맞으니까! 난 스포츠게임센터 같은 곳에 가서 활 쏘면..(이하생략) 정말 가끔 8,9점 나오던데.

80 사쿠야 - 하나 (UfGt24zG6g)

2022-03-26 (파란날) 12:02:40

생각보다 아쉬운 결과에 약간 미간을 좁헜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가, 혹은 너무 긴장했나. 이유를 찾다 그냥 ' 내가 아직 부족했기 때문 '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유키무라씨의 아쉬운 눈빛이 보였다. 나에게 거는 기대가 조금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밖에.

나는 유키무라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옆으로 물러나 그녀의 시범을 지켜보았다. 호흡. 나는 유키무라씨의 호흡에 정신을 기울였다. 고요한 바다같은 상태를 섬세하게 유지하는 그녀의 스킬은 과연 감탄이 나올만했다. 역시 결과는 10점.

" 한 번.. 해보겠습니다. "

어쩌면 아까의 결과는 의욕이 너무 앞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활을 다시 잡고, 평온한 마음과 고요한 호흡을 유지하려 애썼다. 유키무라씨처럼. 지금이다, 하는 느낌이 든 순간 활시위를 당겼다. 유키무라씨처럼 정중앙은 아니지만, 바로 그 조금 옆에 화살이 꽂혔다,

/ 다갓... 너무해ㅋㅋㅋㅋ

81 하나 - 사쿠야 (w7nJU.tQ/k)

2022-03-26 (파란날) 12:14:48

한 번 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그 말에 하나는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사쿠야의 움직임을 바라봤다. 자신과 비슷하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 나름대로의 페이스를 원래대로 되찾은 것인지. 어찌되었건 결과는 자신이 쏜 화살의 조금 옆 부분이었다. 아쉽긴 하지만 못 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히려 정말로 잘 쏜 것이었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인정하듯, 하나는 박수를 크게 쳤다.

"잘했어! 물론 방금 그게 우연인지, 아니면 확실하게 자세가 잡혀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설사 우연이라고 해도 바로 그렇게 쏘는 것은 힘든 법이야. 지금 건 되게 잘 쏜거야."

딱 한 번 시범을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완벽하진 않아도 그에 비슷한 실력을 내보였다는 것 자체는 부장으로서 충분히 칭찬하고 인정할 만한 요소가 아니겠는가. 한편, 그 박수소리가 컸는지 주변 부원들의 시선이 사쿠야를 살짝 향하고 있었다. 물론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조금 분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감탄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1학년 중에서 이 정도로 쏘는 이가 나오면 질투하거나 시기하는 이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다지 신경쓰지 마. 너는 네 페이스대로, 네가 원하는 활을 쏘면 돼. 힘들면 부장인 나에게 이야기하면 내가 꺾어줄게."

힘들면 얼마든지 이야기하라는 듯, 그녀는 자신의 가슴가를 손으로 툭툭 치면서 싱긋 웃었다. 아무래도 하나의 입장에서 사쿠야는 정말로 마음에 드는 부원인 모양이었다. 그것이 순수한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인진 알 길이 없겠지만.

/하지만 다갓은 어쩔 수 없는걸! 하나도 다이스 돌리면 분명히 막 7점만 타다다닥 나오게 될거야.

82 사쿠야 - 하나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15:42:09

유키무라씨의 박수에 조금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겨우 진정시켰다. 그녀의 칭찬은 어딘가 뿌듯함을 느끼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나에게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는 탓이었을까?

" 감사합니다. 유키무라씨의 조언 덕분인 것 같습니다. "

정말로, 방금의 한 발은 유키무라씨의 조언을 듣고, 그녀의 활 쏘는 자세와 호흡을 유심히 관찰했고 따라한것이었다. 그러니, 그녀의 덕이라는 말이 정말 빈말이 아니었다. 문득 주위에 있던 부원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감탄의, 누군가는 그리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듯했다.

" 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

유키무라씨의 눈빛에서 나를 향한 호감의 시선을 읽을 수도 있었다. 열심히 하려하는 부원에 대한 기특함이거나, 혹은 신입 부원을 아끼는 동아리 부장의 마음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지금 궁도장에 있는 유키무라씨에게선 주변에까지 느껴지는 활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재밌었으니 다음에도 기회나면 양궁할 때 굴려봐야겠다ㅋㅋ 이게 바로 가챠중독..?

83 하나 - 사쿠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16:14:00

그녀의 예상대로 하나는 그녀에게 호감이 가득했다. 물론 그게 마냥 좋은 방향인진 알 수 없겠으나 적어도 호감이냐 부정이냐로 나누자면 누가 뭐라고 해도 호감이었다. 정말 든든하다는 듯, 하나는 사쿠야를 바라보며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자세히 보면 일부 부원. 정확히는 2학년 멤버진들중에서 작게 혀를 쯪쯪 차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건 하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소리를 낸 이의 시선은 사쿠야에게 향해있었다. 물론 별 말은 하지 않았으나 마냥 경계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건...

