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86080> [1:1/페르소나 기반] Persona M :: 1장 :: 126

◆voTG9Z21os

2022-03-21 22:29:30 - 2022-04-03 21:04:06

0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29:30

어느 순간 찾아온 이변.
그 뒤에 숨겨져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짙은 그림자 속에 가려진 그 너머를 향해.
아무도 모르는 잔혹한 현실 그 너머를 뛰어넘어.


>>1 아이자와 마사키
>>2 야마나시 사쿠야

1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30:02

https://picrew.me/share?cd=nNFRKyuoNI

이름 - 아이자와 마사키

성별 - 남성

나이 - 17세 (일본 기준 나이 / 현 고등학교 2학년)

외모 - 신장은 179cm. 체중은 표준+5kg. 아무 색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검은색 물감을 그대로 풀어놓은 것처럼 소년의 머리카락은 밤하늘 빛 검은색이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남성의 머리카락보다는 대체로 긴 편이었으며 묶어내린 뒷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그대로 가슴 윗부분까지 흘러내렸다. 머리 숱이 많아 풍성한 느낌을 주는 머리카락은 전체적으로 태양빛을 아름답게 반사시킬 정도로 깔끔했다.
눈가를 살짝 흘러내리는 앞머리카락도 제법 긴 편이며 목을 전체적으로 덮어내린 뒷머리카락은 말할 것도 없었다. 5:5로 균형을 줘서 앞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있으며 머리카락 선을 전체적으로 보면 유한 곡선형이 대부분이다.
입가에 지은 미소는 상당히 밝았으나 순한 눈매의 눈동자는 마냥 유순하고 순한 편은 아니었다. 강한 열정이 그 눈가에 녹아있었으며 전체적 인상은 순한 이라기보단 상당히 자신만만하고 적극적인 느낌이 강했다. 유순함과 당당함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꽤 잘생긴 미남형 외모를 지녔으며 목선도 제법 보기 좋은 길이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꽤 단련이 된 체격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팔근육이 상당히 잘 잡혀있다. 손가락엔 수많은 굳은 살이 박혀있어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 거친 느낌도 존재. 허나 다리 부분은 적당한 근육만 잡혀있으며 그리 거친 느낌은 아니었다. 왼손 엄지손가락을 보면 크게 베인 것 같은 흉터가 남아있다.

성격 - 남들에게 먼저 가가가서 말 한 마디를 더 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려고 하고 적극적으로 앞장서려고 하는 면모가 강했다. 벽을 만들기보단 그 벽을 박살내서 누군가와 가까워지려고 하며 실제로 교류하는 이들도 꽤 많다.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적극적인 체육계 타입. 허나 부조리를 싫어하며 불합리한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저항한다. 무서운 것엔 살짝 약한 느낌이 있어 거기서는 뒤로 물러서는 일도 있지만 적어도 도망가진 않으며 최대한 마주하려고 노력한다.

페르소나&속성 - 오디세우스 (빛&전기)

페르소나 외형 - 맨 처음 보이는 것은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목마이다. 얼핏 봐도 상당히 단단해보이는 목마의 몸엔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았으며 아군에게만 보이도록 스텔스 기능을 두르고 있다. 그 내부엔 철갑 투구와 갑옷을 쓰고 있는 사내가 조종석에 앉아있는 형태이다. 목마의 안은 컴퓨터 모니터가 놓여있으며 목마 자체도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설치되어있는 기기이다. 내부의 기기를 이용해서 쉐도우를 분석하고 약점을 파악하는 이른바 조사형 페르소나이다.

기타

#양궁부에 소속되어있다. 주장까진 아니나 나름 실력은 괜찮은 편이다.

#의외로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다. 허나 이과 과목이 아무래도 조금 약한 편. 그 대신 문과 계열의 과목에는 상당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래서 주변에도 친구가 많고 교류하는 이들도 꽤 많다.

#가족 관계는 부모님과 대학을 다니고 있는 형 하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누나 하나가 있다. 첫째는 누나, 둘째는 형. 그리고 마사키는 막내이다.

#높은 곳에 은근히 약한 편이다. 심하진 않으나 고소공포증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어 롤러코스터나 자이로드롭 류에는 정말로 약하다.

#동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정말 말 그대로 동물이면 크게 가리지 않는다.

#양궁부에 소속되어 있으나 딱히 대회에는 흥미를 가지지 않고 있다. 그냥 말 그대로 취미로만 즐기는 정도이기에 경연 대회에도 참석한 적은 없다.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만큼은 설사 무서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피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한다.

2 ◆vuKiHT1gQw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2:32:03

이름 : 야마나시 사쿠야

성별 : 여성

나이 : 16세 (일본 기준 나이 / 고등학교 1학년)

외모 :

" 현재 이 집안에서 돌아가신 큰 주인님 특유의 분위기를 가장 닮은 것은... 당연히 사쿠야 아가씨입니다. " - 정원사 P씨

소녀의 얼굴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자면 '단아한 미인'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잘 정돈된 가르마, 구김이 하나도 없는 교복은 소녀에게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부여한다. 짙은 눈썹, 뚜렷한 이목구비, 다부진 선의 턱과 단호한 입매는 그녀가 야마나시 가문의 여식임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만 특유의 긴 속눈썹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듯. 칠흑같이 까맣고 결이 좋은 생머리를 날개뼈 즈음까지 늘어뜨리고 옆머리를 귀 뒤로 살짝 넘겼다. 활을 쏘거나 공부를 할 때는 머리를 하나로 묶기로 한다. 또래 여자 아이들보다 큰 170cm의 키를 가지고 있다. 왼쪽 뺨에 점이 있다. 평상시에는 쌀쌀맞아 보일수도 있는 무표정이지만, 말을 걸어본다면 가지런한 치아를 살짝 내놓으며 짓는 그녀의 웃음이 꽤나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흉터는 커녕 귀걸이 자국도 없는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 군데군데에는 화살을 자주 잡은 탓에 굳은살이 조금 배겨 있다.



성격 :

" 그 애요? 명문가의 아가씨로 철저히 양육받았다는 느낌이랄까... " - 동급생 N군

엄격한 그녀의 어머니가 어려서부터 그녀에게 강요한 것은 다름아닌 '예의범절'이었다. 덕분에 그녀는 가문에 걸맞는, 모두에게 상냥하며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아가씨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 전체가 그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는 부담감에 조금 짓눌려 있는 상태이다. 티는 내고 있지 않지만 혼자 있을 때 한숨을 종종 쉬는듯. 하고자 마음 먹은 것은 꼭 하고야 마는, 굳은 심지의 소유자이다. 은근 승부욕도 있지만, 과도한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자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들 그녀를 '명문가 아가씨'로 구분지어 행동했기 때문에, 교우 관계는 넓지만 깊은 인간 관계는 없다.



페르소나&속성 : 아르테미스 (바람&어둠)

페르소나 외형 : 은색의 활로 정교한 조각이 된 백금으로 만들어진 화살을 당기는, 사슴의 뿔을 달고 있는 여신의 모습. 그녀를 닮아 새까만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지 않는 것일까, 페르소나의 주위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드리우고 있다. 고대 그리스 풍의 새하얀 옷을 입고 있으며, 맨발이다.

기타

-그 일대에서 유명했던 집안인 야마나시 가문 당주의 외동딸. 한 때 야마나시 가문은 병원을 운영하며 그 일대의 땅을 거의 다 소유하고 있을 정도였지만, 여러 일을 거치고 재산의 규모가 현재는 전성기보다 줄어들은 상태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그 일대에서 쌓아온 명망은 가시지 않았기에, 아직까지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 덕에 요리, 음악, 운동 등 다양한 분야를 어느 정도씩 할 수 있다. 양궁은 8살 때부터 심신 수양을 명목으로 시작했는데, 재미를 붙여 현재까지 양궁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원탑의 에이스는 아니지만 단체전에서 한 사람 분의 몫은 톡톡히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물릴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보는 것만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악은 클래식이었지만, 최근 친구들의 영향으로 인디 음악에도 관심을 보이는듯하다.

-웃을 때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는 버릇이 있다.

-집안의 명성에 걸맞는 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수학 때문에 진땀을 빼고 있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겨우겨우 커버하고 있다.

+픽크루 출처 : https://picrew.me/image_maker/197705

3 마사키주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33:03

어서 와라! 사쿠야주! 일단 다시 한 번 찔러줘서 고마워! 한번 페르소나적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단체 스레로 진행하기엔 조금 피곤하고 지칠 것 같아서 1:1로 정말로 여유롭게 해볼까 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콕 찔린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4 ◆vuKiHT1gQw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2:36:48

새집이다~ 나야말로 늦게 찔러줬는데 반응이 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3

5 사쿠야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2:45:46

>>2에 사진을 첨부안해둔걸 지금 발견했네 ㅇ<-<...

6 마사키주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45:51

그냥 우연히 올라온 것을 봤었거든! 사실 나도 반쯤은 잊고 있었거든.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래서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나네. 그때 집이 아니라 개인 사정으로 다른 곳에 2박 정도로 있었거든.

음. 아무튼 배경에 대해서는 일단 작은 도시 정도로 하고 있고 이름은 '호시조라 시' 정도로 해서 별이 정말 예쁘게 반짝이는 그런 도시로 잡고 있어. 학교는 그냥 일반 고등학교긴 하지만 그래도 동아리나 그런 쪽 활동이 잘 지원이 되는 느낌이고 아마 1:1 진행인만큼 반 친구나 혹은 동아리의 부장이나 식당의 주인이나 혹은 스토리를 하면서 만나게 된 특정한 이들과도 인연을 쌓는 것을 선택한다면 다음 스토리 진행까지는 자유롭게 원하는 캐릭터와 일상을 돌리면서 관계를 쌓아가는 것을 전재로 하고 있어.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으면 공략해서 연애루트로 들어갈 수도 있는거고!

물론 연애나 그런 것이 좀 그렇다 싶으면 아예 그런건 빼버려도 상관은 없다!

7 사쿠야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2:50:12

그렇구나! 둘 다 연이 닿아서 정말 다행이네!

호시조라시 좋은 어감인걸? 연애 같은 부분은 그냥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거고~ 정도의 느낌이야! 물론 진행하다 어떤 캐릭터에 푹 빠질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래. 사쿠야는 호시조라 시의 유명한 가문 아가씨니깐 여러 사람과 대화 하는 것이 더 쉽겠네

8 마사키주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54:56

그렇다면 그 부분은 철저하게 사쿠야주에게 맡기기로 할게! 그럼 일단은 첫 진행이자 시작형 스토리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페르소나는 각성시키는 것이 좋을테고 그럴테니 말이야!

9 사쿠야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2:57:51

좋아좋아 진행레스를 먼저 기다리면 될까?

10 마사키주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2:59:11

응! 그런 느낌으로 해서 시간이 나거나 여유가 있을 때마다 천천히 이어나가면 될 것 같아! 어차피 1:1이니까 급할 것도 없고 단체스레도 아니니 시간을 꼭 맞춰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니까! 나 역시 여유가 있거나 시간이 날 때 이어나갈 예정이기도 하고!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할게!

11 사쿠야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3:02:06

알겠어! 함께 재밌는 얘기를 써보자 :3 나도 잘 부탁해

12 Story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3:04:11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되고 따스한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4월의 어느 날이었다. 입학식이 있었고 새로 학교에 들어온 1학년들은 학교에 적응하며 새로운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고 그저 집으로 가는 귀가부에 소속되는 일도 있었다. 물론 학교 자체는 동아리 활동을 장려했으나 그 또한 들어가는 것은 개개인의 자유였다.

-기립. 인사!

반장의 인사가 이어졌고 이내 종례가 끝이 났다. 지금부터는 완벽한 방과 후 시간이었다. 지금부터 무엇을 할지는 개개인의 자유였다. 동아리에 소속된 이들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해도 좋고, 집에 갈 이는 집에 가도 좋으며, 공부를 할 이는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해도 좋을 일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얼마전부터 학교엔 이런 소문이 들려오고 있었다.


-또 한 명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대.
-또? 이번에도 설마 저녁 7시까지 학교에 있었던거야?
-그렇다고 하는데. 그 애. 수영부 아이였잖아.
-너무 무리해서 쓰러진 거 아니야? 애초에 저녁 7시까지 학교에 있으면 영혼을 뽑힌다 같은 말이 사실일리가 있겠어?
-그래도 의식 불명인데...
-너무 피곤했나보지. 수영 열심히 하다보면 금방 체력 빠지잖아.

저녁 7시까지 하교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있는 이들 중 한 명은 반드시 영혼을 뽑히게 된다. 그런 괴담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반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가 있을 수도 있을테니까.

/기본적으로 행동은 자유롭게 해도 괜찮아! 그에 맞춰서 나도 진행을 가져올테니까!

13 야마나시 사쿠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3:19:49

반 아이들은 모두 괜찮은 아이들 같고, 선생님도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인사를 하며, 나는 머릿 속으로 이따 저녁 시간 식탁에서 부모님께 할 말들을 미리 생각해두었다.

습관처럼 집으로 갈까, 생각했던 차에 오늘부터 양궁부 소모임 겸 연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다시 발걸음을 부실 쪽으로 돌렸다. 간단한 연습과, 신인생 환영 인사 정도를 할 모양이라고 공지가 있었으니 아마 조금 늦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께 오늘 동아리 일정이 있어 조금 늦을 수도 있겠다, 정확하진 않지만 7시 전까지는 돌아가보도록 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고보니, 문득 요즘 학교에 도는 소문이 생각이 났다. 7시까지 학교에 있으면, 뭐라했더라, 죽는다고 했던가, 영혼을 뽑힌다고 했던가. 불행한 사고에 안 좋은 소문까지 씌워지게 된 수영부원에게 잠깐 애도를 표하며, 나는 메시지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런 소문은 믿지 않았다. 아니, 믿더라도 그런 소문에 휘둘려 술렁이는 것은 야마나시 가문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나는 부실을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며 고개를 잠깐 숙였다.

