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케시스라는 이름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던데 사쿠야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쪽으로 지식이 많은 참치로구나! 그 여신의 이름이 맞아! 물론 그 신 그 자체인지는 일단 비밀이지만 말이야! 앗. 그리고 굳이 정신 바짝 차리는 수준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가볍게 즐기는 정도면 난 괜찮다고 생각해!
그렇구나!! 아무튼 일단 라케시스는 또 언젠간 만날 수 있겠지만 따로 일상 후보가 되진 않을거야. 아무래도 쉽게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처럼 그냥 한번씩 등장해서 뭔가 이런저런 말을 떠들겠지만 그게 떡밥일지 아니면 그냥 너 수고했으니까 힘내세요 정도의 말일지는 일단 해석여부에 맡길게!
그러면 이번엔 일상 파트로 돌려볼까 하는데 마사키와 하나 둘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그에 파생해서 새로운 일상을 돌릴 수 있는 이도 아마 만나게 될거야! 다만 진행 관계상 마사키와 하나 둘 중 하나가 선택되면 다른 쪽은 다음 저주를 해결할 때까진 일상이 막히게 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마사키 쪽은 3학년 학생회장. 하나 쪽은 1학년인 동아리 동기가 될 것 같네.
천천히 돌리면 언젠가 100을 넘어가게 되는 법이지! 그리고 정신차려보면 1000도 확실하게 넘어갈거야! 그렇다면 다음 저주 해제까진 마사키의 일상은 자동으로 막히게 되니 참고해줘! 음. 그럼 이번엔 선레를 부탁해도 될까? 궁도장으로 들어왔는데 1학년 남학생이 하나에게 심하게 꾸중받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로 시작하면 될 것 같아. 물론 다가올지, 아니면 그냥 보고 있을지, 무시할지는 사쿠야주의 자유지만!
'저주'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아직까진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학교에 가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양궁부에 출석해 연습을 하다 집에 돌아오는, 그런 일상. 오늘 또한 마지막 교시가 수학이라 머리에 쥐가 날 뻔해서 애를 먹었다는 사실 외엔 정말 평소같은 날이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와 눈씨름 하다, 어느새 종례 시간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트를 가방에 넣었다. 집에 가서 마저 풀어야겠다.
종례 시간엔 선생님의 공지가 이어졌다. 학기 초마다 하는 가벼운 상담을 한 명씩 진행한다고 하였다. 운이 나쁘게도 내 시간은 항상 있는 동아리 연습 시간과 겹쳤다. 오늘 유키무라씨께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반에서 빠져나왔다.
동아리실에 도착하자, 공기가 유난히 싸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키무라 씨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혼나는 상대는... 나와 같은 1학년으로 기억하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말을 꺼내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상황이었다. 나는 눈치를 살피며, 구석에서 가방에 있는 궁도복을 조심히 꺼냈다.
"그렇게 나약한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들어온거고 그렇게 어리광 부릴 생각이면 필요없으니까 퇴부해. 당장!" "......."
하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 앞엔 검은색 안경을 끼고 있는 조금 몸이 왜소한, 어떻게 보면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 인상을 지닌, 더 정확하게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남학생이 서 있었다. 범생이상에 상당히 짧은 머리카락을 지녔으며 키는 1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은 이를 악물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눈을 감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허나 그 사과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찌릿하는 눈빛을 하나는 보였고 남학생은 저도 모르게 몸을 약하게 떨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앉아있던 마사키는 박수를 치면서 그녀에게 다가갔고 남학생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자. 자. 하나야. 후배도 완전 떨고 있잖아. 그쯤 하자. 애도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한 거 아닌 거 잘 알잖아?"
"그러니까 더 화나는거야!"
"자. 자.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그럼 우리 사쿠라이는 이 형이랑 이야기 좀 나눠볼까?"
이어 마사키는 사쿠라이라고 불린 1학년을 데리고 부실 밖으로 나섰다. 자연히 사쿠야와 눈이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만약 눈이 마주쳤다면 마사키는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다시 문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까지도 남학생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다.
"후우..."
그 남학생이 보이지 않자 하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다 사쿠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하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자꾸만 유키무라씨 쪽으로 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항상 온화한 느낌의 부장이 저렇게 언성을 높일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듣자하니.. 무언가 말 실수를 한 모양이었다. 그것이 양궁에 진심인 유키무라씨의 심기를 거스르게 할 정도로 심한 말이었겠지. 확실히, 운동과는 멀어 보이는 그는 아마 가벼운 마음으로 양궁부에 들어왔고 그 점 때문에 유키무라씨와 충돌했을지도 모르겠다.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궁에 있어서는 엄격한 유키무라씨, 그리고 유한 성격의 아이자와씨 두 명의 반대되는 성격이 이 양궁부를 적당히 굴러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쪽을 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아까 나가는 길의 아이자와씨와 눈이 마주친 듯 했다.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으니.