"그럼 나는 다른 애들도 좀 봐주도록 할게. 당장 뭐가 잡힌 것은 없으니까 자유롭게 연습하고 혹시나 진지하게 이쪽 길로 나가고 싶다면 얼마든지 말해줘. 기다릴테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하나는 근처에 있는 1학년 남자애에게 향했다. 자세가 안 되어있으니 우선 자세부터 확실하게 가르쳐야겠다고 엄하게 꾸짖는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여왔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 남학생은 그녀의 마음에 그다지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후로도 연습에 뭔가 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대로 조금 더 있다가 하교를 하면 되는 순간이 왔을 것이고, 하나는 굳이 그 순간에 사쿠야에게 괜히 이름을 부르면서 수고했다고 또 보자고 말을 했을 것이다.

/일단 이번 일상은 이렇게 막레를 내볼게! 뭔가 싸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게 진실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사쿠야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마냥 항상 좋은 호의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물론 그렇다고 하나가 빌런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하나에 대한 의미심장한 것은 아직은 비밀인 것으로!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별 거 없을수도 있다고 한다! 일상 수고했어!

84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0:50:48

수고했어!! 사실 >>81의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했었는데ㅋㅋㅋㅜㅜ 하나의 비밀도 알고 싶네 :3 일상을 돌리다 보면 알겠지?

85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0:56:30

인연을 쌓아가다보면 숨겨진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경우에 따라선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 확실하게 나온다! 라고 확답은 못하지만 말이야. 일상을 돌리다보면 나올 가능성이 크긴 해! 사실 뭐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니고 그냥 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비밀이긴 해.

반대로 마사키도 아예 비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일단은 비밀에 붙여두겠어!

86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5:24

스토리를 더 진행하면서 잘 캐봐야(?)겠네ㅋㅋㅋ 도전과제 깨는 기분이다

87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6:36

비슷하다면 비슷한 느낌이야!! 아직은 초기니까 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아무튼 두 캐릭터를 만나봤으니 다음은 스토리와 관련된 진행파트 부분이 되겠네. 다음 진행 부분은 적과 싸운다기보다는 스토리에 대한 떡밥 쪽이 풀리는 느낌이 되겠지만! 추가로 떡밥 투척!

88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8:19

>>87 떡밥이다 떡밥!! 궁금해!! (두근두근)

89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11:46

사실 정말로 별 내용은 없겠지만 말이야! 매번 스토리때마다 보스와 싸우고 그럴 순 없을테니! 아무튼 천천히 스토리 쪽으로 돌려볼까?

90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17:46

응응 스토리 레스를 기다리면 될까?

91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28:24

그렇다!! 일단 써서 가져올게! 언제나처럼 편할 때에 편하게 이어줘!

92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32:55

그것은 사쿠야가 페르소나라는 힘을 깨우치고 나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꿈 속 풍경이었다. 눈앞의 풍경은 틀림없이 거대한 도서관이었을 것이다. 검은색 책장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었고, 책상에 앉아있는 것은 검은색 긴 생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며, 피부가 정말로 하얗고 두 눈동자가 선명함 붉은색을 띄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어지간한 남자들과 비슷할 정도로 큰 키를 지니고 있는 그 여성은 자리에 앉아 책을 한 권 꺼내서 읽고 있었다.

"저녁 7시가 되면 거미는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아 가둬버리며 자신의 양식으로 삼을 예정이었으나 어디선가 나타난 존재에 의해 영혼을 섭취하지 못하고 퇴치되고 말았습니다."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책에서 눈동자를 떼어내지 못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여성은 이내 책을 덮었고 그 책은 공중에 붕 떠올라 어느 한 책장으로 날아간 후, 저절로 비어있는 자리에 꽂혔다. 마치 처음부터 그게 자신의 자리인것마냥.

"여기에 왔다는 것은 당신이 그 당사자라는 이야기겠죠. 반가워요. 그러니까 이름이?"

이내 그 여성의 시선은 사쿠야를 향해있었다.

93 야마나시 사쿠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43:28

자각몽, 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꿈을 꾸면서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 지금의 자신이 그랬다. 몽롱한 정신에, 커다란 책장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이 도서관에 압도 당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얼마 전 거미를 만났던 때만큼 두렵지는 않았다. 붉은 눈의 여성이 책을 읽고 있었다. 나에게 읽어주는 것일까...? 귀를 기울였다.

거미, 7시... 며칠 전의 그 일이 생각났다. 꿈은,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게 정말이었나.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에 더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느릿느릿한 시선으로 공중에 떠다니는 책을 따라가다, 책이 제 자리를 찾아가자 다시 눈길을 거두었다.

" 아, 야마나시 사쿠야라고 합니다. "

여인의 이름이 궁금했다. 하지만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굳이 묻진 않았다.