14 Story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3:28:26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면 동기인 아이들도 있을 것이고 선배는 물론이며 당당하게 자신의 실력으로 부장을 차지하고 있는 2학년 여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검은색 긴 머리카락을 포니테일 형태로 묶고 있으며 고양이상의 외모를 지니고 있어 제법 귀엽다는 평이 자자한 부장인 '유키무라 하나' 라는 이름의 여성은 사쿠야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어서 와! 그러니까 야마나시였지? 저기 비어있는 자리에 가서 앉을래? 조금 있다가 연습 시작할테니까."

꽤 발랄한 목소리를 내는 그녀는 그렇게 지시를 하며 다른 2학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자세히 들으면 연습에 대해서 1:1로 하나씩 매칭해서 직접 가르치는 쪽으로 하자는 식의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아무튼 시간이 천천히 흘렀고 마침내 연습 시간이 시작되었다. 가볍게 서로의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런저런 인사 및 자기 소개가 이어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연습을 하기 위해서 다들 자리에서 일어섰고 2학년 선배 중 한 명. 그 중 남학생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남학생이지만 머리를 묶어 자신의 어깨가에 올려놓은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안녕! 그러니까 아까 소개를 하긴 했는데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아이자와 마사키라고 해. 그러니까 오늘은 선배진들이 1학년들에게 붙어서 1:1로 가르쳐주는 그런 느낌으로 생각 중이거든. 아. 물론 터치나 그런 건 하지 않으니까 안심하고! 자세만 눈으로 봐주는 정도가 될테니까. 일단 저기 가서 옷 좀 갈아입고 올래? 교복을 입고 쏘긴 조금 불편하니 말이야!"

이어 그는 근처에 있는 탈의실을 손으로 가리켰다. 옷을 갈아입은 후, 궁도장으로 나오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조금 있다가 보자는 말을 하며 남자용 탈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15 야마나시 사쿠야 (PqdsWt9L6Q)

2022-03-21 (모두 수고..) 23:44:30

이미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는 슬쩍 시계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약속 시간에 지각한 것은 아니었다. '유키무라 하나'라는 여성의 안내로 나는 적당한 자리에 앉아 나머지 부원들을 기다렸다. 유키무라씨, 처음에는 실력이 대단하다고 소문이 알음알음 나 있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물론 아무도 몰래 속으로만 고양이를 닮아 귀엽다고 생각했다. 다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지만.

1:1 코칭을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유키무라씨에게 코칭을 받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도 상관은 없었다. 그 뒤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자기소개는 언제나 그렇듯, '안녕하세요, 야마나시 사쿠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라는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물론 뒤에 따라오는 반응들도 익숙했기에 그냥 눈 웃음 정도로만 적당히 넘겼다.

'아이자와 마사키', 익숙해지기 위해 한 번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직속 선배가 될 모양이었다. 그의 손에 배겨있는 굳은살과, 상냥한 태도에 괜히 안심이 되었다. 알겠습니다, 라고 짧게 대답을 한 뒤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 가방 안에 넣고 온 우마노리하카마로 갈아 입었다. 이 옷으로 갈아 입을 때면 가슴이 조금 차분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꼼꼼히 옷매무새를 다듬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기 때문에, 서둘러 궁도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6 Story ◆voTG9Z21os (rUhAs81On.)

2022-03-21 (모두 수고..) 23:50:23

궁도장에 도착했으면 이미 연습을 시작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고 혹은 아직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수많은 라인 중 3번째 라인에 마사키가 서 있었고 이미 옷을 다 갈아입었는지 궁도복 차림으로 바뀌어있는 그는 자신의 묶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살며시 문지르듯 만졌다. 그러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자 그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기! 여기!"

유키무라는 물론이지만 그 역시 딱히 그녀의 성에 대해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물론 겉으로만 그러는 것이고 속으로는 어떨지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그 두 사람은 그녀에게 뭔가 특별한 대우를 하려고 한다거나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마사키는 근처에 있는 활을 사쿠야에게 내밀었다.

"이게 네가 쓰게 될 활이야. 우선 묻고 싶은데 양궁 경험은 있니?"

우선 그녀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 이어졌다. 만약 모른다면 자세부터 확실하게 가르쳐주겠다고 말을 했을 것이고, 안다고 했다면 저편에 있는 표적을 맞춰보라고 하며 그녀에게 화살 3개를 주었을 것이다.

17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00:03:29

문득 머리가 신경쓰여 손목에 있던 머리끈으로 대강 차분하게 머리를 묶었다. 어디에 서야할까, 잠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자 아이자와씨가 서서 자신을 부르는 것이 보였다. 네에, 하고 들릴지 모를 대답을 한 뒤 아이자와씨에게 뛰어 갔다. 아무래도 서스럼없이 편하게 대해주는 것이 나로써도 편했다. 이 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야마나시 가문을 모르는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건넨 활을 잡았다. 누군가 몇번 쓴적이 있는지 손으로 잡는 부분이 반질거렸다.

" 네, 중학교 때도 양궁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

그러자 선배는 나에게 화살 3개를 주었다. 나는 화살을 받아들고 활에 매고, 과녁을 노려 보았다. 현재 바람은 어떤지, 활의 줄이 당겨지는 강도는 어떤지 등등을 확인하고, 주어진 화살들을 쏘기 시작했다.

9점, 8점, 10점. 오랜만에 활시위를 잡아서인지 두 번째 화살이 조금 아쉬웠지만, 일단은 활을 내려놓고 아이자와 선배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며 그를 바라 보았다.

18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00:15:07

"오. 대단하네! 중학교때부터 엄청 열심히 했었나보네. 와."

활을 쏘기 전, 체크를 하는 모습도 그렇지만, 점수까지도 잘 나오는 것을 바라보며 마사키는 바로 옆에서 짝짝 박수를 쳤다. 이어 잠시 표적을 가만히 바라보다 어깨를 으쓱해보더니 그는 바로 옆에 세워둔 자신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활을 잡았다. 그리고 정말로 진지하게 자세를 잡았고, 그에 따라 그의 눈빛 역시 상당히 날카롭게 반짝였다. 그리고 그녀가 방금 쏜 표적 바로 옆의 표적을 향해 화살 3발을 쏘았다.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고 이내 그는 9점, 7점, 8점을 명중시켰다. 조금 아까운지 그는 괜히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그는 활을 손에서 놓았다.

"보다시피 2학년 중에서도 그렇게 잘 쏘거나 하는 이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 나도 이 정도고 말이야. 아. 물론 부장인 하나는 상당히 잘 쏘는 편이야. 걔는 9점 밑으로 나오는 일은 잘 없으니까.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걔가 가르치는게 나았을까? 하지만 그 애는 그 애 나름대로 다른 애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고!"

뒤이어 그는 저 편에서 남학생의 바로 옆에서 엄하게 자세부터 가르치고 있는 부장의 모습을 가리켰다. 이어 어깨를 살짝 으쓱하며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럼 지금부터는 자율 연습으로 가볼까? 이미 내가 가르친다라는 레벨을 넘어선 것 같으니 말이야. 얼마든지 자유롭게 쏘기도 하고, 쉬기도 하다가 연습이 끝날 쯤에 돌아가면 돼. 아. 하지만 다 끝나면 저녁 7시 30분 정도가 될 것 같긴 한데... 혹시 중간에 일이 있다거나 하면 말한 후에 돌아가도 되고!"

저녁 7시 30분. 그것은 명백히 저녁 7시 이후를 가리켰다.

19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00:24:27

칭찬을 받으면, 감사의 표시를 한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당연한 것이었기에 간단하게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하며 목례를 했다. 다음 번에는 선배가 쏠 모양이었다. 사쿠야는 아이자와를 잠자코 바라보았다. 점수는 9, 7, 8점. 확실히 바람이 격하게 불긴 했었지. 손으로 바람을 살짝 느껴보며 생각했다.

" 괜찮습니다, 아이자와씨께서 제 자세를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고 말이에요. "

그래도 언젠가 한 번 기회가 된다면, 하나씨와 한 번 겨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율 연습을 하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활을 챙겨 아이자와씨 옆에 섰다. 7시 30분, 집과 학교는 자전거를 타면 8분 정도 거리니, 충분할 것이다. 나는 다시 화살을 집고 목표를 조준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중학교 때보다 궁도장이 넓고 시설이 더 좋아서인지, 재미가 있었다. 그러니까, 7시가 지나가는 것을 까먹을 정도로.

데엥, 하고 복도의 시계가 울리는 소리가 들어서야 지금 시간이 7시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7시 괴담이 있었지. 다시금 떠올랐지만 눈 앞의 과녁이 더 중요했으므로 금새 머릿 속에서 지워버렸다.

20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00:33:06

"아하하!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운걸? 하지만 자세도 진짜 좋은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자면 1학년 중에선 가장 실력이 좋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 다른 애들을 보진 못했으니 평가는 여기까지만 할게!"

일단 그녀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사실이었는지 마사키는 엄지를 크게 올린 후에 싱긋 웃으면서 그녀를 향해 내밀었다. 그러다가 두 손을 아래로 내리며 그는 그 나름대로 활을 들고 자신에게 부여된 과녁을 쏘았다. 10점을 맞추는 횟수는 10번 중에 2~3번 정도. 확실히 에이스급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그는 정말로 이렇게 활을 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조금 진지하게 활을 쏘는 다른 2학년 선배진들과는 달리 그는 정말 여유롭게, 그렇게 무게감을 가지고 활을 쏘는 것은 또 아니었으니까. 허나 마냥 가벼운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연습이 쭉 이어졌고 저녁 7시가 되었다. 댕- 댕- 소리가 울려왔으나 적어도 그 괴담 같은 뭔가를 신경 쓰는 이는 없어보였다. 벌벌 떨거나 하는 이도 없었고, 아니. 정확히는 그 소문 자체를 신경 쓰는 이 자체가 없는 모양이었다.

허나 그 종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사쿠야의 머릿속으로 어떤 메시지가 울려왔다.

-다음은 너야.
-오늘은 너로 정했어.
-자. 와라.

어느 순간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궁도장이었다. 허나 그 모습은 분명히 이질적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분명히 바로 옆에서 활을 쏘고 있던 마사키도 보이지 않았으며 다른 학생들의 모습 역시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해보면 시간이 표시가 안 되어있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사각사각- 사각사각- 하는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21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00:43:31

옆의 아이자와씨는, 궁도부 활동을 진심으로 즐기는 듯 했다. 요즘 조금 느슨해져 있었는데, 그의 태도를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의욕을 가질만한 계기가 되어줄 선배를 만났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확실히 고등부는 다른건가~ 싶기도 했고 말이다.

'다음은 너야.'

순간 놀라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을 멈추었다.

' 오늘은 너로 정했어. '

잘 못 들었을까, 하고 넘기려던 생각을 하던 찰 나 뒤이어 다른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건 정말 현실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 자, 와라. '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궁도장에 아무도 없었다. 분명 연습은 7시 30분이었는데.. 다들 그 사이에 사라진 것은 아닐텐데. 하늘이 이상했다. 붉은 색. 불길한 색이었다. 핸드폰을 들고 부모님께 데리러 올 수 있냐는 연락을 해보려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아니, 시간조차 뜨지 않았다. 잠깐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사각사각' 소리가 들려왔다.

" 누구시죠? "

잔뜩 경계한채로, 활을 집어들었다. 평소에 이것을 '무기'로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아까의 불길한 말도 그렇고, 지금 상태에선 의지할 것이 이 활밖에 없었다.

22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00:50:31

사각사각 다가오는 소리는 절대로 인간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또각또각, 일반적으로 들려오는 발소리와는 정말로 거리가 먼 그 소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잠시 끊어졌다. 허나 그렇게 먼 장소는 절대로 아니었다. 궁도장에서 다시 본교 건물로 들어가는 복도가 있는 문 바로 너머에서 소리가 끊어졌고 주변엔 싸늘한 기운이 흘렀다.

뒤이어 문이 천천히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보이는 것은 상당히 거대한 크기의 검은색 거미 같은 무언가였다. 분명히 거미의 머리, 그리고 다리 8개가 달려있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등에는 마치 삐에로가 웃는 듯한 환하게 웃는 입술이 붙어있었다.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거미 같은 무언가는 명백하게 사쿠야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목소리가 더 들려오는 것은 아니었으나 누가 봐도 그 괴물은 사쿠야를 노리고 있었다. 마치 잡아먹으려는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려는지, 그 괴물은 얼굴 부위에서 거미줄 같은 것을 뿜어냈다. 물론 거리가 있었기에 피하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거리였다. 빠르게 움직인다면 녹아내린 문을 통해서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활로 화살을 쏴서 싸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물론 어떻게 하는지는 자유였으나 상당히 위험한 상황임에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만약 붙잡힌다면 저 괴물에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임은 분명했으니까.

23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00:57:53

사각사각. 인간의 발소리는 아니고, 벌레나 동물이라기엔 너무 커다란 느낌이었다. 문득, 다시금 그 괴담이 떠올랐다. 7시가 지나면... 그래, 7시. 그런게 실존할리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눈 앞에 벌어진 너무 비현실적인 상황들은 괴담 외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일단 학교를 빠져 나가야할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것'이 눈에 들어 왔다.

거미. 그냥 거미이면 좋을텐데. 앞에 '엄청나게 큰' 이란 수식어가 붙은 거미. 심지어 입술까지 등판에 붙어 있는 거미였다. 본능이 '도망쳐야한다'라는 말을 속삭이고 있었다. 머리를 빠르게 굴려야 했다.

이미 거미는 나를 노리고 있는 상태.. 활을 가지고 있지만 화살촉이 저것에 얼마나 큰 데미지를 줄지는 미지수였다. 빠르게 움직여야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고.

일단 나는, 거미의 다리 하나를 향해 활을 쏘았다. 당황하게 하고, 그 틈에 문을 통해 달릴 계획이었다.