분위기가 싸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하나는 가만히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근처에 있는 부원들이 순간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도 들어왔는지 하나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하나의 어깨를 가볍게 손으로 톡톡, 약하게 치면서 그녀에게 밖으로 나가자는 듯 제안했다.
"아니. 아니야. 일단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갈까? 궁도장에 있는 자판기로 가자. 음료수라도 하나 사줄테니까.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말도 들어보도록 하고."
적어도 이 안에서 계속 대화를 하기에는 조금 분위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사쿠야에게 그렇게 제안했다. 허나 그녀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한다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만약 간다고 한다면 앞장서서 나간 후에 궁도장으로 향했고 한쪽 구석에 설치되어있는 음료수 자판기로 향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건 하나는 사쿠야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녀가 말을 하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을 것이다.
여기서 얘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려다 문득 주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나를 핑계로 유키무라씨가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장의 부탁을 승낙했다. 괜시리 시선들이 모인 느낌에 뻘쭘함을 느끼며 유키무라씨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아직 봄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쌀쌀한 궁도장이었지만, 이 곳이 더 얘기하기에는 적절해 보였다.
" 어... 그냥, 저희 담임 선생님께서 방과후에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셔서, 다음 주 정기 연습에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항상 궁도복만 입고 온 곳이었는데, 교복만 입고 이 곳에 선 것은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했다.
자신도 작년에 경험을 했기에 이해한다는 듯이 하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어 그녀는 지갑을 꺼낸 후에 자판기에 동전을 집어넣었다. 자신이 마실 주스를 하나 뽑은 후 그녀는 사쿠야에게 골라보라는 듯이 살며시 자신의 몸을 옆으로 치우며 자판기를 손으로 가리켰다. 자판기에는 아직 돈이 들어있었고 음료수 하나 정도는 더 뽑을 수 있었다.
"음. 교사 스타일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만 아마 별 건 물어보지 않을거야. 그냥 학교는 어떤 것 같냐? 잘 적응할 것 같냐? 혹은 진로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겠네.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그냥 적당히 대답해주면 될거야. 그거 가지고 막 말꼬리 잡고 그러는 이는 없을테니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녀는 아마 그런 일이 있을거라고 나름 추측하면서 이야기하다 주스캔을 딴 후에 그 내용물을 입에 담았다. 상큼한 사과향을 풍기면서 웃던 하나는 고개를 위로 돌리면서 사쿠야에게 물었다.
"미안해. 들어오자마자 나쁜 분위기 보여서 말이야. 화가 좀 크게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지 뭐야."
나는 유키무라씨에게서 시선을 돌려 자판기를 바라보았다. 역시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오늘은 무언가 상큼한 것이 땡겼기 때문에, 나는 비타민 레몬 주스를 선택하였다. 곧 자판기에서 레몬 주스가 굴러떨어졌다. 나는 허리를 숙여 주스를 집은 뒤, 물기를 한 번 교복으로 스윽 닦은 뒤, 뚜껑을 땄다.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한 모금 마시자 시원함이 느껴져 머리가 맑아지는 듯 했다.
" 네. 잘 끝마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
상대는 사과주스를 고른듯 했다. 풍기는 사과향이 주장과 꽤 잘 어울렸다. 마치 그것이 원래 몸에서 나는 향인 것처럼. 사실 '상담'이란 말에 괜히 긴장했었는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대화하고 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아닙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부원을 지도하는 것 또한 부장의 일이니깐요. "
나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면 유키무라씨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지목한 것을 미안해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레몬 주스네. 비타민 섭취하려고? 아무튼 그것도 맛있긴 해. 물론 난 이 사과 주스가 더 좋지만."
레몬 주스를 고르고 마시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는 자신이 손에 쥐고 있던 주스를 가만히 손으로 흔들었다. 찰랑찰랑. 내용물이 아직 많이 들어있었는지 캔에선 내용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약하게 울렸다. 그리고 다시 한 모금 홀짝이며 자신을 두둔하는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허나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부원을 지도했다기보다는 그냥 화만 잔뜩 내버렸지만 말이야. ...아. 이럴땐 마사키처럼 살갑게 말하는 것도 배웠으면 좋겠네. 양궁만 되면 정말 타협하고 싶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딱딱해져서 곤란해. 진짜."