94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52:25

"그래. 그래요. 이 책의 주인공은 야마나시 사쿠야였죠. 역시 당신이로군요. 물론 이 책은 그저 이야기의 시작에 지나지 않지만요. 지금 저쪽에는 당신의 이야기가 쓰여질 다른 책들이 여러 권 있어요.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관찰자로서 궁금해지네요."

야마나시 사쿠야라는 이름을 들으며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책이 꽂혀있는 책장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 책장에도 정말로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었다. 그 시작은 고개를 높게 들어야 보일 정도로 아주 높은 위치에 있었으며 그 넓이도 꽤 넓은 편이었다. 그 안에 꽂혀있는 책은 과연 몇권일까? 적어도 손으로 하나하나 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도서관을 찾아오는 이들은 모두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이들이지요.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이들을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 와일드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와일드들은 수많은 선택과 운명의 갈림길을 마주하며 자신의 운명을 따라 걸어가게 되지요. 이곳에 왔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 당신은 과연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까요."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면서 여성은 이리로 오라는 듯 손짓하다 근처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도 된다는 나름의 의사표현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당신이 길을 잃지 않게 조언하는 존재. 그래요. 라케시스라고 한답니다. 잘 부탁할게요. 와일드."

그녀를 와일드라고 부르는 여성은 잠시 숨을 죽이다가 사쿠야를 바라보며 싱긋 웃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알고 싶은 것. 그리고 궁금한 것. 그것이 있을까요?"

95 야마나시 사쿠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2:16:54

" 제 이름을, 알고 계셨군요. "

아까의 책은.. 내 이야기였던 것일까. '관찰자'가 들고 있었을 때, 꽤 두꺼워 보이던 책의 두께와 다른 책들도 여러 권 있다는 말을 곱씹었다. 이야기의 시작, 이 거미와의 조우였으니... 더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것일까. 여인의 손가락을 따라 아까의 책장을 바라보았다. 어느 책까지가 나의 이야기인 것일까. 얼마나 많은 책이 있을까. 눈짓으로 대강 수를 가늠해보려다, 이어지는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와일드, 영어 단어 그대로 wild일까? 운명의 갈림길은 누구나 설 수 있는 것인데, 다른 이들도 꿈 속에서 이 곳에 오게 되는 것일까, 여인의 권유에 따라 의자에 앉으며 여러 의문점을 생각했다.

" 라케시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

잠시 목례를 하느라 고개를 숙였다.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큰 키의 여성 또한 자신을 압도하는 기분이었다. 나를 도와준다는 말을 믿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든든한 조력자일 것 같은 인상이었다.

" 궁금한 것...이라. 앞으로도 저는 그 거미와 같은 괴물들을 마주하게 될까요? 그 거미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일단 가장 궁금한 질문들을 물어보기로 하였다.

96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2:22:03

"당신이 운명에서 눈을 돌리면 더 이상 마주할 일은 없겠으나, 제대로 마주하고 그 길을 나아간다면 몇 번이나 마주하게 되겠지요. 그것이 이 세계만이 아니라 다른 차원, 다른 세계에도 존재하는 와일드에게도 주어지는 운명이니까요."

그 목소리는 참으로 잔잔한 물결 같았다. 자상하고 부드러우나 필요 이상으로 간섭하지 않는 그야말로 관찰하는 존재. 정말로 딱 그 이미지만을 풍기며 라케시스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며 잠시 끊어졌던 말을 이어가며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 거미는 당신이 살고 있는 땅에 뿌려진 저주. 그 저주를 구체화하고 실현시키기 위해서 탄생한 어둠. '쉐도우'. 그 거미가 나타난 이유는 당신이 살고 있는 그 땅에 파멸을 앞당기는 저주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랍니다. 누군가 무슨 목적으로 한건진 알 수 없으며, 안다고 하더라도 관찰자로서 그것을 거론할 순 없기 때문에 부디 그 점은 양해 바라겠어요."

태연하게, 정말로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져있는 그런 말을 남기며 라케시스는 손을 가볍게 휘둘렀고 이내 천장에서 찻잔이 두 개 둥실둥실 뜬 상태로 하나는 그녀에게, 또 하나는 사쿠야에게 날아왔다. 그 안에는 참으로 부드러운 향을 풍기는 연한 붉은색 차가 들어 있었다.

"아무튼 당신은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 그리고 쉐도우를 앞에 두고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기에 운명을 나아갈 수 있는 자물쇠 중 하나를 풀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힘. 또 다른 야나마시 사쿠야. 페르소나 '아르테미스'."

97 야마나시 사쿠야 (F9X5FDk2V2)

2022-03-28 (모두 수고..) 13:33:47

" 그렇다면.. 언젠가 또 당신과 만날 기회가 있단 뜻이겠네요. "

나는, 내 운명에 눈을 돌릴 생각이 없었으니, 이 꿈이 정말 개꿈이 아니라면 또 다시 이 '관찰자'라는 자를 만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것은 확신이었다. 그녀와 만나는 것까지 나의 운명에 포함되어 있는 거겠지?