24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01:11:27

그녀가 거미의 다리 하나를 향해 활을 쏘자 그 거미는 가볍게 점프해서 화살을 회피했다. 이 또한 일반적인 거미가 보이는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허나 덩치가 큰 만큼 점프한 높이 역시 절대로 짧은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의도한대로 문을 향해 달려서 복도로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그 너머 또한 전혀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천장에 붙어있는 것은 보기만 해도 진득해보이는 거미줄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거미줄 사이사이엔 사람들이 붙어있었다. 교직원으로 보이는 이도 있고,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도 있었다. 딱히 잡아먹힌 것은 아닌지 팔이나 다리, 몸이 뜯겨진 것은 아니었고 잘 보면 숨도 쉬고 있었으니 목숨을 잃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허나 온 몸이 거미줄에 붙어있어 천장에 붙어있었지만 떨어질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이쪽에서 내리려고 해도 절대 손이 닿을 높이는 아니었다.

확실한건 계속해서 사각사각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이었다. 땅에 착지한 거미가 이내 복도를 향해 들어왔고 사쿠야를 바라보며 정말로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열 걸음 정도 앞 쪽에 완전히 본교 건물로 향하는 문이 있었다. 이제 와서 다시 궁도장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늦은 상태였다. 거미에게 잡아먹히고 싶은 게 아니라면.

-도와줘.
-살려주세요.

천장에 붙어있는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것일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려오고 있었다.

/일단 나는 슬슬 자러 가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이 이상 뭔가를 더 잇진 않을 것 같아! 일단 이런 느낌으로 스토리 부분은 최대한 자율을 보장하고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서 그 결과도 달라지는 방향이 될 것 같아! 마음에 들진 모르겠네!
덧붙여서 시트는 아무래도 페르소나를 같이 사용하는 동료인 마사키만 썼지만 부장인 유키무라 하나도 인연 쌓기가 가능해서 일상 돌리기가 가능해질거야! 이런 식으로 스토리나 혹은 일상에서 또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이와 또 인연이 쌓기가 가능해지고 그런 느낌이 될 것 같네!

25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01:13:23

수고했어! 나도 이 다음은 오후에 천천히 올려볼께! 난 지금 마음에 들어 :3 1대1 진행의 매력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 내가 잘 돌렸지는 잘 모르겠지만..ㅋㅋㅋㅋ 잘 자!

26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01:18:41

ㅋㅋㅋㅋㅋ 바로 자진 않을거야! 아무튼 마음에 든다고 하니 다행이야! 그리고 충분히 잘 돌리고 있다고 생각해! 스토리를 재밌게 즐기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거 아니겠어?
아무튼 페르소나 시리즈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닌 것 같았으니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저런 거미 같은 괴물들을 '쉐도우'라고 부르고 있어. 쉐도우는 시리즈마다 다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그게 뭔지 정확하게 알 건 없고 그냥 쓰러뜨려야 할 적 = 쉐도우 정도라는 것만 알면 될 것 같아!

27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01:20:06

앗 그렇구나ㅋㅋㅋ 그렇다면 미리 인사 해뒀다고 생각하자구~ 설정은 잘 기억해볼께

28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01:22:25

어차피 원작과는 전혀 다른 설정 투성이니까 꼭 기억해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냥 쉐도우가 쓰러뜨려야 할 적이라는 것만 알면 되는 거니까!
아무튼 우선 지금은 주인공인 사쿠야만 빠르게 각성을 하는 쪽으로 가볼 생각이야. 마사키는 나중에 합류하는 것으로! 차후 사쿠야가 어떤 인연을 쌓고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갈지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걸?

29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01:34:02

그러게, 마사키도 하나도 다들 의지할만한 선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야

30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01:38:29

그렇게 보인다면 다행이야! 하지만 만나는 사람 중에선 어쩌면 조금 덜렁이가 있을 수도 있고 쿨한 애가 있을 수도 있고 원칙주의자가 있을 수도 있고! 아무튼 이제는 정말로 자러 가볼게! 잘 자! 사쿠야주!

31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01:39:39

그래 나도 자야겠다 잘자~

32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13:21:55

확실히 크기도 그렇지만, 내가 화살을 빗맞춘 것도 아닌데 저 정도로 높은 높이의 점프로 피해버리는 거미라니, 눈 앞의 사실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감상에 젖어있을 때는 아니었기에, 힘이 풀리려고 하는 다리를 재촉해 급히 복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복도 밖은 더한 광경들로 가득 차 있었다.

" ....? "

거미줄, 까지는 그렇다쳐도(이것도 평소라면 믿지 않을 광경이지만..) 거미줄 안의 '먹이'는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었다. 몇몇은 우리 학교 교복으로 보이는듯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7시의 괴담.. 머리가 빠르게 지금의 상황과 괴담을 연관짓고 있었다.

도망쳐야 해. 쿵쿵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미가 보였다. 코앞이 탈출구였다. 하지만..

'도와줘.'
'살려주세요.'

누군가의 애탄 목소리에,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을 두고 갈 수 없어... 나는 활을 겨누어, 다시 한 번 거미의 눈을 향해 쏘았다. 이번에는 천장이 낮은 편이니 거미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33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19:01:06

도망치지 않고 자신을 마주하는 그녀의 모습에 거미 모양의 괴생명체는 살짝 당황한 듯 보였다. 당연히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활을 겨누고 있으니 자신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이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였다. 등에 붙어있는 입술에서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고요하게 들려왔고 거미는 사쿠야를 향해 빠르게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돌진하듯 다가왔다.

화살이 발사되어 눈에 명중하긴 했으나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마치 단단한 뭔가에 충돌한 것처럼 화살은 힘없이 떨어져버렸고 거미의 거대한 몸체에 짓눌려 그야말로 박살났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 속에서 더욱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려왔다. 허나 더 무슨 생각을 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듯이, 거미는 머리에서 거미줄을 내뿜었다.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온 몸을 붙잡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어쩌면 주변의 시간이 모두 멈춘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렇다고 몸이 움직여지는 것 또한 아니었다.

-어째서 도망치지 않는 것인가?
-맞붙어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스스로도 짐작하지 않는가?
-아니면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는가?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 자기 자신의 목소리지만 자기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대답해라. 어째서 도망치지 않는 것인가? 목숨이 아까운 만용을 벌이고 싶었는가?

34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20:27:14

" 허...! "

화살이 맞긴 맞지만 순식간에 튕겨 나오는 것을 본 나는 극심한 무력감에 휩싸였다. 아까 내가 공격의지를 가진 것을 보고 멈칫한 것으로 보아... 저 괴물은 높은 지능을 가진 것 같은데 대체 뭐지?

어떻게 죽여야 하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내 자신이 먼저 대답하여야 하는 것은 ' 어떻게 살아남지?' 였다. 거미줄이 날아오는 것이 보이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 ...? "

이대로 끝일줄로만 알았는데. 무언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실눈을 떠보니.. 시간이 멈춘듯한 기분이 보였다. 문제라면 내 몸조차도 멈춘 것이겠지만.

문득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목소리 같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좀 더, 다른 말투와 이질적인...

" 왜냐하면... 그 사람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하고 말았다.

35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20:38:24


그녀의 말에 더 들여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허나 아마 그녀는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뭔가가 있다는 것을, 보이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것을. 그럼 그건 어디에 있을까? 적어도 시선이 닿는 곳엔 없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은 순간 속에서 잠시 끊어졌던 목소리는 조용히 울려왔다. 귀가 아니라 머리, 아니. 가슴 속에서.

-이 세상에 뿌려진 저주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도망치지 않고 맞설 용기가 있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은 너무나 날카롭고 힘든 가시밭길.


멈췄던 시간은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거미줄은 그녀의 몸에 닿으려고 했고 움직임을 봉쇄하듯 끈적하게 달라붙었을 것이고 거미의 등가에 붙어있는 입술은 호를 그리며 먹잇감을 끝까지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도망치지 않고 저들을 구하겠다면 내 이름을 외쳐라.
-나는 그대. 그대는 나. 진정한 나일지니.

목소리는 요구하고 있었다. 자신을 부를 것을.
목소리는 요구하고 있었다. 그녀가 방금 말한대로 맞서려는 용기를.


/간단하게 각성씬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페르소나의 이름을 외치고.. 어떻게 소환할지는 자유롭게 묘사해도 괜찮아! 가자! 사쿠야 각성씬!

36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21:10:10

문득, 목소리가 내 자신의 마음 속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세상의 저주? 용기? 무엇을 얘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내가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느껴졌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눈 앞의 거미가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도망치지 않고 저들을 구하겠다면 내 이름을 외쳐라.'

" 아...."

'나는 그대. 그대는 나. 진정한 나일지니.'

" 아르테미스! "

힘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의 그림자에서부터, 그것, 아니 또다른 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두운 밤 공기에 휩싸인채, 이번에는 적에게 커다란 데미지를 줄 수 있을 활을 거미에게 겨눈 채. 거대하고 날카로운 사슴의 뿔이 거미를 향해 똑바로 섰다. 확신이 없는 용기는 '무모함'이지만, 지금의 나는 확신이 있었다.

/(*≧∀≦*)

37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21:20:34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그것은 명백하게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페르소나 아르테미스. 그것은 그녀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그녀의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또 다른 자신이었다. 지금부터 그 움직임은 모두 사쿠야의 제어에 있었으니,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냐에 따라서 움직이는 자신의 분신이요, 지금 이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무기였다.

한편 거미 모양의 괴생명체는 괴성을 지르면서 뒤로 물러섰다. 내뱉었던 거미줄은 페르소나가 소환되며 녹아내려 사라져버렸고 거미는 좀처럼 다가오질 못하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마치 상당히 무서운 것을 마주했다는 것처럼. 허나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이 거미는 빠르게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섰고 그대로 사쿠야를 덮치듯 낙하했다.

만약 그대로 있었으면 거미의 다리에 잡힐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만큼 그 거미의 움직임은 상당히 정확하고 먹이를 먹기 위한 집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쩌면 천장에 달라붙어있는 저 수많은 인간들을 덮친 것처럼.

/공격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어디를 어떻게 공격하는지를 쓰면 내가 그것에 대한 판정을 보낼거야! 다이스는 쓰지 않는다! 마음껏 행동하고 판단해서 공략해봐! 이건 튜토리얼이니 사실상 한 번에 끝나겠지만!

38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21:35:37

아르테미스. 마음속으로 또다른 나의 이름을 읖조려 보았다. 나는 잠깐 미묘한 심정으로 아르테미스를 바라보았다. 사슴의 뿔, 활, 기다란 흑색 머리. 그것은 나를 믿으라고 말하는듯이, 우뚝 내 뒤에 서 있었다.

" 저것을 잡고, 사람들을 구해야 해. "

끔찍한 소리를 내뱉으며 뒷걸음치는 괴물을 손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페르소나에게 말하는 것이기도, 결의를 스스로 다지는 것이기도 했다.
천장에 올라서는 괴물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여전히 두렵지는 않았다. 곧, 떨어질테지. 너는. 그렇게 수많은 이들을 공격해 왔고.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민첩하게 옆으로 피했다. 괴물이 떨어진 곳의 바닥에 금이 가 있었다. 최대한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나는 아르테미스에게 공격을 지시했다. 잊지 못할 한 방을, 선사해주라고.

은색 활의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지고, 곧이어 화살은 날아갔다.

/해치웟나?!

39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21:48:35

아르테미스를 소환한 덕일까. 사쿠야는 가볍게 공격을 회피할 수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의 움직임보다 조금 더 빠른 그 움직임 때문인지 거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힘껏 내려찍은 탓인지 바닥에는 금이 가 있었고 다리가 끼여있었기에 거미는 빠르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아르테미스가 당기는 활에서 발사된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화살은 말 그대로 거미의 몸을 관통했고 거미는 그 의미를 도저히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힘껏 고통스러워했다.

".....!!!!!!!!!!!!"

그 와중에도 움직여보려고 다리에 힘을 주지만 관통된 몸 속에서 검은색 연기가 분출했고 점점 그 형태가 작아지다 결국 사라졌다. 마치 저 검은색 연기가 뭉쳐 거미 형태로 모여있었던 것처럼. 주변에 풍기던 싸늘한 분위기는 어느 순간 사라졌고 천장에 붙어있던 거미줄이 사르륵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거기에 붙어있던 사람들은 정말로 천천히,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확인해보면 그저 정신을 잃었을 뿐, 다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저 거미줄은 여기만이 아니라 본교 건물에도 있었을지도 모르나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사라졌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것이 이 세계의 저주의 결정체. 쉐도우.
-이 땅에 뿌려진 저주인 쉐도우는 이 세계를 잠식하고 있다. 그 저주에 맞서지 못하면, 막아내지 못하면 이 세상은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내 힘이 필요하면 저주가 들이닥친 그 땅에서 나의 이름을 불러라. 나여.

목소리가 점점 사라졌고 주변이 천천히 흔들리며 시야가 흐릿하게 바뀌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보이는 건 궁도장이었다. 저녁 7시를 가리키는 종소리가 들려왔고 하늘은 자신이 알던 원래의 풍경으로 돌아왔고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열심히 활을 쏘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방금 전까진 없던 마사키도 그 자리에 있었고, 사쿠야가 서 있는 곳도 자신이 활을 쏘고 있던 바로 그 곳이었다.

/해치웠다!! 튜토리얼 보스&각성편 끝!

40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22:01:27

아까까지만 해도 나를 향해 살기를 내뿜던 거미는, 그렇게 허무하게, 연기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이 고치에서 풀려나고 있었다. 내가 여기에 남았던 목적이 성공한 것이었다. 조금 긴장이 풀렸는지 하아, 하고 겨우 숨을 몰아 쉬었다.

" 쉐도우... "

아까 아르테미스가 말했던, '저주'라는 단어들을 기억했다. 내가 앞으로도 맞서 싸워야 할 것들이 저런 것, 혹은 더 기괴한 것들이란 것이겠지.

