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84066> [1:1/일상] So Far Away #2 :: 1001

기망, 혹은 희망. ◆TrRj8FbhDE

2022-03-19 04:27:47 - 2022-04-19 21:05:39

0 기망, 혹은 희망. ◆TrRj8FbhDE (CSuuUhDSGY)

2022-03-19 (파란날) 04:27:47


Cause you're so far away from me.
You're so far away from me.

#1 >1596463088>

Perosa Montecarlo: situplay>1596463088>100
Michael Rosebud Winterborn: situplay>1596463088>145

2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0:47:35

눈을 뜨면 붉은 석양이 지고, 세상은 다시 저 붉은 태양의 조각을 주워 찬란한 밤을 보낼 것이다. 오늘은 그 밤이 싫었다. 잠들어서 쭉 보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기는 그 생각에 박차를 가한다. 눈꺼풀은 무거워 계속 내려앉기를 반복했고, 세상은 붉었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한다. 페로사의 품은 따뜻했다. 에만은 이 품이 비단 담요 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사람의 온기를 이렇게 느껴보기가 얼마 만이더라. 공상이나 피해 망상은 아닌 것 같다. 선명한 온기가 이 여인이 자신을 떠나지 않았음을 실감하게끔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에 휘감겨버렸다.

당신은 떠나지 않았다. 떠나지 않게끔 붙잡았던 것들은 모두 손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졌는데, 당신은 흩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불에 달궈지듯 하여 하나의 형태가 되었고, 조각이 됐다. 만일 잃어버려도 금세 그 형상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고작 짧은 만남일 뿐인데도, 큰 신뢰를 넘어선 일이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해야겠다. 에만은 품에 파고든다. 분명한 온기와 자신을 더 끌어안는 인간 자체의 존재를 느끼듯 하며 눈을 다시금 내리감았다.

깊은 생각이 다시금 잠과 함께 쏟아져 나온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하루를 주겠다는 약속으로도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온기를 다시금 알았기 때문도 있으나 앞서 말했듯 욕심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요, 손에 쥔 모든 것이 빠져나가는 사람이 온전하게 쥘 수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가질 수 있는 독기는 보통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뒤틀린 도시의 사람은 정상적인 방법과 뒤틀린 수를 공존하듯 상상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어내고자 하는 욕심이되 뺏기지 않겠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그 과정에서 당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섬세한 감정까지.

그 무렵이었다. 정수리 부근에서 따스한 감촉이 느껴지자 느릿하게 눈을 떴다. 말랑한 감촉은 한때 입술로 느껴봤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고개를 부스스 들어 올리자 선명하게 초점을 잡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보인다. 에만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다. 친애를 표현하는 고양이처럼 느긋한 모양새였고, 팔을 뻗어 당신의 등을 감싸 안았다.

"……떠나지 않았구나."

혀가 제멋대로다. 잘 잤어? 보다 먼저 나와버리고 만다. 상냥한 애착을 견딜 자신이 없었는지 품속에 고개를 파묻어버린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뒤에야 개미가 기어가듯 작게 속삭인다. "…잘 잤어..?"

3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1:02:06

>뒤틀린 도시의 사람은 정상적인 방법과 뒤틀린 수를 공존하듯 상상한다.<

하나의 목적을 가진 이중성이 너무 맛있다... 마트 다녀오셨어요?

4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1:05:28

당신을 위해 상냥하게 다 조져버릴게..인거지..?(아님(농담

좋은 새벽이야..🥰

5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1:10:39

오늘 저녁도 양껏 자버렸어.. (얼굴싸쥠) 내일은 커피를 마시던가 해야지.. 좋은 새벽이야 😚

이번 일상부터는 선택지를 뿌려주는 맛이 있겠는걸.

6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1:11:50

뿌리다니 아직 잠이 덜 깨서 표현이 이상하게 나갔어 😭😭😭😭😭😭😭😭 잠이 덜 깨서 그런가 가끔 머릿속에서 단어의 정의가 정리가 안돼...