" 저주...라. "

이 세상에 뿌려진 저주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도망치지 않고 맞설 용기가 있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은 너무나 날카롭고 힘든 가시밭길-.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분명, 아르테미스도 '저주'에 대해 언급했었지. 저주는 당연하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시작해야 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므로, 누군가(아마 악당)가 최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제가 사람들을... 지키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아르테미스와 마주할 수 있었던 거로군요.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라케시스가 준비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향이 부드러웠기에, 대화할 때의 마음가짐도 경직된 것이 풀어졌다.

98 Story ◆voTG9Z21os (Zl22M764bM)

2022-03-28 (모두 수고..) 18:20:03

"당신이 모든 것에 눈을 돌리고 그 자리에 주저 앉지만 않는다면 또 만날 수 있게 되겠죠."

사쿠야의 말에 그녀는 정말로 태연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 말은 즉슨 주저앉을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허나 여신의 이름과 동일한 라케시스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처음에 읽고 있던 책이 꽂혀있던 책장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차를 입에 담으며 라케시스는 그녀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마냥 그것만은 아니라는 듯, 거기서 행동이 끝나지 않고 그녀는 사쿠야를 가만히 주시하며 다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허나 그런 자질이 있는 이는 당신만은 아니랍니다. 제가 관찰한 이야기로 추정하자면 또 하나가 그에 대한 심판의 잣대에 오르게 되겠지요. 과연 그 자는 거기서 마주할 수 있을지. 아니면 거미에 붙잡혀 먹이가 될 위기에 처했던 이들처럼 모든 것에 눈을 감고 도망칠지."

거미에 붙잡혔던 이들. 즉, 쉐도우에게 잡아먹힐뻔 했던 이들 역시 어떻게 보면 다 그녀와 비슷하게 '자질'이 있었던 존재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에 대해서 물어도 라케시스가 대답해줄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녀는 다른 것을 이야기했다.

"기한은 1년. 언젠가 정말로 커다란 선택을 하는 날이 오게 되겠지요. 그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고, 당신이 향한 운명의 끝에 도착하게 될 겁니다. 각오는 되셨나요?"

99 야마나시 사쿠야 (N4HWzZQmVg)

2022-03-29 (FIRE!) 12:06:36

" 다시.. 만나게 되겠네요. "

'나는 주저 앉지 않겠다.'라는 꽤나 자신감 있는 말을 우회해서 내뱉었다. 포기하지 않는 것, 그 것 또한 야마나시 가문다운 것. 물론 어떤 고난이 나에게 닥쳐올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어쨌든, 아르테미스도 '가시밭길'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으니.

" 또 다른 이... "

이미 알고 있는 이일까, 혹은 새로 내 앞에 나타나 마주하게 될 이일까. 라케시스의 말에 미루어 보면, 거미의 저주에 빠지게 된 이들은 모두 '자질'을 가졌던 이였던 것 같았다. 문득 유키무라 씨의 동생이 생각이 났다. 아마 그도 분명.. 그리고 나도, 그 때 맞설 생각을 안 했다면 지금쯤 그 거미줄 속에 갇혀 있지 않았을까.

" 네, 되었습니다. "

혼자라면 이렇게 대담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르테미스와 함께라는 확신을 아직 가지고 있었기에, 각오가 아르테미스를 만난 그 순간부터 되어 있었다. 1년, 이라는 시간 제한이 왜인지 궁금했지만.

100 Story ◆voTG9Z21os (y6QpqLw8gQ)

2022-03-29 (FIRE!) 18:05:40

"그 말은 여러 번 흔들릴 수 있겠지만 부디 길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그것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지금의 조언입니다. 또 다른 저주는 반드시 찾아올테니, 그 저주를 절대 놓치지 말고 포착하세요. 이 땅의 미래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라케시스의 말이 끝나자 주변이 마지 아지랑이가 끼인마냥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시야가 천천히 바뀌어가고, 도서관과 라케시스의 모습은 점점 희미하게 바뀌었다. 이것은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에 가까운 징조였을지도 모른다. 꿈이지만 꿈이 아닌 것 같은 이 현상이 무엇인진 알 수 없으나 뭔가 중요한 것들이 언급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녀가 만약 눈을 떴다면 아침 6시경인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서 조금 더 잘지, 아니면 완전히 깨어나서 준비를 할지는 그녀의 자유였다. 적어도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는 요일이었으니까.

-잘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런 목소리가 어쩌면 가슴 속에서, 혹은 머릿속에서 조용히 울리지 않았을까? 당당하고 강인한 마음을 가진 달의 여신의 목소리가.

/일단 이번 진행은 여기까지! 막레를 써도 좋고 여기서 끝내도 괜찮아!