" 고마워, 아르테미스. "

흐릿해져가는 시야 속에서도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넸다.
다시 눈을 뜨니 양궁부는 여전히 연습 중이었다.
그 뒤로는 평소처럼, 7시 30분까지 계속되는 연습에 양궁부원의 도리를 다하며 열심히 참여했다. 머리속은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말이다.

/튜토 끝! 수고했어! 첫 전투부터 흥미진진했는데 다음 전투도 기대되네👍👍👍

41 Story ◆voTG9Z21os (hVp6H0HYhY)

2022-03-22 (FIRE!) 22:10:04

"응? 아! 그래? 깨어났어?!"

"왜 그래? 하나?"

연습이 이어지는 와중 하나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방금 전까지 상당히 엄격하게 활을 가르치고 있던 그녀였으나 그 표정이 갑자기 확 풀린 모습이 보이자 마사키는 궁금증을 가졌는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어 하나는 마사키와 잠시 어떤 이야기를 나눴다. 뒤이어 마사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은 후에 알았다고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이어 하나는 먼저 가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정말로 빠르게 궁도장 밖으로 나섰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하나가 나간 방향을 바라보던 1학년들의 모습도 아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어 마사키는 박수를 짝짝치며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부장인 하나는 지금 병원에 입원했던 동생이 깨어났다고 해서 말이야. 걔의 동생이 얼마전부터 의식불명이었거든. 그런데 지금 막 깨어났다고 했으니까 좀 봐주기. 알았지? 아무튼 너무 주변에 알리진 말고! 자. 그럼 연습 조금만 더 했다가 가도록 하자!"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존재. 그것이 우연일지 아닐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사쿠야는 자신의 몸에 있는 아르테미스의 기운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방금 전 그것은 꿈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녀의 자유였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뭔가가 분명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길은 절대로 쉬운 길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방해를 한 모양인데."
"뭐, 좋아. 어차피 저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싹트기 시작한 저주는 사람에게 스며들고 그 사람을 기반으로 저주는 더욱 커져갈테니까."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이 저주는."

/이렇게 첫 스토리를 마무리지을게!! 사쿠야주도 첫 진행 수고했어!!

42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22:11:49

수고했어~ 다른 친구들의 각성도 기대되네

43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22:19:35

다른 친구들이라고 해도 일단 각성하는 것은 마사키 정도니까! 사실 그쪽도 조사 쪽에 치중되어있으니 아마 전투를 주로 하는 것은 쭉 사쿠야가 될 것 같아. 그래도 마사키가 합류하면 아마 여러모로 정보나 그런 것은 많이 제공해줄거야! 아무래도 보스전을 1:1로 해야만 하니 백업과 정보전이라도 확실하게 있어야할테고!

아무튼 이런 느낌으로 진행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튜토리얼이었어! 일단 바로바로 다음 스토리로 이어가는 것은 아니고 그 사이의 쉬어가는 느낌으로 만나고 싶은 캐릭터가 있으면 얼마든지 선택해줘! 지금 단계에서는 하나와 마사키. 둘 정도가 되겠네!

44 야마나시 사쿠야 (Z3nsO2gI6g)

2022-03-22 (FIRE!) 22:47:35

흠흠 일단은 직속선배인 마사키와 대화해보고 싶네!

45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22:54:22

오케이! 알겠어!! 그럼 마사키와의 일상을 돌려보자! 가볍게 양궁부 부실에서 만나는 것으로 하면 될까?

46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23:07:48

그래그래 선레를 부탁해도 될까?

47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23:09:19

알았어! 그럼 천천히 써올게! 잇는 것은 천천히 여유롭게 해도 괜찮아!

48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23:11:38

알겠어~ 둘 다 여유롭게 재밌는 일상 돌려보자

49 마사키 - 사쿠야 (hVp6H0HYhY)

2022-03-22 (FIRE!) 23:13:09

약 이틀의 시간이 흘렀다. 의식불명이었던 학생들이 다시 깨어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고 정말 가벼운 학교괴담 정도로의 이야기 정도로 사라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일상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딱히 활동이 잡혀있지 않은 날이었지만 그래도 자율 연습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시간대였다. 마사키는 부실 안에 앉아 핸드폰을 바라보며 친구들과 열심히 라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핸드폰을 반사적으로 내려놓았다. 딱히 숨긴다기보다는 누군가가 왔으니 맞이해주려는 것인양 그는 바로 문 쪽을 바라보면서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야마나시! 오늘은 무슨 일이야? 자유 연습하러 왔어? 아니면 부실에서 쉬러 왔어? 어느 쪽이건 환영이야!"

물론 마사키는 딱히 오늘은 연습을 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2학년 중에서도 그렇게 진지하게 연습에 임한다기보다는 정말로 가볍게 하는 분위기였던만큼 하루종일 연습을 하는 스타일과는 다른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앉을거면 그냥 편한 자리에 앉아줘. 우리 동아리는 학년이 높다고 더 좋은 자리에 앉고, 낮다고 막 서 있게 하거나 안 좋은 자리에 앉게 하거나 그런 것은 없거든. 원래는 있긴 했지만 하나가 그런 폐습은 없어져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다 없애버렸어. 1년만에."

50 사쿠야 - 마사키 (Z3nsO2gI6g)

2022-03-22 (FIRE!) 23:28:54

어쩌면 꿈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 경험 이후로 기적처럼 의식불명의 사람들이 깨어났다는 소식들은 그게 사실이었다는 믿음을 주었다. 사실,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을 다시 불러 '또 다른 나'를 호출해 확인해보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다른 이들이 그 존재를 보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곤란했기에 미뤄두고 있었다.

어쨌든 일상은 흘러갔다. 또 다시 '저주'에 버금가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평화롭기까지 했으니. 나는 평소처럼 야마나시가의 여식이자, 반의 학생, 그리고 양도부원으로 성실하게 행동하며 하루를 보냈다.

문을 열자, 아이자와씨가 보였다. 정기 연습이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 네에, 자유 연습을. "

사실... 정기 연습이 없는 날에는 바로 집으로 향했지만 오늘 온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 때같이 다른 공간으로 간 듯한 그 경험이 '양궁장에서 양궁 연습을 하면 발생한다'라는 조건에서 발생하는지, 시험해보기 위함이었다. 원래면 바로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아이자와씨에게는 궁금한 점이 있었다.

" 그렇다면, 잠시. 앉아있다 가도록 하겠습니다. "

꼿꼿하게 등을 편 자세로 앉았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7시의 종이 치던 때에, 혹시 나에게 이상한 점이 있지 않았는지에 대하여.

51 마사키 - 사쿠야 (hVp6H0HYhY)

2022-03-22 (FIRE!) 23:37:14

"내가 붙잡은 건 아니지? 신경 안 쓰고 자유 연습을 해도 상관없는데 말이야! 물론 난 오늘은 딱히 연습을 할 예정은 없어서 같이 가진 않겠지만!"

등을 편 자세로 앉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사키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저거 꽤 불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던 그는 릴렉스해도 된 다는 듯 두 손으로 릴렉스 제스쳐를 취하면서 미소지었다.

"그렇게 꼿꼿하게 앉지 않아도 괜찮아. 1학년이라고 그렇게 딱딱하게 해야만 한다는 분위기는 아니니 말이야. 편하게 앉아. 편하게. 아. 맞아. 기왕 왔으니까..."

뒤이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부실 저 편에 있는 미니 냉장고로 향했다. 그리고 그 냉장고 문을 열면서 그 안의 음료를 확인했다. 오렌지 주스, 포도 주스, 콜라와 사이다 각각 하나씩. 그리고 평범한 물. 그렇게 다섯 종류가 들어있었고 그 중 뭘 꺼내면 좋을지 고민하던 그는 고개만 살짝 돌려 사쿠야를 향해 질문했다.

"냉장고에 오렌지 주스와 포도 주스, 콜라와 사이다. 그리고 물이 있긴 한데 뭐 마시고 싶어? 나도 한 잔 마시는 김에 꺼내볼까 하는데."

물론 마시고 싶지 않으면 거절해도 괜찮아!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52 사쿠야주 (Z3nsO2gI6g)

2022-03-22 (FIRE!) 23:42:56

급하게 할 일이 생겨서 내일 이을께! 좋은 밤 되길!

53 마사키주 (hVp6H0HYhY)

2022-03-22 (FIRE!) 23:43:27

답레는 언제든지 편할 때 이어도 괜찮아! 그러기 위한 1:1인걸! 아무튼 좋은 밤 되길 바라!

54 사쿠야 - 마사키 (YX.Zb5A1JY)

2022-03-23 (水) 13:20:34

" 아뇨, 잠깐이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어쩌면 아이자와씨는, '양궁'보다 '양궁부'라는 집단에 애정을 더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습이 없는 날에, 개인 연습을 하지 않으면서도 이 부실에 와 있는 것을 보니.

" 아, 그. 습관 같은 것이라. "

보통 그냥 다들 역시 사쿠야는 아가씨네~하고 넘어가던 부분이라, '습관'이라는 말은 확실히 내가 내뱉으면서도 조금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자와씨가 일어나 미니 냉장고로 향하는걸 보면 깊은 신경을 쓰시는 것 같지는 않지만...

" 그렇다면.. 저는 오렌지 주스로 부탁합니다. "

확실히 동아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교라고 들었는데, 미니 냉장고까지 배치해준 것을 보면 정말 그런듯했다. 같이 음료를 마시며 그 틈에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면 될 것 같다.

55 마사키 - 사쿠야 (Gi43vgqGAw)

2022-03-23 (水) 19:16:34

"그래? 고생이 많네. 그럼 더 말은 안하겠지만 혹시나 그거 있잖아. 그거? 주변 눈치 보는 거라면 진짜로 괜찮으니까! 딱히 난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편이기도 하고. 아. 혹시 무례하구나! 그런 느낌으로 보이려나?"

마사키 역시 그녀의 성에 대해서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허나 자신은 굳이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겠다는 듯 이야기하는 것이 어쩌면 그런 것에 얽매이는 성격과는 거리가 멀어보일지도 모른다. 혹은 다른 목적이나 생각이 있다던가. 그것이 뭔지는 굳이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는 듯, 그는 그 관련으로 더 이상 말을 꺼내진 않았다.

아무튼 오렌지 주스를 부탁한다는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처에 있는 종이컵에 오렌지 주스를 가득 따랐고 다른 종이컵에도 역시 오렌지 주스를 따랐다. 그 역시 오렌지 주스를 먹을 생각인 모양이었다. 이내 오렌지 주스를 다시 냉장고에 집어넣고 문을 닫은 후, 그는 주스가 가득 들어있는 컵 두 개 중 하나를 가지고 왔고 그녀의 자리 앞 쪽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보니 너는 취미파니? 아니면 대회를 준비하고자 하는 파니? 그에 따라서 아마 하나도 방침을 다르게 할 것 같거든. 나처럼 취미로 즐기는 이도 있지만 하나처럼 정말 진지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그러니까 걔는 국가대표를 노리고 있거든. 그런 애들도 있고. 그래서 약간 방침이 두 개로 나뉘어져있어. 취미로 즐기려고 하는 이들에게 너무 빡세게 하게 하기는 그렇고, 진지하게 하려는 이들에게 그냥 가볍게 시키는 것도 애매하잖아?"

적어도 자신은 전자. 즉 그냥 취미로 즐기는 정도라는 것을 확실하게 하며 그는 종이컵에 담긴 주스를 홀짝였다.

56 사쿠야 - 마사키 (YX.Zb5A1JY)

2022-03-23 (水) 20:26:21

" 아뇨, 아닙니다. 아이자와 선배께서 배려해주시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단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

그래도 아까전의 팽팽한 긴장이 돌았던 어깨보다 조금 풀어진듯한 기분이었다. 확실히, 대화할 때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재능이 아니라 배려와 노력의 영역일지도 모르겠지만.

" 감사합니다. "

아이자와씨에게로부터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는 종이컵을 받아들며 고개를 한 번 숙였다. 막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 그런지 시원했다.

" 저는... 분명,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취미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끔씩 작은 대회를 나가면 나갈수록 점점 '이기고 싶다' 라는 욕심이 커져 가더라고요. "

종이컵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직속 선배니, 양궁에 대한 부분에서는 솔직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되었다. 어쩌면 양궁이라는 분야에서 나의 약점이라도 봐도 될만한 부분이겠지. 내가 스스로 '자존심'이나 '승부욕'이란 감정을 완전히 죽이지 못했다는 증거기도 했다.

57 마사키 - 사쿠야 (Gi43vgqGAw)

2022-03-23 (水) 20:39:34

"그럼 다행이고!"

상대가 괜찮다고 하니 굳이 더 말을 할 것 없다는 듯 마사키는 더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컵에 담겨있는 오렌지 주스를 가볍게 홀짝이며 지금이 분위기를 즐길 뿐이었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기운은 그야말로 목을 식히기 딱 좋았다. 물론 지금은 봄이라서 그렇게 덥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이 아니라면 시원한 음료는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기호품 중 하나였다.

아무튼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이 들려오자 마사키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녀의 말은 그로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대회에 나가면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커져간다. 딱히 그런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마사키는 태연하게 아무렴 어떻냐는 듯이 이야기했다.

"뭐 어때. 취미라고 해도 이기고 싶을 수도 있는 거지. 나도 이렇지면 작게 내기를 하거나 대회에 우연히 참가하게 되면 괜히 이기고 싶어서 진짜 집중하는걸. 그게 나쁜 것도 아니잖아. 그러다가 그 대회의 호승심이 커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대회의 길에 뛰어드는 것이기도 하고. 아. 참고로 그쪽은 하나에게 부탁해줘. 나도 이것저것 조언할 순 있지만 역시 부장의 도움이 가장 클 거라고 생각하거든."