일단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고민하고 있던 사안인진 모르겠으나 하나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다시 주스를 홀짝였다. 뒤이어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녀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1학년이자 너하고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인 사쿠라이 토오루라는 애야. 방금 그 애. 혹시나 이야기할 기회가 정말로 혹시나 생긴다면 조금은 위로해줬으면 해. 물론 굳이 억지로 하라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동기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할 때 기회다 되면 말이야. 마사키가 케어해준다고 해도... 2학년이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어디까지나 선택은 네 자유라는 듯 이야기를 하며 하나는 텅 비어있는 캔을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한 모금 더 머금어 목을 축인 뒤,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장께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역시 유키무라씨는, 양궁에 있어서는 굉장히 진지한 타입이구나. 그 점이야말로 훌륭한 양궁부장의 자질이겠지. 나로써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본인은 이것을 꽤나 고민하는 것 같았기에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사쿠라이 토오루. 분명 얼굴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것 같으니 같은 반은 아닌 듯했다.
"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찌됐든 함께 다음 해의 양궁부를 이끌어 나가야 할지도 모르는 동기. 혼자만 화살을 쏘는 것보다, 부원들과 적당한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한번쯤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방금 일로, 양궁부를 나갈 생각만은 하지않았으면 좋겠다.
"그래.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굳이 억지로 부장 눈치나 선배들 눈치 보지 말고. 나는 그 애가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위로만 하진 말고."
분명하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으나 적어도 하나는 자신의 입으로 그 말을 굳이 하진 않았다. 그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지금 여기서 말해봐야 자신이 화내는 것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스스로 변명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적어도 부장으로서, 혹은 선배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대신에 다른 고민을 하는지, 가만히 끄응 소리를 내던 하나는 살짝 사쿠야의 눈치를 보면서 넌지시 질문했다.
"네가 생각해도 내가 좀 강압적인 것 같아? 그러니까.. 양궁에 대해서 말이야."
물론 부실에서 그런 말이 돈 적은 없었으나 아무래도 스스로 뭔가 생각하는 것은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정작 사쿠야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 그것과는 별개로 말이야. 그저께부터 해서 고열을 일으키는 벌레가 있다는 것 같더라. 잘은 모르겠는데 조심해. 학교에서 최근 몇 명 물렸다는 말이 있었거든. 다들 열이 나고 학교에는 못 온다는 그런 말이 있던데.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사실 정말로 벌레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린 흔적은 있다는데 정작 그 벌레가 뭔지는 아무도 본 적 없고."
사쿠야의 말에 하나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납득한 듯, 납득하지 못한 듯. 어쩌면 의외로 그런 말을 들어온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답이 영 싫지는 않은지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슬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냥 기분이 좋아서 짓는 것이라기보단 어느 정도의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그 속이 깊고, 뭔가 생각하는 것이 있어보이는... 어쩌면 파악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네. 좋아! 후배와 이야기하면서 기분도 좀 풀렸고 이제 슬슬 나도 좀 생각 정리를 해야겠어. 물론 그 애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는 듯, 하나는 이내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살짝 세게 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름대로 기합을 주려고 한 것인지 아자! 소리를 크게 내기도 하며.
"아무튼 시간 뺏어서 미안해. 오늘은 2인 1조로. 그러니까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그냥 편한 사람들끼리 서로 조를 짜서 연습하는 시간으로 하려고 해. 아직은 부원들이 조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야."
내 말이 유키무라씨께 위로까진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그의 얼굴 기색을 살폈다. 부장은,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쉽사리 그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운 미소였다.
" 기분이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
어쨌든, 그가 직접 기분이 나아졌다고 하기도 했으니 미소를 의미부여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 또한 옅은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확실히, 아까까지만 해도 고민하는 기색이었던 부장이 아자!하고 기합을 스스로 불어 넣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쾌활한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 알겠습니다. 별 다른 사람이 없으면 사쿠라이군과 함께 짝을 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적어도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하나의 말은 그에 대해서 그리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어쩌면 오늘 연습에 참여하지도 않을 정도의 말이 오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하나는 딱히 그 사실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것 같진 않아보였지만. 뒤이어 그녀는 다시 기지개를 쭉 켠 후에 가만히 스트래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오늘은 나도 제대로 쏴볼까. 누구랑 파트너가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오늘은 아무래도 하나도 제대로 궁도복을 입고 활을 쏠 모양이었다. 그만큼 오늘 연습은 그녀도 진지하게 임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일단 뭔가를 생각하던 하나는 사쿠야를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으아. 아무래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인증코드를 남길게. 마사키주 맞아. 사쿠야주에겐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내용을 정리하니 뭔가 점점 가면 갈수록 복잡해지고 혼자서 처리해야 할 양이 늘어나는 느낌인지라 내 역량으로는 이대로는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 나왔어. 아무래도 1:1로 진행하는 것은 내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었나봐. 그래서 정말로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낼 수 있을까? 시간 내서 즐겨주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말해서 정말로 미안해. 너무 내가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었나봐. 나중에 더 커진 후에 못 버티는 상황이 되어서 그만두는 것보다는 그냥 지금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굳이 레스는 남기지 않아도 괜찮아. 일단 내 쪽에선 정말로 미안하고 짧게나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