101 야마나시 사쿠야 (rIcDszl13Y)

2022-03-30 (水) 04:41:49

이 땅의 미래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어쩌면 조금 막중한 짐을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앞으로 또다시 나는 그런 일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을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있었다. 저번과 달리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하겠노라고. 그런 다짐을 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에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방 안으로 돌아와 있었다. 사실 꿈을 꾼 것이니 '돌아왔다'는 표현은 부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시계를 보니 6시였다. 이 집안의 아침은 7시 즈음부터 시작되니 좀 더 느긋해져도 될 것이다. 나는 눈을 다시 감고 쪽잠을 자기 위해 노력했다.

거미를 마주쳤을 땐, 내가 헛것을 본 것인지 자꾸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심이 덜 들었다. 그 이유는,

-잘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래, 이젠 정말 너를 믿고 있으니깐. 그게 이유였다.

/수고했어>< 이번 진행에서 앞으로의 흐름에 대한 힌트가 곳곳에 숨어있던거 같아서 재밌었다!

102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15:59

사쿠야주도 수고했어!! 음. 나름대로 떡밥은 이것저것 투척해보긴 했는데 뭔가 캐치해준 것 같아서 기쁜걸? 일단 이번 진행은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설명이자 대충 왜 사쿠야가 각성했는가...를 설명한 편이었다고 한다!!

103 사쿠야주 (heuvzRpm4A)

2022-03-30 (水) 18:18:30

사실 처음엔 가볍게 돌리다가 라케시스라는 이름 보고 오! 이건 떡밥 많은 진행이다! 라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렸어

104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45:29

라케시스라는 이름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던데 사쿠야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쪽으로 지식이 많은 참치로구나! 그 여신의 이름이 맞아! 물론 그 신 그 자체인지는 일단 비밀이지만 말이야! 앗. 그리고 굳이 정신 바짝 차리는 수준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가볍게 즐기는 정도면 난 괜찮다고 생각해!

105 사쿠야주 (rIcDszl13Y)

2022-03-30 (水) 18:49:54

>>104 그냥 평소보다 조금 눈여겨 봤다 이정도였어ㅋㅋㅋ 걱정 고마워

사실 운명의 여신이 페르소나 후보군 중 하나였어 금방 탈락하긴 했지만.. 그래서 알아차렸어 운이 좋았지 :3

106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59:01

그렇구나!! 아무튼 일단 라케시스는 또 언젠간 만날 수 있겠지만 따로 일상 후보가 되진 않을거야. 아무래도 쉽게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처럼 그냥 한번씩 등장해서 뭔가 이런저런 말을 떠들겠지만 그게 떡밥일지 아니면 그냥 너 수고했으니까 힘내세요 정도의 말일지는 일단 해석여부에 맡길게!

그러면 이번엔 일상 파트로 돌려볼까 하는데 마사키와 하나 둘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그에 파생해서 새로운 일상을 돌릴 수 있는 이도 아마 만나게 될거야! 다만 진행 관계상 마사키와 하나 둘 중 하나가 선택되면 다른 쪽은 다음 저주를 해결할 때까진 일상이 막히게 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마사키 쪽은 3학년 학생회장. 하나 쪽은 1학년인 동아리 동기가 될 것 같네.

107 사쿠야주 (rIcDszl13Y)

2022-03-30 (水) 19:32:31

아무래도 다음 저주를 풀어서 각성한 마사키와 대화해보고 싶어서... 이번 일상은 하나와 돌려볼께 그리고 늦었지만 우리 레스 100넘은거 자축 중

108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9:38:01

천천히 돌리면 언젠가 100을 넘어가게 되는 법이지! 그리고 정신차려보면 1000도 확실하게 넘어갈거야! 그렇다면 다음 저주 해제까진 마사키의 일상은 자동으로 막히게 되니 참고해줘!
음. 그럼 이번엔 선레를 부탁해도 될까? 궁도장으로 들어왔는데 1학년 남학생이 하나에게 심하게 꾸중받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로 시작하면 될 것 같아. 물론 다가올지, 아니면 그냥 보고 있을지, 무시할지는 사쿠야주의 자유지만!

109 야마나시 사쿠야 - 궁도장 (rIcDszl13Y)

2022-03-30 (水) 20:10:05

'저주'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아직까진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학교에 가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양궁부에 출석해 연습을 하다 집에 돌아오는, 그런 일상. 오늘 또한 마지막 교시가 수학이라 머리에 쥐가 날 뻔해서 애를 먹었다는 사실 외엔 정말 평소같은 날이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와 눈씨름 하다, 어느새 종례 시간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트를 가방에 넣었다. 집에 가서 마저 풀어야겠다.

종례 시간엔 선생님의 공지가 이어졌다. 학기 초마다 하는 가벼운 상담을 한 명씩 진행한다고 하였다. 운이 나쁘게도 내 시간은 항상 있는 동아리 연습 시간과 겹쳤다. 오늘 유키무라씨께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반에서 빠져나왔다.

동아리실에 도착하자, 공기가 유난히 싸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키무라 씨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혼나는 상대는... 나와 같은 1학년으로 기억하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말을 꺼내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상황이었다. 나는 눈치를 살피며, 구석에서 가방에 있는 궁도복을 조심히 꺼냈다.