정말로 가볍게 이야기하며 반쯤 남아있는 오렌지주스를 모두 입 안으로 집어넣은 후, 마사키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그래도 1학년 중에서는 가장 잘하는 수준이지 않아? 아직 활도 제대로 못 드는 아이도 있는걸. 활이라는 것이 은근히 무게도 있고 힘도 필요하잖아? 보통 입부하고 1주일 내에 나가는 이도 많아. 손이 아프다고 말이야. 너는 그럴 것 같진 않고... 차기 에이스가 탄생하려나. 1학년 중에서 말이야."

58 사쿠야 - 마사키 (YX.Zb5A1JY)

2022-03-23 (水) 22:03:21

" 나쁜 것은 아니다...라. "

아이자와씨가 한 말도 일리가 있었다. '자존심'이나 '승부욕'을 평정심에 해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 것을 좋은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도 있을 터. 나는 찻잔을 잡는 자세로 종이컵을 쥐며 다도를 하듯이 한 모금을 축였다. 어쨌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나씨에게 코칭을 부탁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 같았다.

" 칭찬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부응하는 부원이 되도록 열심히 정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컵을 책상 위에 잠시 내려놓고 입을 가리고 부끄러운듯한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였다. 중학교 때의 양궁부는, 실력보단 '친목' 위주로 굴러가는 느낌이라, 중간중간 양궁을 때려치고 나가는 부원이 꽤 있던 것을 보았으니. 그러나 이 곳은, 하나 씨가 중심을 잡고 취미로 하는 사람과 진지하게 하는 사람 모두 연습에 열심히 참여해 나가는 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 아, ..그러고보니 "

슬슬 말을 꺼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문을 열었다.

" 어제 7시 즈음에.. 제가 잠깐 머리가 어지러워, 잠깐 멍했었는데 티가 많이 났을까요? 그 순간의 기억이 흐릿해서... 괜히 연습의 물을 흐리지 않았을까 걱정이 됩니다. "

이 정도면 되겠지.

59 마사키 - 사쿠야 (Gi43vgqGAw)

2022-03-23 (水) 22:11:29

"부장인 하나가 들으면 엄청 좋아하겠는걸? 나로서는 열심히 해라! 정도의 말밖에는 못하겠지만 말이야. 다음에 이야기 정도는 해줄게!"

그 정도는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듯이 그는 괜히 주머니에 있는 자신의 핸드폰을 살며시 만졌지만 굳이 그것을 꺼내서 전화를 걸거나 라인을 보내거나 하진 않았다. 어차피 오늘 올테니까 그때 이야기하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물론 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나중에 자신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될 일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기도 했기에.

한편 이어지는 그녀의 물음에 마사키는 응? 하는 표정을 지으며 사쿠야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을 했으나 딱히 짚이는 것은 없는지 그는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전혀? 어지러워서 멍했었는데 그 정도 실력을 보인거야? 너. 천재야?"

적어도 마사키의 눈에는 전혀 이상한 것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말 그대로 계속해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는 그녀의 모습만이 확실하게 기억이 된 듯, 그는 이내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껄껄 웃어보였다.

"되게 열심히 하는구나. 야마나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말하기 전까지 전혀 눈치도 못 채고 있었거든. 진짜 우리 동아리에 제대로 인재가 들어왔네. 들어왔어."

비록 취미로 하는 이라고는 하나, 그럼에도 동아리에 엄청난 이가 들어왔다는 것은 기뻤는지 그는 정말로 순수하게 박수를 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혹여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걱정된다면 걱정하지 마. 적어도 여기서는 네가 편하게 활을 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테니 말이야."

60 사쿠야 - 마사키 (YX.Zb5A1JY)

2022-03-23 (水) 22:48:35

부장은 어쩌면 자기의 뒤를 맡아 열심히 활동해줄 차기 부장감을 찾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네. 잠깐 핸드폰을 찾는 아이지와씨에게 시선을 뺏겼지만, 다시 내 무릎 쪽으로 눈을 돌렸다.

" 네? 아... 정말 잠깐이어서... "

조금 당황한탓에 손사래를 치며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어쨌든, 가까이 있었던 그조차도 몰랐던 것이면, 자신은 정말 짧은 순간 동안 이상한 꿈을 꿨거나, 진짜 순간 다른 세계로 정신이 갔다 온 것이거나.

"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지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준것 같으므로 나쁜 것은 아닌듯했다. 적당히 대답을 하며 나머지 모금을 마셨다.

" 아... 감사합니다. 확실히 그 부분에서는, 이 동아리가 저에게 편한 곳이 되어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으니깐요. "

완전히 빈 말은 아니었다. 동등한 부원으로 대우받는 느낌을 계속 받았으니깐.

61 마사키 - 사쿠야 (Gi43vgqGAw)

2022-03-23 (水) 23:17:02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 쪽에서도 감사하지. 그러니까 집안의 이름을 빌려서 뭔가 갑질이라던가 그런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야."

뭔가 그런 뉴스 가끔 보이잖아? 그렇게 말을 하면서 그는 괜히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를 냈다. 적어도 자신의 성을 이용해서 뭔가 특별대우를 바라거나 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 그에게 있어선 정말로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마사키에게 있어선. 어쩌면 굳이 복잡하게 이것저것을 따지는 것보다는 이렇게 대등한 것을 좋아하는 것이 그의 성격일지도 모르지만.

"아. 맞아. 이건 슬슬 애들에게 알려주려고 한 건데 말이야. 이거 부장의 전화번호거든? 내 번호보다는 하나가 연습에는 더 도움이 될테니까 알려줄게!"

이어 그는 근처 테이블로 간 후에, 거기에 있는 연락망을 집어들고 와서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 거기엔 부장인 하나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전화번호가 담겨있었다. 말 그대로 비상연락망 같은 것이었기에 딱히 누군가가 봐도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물론 마사키의 번호도 일단은 거기에 있었다.

"그러면 내가 너무 붙잡은 것 같은데... 연습하러 가게 풀어주면 될까? 연습할거면 힘내고! 일단 여기에 있을테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줘!"

이어 그는 사쿠야를 바라보며 정말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더 붙잡지 않을테니 연습을 할거면 하러 가도 된다는 듯이.

62 사쿠야 - 마사키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02:51:09

" 그런 일은 절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주변 사람들을 항상 살필 것. 그것이 야마나시 가문의 원칙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을 주고 결의에 찬 말투로 말하고 말았다. 그런 짓을 할 인간이라는 여지조차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아, 감사합니다. 저장하도록 하겠습니다. "

나는 선배가 건넨 연락망을 받아들고 주장부터 차근차근 저장해나가기 시작했다. 나중에, 슬럼프가 찾아오면 개인적으로 연락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아이자와씨의 번호. 아무래도 이 동아리에서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친숙해서였다. 그리고나서 나머지 선배들을 저장했다.

" 그럼 저는... 이만 연습을 하러 가보겠습니다. "

나는 궁도복이 든 가방을 챙겨 탈의실로 걸어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활을 쏘는 것은 오랜만이었기에, 좀 더 집중하기 좋을 것이다.

63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18:20:49

뭔가 상황적으로 막레가 나왔구나! 저것을 막레로 받으면 될 것 같네! 스토리를 제외하고서 첫번째 일상 수고했어!! 사쿠야주!

64 마사키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18:49:06

응응 수고했어 뭔가 더 이어보고 싶었는데 내 역량부족인 것 같기도 하고 ㅇ<-< 아무튼 수고했어!

65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19:39:31

역량부족이 전혀 아닌걸! 원래 일상이라는 것이 가벼운 것도 있고 깊은 것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어? 애초에 사실상 첫 일상 같은건데 그렇게 깊게 가기는 힘들테고 말이야!

66 마사키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1:56:34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ㅋㅋㅋ 점점 이야기가 쌓여나가면서 관계들도 깊어지는게 기대되네

67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00:58

아앗. ㅋㅋㅋㅋㅋ 나 이제야 나메 확인했어!! 왜 내 나메가 쓰여있지? 했었는데! 하다보면 실수도 나오고 그러는 법이지! 아무튼 점점 이렇게 관계도 쌓여가고 이런저런 인연도 생기고 그러겠지만 역시 그것도 사쿠야 나름이니까! 그래도 일단 마사키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사쿠야 편일거야! 어쨌든 아직은 각성을 안했지만 각성을 하게 되면 유일하게 같이 전투에 참여할 애기도 하니까.

68 사쿠야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02:44

엥?? 나 왜 마사키주로 되어있지ㅋㅋㅋㅋ? 친 기억이 없는데... 어제 잠결에 뭔가 실수를 했나 ㅇ<-<... 부끄럽구만
마사키 선배가 있어서 스토리 진행할 때 든든해지겠네

69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09:12

나도 가끔 그런 실수하고는 해! 하다보면 그럴 때가 많더라! 아무튼 그러하고 해도 마사키가 전면적으로 막 때리거나 그런 것은 아니니까! 그런 것은 역시 주인공인 사쿠야가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또 바로 전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약간의 스토리 진행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평화로운 일상을 하나 더 돌릴 수도 있긴 한데 무엇을 택하겠는가. 사쿠야주!

70 사쿠야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13:38

흐음.. 둘 다 고민되네.. 이럴땐 다갓에게 맡겨버리자(?) 일단 일상을 돌린다면 하나씨와 돌려보고 싶어

.dice 1 2. = 2
1. 스토리 진행
2. 하나씨와 일상

71 사쿠야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21:34

하나씨와 일상이 나왔네! 스토리 들어가기전에 한번쯤 대화하고 들어가는 것도 괜찮겟네~

72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22:08

그야 마사키와는 이미 돌렸으니 말이지! 나도 하나가 있어서 일상을 한 번 더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말을 걸어본 것인걸! 그렇다면 하나는.. 어디서 보는게 좋을까? 일단 하나는 7시의 괴담에 동생이 휘말렸었으니까 아마 아직은 병원에 있을 것 같긴 한데. 병원으로 와도 좋고, 혹은 혼자서 연습하다가 궁도장에서 조금 늦게 온 하나를 마주해도 좋고!

73 사쿠야주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24:50

>>72 딱히 병원에 갈 이유가 잘 생각나지 않네 ʕ ´• ᴥ•̥`ʔ 아마 후자가 좋을 것 같아

74 마사키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27:16

좋아! 그럼 잠시만 기다려줘! 선레를 가지고 올게!

75 하나 - 사쿠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30:34

동생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 것 덕분에 하나는 요 며칠간은 동아리에 제대로 오지 못했다. 물론 건강에 이상은 없다고 하나, 그래도 혹시 모를 검사의 연속이기에 동생이 병원에서 퇴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었다. 그래도 늦게나마 올 때 후배들을 봐줄 때는 첫날보다는 조금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오늘도 하나는 동아리 시작시간보다 조금 더 늦게 들어왔다. 정확히는 저녁 5시 45분 무렵. 아무래도 병원에 갔다가 바로 여기로 왔는지 그녀는 숨을 고르면서 궁도장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활을 특별히 쏠 생각은 없었는지, 궁도복으로 갈아입지 않은채 들어온 그녀는 후배들을 전체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다가 사쿠야의 근처에 멈춰섰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요 며칠간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들었는데. 야마나시. 이쪽으로 진출할 생각이니?"

별 의미는 없었다. 허나 그녀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는지 그녀에게 취미로 할 것인지, 아니면 대회를 목표로 할것인지를 그녀는 사쿠야에게 물었다. 무슨 답을 해도 별 상관은 없었을 것이다.

76 사쿠야 - 하나 (kkMQEs2NfU)

2022-03-24 (거의 끝나감) 22:41:17

유키무라씨, 오늘도 오지 않으려나. 연습 시간이 되자 나는 문을 한 번 쳐다보았다. 오자마자 그녀를 찾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녀가 이 동아리 제일의 실력을 가진 자라는 점과, 동생이 바로 그 '7시 괴담' 속 피해자 중 하나라는 점들이 관심을 끌었다. 동생 분이 어쨌든 깨어나서 다행이라고, 만약 단둘이 얘기하다 기회가 된다면 전해드려야겠다는 어렴풋한 생각만 있을 뿐이었지만.

5시 45분 즈음, 그녀는 궁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전보다 다들 전체적으로 기합이 조금 들어간 채 활을 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 명씩 봐줄 모양인 것인가. 나는 평소처럼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저번보다는 활을 쏘는 것이 더 수월했다. 기척이 들려 옆을 돌아보니 유키무라씨가 서 있었다.

" 아뇨, 그냥.. 심신을 다스리기 위한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심신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요. "

아이자와씨가 말을 전한 모양일까, 그녀는 어느 정도 내 연습에 대해 들은 모양이었다.

77 하나 - 사쿠야 (hQqwudngG2)

2022-03-24 (거의 끝나감) 22:47:54

"그래? 조금 아쉽네. 너라면 나름대로 도전해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생각이 바뀌면 얼마든지 얘기해줘."

그녀의 말에 조금 아쉬움을 느꼈는지, 하나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녹아있었다. 허나 강제로 대회에 참여하라고 할 생각은 없었는지 대회에 대해서 굳이 말을 꺼내지 않으며 그녀는 정말로 깔끔하게 말을 끊었다. 이어 다른 후배들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으나 그다지 마음에 드는 이는 없었는지 하나는 고개를 양옆으로 저었다.

"아직까진 대부분 아마추어들이네. 적당히 하려는 이들도 보이고. 기왕 여기까지 왔으면 그래도 연습 자체는 진지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옷 다 갈아입고 활 안 쏘고 사진이나 찍는 이들도 보이고."

아무래도 부장인 탓일까. 분위기가 첫날보다는 조금 풀리긴 했어도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깐깐한 모양이었다. 이어 그녀는 사쿠야를 바라보며 저쪽에 있는 표적을 가리켰다.

"마사키가 잘 쏜다고 하던데. 나도 한번 볼까? 표적 한 번 쏴불 수 있겠어? 다섯 발만."