7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2:24:12

"약속했잖아." 한번에 끌어안기엔 퍽 큰 등이다. 품속에 푹 고개를 파묻어도, 그녀는 어떤 거부도 없이 당신을 꼭 끌어안아준다. 모래알처럼 바스라지거나 안개처럼 사라져버리는 일 없이, 따뜻하게 당신을 감싸안고 있었다. 그 온기가 생소하게도 낯익다. "그리고 약속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말을 잇지 않았다. 아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품속에 고개를 푹 파묻어버린 당신을 내려다볼 뿐이다. 일개 바텐더와, 일개 -겨우 법적 성년이 되었을 뿐인-아이. 다시금 그 단어의 정의가 흔들리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신의 순진무구한 탐욕을 끌어안아주는 조그맣고 낯선 기적이 되었다. 여인의 탈을 쓴 버림받은 괴물- 그러나 당신에게는 어디까지나 자상한 여인일 뿐인 그녀는 당신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고 있는 것일까?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여인의 품 안에서만큼은 당신은 암흑가를 주름잡는 왕좌 뒤의 배후자들 중 하나인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니라 윈터라는 가명을 쓰는 이 도시를 헤매이는 탕아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입밖에 내는 대신, 당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대답하기를 택했다. "응, 덕분에." 하고는 익숙한 미소를 얼굴에 씨익 짓는다. 조금 멋적은 미소다. 겨우 세 번을 만났을 뿐인 당신을 이렇게 따뜻하게 품 안에 품어주는 게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나 거부하지는 않는다. 언제 자신의 삶이 이상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이 광기의 도시가 이상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아니, 오히려 서로에게 몸 기대일 품과 마음 기대일 순간만을 찾을 뿐인 이 순간은, 오히려 이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순진무구한 행동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그녀와 당신 둘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요, 최고의 광기가 되었다.

"어떻게 할래." 그녀의 얼굴에 걸려있던 쾌활하고, 조금 멋적은 미소는 주홍빛의 노을과 품 안의 당신이 머금은 온기에 살짝 녹아내려 나른한 미소가 된다. "이대로 좀 더 잘래, 아니면 다른 데로 갈까? 배가 고프다거나 하진 않아?" 페로사는 당신에게 나직이 질문해왔다.

8 페로사주 ◆uoXMSkiklY (8mODEwh1zU)

2022-03-20 (내일 월요일) 02:29:18

답레가 너무 늦었네... (얼감)

9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3:58:25

거절 없는 모습이 안심이 된다. 밀어내거나 칼을 들이밀지 않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좋다. 사라지지도 않는다. 에만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득 차던 잠이 오히려 사라지고 있었다. 뒤의 말이 무엇일지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더 들어버리면 뭔가 커다랗게 흔들릴 것 같다. 당신을 위한 상냥한 악의가 선의가 되어버리고, 끝내 자신의 커다란 약점이 될지도 모른다. 자신은 허울 좋은 허수아비 왕을 세워두고 자신은 자유롭게 암흑가를 누비는 배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삶을 평생 살아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당신의 품 안에서는 한낱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 모습에 만족해버렸다. 그 아이라는 모습이 다른 일상까지 가버릴지도 모를 선까지 와버렸다. 때문에 뒷말이 들리지 않기에 되레 안심했다. 대신 잘 잤냐는 느릿한 인사를 뱉었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에 의식하지 않고 천천히 머리를 비빈다. 무의식이다. 익숙하지만 조금 멋쩍은 미소를 이해했다. 겨우 세 번의 만남인데도 이렇게 되어버렸다. 한 번은 목숨을 구하기 위함이요, 두 번은 대작하였고, 고작 그 연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연인이 아니더라도 살 맞대고 다음날 홀연히 가는 것이나 혈연 아니더라도 하루 만에 돌연 의형제를 선언하는 것이 사람의 삶이니 이상할 것 없다. 에만은 그렇게 생각했다. 미쳐버린 도시에서 더 미치는 게 뭐가 나쁘단 말인가. 비단 광기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이 아닐 때가 있다. 때로는 순수하고 맑은 것이 이 흙탕물 속에서 가장 큰 광기일 때가 있다.

에만은 지난번 만남에서 자신의 참패를 인정했다. 일개 창부와도 같은 자신은 할 수 없다 되뇌며 가시를 드러냈다. 그리고 오늘 다시금 참패를 인정한다. 이 광기에 말려들고 말았으며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가시가 꺾인 것이다. 그 빌어먹을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위가 아직 가시를 부러트리진 못했지만 적어도 구부러트리는 것엔 성공했다. 언제 다시 아물어 가시를 세울지 모르는 일이나 적어도 지금은 아닐 것이다.

역광이 진다. 비스듬한 빛으로 변모하는 것은 머리를 쓰다듬은 뒤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붉던 석양은 주홍빛이 되며 천천히 어둠이 내리 깔린다. 온기 진 미소는 나른했고, 에만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더 자버리면.. 하루가 사라지니까 싫어.."