110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0:43:34

"그렇게 나약한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들어온거고 그렇게 어리광 부릴 생각이면 필요없으니까 퇴부해. 당장!"
"......."

하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 앞엔 검은색 안경을 끼고 있는 조금 몸이 왜소한, 어떻게 보면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 인상을 지닌, 더 정확하게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남학생이 서 있었다. 범생이상에 상당히 짧은 머리카락을 지녔으며 키는 1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은 이를 악물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눈을 감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허나 그 사과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찌릿하는 눈빛을 하나는 보였고 남학생은 저도 모르게 몸을 약하게 떨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앉아있던 마사키는 박수를 치면서 그녀에게 다가갔고 남학생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자. 자. 하나야. 후배도 완전 떨고 있잖아. 그쯤 하자. 애도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한 거 아닌 거 잘 알잖아?"

"그러니까 더 화나는거야!"

"자. 자.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그럼 우리 사쿠라이는 이 형이랑 이야기 좀 나눠볼까?"

이어 마사키는 사쿠라이라고 불린 1학년을 데리고 부실 밖으로 나섰다. 자연히 사쿠야와 눈이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만약 눈이 마주쳤다면 마사키는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다시 문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까지도 남학생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다.

"후우..."

그 남학생이 보이지 않자 하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다 사쿠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하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 야마나시. 연습하러 왔니?"

111 하나 - 사쿠야 (rIcDszl13Y)

2022-03-30 (水) 20:54:53

자꾸만 유키무라씨 쪽으로 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항상 온화한 느낌의 부장이 저렇게 언성을 높일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듣자하니.. 무언가 말 실수를 한 모양이었다. 그것이 양궁에 진심인 유키무라씨의 심기를 거스르게 할 정도로 심한 말이었겠지. 확실히, 운동과는 멀어 보이는 그는 아마 가벼운 마음으로 양궁부에 들어왔고 그 점 때문에 유키무라씨와 충돌했을지도 모르겠다.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궁에 있어서는 엄격한 유키무라씨, 그리고 유한 성격의 아이자와씨 두 명의 반대되는 성격이 이 양궁부를 적당히 굴러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쪽을 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아까 나가는 길의 아이자와씨와 눈이 마주친 듯 했다.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으니.

여전히 싸늘한 공기의 부실. 한숨을 쉬던 부장은 어느새 내 옆에 와 있었다.

" 아, 네. 연습하러 왔고.. 유키무라씨께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어서요. "

말을 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일까. 그녀의 기색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112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0:59:29

"그래? 무슨 말인지 일단 들어볼까?"

분위기가 싸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하나는 가만히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근처에 있는 부원들이 순간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도 들어왔는지 하나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하나의 어깨를 가볍게 손으로 톡톡, 약하게 치면서 그녀에게 밖으로 나가자는 듯 제안했다.

"아니. 아니야. 일단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갈까? 궁도장에 있는 자판기로 가자. 음료수라도 하나 사줄테니까.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말도 들어보도록 하고."

적어도 이 안에서 계속 대화를 하기에는 조금 분위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사쿠야에게 그렇게 제안했다. 허나 그녀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한다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만약 간다고 한다면 앞장서서 나간 후에 궁도장으로 향했고 한쪽 구석에 설치되어있는 음료수 자판기로 향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건 하나는 사쿠야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녀가 말을 하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을 것이다.

113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1:13:01

" 별 말은 아니지만... "

여기서 얘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려다 문득 주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나를 핑계로 유키무라씨가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장의 부탁을 승낙했다. 괜시리 시선들이 모인 느낌에 뻘쭘함을 느끼며 유키무라씨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아직 봄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쌀쌀한 궁도장이었지만, 이 곳이 더 얘기하기에는 적절해 보였다.

" 어... 그냥, 저희 담임 선생님께서 방과후에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셔서, 다음 주 정기 연습에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항상 궁도복만 입고 온 곳이었는데, 교복만 입고 이 곳에 선 것은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했다.

114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1:19:56

"그래? 확실히 신입생들은 그런 시즌이긴 하네."

자신도 작년에 경험을 했기에 이해한다는 듯이 하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어 그녀는 지갑을 꺼낸 후에 자판기에 동전을 집어넣었다. 자신이 마실 주스를 하나 뽑은 후 그녀는 사쿠야에게 골라보라는 듯이 살며시 자신의 몸을 옆으로 치우며 자판기를 손으로 가리켰다. 자판기에는 아직 돈이 들어있었고 음료수 하나 정도는 더 뽑을 수 있었다.