78 사쿠야 - 하나 (9Ku1D4BcDA)

2022-03-25 (불탄다..!) 02:29:46

" 네, 알겠습니다. "

...과연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일까. 어떤 길이 야마나시 가문에 걸맞는 진로일까. 문득 평소에도 품어오던 생각이 유키무라씨의 말 때문에 다시 고개를 치켜 올렸다. 하지만 대회에 대한 말을 유키무라씨 또한 더 이어나갈 생각은 없어보였기에, 나도 애써 그 생각을 접어냈다.

" 다들, 양궁의 매력을 진심으로 알게 된다면 좀 더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까부터 활보다 다른 것에 신경을 쓰는 이들이 확실히 많아보였다. 물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의 비율이 더 많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 동아리니깐 어쩔수 없겠지 ',라고 넘어간 나에 비해 하나씨의 기대치는 좀 더 높았나보다.

" 아, 그렇다면 부족한 실력이지만. "

나는 활시위를 당겼다. 저번보다 더 많은 5발, 그리고 이번에는 부장인 유키무라씨가 지켜보고 있다... 이럴수록 더 침착해야 했다.

.dice 7 10. = 7
.dice 7 10. = 9
.dice 7 10. = 7
.dice 7 10. = 8
.dice 7 10. = 9

/이번엔 재미로 다이스신께 맡겨볼까 :3

79 하나 - 사쿠야 (6r2xur/ylI)

2022-03-25 (불탄다..!) 19:03:32

7점. 9점. 7점. 8점. 9점.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10점이 나오지 않고 7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안타깝다는 듯, 하나는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나쁘지 않긴 했으나 그럼에도 그녀의 눈에는 조금 부족해보인 모양이었다. 물론 그것을 강요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으나 그래도 아쉽긴 했는지 너무나 아쉬운 눈빛을 그대로 노출했다.

"아쉽네. 7점이 두 개나 나온 것이 말이야. 일단 호흡법을 조금 바꿔보는 건 어떨까? 미세한 호흡 하나만으로도 활이 향하는 끝이 달라지니 말이야. 이를테면... 그래."

궁도복으로 갈아입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범 정도는 보여줄 생각이었는지, 그녀는 근처에 남아있는 활을 하나 집어들었다. 그리고 화살을 잡은 후에 시위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호흡을 최대한 작게 하며, 정말로 미세하게 조절하며 그녀는 활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게 제어했다. 미세한 움직임조차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화살이 빠르게 앞으로 날아갔고 표적의 10점을 정확하게 명중시키며 하나는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이런 느낌으로 쏠 수 있어. 아마 너라면 가능할거야. 어때? 제대로 배워볼 생각 있니?"

역시 사쿠야의 재능이 조금 아쉬운 탓일까. 하나는 슬며시 권유했다. 물론 대회에 내보내거나 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다. 단지 그녀의 재능이 아깝기 때문에 직접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컸을지도 모른다.

/역시 다이스. 그래도 저렇게 쏘는 것만 해도 상당히 잘 쏘는 것은 맞으니까! 난 스포츠게임센터 같은 곳에 가서 활 쏘면..(이하생략) 정말 가끔 8,9점 나오던데.

80 사쿠야 - 하나 (UfGt24zG6g)

2022-03-26 (파란날) 12:02:40

생각보다 아쉬운 결과에 약간 미간을 좁헜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가, 혹은 너무 긴장했나. 이유를 찾다 그냥 ' 내가 아직 부족했기 때문 '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유키무라씨의 아쉬운 눈빛이 보였다. 나에게 거는 기대가 조금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밖에.

나는 유키무라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옆으로 물러나 그녀의 시범을 지켜보았다. 호흡. 나는 유키무라씨의 호흡에 정신을 기울였다. 고요한 바다같은 상태를 섬세하게 유지하는 그녀의 스킬은 과연 감탄이 나올만했다. 역시 결과는 10점.

" 한 번.. 해보겠습니다. "

어쩌면 아까의 결과는 의욕이 너무 앞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활을 다시 잡고, 평온한 마음과 고요한 호흡을 유지하려 애썼다. 유키무라씨처럼. 지금이다, 하는 느낌이 든 순간 활시위를 당겼다. 유키무라씨처럼 정중앙은 아니지만, 바로 그 조금 옆에 화살이 꽂혔다,

/ 다갓... 너무해ㅋㅋㅋㅋ

81 하나 - 사쿠야 (w7nJU.tQ/k)

2022-03-26 (파란날) 12:14:48

한 번 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그 말에 하나는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사쿠야의 움직임을 바라봤다. 자신과 비슷하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 나름대로의 페이스를 원래대로 되찾은 것인지. 어찌되었건 결과는 자신이 쏜 화살의 조금 옆 부분이었다. 아쉽긴 하지만 못 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히려 정말로 잘 쏜 것이었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인정하듯, 하나는 박수를 크게 쳤다.

"잘했어! 물론 방금 그게 우연인지, 아니면 확실하게 자세가 잡혀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설사 우연이라고 해도 바로 그렇게 쏘는 것은 힘든 법이야. 지금 건 되게 잘 쏜거야."

딱 한 번 시범을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완벽하진 않아도 그에 비슷한 실력을 내보였다는 것 자체는 부장으로서 충분히 칭찬하고 인정할 만한 요소가 아니겠는가. 한편, 그 박수소리가 컸는지 주변 부원들의 시선이 사쿠야를 살짝 향하고 있었다. 물론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조금 분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감탄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1학년 중에서 이 정도로 쏘는 이가 나오면 질투하거나 시기하는 이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다지 신경쓰지 마. 너는 네 페이스대로, 네가 원하는 활을 쏘면 돼. 힘들면 부장인 나에게 이야기하면 내가 꺾어줄게."

힘들면 얼마든지 이야기하라는 듯, 그녀는 자신의 가슴가를 손으로 툭툭 치면서 싱긋 웃었다. 아무래도 하나의 입장에서 사쿠야는 정말로 마음에 드는 부원인 모양이었다. 그것이 순수한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인진 알 길이 없겠지만.

/하지만 다갓은 어쩔 수 없는걸! 하나도 다이스 돌리면 분명히 막 7점만 타다다닥 나오게 될거야.

82 사쿠야 - 하나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15:42:09

유키무라씨의 박수에 조금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겨우 진정시켰다. 그녀의 칭찬은 어딘가 뿌듯함을 느끼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나에게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는 탓이었을까?

" 감사합니다. 유키무라씨의 조언 덕분인 것 같습니다. "

정말로, 방금의 한 발은 유키무라씨의 조언을 듣고, 그녀의 활 쏘는 자세와 호흡을 유심히 관찰했고 따라한것이었다. 그러니, 그녀의 덕이라는 말이 정말 빈말이 아니었다. 문득 주위에 있던 부원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감탄의, 누군가는 그리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듯했다.

" 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

유키무라씨의 눈빛에서 나를 향한 호감의 시선을 읽을 수도 있었다. 열심히 하려하는 부원에 대한 기특함이거나, 혹은 신입 부원을 아끼는 동아리 부장의 마음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지금 궁도장에 있는 유키무라씨에게선 주변에까지 느껴지는 활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재밌었으니 다음에도 기회나면 양궁할 때 굴려봐야겠다ㅋㅋ 이게 바로 가챠중독..?

83 하나 - 사쿠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16:14:00

그녀의 예상대로 하나는 그녀에게 호감이 가득했다. 물론 그게 마냥 좋은 방향인진 알 수 없겠으나 적어도 호감이냐 부정이냐로 나누자면 누가 뭐라고 해도 호감이었다. 정말 든든하다는 듯, 하나는 사쿠야를 바라보며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자세히 보면 일부 부원. 정확히는 2학년 멤버진들중에서 작게 혀를 쯪쯪 차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건 하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소리를 낸 이의 시선은 사쿠야에게 향해있었다. 물론 별 말은 하지 않았으나 마냥 경계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건...

"그럼 나는 다른 애들도 좀 봐주도록 할게. 당장 뭐가 잡힌 것은 없으니까 자유롭게 연습하고 혹시나 진지하게 이쪽 길로 나가고 싶다면 얼마든지 말해줘. 기다릴테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하나는 근처에 있는 1학년 남자애에게 향했다. 자세가 안 되어있으니 우선 자세부터 확실하게 가르쳐야겠다고 엄하게 꾸짖는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여왔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 남학생은 그녀의 마음에 그다지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후로도 연습에 뭔가 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대로 조금 더 있다가 하교를 하면 되는 순간이 왔을 것이고, 하나는 굳이 그 순간에 사쿠야에게 괜히 이름을 부르면서 수고했다고 또 보자고 말을 했을 것이다.

/일단 이번 일상은 이렇게 막레를 내볼게! 뭔가 싸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게 진실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사쿠야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마냥 항상 좋은 호의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물론 그렇다고 하나가 빌런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하나에 대한 의미심장한 것은 아직은 비밀인 것으로!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별 거 없을수도 있다고 한다! 일상 수고했어!

84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0:50:48

수고했어!! 사실 >>81의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했었는데ㅋㅋㅋㅜㅜ 하나의 비밀도 알고 싶네 :3 일상을 돌리다 보면 알겠지?

85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0:56:30

인연을 쌓아가다보면 숨겨진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경우에 따라선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 확실하게 나온다! 라고 확답은 못하지만 말이야. 일상을 돌리다보면 나올 가능성이 크긴 해! 사실 뭐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니고 그냥 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비밀이긴 해.

반대로 마사키도 아예 비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일단은 비밀에 붙여두겠어!

86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5:24

스토리를 더 진행하면서 잘 캐봐야(?)겠네ㅋㅋㅋ 도전과제 깨는 기분이다

87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6:36

비슷하다면 비슷한 느낌이야!! 아직은 초기니까 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아무튼 두 캐릭터를 만나봤으니 다음은 스토리와 관련된 진행파트 부분이 되겠네. 다음 진행 부분은 적과 싸운다기보다는 스토리에 대한 떡밥 쪽이 풀리는 느낌이 되겠지만! 추가로 떡밥 투척!

88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08:19

>>87 떡밥이다 떡밥!! 궁금해!! (두근두근)

89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11:46

사실 정말로 별 내용은 없겠지만 말이야! 매번 스토리때마다 보스와 싸우고 그럴 순 없을테니! 아무튼 천천히 스토리 쪽으로 돌려볼까?

90 사쿠야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17:46

응응 스토리 레스를 기다리면 될까?

91 마사키주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28:24

그렇다!! 일단 써서 가져올게! 언제나처럼 편할 때에 편하게 이어줘!

92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32:55

그것은 사쿠야가 페르소나라는 힘을 깨우치고 나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꿈 속 풍경이었다. 눈앞의 풍경은 틀림없이 거대한 도서관이었을 것이다. 검은색 책장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었고, 책상에 앉아있는 것은 검은색 긴 생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며, 피부가 정말로 하얗고 두 눈동자가 선명함 붉은색을 띄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어지간한 남자들과 비슷할 정도로 큰 키를 지니고 있는 그 여성은 자리에 앉아 책을 한 권 꺼내서 읽고 있었다.

"저녁 7시가 되면 거미는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아 가둬버리며 자신의 양식으로 삼을 예정이었으나 어디선가 나타난 존재에 의해 영혼을 섭취하지 못하고 퇴치되고 말았습니다."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책에서 눈동자를 떼어내지 못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여성은 이내 책을 덮었고 그 책은 공중에 붕 떠올라 어느 한 책장으로 날아간 후, 저절로 비어있는 자리에 꽂혔다. 마치 처음부터 그게 자신의 자리인것마냥.

"여기에 왔다는 것은 당신이 그 당사자라는 이야기겠죠. 반가워요. 그러니까 이름이?"

이내 그 여성의 시선은 사쿠야를 향해있었다.

93 야마나시 사쿠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1:43:28

자각몽, 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꿈을 꾸면서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 지금의 자신이 그랬다. 몽롱한 정신에, 커다란 책장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이 도서관에 압도 당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얼마 전 거미를 만났던 때만큼 두렵지는 않았다. 붉은 눈의 여성이 책을 읽고 있었다. 나에게 읽어주는 것일까...? 귀를 기울였다.

거미, 7시... 며칠 전의 그 일이 생각났다. 꿈은,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게 정말이었나.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에 더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느릿느릿한 시선으로 공중에 떠다니는 책을 따라가다, 책이 제 자리를 찾아가자 다시 눈길을 거두었다.

" 아, 야마나시 사쿠야라고 합니다. "

여인의 이름이 궁금했다. 하지만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굳이 묻진 않았다.

94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1:52:25

"그래. 그래요. 이 책의 주인공은 야마나시 사쿠야였죠. 역시 당신이로군요. 물론 이 책은 그저 이야기의 시작에 지나지 않지만요. 지금 저쪽에는 당신의 이야기가 쓰여질 다른 책들이 여러 권 있어요.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관찰자로서 궁금해지네요."

야마나시 사쿠야라는 이름을 들으며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책이 꽂혀있는 책장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 책장에도 정말로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었다. 그 시작은 고개를 높게 들어야 보일 정도로 아주 높은 위치에 있었으며 그 넓이도 꽤 넓은 편이었다. 그 안에 꽂혀있는 책은 과연 몇권일까? 적어도 손으로 하나하나 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도서관을 찾아오는 이들은 모두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이들이지요.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이들을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 와일드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와일드들은 수많은 선택과 운명의 갈림길을 마주하며 자신의 운명을 따라 걸어가게 되지요. 이곳에 왔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 당신은 과연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까요."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면서 여성은 이리로 오라는 듯 손짓하다 근처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도 된다는 나름의 의사표현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당신이 길을 잃지 않게 조언하는 존재. 그래요. 라케시스라고 한답니다. 잘 부탁할게요. 와일드."

그녀를 와일드라고 부르는 여성은 잠시 숨을 죽이다가 사쿠야를 바라보며 싱긋 웃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알고 싶은 것. 그리고 궁금한 것. 그것이 있을까요?"