페로사가 제안한 것은 하루의 시간이다. 에만은 그 시간을 잠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스네구로치카는 자신인데, 막상 여인이 사라져버릴 것 같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아마 깨진 술이 있는 진열장을 보려는 듯싶다.

"…배는.. 저 과자로 채우면 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을 것 같아.."

채우면 된다는 말이 익숙하다. 평소에도 주로 그렇게 먹는 듯싶다. 아니면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더라도 그 양이 적은 과자 한 봉지에 준하는 수준일 것이다. 에만은 천천히 고개를 기울인다. 품 속의 고개가 사부작 소리를 내고, 머스크 향 샴푸의 단내가 끼쳤다.

"…어디로 갈 거야..?"

10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3:59:11

그렇게 두 배로 늦어버린 에만주가 등장했어..(부스스)(자다 깨서 답레 이어둠..)

11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4:04:41

무리해서 이어주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고마워. 이제 자러 가자. (쓰담담) (빗질)

>여기서 더 들어버리면 뭔가 커다랗게 흔들릴 것 같다.<
>천천히 머리를 비빈다. 무의식이다.<
>스네구로치카는 자신인데, 막상 여인이 사라져버릴 것 같다.<

(답레 한 레스에 세 번 죽은 참치)

12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4:21:08

내가.. 로로주를 죽였어..!(?) 로로주도 푹 자자..;0;..

13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4:22:28

항상 죽이고 있어.. (꼬옥) 에만주가 자러 갈 거라면 나도 자러 가게.

사실 글머리가 안 돌아가서 몬스터 1캔을 마신 참이라 잠이 올까는 모르겠지만.

14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4:53:48

자러 갔으려나? 푹 자고, 좋은 꿈 꿔.

15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04:58:52

(부스스) 인사.. 쓰다 졸았어.. 로로주도 좋은 꿈..꾸기..

16 페로사주 ◆uoXMSkiklY (Md1V7NoovY)

2022-03-20 (내일 월요일) 05:06:10

응.. 오늘 새벽도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나도 이제 자러 갈게. 잘 자. 좋아해. (쓰담담)

17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17:08:04

(꼬오옥)

18 페로사주 ◆uoXMSkiklY (L/TaUZYcuw)

2022-03-20 (내일 월요일) 19:13:24

다녀왔어. (꾸와압) 기다리게 했네.

19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L/TaUZYcuw)

2022-03-20 (내일 월요일) 21:08:57

물론이다. 이 모든 것은 한 순간에 한줌 안개처럼 사라질 수 있다. 이 길지 않은 순간마저도 말도 안 되는 사치임을 그녀는 안다. 이 도시에서 이런 관계는 얼마든지 한 순간에 유리 깨어지듯이 산산이 깨어질 수 있음을 안다. 당신이 입가의 피냄새나 비정상적으로 날카로운 치열같은 것보다 좀더 확실한 증거를 마주한다면 당신이 충분히 지금 하고 있는 행동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이 자신에께 묻어 있는 죽음의 냄새를 부정하지 않고 기꺼이 함께 있어주는 이 순간이, 당신에게서 나는 향기로운 머스크 향이 그 모든 것을 잊게 해 주었다. 희미하게 그녀가 숨을 깊이 들이쉬는 소리가 난다. 나직이, 당신의 머스크 향 섞인 비누향을 자신에게 각인하고 있는 것처럼. 과람한 욕심. 예정된 파멸. 그러나 그럴지라도, 적어도 하루 정도라면... 역시 오늘의 자신은 돌이킬 수 없이 미쳐버린 게 맞다고, 페로사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 석양 속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패자는-그녀가 느낀 게 맞다면, 두 패자는-별로 불행하거나 불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뭐, 괜찮잖아.

품 안에서 부스럭, 하고 고개를 기울이는 당신을 내려다보던 페로사는 "아까는 내 집에 가자고 했고, 네가 별 말 안 하면 그럴 거지만, 따로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말해도 좋아." 슬슬 일어나서 움직여도 좋을 때가 됐지만, 그녀는 당신이 먼저 몸을 일으키기 전엔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금은 저 밖의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밤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을 거 아냐?" 딱히 근거는 없는 발언이다. 그냥, 자신이 그렇게 느꼈으니까 한 말이다.