"음. 교사 스타일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만 아마 별 건 물어보지 않을거야. 그냥 학교는 어떤 것 같냐? 잘 적응할 것 같냐? 혹은 진로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겠네.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그냥 적당히 대답해주면 될거야. 그거 가지고 막 말꼬리 잡고 그러는 이는 없을테니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녀는 아마 그런 일이 있을거라고 나름 추측하면서 이야기하다 주스캔을 딴 후에 그 내용물을 입에 담았다. 상큼한 사과향을 풍기면서 웃던 하나는 고개를 위로 돌리면서 사쿠야에게 물었다.

"미안해. 들어오자마자 나쁜 분위기 보여서 말이야. 화가 좀 크게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지 뭐야."

115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1:36:03

" 네. 유키무라씨께 아무래도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

나는 유키무라씨에게서 시선을 돌려 자판기를 바라보았다. 역시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오늘은 무언가 상큼한 것이 땡겼기 때문에, 나는 비타민 레몬 주스를 선택하였다. 곧 자판기에서 레몬 주스가 굴러떨어졌다. 나는 허리를 숙여 주스를 집은 뒤, 물기를 한 번 교복으로 스윽 닦은 뒤, 뚜껑을 땄다.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한 모금 마시자 시원함이 느껴져 머리가 맑아지는 듯 했다.

" 네. 잘 끝마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

상대는 사과주스를 고른듯 했다. 풍기는 사과향이 주장과 꽤 잘 어울렸다. 마치 그것이 원래 몸에서 나는 향인 것처럼. 사실 '상담'이란 말에 괜히 긴장했었는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대화하고 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아닙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부원을 지도하는 것 또한 부장의 일이니깐요. "

나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면 유키무라씨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지목한 것을 미안해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116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1:42:09

"레몬 주스네. 비타민 섭취하려고? 아무튼 그것도 맛있긴 해. 물론 난 이 사과 주스가 더 좋지만."

레몬 주스를 고르고 마시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는 자신이 손에 쥐고 있던 주스를 가만히 손으로 흔들었다. 찰랑찰랑. 내용물이 아직 많이 들어있었는지 캔에선 내용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약하게 울렸다. 그리고 다시 한 모금 홀짝이며 자신을 두둔하는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허나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부원을 지도했다기보다는 그냥 화만 잔뜩 내버렸지만 말이야. ...아. 이럴땐 마사키처럼 살갑게 말하는 것도 배웠으면 좋겠네. 양궁만 되면 정말 타협하고 싶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딱딱해져서 곤란해. 진짜."

일단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고민하고 있던 사안인진 모르겠으나 하나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다시 주스를 홀짝였다. 뒤이어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녀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1학년이자 너하고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인 사쿠라이 토오루라는 애야. 방금 그 애. 혹시나 이야기할 기회가 정말로 혹시나 생긴다면 조금은 위로해줬으면 해. 물론 굳이 억지로 하라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동기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할 때 기회다 되면 말이야. 마사키가 케어해준다고 해도... 2학년이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어디까지나 선택은 네 자유라는 듯 이야기를 하며 하나는 텅 비어있는 캔을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117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2:11:40

" 네. 가끔 이 맛이 땡길 때가 있더라고요. "

한 모금 더 머금어 목을 축인 뒤,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장께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역시 유키무라씨는, 양궁에 있어서는 굉장히 진지한 타입이구나. 그 점이야말로 훌륭한 양궁부장의 자질이겠지. 나로써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본인은 이것을 꽤나 고민하는 것 같았기에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사쿠라이 토오루. 분명 얼굴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것 같으니 같은 반은 아닌 듯했다.

"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찌됐든 함께 다음 해의 양궁부를 이끌어 나가야 할지도 모르는 동기. 혼자만 화살을 쏘는 것보다, 부원들과 적당한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한번쯤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방금 일로, 양궁부를 나갈 생각만은 하지않았으면 좋겠다.

118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2:17:22

"그래.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굳이 억지로 부장 눈치나 선배들 눈치 보지 말고. 나는 그 애가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위로만 하진 말고."

분명하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으나 적어도 하나는 자신의 입으로 그 말을 굳이 하진 않았다. 그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지금 여기서 말해봐야 자신이 화내는 것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스스로 변명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적어도 부장으로서, 혹은 선배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대신에 다른 고민을 하는지, 가만히 끄응 소리를 내던 하나는 살짝 사쿠야의 눈치를 보면서 넌지시 질문했다.

"네가 생각해도 내가 좀 강압적인 것 같아? 그러니까.. 양궁에 대해서 말이야."

물론 부실에서 그런 말이 돈 적은 없었으나 아무래도 스스로 뭔가 생각하는 것은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정작 사쿠야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 그것과는 별개로 말이야. 그저께부터 해서 고열을 일으키는 벌레가 있다는 것 같더라. 잘은 모르겠는데 조심해. 학교에서 최근 몇 명 물렸다는 말이 있었거든. 다들 열이 나고 학교에는 못 온다는 그런 말이 있던데.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사실 정말로 벌레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린 흔적은 있다는데 정작 그 벌레가 뭔지는 아무도 본 적 없고."