95 야마나시 사쿠야 (2sz79B/fac)

2022-03-27 (내일 월요일) 22:16:54

" 제 이름을, 알고 계셨군요. "

아까의 책은.. 내 이야기였던 것일까. '관찰자'가 들고 있었을 때, 꽤 두꺼워 보이던 책의 두께와 다른 책들도 여러 권 있다는 말을 곱씹었다. 이야기의 시작, 이 거미와의 조우였으니... 더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것일까. 여인의 손가락을 따라 아까의 책장을 바라보았다. 어느 책까지가 나의 이야기인 것일까. 얼마나 많은 책이 있을까. 눈짓으로 대강 수를 가늠해보려다, 이어지는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와일드, 영어 단어 그대로 wild일까? 운명의 갈림길은 누구나 설 수 있는 것인데, 다른 이들도 꿈 속에서 이 곳에 오게 되는 것일까, 여인의 권유에 따라 의자에 앉으며 여러 의문점을 생각했다.

" 라케시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

잠시 목례를 하느라 고개를 숙였다.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큰 키의 여성 또한 자신을 압도하는 기분이었다. 나를 도와준다는 말을 믿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든든한 조력자일 것 같은 인상이었다.

" 궁금한 것...이라. 앞으로도 저는 그 거미와 같은 괴물들을 마주하게 될까요? 그 거미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일단 가장 궁금한 질문들을 물어보기로 하였다.

96 Story ◆voTG9Z21os (kmQ64BuR6Q)

2022-03-27 (내일 월요일) 22:22:03

"당신이 운명에서 눈을 돌리면 더 이상 마주할 일은 없겠으나, 제대로 마주하고 그 길을 나아간다면 몇 번이나 마주하게 되겠지요. 그것이 이 세계만이 아니라 다른 차원, 다른 세계에도 존재하는 와일드에게도 주어지는 운명이니까요."

그 목소리는 참으로 잔잔한 물결 같았다. 자상하고 부드러우나 필요 이상으로 간섭하지 않는 그야말로 관찰하는 존재. 정말로 딱 그 이미지만을 풍기며 라케시스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며 잠시 끊어졌던 말을 이어가며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 거미는 당신이 살고 있는 땅에 뿌려진 저주. 그 저주를 구체화하고 실현시키기 위해서 탄생한 어둠. '쉐도우'. 그 거미가 나타난 이유는 당신이 살고 있는 그 땅에 파멸을 앞당기는 저주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랍니다. 누군가 무슨 목적으로 한건진 알 수 없으며, 안다고 하더라도 관찰자로서 그것을 거론할 순 없기 때문에 부디 그 점은 양해 바라겠어요."

태연하게, 정말로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져있는 그런 말을 남기며 라케시스는 손을 가볍게 휘둘렀고 이내 천장에서 찻잔이 두 개 둥실둥실 뜬 상태로 하나는 그녀에게, 또 하나는 사쿠야에게 날아왔다. 그 안에는 참으로 부드러운 향을 풍기는 연한 붉은색 차가 들어 있었다.

"아무튼 당신은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 그리고 쉐도우를 앞에 두고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기에 운명을 나아갈 수 있는 자물쇠 중 하나를 풀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힘. 또 다른 야나마시 사쿠야. 페르소나 '아르테미스'."

97 야마나시 사쿠야 (F9X5FDk2V2)

2022-03-28 (모두 수고..) 13:33:47

" 그렇다면.. 언젠가 또 당신과 만날 기회가 있단 뜻이겠네요. "

나는, 내 운명에 눈을 돌릴 생각이 없었으니, 이 꿈이 정말 개꿈이 아니라면 또 다시 이 '관찰자'라는 자를 만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것은 확신이었다. 그녀와 만나는 것까지 나의 운명에 포함되어 있는 거겠지?

" 저주...라. "

이 세상에 뿌려진 저주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도망치지 않고 맞설 용기가 있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은 너무나 날카롭고 힘든 가시밭길-.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분명, 아르테미스도 '저주'에 대해 언급했었지. 저주는 당연하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시작해야 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므로, 누군가(아마 악당)가 최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제가 사람들을... 지키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아르테미스와 마주할 수 있었던 거로군요.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라케시스가 준비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향이 부드러웠기에, 대화할 때의 마음가짐도 경직된 것이 풀어졌다.

98 Story ◆voTG9Z21os (Zl22M764bM)

2022-03-28 (모두 수고..) 18:20:03

"당신이 모든 것에 눈을 돌리고 그 자리에 주저 앉지만 않는다면 또 만날 수 있게 되겠죠."

사쿠야의 말에 그녀는 정말로 태연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 말은 즉슨 주저앉을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허나 여신의 이름과 동일한 라케시스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처음에 읽고 있던 책이 꽂혀있던 책장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차를 입에 담으며 라케시스는 그녀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마냥 그것만은 아니라는 듯, 거기서 행동이 끝나지 않고 그녀는 사쿠야를 가만히 주시하며 다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허나 그런 자질이 있는 이는 당신만은 아니랍니다. 제가 관찰한 이야기로 추정하자면 또 하나가 그에 대한 심판의 잣대에 오르게 되겠지요. 과연 그 자는 거기서 마주할 수 있을지. 아니면 거미에 붙잡혀 먹이가 될 위기에 처했던 이들처럼 모든 것에 눈을 감고 도망칠지."

거미에 붙잡혔던 이들. 즉, 쉐도우에게 잡아먹힐뻔 했던 이들 역시 어떻게 보면 다 그녀와 비슷하게 '자질'이 있었던 존재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에 대해서 물어도 라케시스가 대답해줄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녀는 다른 것을 이야기했다.

"기한은 1년. 언젠가 정말로 커다란 선택을 하는 날이 오게 되겠지요. 그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고, 당신이 향한 운명의 끝에 도착하게 될 겁니다. 각오는 되셨나요?"

99 야마나시 사쿠야 (N4HWzZQmVg)

2022-03-29 (FIRE!) 12:06:36

" 다시.. 만나게 되겠네요. "

'나는 주저 앉지 않겠다.'라는 꽤나 자신감 있는 말을 우회해서 내뱉었다. 포기하지 않는 것, 그 것 또한 야마나시 가문다운 것. 물론 어떤 고난이 나에게 닥쳐올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어쨌든, 아르테미스도 '가시밭길'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으니.

" 또 다른 이... "

이미 알고 있는 이일까, 혹은 새로 내 앞에 나타나 마주하게 될 이일까. 라케시스의 말에 미루어 보면, 거미의 저주에 빠지게 된 이들은 모두 '자질'을 가졌던 이였던 것 같았다. 문득 유키무라 씨의 동생이 생각이 났다. 아마 그도 분명.. 그리고 나도, 그 때 맞설 생각을 안 했다면 지금쯤 그 거미줄 속에 갇혀 있지 않았을까.

" 네, 되었습니다. "

혼자라면 이렇게 대담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르테미스와 함께라는 확신을 아직 가지고 있었기에, 각오가 아르테미스를 만난 그 순간부터 되어 있었다. 1년, 이라는 시간 제한이 왜인지 궁금했지만.

100 Story ◆voTG9Z21os (y6QpqLw8gQ)

2022-03-29 (FIRE!) 18:05:40

"그 말은 여러 번 흔들릴 수 있겠지만 부디 길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그것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지금의 조언입니다. 또 다른 저주는 반드시 찾아올테니, 그 저주를 절대 놓치지 말고 포착하세요. 이 땅의 미래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라케시스의 말이 끝나자 주변이 마지 아지랑이가 끼인마냥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시야가 천천히 바뀌어가고, 도서관과 라케시스의 모습은 점점 희미하게 바뀌었다. 이것은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에 가까운 징조였을지도 모른다. 꿈이지만 꿈이 아닌 것 같은 이 현상이 무엇인진 알 수 없으나 뭔가 중요한 것들이 언급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녀가 만약 눈을 떴다면 아침 6시경인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서 조금 더 잘지, 아니면 완전히 깨어나서 준비를 할지는 그녀의 자유였다. 적어도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는 요일이었으니까.

-잘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런 목소리가 어쩌면 가슴 속에서, 혹은 머릿속에서 조용히 울리지 않았을까? 당당하고 강인한 마음을 가진 달의 여신의 목소리가.

/일단 이번 진행은 여기까지! 막레를 써도 좋고 여기서 끝내도 괜찮아!

101 야마나시 사쿠야 (rIcDszl13Y)

2022-03-30 (水) 04:41:49

이 땅의 미래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어쩌면 조금 막중한 짐을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앞으로 또다시 나는 그런 일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을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있었다. 저번과 달리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하겠노라고. 그런 다짐을 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에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방 안으로 돌아와 있었다. 사실 꿈을 꾼 것이니 '돌아왔다'는 표현은 부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시계를 보니 6시였다. 이 집안의 아침은 7시 즈음부터 시작되니 좀 더 느긋해져도 될 것이다. 나는 눈을 다시 감고 쪽잠을 자기 위해 노력했다.

거미를 마주쳤을 땐, 내가 헛것을 본 것인지 자꾸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심이 덜 들었다. 그 이유는,

-잘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래, 이젠 정말 너를 믿고 있으니깐. 그게 이유였다.

/수고했어>< 이번 진행에서 앞으로의 흐름에 대한 힌트가 곳곳에 숨어있던거 같아서 재밌었다!

102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15:59

사쿠야주도 수고했어!! 음. 나름대로 떡밥은 이것저것 투척해보긴 했는데 뭔가 캐치해준 것 같아서 기쁜걸? 일단 이번 진행은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설명이자 대충 왜 사쿠야가 각성했는가...를 설명한 편이었다고 한다!!

103 사쿠야주 (heuvzRpm4A)

2022-03-30 (水) 18:18:30

사실 처음엔 가볍게 돌리다가 라케시스라는 이름 보고 오! 이건 떡밥 많은 진행이다! 라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렸어

104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45:29

라케시스라는 이름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던데 사쿠야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쪽으로 지식이 많은 참치로구나! 그 여신의 이름이 맞아! 물론 그 신 그 자체인지는 일단 비밀이지만 말이야! 앗. 그리고 굳이 정신 바짝 차리는 수준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가볍게 즐기는 정도면 난 괜찮다고 생각해!

105 사쿠야주 (rIcDszl13Y)

2022-03-30 (水) 18:49:54

>>104 그냥 평소보다 조금 눈여겨 봤다 이정도였어ㅋㅋㅋ 걱정 고마워

사실 운명의 여신이 페르소나 후보군 중 하나였어 금방 탈락하긴 했지만.. 그래서 알아차렸어 운이 좋았지 :3

106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8:59:01

그렇구나!! 아무튼 일단 라케시스는 또 언젠간 만날 수 있겠지만 따로 일상 후보가 되진 않을거야. 아무래도 쉽게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처럼 그냥 한번씩 등장해서 뭔가 이런저런 말을 떠들겠지만 그게 떡밥일지 아니면 그냥 너 수고했으니까 힘내세요 정도의 말일지는 일단 해석여부에 맡길게!

그러면 이번엔 일상 파트로 돌려볼까 하는데 마사키와 하나 둘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그에 파생해서 새로운 일상을 돌릴 수 있는 이도 아마 만나게 될거야! 다만 진행 관계상 마사키와 하나 둘 중 하나가 선택되면 다른 쪽은 다음 저주를 해결할 때까진 일상이 막히게 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마사키 쪽은 3학년 학생회장. 하나 쪽은 1학년인 동아리 동기가 될 것 같네.

107 사쿠야주 (rIcDszl13Y)

2022-03-30 (水) 19:32:31

아무래도 다음 저주를 풀어서 각성한 마사키와 대화해보고 싶어서... 이번 일상은 하나와 돌려볼께 그리고 늦었지만 우리 레스 100넘은거 자축 중

108 마사키주 (/Ce0DS4/To)

2022-03-30 (水) 19:38:01

천천히 돌리면 언젠가 100을 넘어가게 되는 법이지! 그리고 정신차려보면 1000도 확실하게 넘어갈거야! 그렇다면 다음 저주 해제까진 마사키의 일상은 자동으로 막히게 되니 참고해줘!
음. 그럼 이번엔 선레를 부탁해도 될까? 궁도장으로 들어왔는데 1학년 남학생이 하나에게 심하게 꾸중받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로 시작하면 될 것 같아. 물론 다가올지, 아니면 그냥 보고 있을지, 무시할지는 사쿠야주의 자유지만!

109 야마나시 사쿠야 - 궁도장 (rIcDszl13Y)

2022-03-30 (水) 20:10:05

'저주'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아직까진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학교에 가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양궁부에 출석해 연습을 하다 집에 돌아오는, 그런 일상. 오늘 또한 마지막 교시가 수학이라 머리에 쥐가 날 뻔해서 애를 먹었다는 사실 외엔 정말 평소같은 날이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와 눈씨름 하다, 어느새 종례 시간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트를 가방에 넣었다. 집에 가서 마저 풀어야겠다.

종례 시간엔 선생님의 공지가 이어졌다. 학기 초마다 하는 가벼운 상담을 한 명씩 진행한다고 하였다. 운이 나쁘게도 내 시간은 항상 있는 동아리 연습 시간과 겹쳤다. 오늘 유키무라씨께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반에서 빠져나왔다.

동아리실에 도착하자, 공기가 유난히 싸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키무라 씨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혼나는 상대는... 나와 같은 1학년으로 기억하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말을 꺼내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상황이었다. 나는 눈치를 살피며, 구석에서 가방에 있는 궁도복을 조심히 꺼냈다.

110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0:43:34

"그렇게 나약한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들어온거고 그렇게 어리광 부릴 생각이면 필요없으니까 퇴부해. 당장!"
"......."

하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 앞엔 검은색 안경을 끼고 있는 조금 몸이 왜소한, 어떻게 보면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 인상을 지닌, 더 정확하게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남학생이 서 있었다. 범생이상에 상당히 짧은 머리카락을 지녔으며 키는 1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은 이를 악물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눈을 감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허나 그 사과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찌릿하는 눈빛을 하나는 보였고 남학생은 저도 모르게 몸을 약하게 떨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앉아있던 마사키는 박수를 치면서 그녀에게 다가갔고 남학생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자. 자. 하나야. 후배도 완전 떨고 있잖아. 그쯤 하자. 애도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한 거 아닌 거 잘 알잖아?"

