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심장이란 무슨 의미를 가진 문장일까. 단순히 용기를 상징하는 사자를 넣어 용기를 잃지 않는 기세를 말하는 걸까? 아니다. 물러날 수 없는 순간에 미친 듯 박동하여 타오르는 듯한 감각이 물씬 다가오는, 진한 죽음 속에서도 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을 우린 사자의 심장이란 문장으로 말한다.
태호는 인벤토리에서 숨결을 꺼내어 상처 부위에 박아넣습니다. 척추를 타고 오르는 쇼크를 정신력으로 참아내고, 수복되기 시작한 몸으로 몬스터를 바라봅니다. 몬스터는 별 반응을 하지 않고 높은 곳에서 고고히 날개를 펄럭입니다.
- 시시싯. 시싯?
고개를 기이하게 꺾으며 몬스터는 하늘 위를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클랩
한 번의 폭발을 가볍게 피해내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른 몬스터의 모습을 보곤, 빈센트는 입을 쓰게 다십니다. 빈센트가 가진 마도들은 대부분 적에게 닿았을 때 강한 위력을 가진 마도들입니다. 기술의 형태로 체화한 마도들 역시. 그런 쪽이지요. 급히 마도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해도,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두 번째 손가락의 튕김이 익룡의 날갯죽지에 닿긴 하지만, 녀석은 아무렇지 않단 듯 날개를 털어냅니다.
- 시시시시시시시...
곧, 칼날처럼 이뤄진 충격파가 아군을 향합니다. 하늘을 날아올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몬스터는 하늘 높은 곳에서 견제하듯 네 사람을 내려보고 있습니다.
강산의 충격파 하나가, 그 충격파를 쳐내긴 하지만.. 그뿐입니다!
- 시시싯...
비웃는 듯한 움직임에도, 뚜렷한 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게 내려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늘로 따라가야 할겁니다.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면 마치 현실과 순간적으로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오토나시에게는 지금 그 상황이 분명 ' 그런 때 ' 일겁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실로 다행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오토나시는 생각을 비우는 것 하나는 질릴 정도로 잘 한다는 것이죠.
응급 상황입니다. 많은 생각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토나시가 할 일은 ' 보조 '이지요. 손발을 올바르게 맞추기 위해서 이기혁의 말을 우선적으로 따르면 됩니다.
저 선언이 있던 뒤부터 금사훈은 다시 돌아온 무표정으로 지한을 압박해갑니다. 때론 거칠고, 때론 빠르게. 어째서 중검이라는 이름이지만 이리도 빠르게 느껴지는지. 정신없이 오가는 창격 사이에는 호흡은 거칠어지고, 받아내는 것에 신경을 기울입니다.
아직입니다.
검을 내려치고, 그 반동으로 뛰어오른 금사훈은 검을 꽉 쥡니다.
의념보
허공을 밟아 하늘 높은 곳에 떠올라선 검을 양 손으로 내쥡니다.
도오후금검 제 이형 추룡墜龍
떨어지기 시작하는 황금의 검을 향해 지한은 숨을 고릅니다. 조금만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면 손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유독, 어중간한 자신의 재능에 짜증이 납니다. 자신에게 재능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압박받지 않고, 단 하나만 아는 대령선진창의 초식으로 싸워야 하진 않아도 되었을테니까요.
한 걸음을 내딛고, 부드러운 창으로 나선을 그려내고. 몸을 휘저어 하늘에서 땅으로, 인도한다. 분노한 천둥을 받아내는 것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대지의 품이니.
대령선진창袋領禪振槍
흘려내어, 그 분노를 품어낸다.
제 일형第 一形 착류鑿流
!!!!!!!!!!!!!!!!!!!!!!!!!!!!!!!!
대련장 전체에 울리는 거대한 충격파가 지난 후. 지한은 창을 길게 내뻗고, 살짝 입꼬리를 올립니다. 그 눈이 향하는 방향에는..
" ....!!!! "
놀란 듯 보이는 금사훈과, 그 팔을 스치고 간 선명한 자상에서 흐르는 피 수 방울이 떨어졌습니다.
" 대단하군요. "
그는 미소를 짓습니다.
" 이만한 실력을 가진 분과 대련하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 "
그 미소와 함께 그는 검을 고쳐잡습니다. 검면을 늘여트리고, 과할 정도로 기울어진 듯 보이는 검은. 조금만 삐끗한다면 검을 박살낼지도 모르는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