119 사쿠야 - 하나 (vAGrV02fh6)

2022-03-32 (불탄다..!) 01:55:15

그 애가 무슨 말을 했나요? 라고 이야기를 꺼내려다, 유키무라씨가 그 이야기는 굳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단 것을 눈치채고 음료수 한 모금과 함께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 대신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깐, 잘 말해보겠습니다. 라는 대답으로 그녀의 말에 응수했다.

" 아뇨, 양궁에 진심을 다한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강압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

부원들끼리 유키무라씨가 강압적이라던가, 그런 불만을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었을 뿐더러 느낌조차 받지 못했던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부장은 양궁을 할 때의 호흡법이나 마음가짐을 코칭해준 때의 기억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무언가 혼자 걱정이 많아 보이는 유키무라씨를 위로하기 위해 한 번 더 말했다. 그에게 전해졌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벌레 얘기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실존하는 벌레일까, 아니면... 거미와 같은 저주일까.

120 하나 - 사쿠야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08:28:48

"...그런가. 그럴려나."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납득한 듯, 납득하지 못한 듯. 어쩌면 의외로 그런 말을 들어온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답이 영 싫지는 않은지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슬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냥 기분이 좋아서 짓는 것이라기보단 어느 정도의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그 속이 깊고, 뭔가 생각하는 것이 있어보이는... 어쩌면 파악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네. 좋아! 후배와 이야기하면서 기분도 좀 풀렸고 이제 슬슬 나도 좀 생각 정리를 해야겠어. 물론 그 애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는 듯, 하나는 이내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살짝 세게 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름대로 기합을 주려고 한 것인지 아자! 소리를 크게 내기도 하며.

"아무튼 시간 뺏어서 미안해. 오늘은 2인 1조로. 그러니까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그냥 편한 사람들끼리 서로 조를 짜서 연습하는 시간으로 하려고 해. 아직은 부원들이 조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야."

121 사쿠야 - 하나 (vAGrV02fh6)

2022-03-32 (불탄다..!) 23:05:13

내 말이 유키무라씨께 위로까진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그의 얼굴 기색을 살폈다. 부장은,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쉽사리 그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운 미소였다.

" 기분이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

어쨌든, 그가 직접 기분이 나아졌다고 하기도 했으니 미소를 의미부여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 또한 옅은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확실히, 아까까지만 해도 고민하는 기색이었던 부장이 아자!하고 기합을 스스로 불어 넣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쾌활한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 알겠습니다. 별 다른 사람이 없으면 사쿠라이군과 함께 짝을 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딱히 양궁부에 친한 사람이 없었고, 아까 유키무라씨의 부탁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122 하나 - 사쿠야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23:09:41

"그 애가 오늘 연습에 참여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적어도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하나의 말은 그에 대해서 그리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어쩌면 오늘 연습에 참여하지도 않을 정도의 말이 오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하나는 딱히 그 사실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것 같진 않아보였지만. 뒤이어 그녀는 다시 기지개를 쭉 켠 후에 가만히 스트래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오늘은 나도 제대로 쏴볼까. 누구랑 파트너가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오늘은 아무래도 하나도 제대로 궁도복을 입고 활을 쏠 모양이었다. 그만큼 오늘 연습은 그녀도 진지하게 임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일단 뭔가를 생각하던 하나는 사쿠야를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같이 돌아갈래? 옷 갈아입고 활 쏴야지. 안 그래?"

123 ◆voTG9Z21os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2:15:21

으아. 아무래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인증코드를 남길게. 마사키주 맞아. 사쿠야주에겐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내용을 정리하니 뭔가 점점 가면 갈수록 복잡해지고 혼자서 처리해야 할 양이 늘어나는 느낌인지라 내 역량으로는 이대로는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 나왔어. 아무래도 1:1로 진행하는 것은 내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었나봐.
그래서 정말로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낼 수 있을까? 시간 내서 즐겨주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말해서 정말로 미안해. 너무 내가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었나봐. 나중에 더 커진 후에 못 버티는 상황이 되어서 그만두는 것보다는 그냥 지금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굳이 레스는 남기지 않아도 괜찮아. 일단 내 쪽에선 정말로 미안하고 짧게나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124 사쿠야주 (IWBpaeyEZ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1:44

일단 짧은시간이었지만 고마웠다고 적고 싶네... 내가 최근에 새벽에 답레 적다 자꾸 뻗는 일이 많아 기다리게 한 것도 미안하고ㅜㅜ... 앞으로의 스토리가 궁금하지만 마사키주의 의견도 중요하니깐!! 다시한번 그동안 고마웠어

125 ◆voTG9Z21os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2:56

일단 사쿠야주 잘못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정리하고 보니 뭔가 점점 혼자서 다 하기가 힘들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그냥 내 역량부족이 문제였으니까. ;ㅁ; 다시 한 번 고맙고 또 어딘가에서 볼 수 있으면 봤으면 해!

126 사쿠야주 (IWBpaeyEZ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4:06

수고했어 어딘가에서 또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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