"그러니까 더 화나는거야!"

"자. 자.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그럼 우리 사쿠라이는 이 형이랑 이야기 좀 나눠볼까?"

이어 마사키는 사쿠라이라고 불린 1학년을 데리고 부실 밖으로 나섰다. 자연히 사쿠야와 눈이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만약 눈이 마주쳤다면 마사키는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다시 문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까지도 남학생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다.

"후우..."

그 남학생이 보이지 않자 하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다 사쿠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하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 야마나시. 연습하러 왔니?"

111 하나 - 사쿠야 (rIcDszl13Y)

2022-03-30 (水) 20:54:53

자꾸만 유키무라씨 쪽으로 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항상 온화한 느낌의 부장이 저렇게 언성을 높일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듣자하니.. 무언가 말 실수를 한 모양이었다. 그것이 양궁에 진심인 유키무라씨의 심기를 거스르게 할 정도로 심한 말이었겠지. 확실히, 운동과는 멀어 보이는 그는 아마 가벼운 마음으로 양궁부에 들어왔고 그 점 때문에 유키무라씨와 충돌했을지도 모르겠다.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궁에 있어서는 엄격한 유키무라씨, 그리고 유한 성격의 아이자와씨 두 명의 반대되는 성격이 이 양궁부를 적당히 굴러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쪽을 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아까 나가는 길의 아이자와씨와 눈이 마주친 듯 했다.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으니.

여전히 싸늘한 공기의 부실. 한숨을 쉬던 부장은 어느새 내 옆에 와 있었다.

" 아, 네. 연습하러 왔고.. 유키무라씨께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어서요. "

말을 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일까. 그녀의 기색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112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0:59:29

"그래? 무슨 말인지 일단 들어볼까?"

분위기가 싸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하나는 가만히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근처에 있는 부원들이 순간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도 들어왔는지 하나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하나의 어깨를 가볍게 손으로 톡톡, 약하게 치면서 그녀에게 밖으로 나가자는 듯 제안했다.

"아니. 아니야. 일단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갈까? 궁도장에 있는 자판기로 가자. 음료수라도 하나 사줄테니까.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말도 들어보도록 하고."

적어도 이 안에서 계속 대화를 하기에는 조금 분위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사쿠야에게 그렇게 제안했다. 허나 그녀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한다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만약 간다고 한다면 앞장서서 나간 후에 궁도장으로 향했고 한쪽 구석에 설치되어있는 음료수 자판기로 향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건 하나는 사쿠야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녀가 말을 하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을 것이다.

113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1:13:01

" 별 말은 아니지만... "

여기서 얘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려다 문득 주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나를 핑계로 유키무라씨가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장의 부탁을 승낙했다. 괜시리 시선들이 모인 느낌에 뻘쭘함을 느끼며 유키무라씨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아직 봄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쌀쌀한 궁도장이었지만, 이 곳이 더 얘기하기에는 적절해 보였다.

" 어... 그냥, 저희 담임 선생님께서 방과후에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셔서, 다음 주 정기 연습에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항상 궁도복만 입고 온 곳이었는데, 교복만 입고 이 곳에 선 것은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했다.

114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1:19:56

"그래? 확실히 신입생들은 그런 시즌이긴 하네."

자신도 작년에 경험을 했기에 이해한다는 듯이 하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어 그녀는 지갑을 꺼낸 후에 자판기에 동전을 집어넣었다. 자신이 마실 주스를 하나 뽑은 후 그녀는 사쿠야에게 골라보라는 듯이 살며시 자신의 몸을 옆으로 치우며 자판기를 손으로 가리켰다. 자판기에는 아직 돈이 들어있었고 음료수 하나 정도는 더 뽑을 수 있었다.

"음. 교사 스타일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만 아마 별 건 물어보지 않을거야. 그냥 학교는 어떤 것 같냐? 잘 적응할 것 같냐? 혹은 진로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겠네.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그냥 적당히 대답해주면 될거야. 그거 가지고 막 말꼬리 잡고 그러는 이는 없을테니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녀는 아마 그런 일이 있을거라고 나름 추측하면서 이야기하다 주스캔을 딴 후에 그 내용물을 입에 담았다. 상큼한 사과향을 풍기면서 웃던 하나는 고개를 위로 돌리면서 사쿠야에게 물었다.

"미안해. 들어오자마자 나쁜 분위기 보여서 말이야. 화가 좀 크게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지 뭐야."

115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1:36:03

" 네. 유키무라씨께 아무래도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

나는 유키무라씨에게서 시선을 돌려 자판기를 바라보았다. 역시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오늘은 무언가 상큼한 것이 땡겼기 때문에, 나는 비타민 레몬 주스를 선택하였다. 곧 자판기에서 레몬 주스가 굴러떨어졌다. 나는 허리를 숙여 주스를 집은 뒤, 물기를 한 번 교복으로 스윽 닦은 뒤, 뚜껑을 땄다.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한 모금 마시자 시원함이 느껴져 머리가 맑아지는 듯 했다.

" 네. 잘 끝마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

상대는 사과주스를 고른듯 했다. 풍기는 사과향이 주장과 꽤 잘 어울렸다. 마치 그것이 원래 몸에서 나는 향인 것처럼. 사실 '상담'이란 말에 괜히 긴장했었는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대화하고 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아닙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부원을 지도하는 것 또한 부장의 일이니깐요. "

나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면 유키무라씨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지목한 것을 미안해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116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1:42:09

"레몬 주스네. 비타민 섭취하려고? 아무튼 그것도 맛있긴 해. 물론 난 이 사과 주스가 더 좋지만."

레몬 주스를 고르고 마시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는 자신이 손에 쥐고 있던 주스를 가만히 손으로 흔들었다. 찰랑찰랑. 내용물이 아직 많이 들어있었는지 캔에선 내용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약하게 울렸다. 그리고 다시 한 모금 홀짝이며 자신을 두둔하는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허나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부원을 지도했다기보다는 그냥 화만 잔뜩 내버렸지만 말이야. ...아. 이럴땐 마사키처럼 살갑게 말하는 것도 배웠으면 좋겠네. 양궁만 되면 정말 타협하고 싶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딱딱해져서 곤란해. 진짜."

일단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고민하고 있던 사안인진 모르겠으나 하나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다시 주스를 홀짝였다. 뒤이어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녀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1학년이자 너하고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인 사쿠라이 토오루라는 애야. 방금 그 애. 혹시나 이야기할 기회가 정말로 혹시나 생긴다면 조금은 위로해줬으면 해. 물론 굳이 억지로 하라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동기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할 때 기회다 되면 말이야. 마사키가 케어해준다고 해도... 2학년이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어디까지나 선택은 네 자유라는 듯 이야기를 하며 하나는 텅 비어있는 캔을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117 사쿠야 - 하나 (rIcDszl13Y)

2022-03-30 (水) 22:11:40

" 네. 가끔 이 맛이 땡길 때가 있더라고요. "

한 모금 더 머금어 목을 축인 뒤,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장께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역시 유키무라씨는, 양궁에 있어서는 굉장히 진지한 타입이구나. 그 점이야말로 훌륭한 양궁부장의 자질이겠지. 나로써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본인은 이것을 꽤나 고민하는 것 같았기에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사쿠라이 토오루. 분명 얼굴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것 같으니 같은 반은 아닌 듯했다.

"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찌됐든 함께 다음 해의 양궁부를 이끌어 나가야 할지도 모르는 동기. 혼자만 화살을 쏘는 것보다, 부원들과 적당한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한번쯤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방금 일로, 양궁부를 나갈 생각만은 하지않았으면 좋겠다.

118 하나 - 사쿠야 (/Ce0DS4/To)

2022-03-30 (水) 22:17:22

"그래.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굳이 억지로 부장 눈치나 선배들 눈치 보지 말고. 나는 그 애가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위로만 하진 말고."

분명하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으나 적어도 하나는 자신의 입으로 그 말을 굳이 하진 않았다. 그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지금 여기서 말해봐야 자신이 화내는 것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스스로 변명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적어도 부장으로서, 혹은 선배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대신에 다른 고민을 하는지, 가만히 끄응 소리를 내던 하나는 살짝 사쿠야의 눈치를 보면서 넌지시 질문했다.

"네가 생각해도 내가 좀 강압적인 것 같아? 그러니까.. 양궁에 대해서 말이야."

물론 부실에서 그런 말이 돈 적은 없었으나 아무래도 스스로 뭔가 생각하는 것은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정작 사쿠야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 그것과는 별개로 말이야. 그저께부터 해서 고열을 일으키는 벌레가 있다는 것 같더라. 잘은 모르겠는데 조심해. 학교에서 최근 몇 명 물렸다는 말이 있었거든. 다들 열이 나고 학교에는 못 온다는 그런 말이 있던데.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사실 정말로 벌레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린 흔적은 있다는데 정작 그 벌레가 뭔지는 아무도 본 적 없고."

119 사쿠야 - 하나 (vAGrV02fh6)

2022-03-32 (불탄다..!) 01:55:15

그 애가 무슨 말을 했나요? 라고 이야기를 꺼내려다, 유키무라씨가 그 이야기는 굳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단 것을 눈치채고 음료수 한 모금과 함께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 대신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깐, 잘 말해보겠습니다. 라는 대답으로 그녀의 말에 응수했다.

" 아뇨, 양궁에 진심을 다한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강압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

부원들끼리 유키무라씨가 강압적이라던가, 그런 불만을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었을 뿐더러 느낌조차 받지 못했던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부장은 양궁을 할 때의 호흡법이나 마음가짐을 코칭해준 때의 기억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무언가 혼자 걱정이 많아 보이는 유키무라씨를 위로하기 위해 한 번 더 말했다. 그에게 전해졌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벌레 얘기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실존하는 벌레일까, 아니면... 거미와 같은 저주일까.

120 하나 - 사쿠야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08:28:48

"...그런가. 그럴려나."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납득한 듯, 납득하지 못한 듯. 어쩌면 의외로 그런 말을 들어온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답이 영 싫지는 않은지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슬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냥 기분이 좋아서 짓는 것이라기보단 어느 정도의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그 속이 깊고, 뭔가 생각하는 것이 있어보이는... 어쩌면 파악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네. 좋아! 후배와 이야기하면서 기분도 좀 풀렸고 이제 슬슬 나도 좀 생각 정리를 해야겠어. 물론 그 애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는 듯, 하나는 이내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살짝 세게 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름대로 기합을 주려고 한 것인지 아자! 소리를 크게 내기도 하며.

"아무튼 시간 뺏어서 미안해. 오늘은 2인 1조로. 그러니까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그냥 편한 사람들끼리 서로 조를 짜서 연습하는 시간으로 하려고 해. 아직은 부원들이 조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야."

121 사쿠야 - 하나 (vAGrV02fh6)

2022-03-32 (불탄다..!) 23:05:13

내 말이 유키무라씨께 위로까진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그의 얼굴 기색을 살폈다. 부장은,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쉽사리 그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운 미소였다.

" 기분이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

어쨌든, 그가 직접 기분이 나아졌다고 하기도 했으니 미소를 의미부여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 또한 옅은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확실히, 아까까지만 해도 고민하는 기색이었던 부장이 아자!하고 기합을 스스로 불어 넣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쾌활한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 알겠습니다. 별 다른 사람이 없으면 사쿠라이군과 함께 짝을 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딱히 양궁부에 친한 사람이 없었고, 아까 유키무라씨의 부탁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122 하나 - 사쿠야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23:09:41

"그 애가 오늘 연습에 참여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적어도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하나의 말은 그에 대해서 그리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어쩌면 오늘 연습에 참여하지도 않을 정도의 말이 오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하나는 딱히 그 사실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것 같진 않아보였지만. 뒤이어 그녀는 다시 기지개를 쭉 켠 후에 가만히 스트래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오늘은 나도 제대로 쏴볼까. 누구랑 파트너가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오늘은 아무래도 하나도 제대로 궁도복을 입고 활을 쏠 모양이었다. 그만큼 오늘 연습은 그녀도 진지하게 임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일단 뭔가를 생각하던 하나는 사쿠야를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같이 돌아갈래? 옷 갈아입고 활 쏴야지. 안 그래?"

123 ◆voTG9Z21os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2:15:21

으아. 아무래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인증코드를 남길게. 마사키주 맞아. 사쿠야주에겐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내용을 정리하니 뭔가 점점 가면 갈수록 복잡해지고 혼자서 처리해야 할 양이 늘어나는 느낌인지라 내 역량으로는 이대로는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 나왔어. 아무래도 1:1로 진행하는 것은 내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었나봐.
그래서 정말로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낼 수 있을까? 시간 내서 즐겨주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말해서 정말로 미안해. 너무 내가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었나봐. 나중에 더 커진 후에 못 버티는 상황이 되어서 그만두는 것보다는 그냥 지금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굳이 레스는 남기지 않아도 괜찮아. 일단 내 쪽에선 정말로 미안하고 짧게나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124 사쿠야주 (IWBpaeyEZ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1:44

일단 짧은시간이었지만 고마웠다고 적고 싶네... 내가 최근에 새벽에 답레 적다 자꾸 뻗는 일이 많아 기다리게 한 것도 미안하고ㅜㅜ... 앞으로의 스토리가 궁금하지만 마사키주의 의견도 중요하니깐!! 다시한번 그동안 고마웠어

125 ◆voTG9Z21os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2:56

일단 사쿠야주 잘못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정리하고 보니 뭔가 점점 혼자서 다 하기가 힘들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그냥 내 역량부족이 문제였으니까. ;ㅁ; 다시 한 번 고맙고 또 어딘가에서 볼 수 있으면 봤으면 해!

126 사쿠야주 (IWBpaeyEZc)

2022-04-03 (내일 월요일) 21:04:06

수고했어 어딘가에서 또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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