"떠날 준비가 되면 말해. 어디로라도 가버리자고." 하며 그녀는 씨익 웃는다.

그래, 오늘 하루 정도는, 현실 따위 외면해버리고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도망쳐버릴 것이다.

20 에만주 ◆TrRj8FbhDE (7PD9v37d8M)

2022-03-20 (내일 월요일) 21:56:15

좋은.. 저녁...(부스스) 졸다 깨다를 반복하네 우우...

21 페로사주 ◆uoXMSkiklY (A/WZAH8n9E)

2022-03-20 (내일 월요일) 23:17:45

에만주도...? 요즘 저녁 이상하네... (얼굴싸쥠)

22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1:01:23

한때 히어로라는 이름을 썼던 당신. 언젠가 자신을 향해 그 아가리를 벌릴지도 모르는 맹수. 에만은 그럼에도 그 온기에 파묻히고 눈을 감아 지금의 사치스러운 평화를 만끽했다. 누굴 죽였어도, 언젠가 그 송곳니를 들이밀어도 지금 들이밀지는 않을 거란 안일한 생각이었다. 희미하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에 에만은 고개를 폭 파묻어버린다. 오늘 하루는 졌으니 마음껏 취하게 둘 것이고, 마음껏 취할 것이다. 고개를 천천히 들고 돌렸지만 진열장으로 닿지는 못한다.

"네 집……."

여전히 생경한 발음이다. 이 나라의 언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더듬더듬 읽은 발음이었다. 지금까지 집에 가자는 말을 두 번째 들은 것이 맞는데 어째서 본능적인 가시가 서지 않는 건지 의문이라는 듯. 에만은 페로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당신 말이 맞아. 지금은.. 바깥으로 가고 싶지 않아."

바깥은 시끄럽고, 시끄러운 곳은 질색이다. 그 시끄러운 장소에서 떠도는 소문을 하나하나 주워 확인해 보면, 썩은 고깃 덩어리 같은 말에 구더기떼 같은 악의가 득시글하다. 에만은 그게 싫다. 싫은 수준이 아니라 몸서리칠 정도로 역겹다. 그 소문이 팔에 붙고 온몸에 달라붙어 스멀스멀 기어오른 날 에만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아무도 떼어내줄 생각을 하지 않아 팔을 연신 문지르고 울부짖으며 방구석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갈래. 여기에서 쉬는 건 충분해……."

당신의 품에서 떨어질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잘도 지껄인다. 여기서 쉬는 건 충분하니 다른 곳으로 멀리 떠나버리고 싶다. 가면도 깨져버렸으니 오늘만큼은 현실 따위는 저 멀리 버려버리고 아무렇게나 살아버릴 것이다. 에만은 고개를 다시금 비빈다.

"……갈 때는 더 위험할 거야. 나는 가면이 없고, 밤이 되면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앞뒤 안 가리고 송곳니를 드러내겠지.. 그러니까.. 내게서 떨어지지 말아."

23 페로사주 ◆uoXMSkiklY (ZCECI/tbP.)

2022-03-21 (모두 수고..) 01:45:12

에만주랑 잡담도 하고 캐썰도 풀고 하면서 답레 쓰고 싶었는데... 이건 음모야...... (머리 부스스)(얼감) 사흘 연속으로 왜 이 시간대에 딥슬립을 하는거지...?

24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1:48:36

로로주 괜찮아..?(꼬옥) 아무래도 요즘 일교차도 있고, 봄이다 보니 많이 나른한가 보다..(뽀듬뽀듬)

25 페로사주 ◆uoXMSkiklY (TX0I/ZpvsA)

2022-03-21 (모두 수고..) 01:57:26

기왕 잠들 거면 새벽 3시쯤에 잠들어서 아침 10시쯤에 깨는 게 베스트인데 요즘 왜 자꾸 저녁 8시쯤에 잠들어버리는지 모르겠어.. 지금 깨면 또 새벽에 나 혼잔데88!!! (..그래도 꼬옥 안겨서 기분은 좋음)

26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2:10:30

새벽 3시 아침 10시.. 7시간 베스트긴 하지만..🤔 아예 하루 밤을 새보고 생체리듬을 다시 맞춰보는 건 어때?
새벽에 혼자라서 서럽구나. 외로웠지.. (도담도담)

27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2:16:14

일을 하면 되긴 하지만, 일뿐이야... (무릎 위로 어물쩍 기어올라가서 몸 둥글게 말고 누움)

28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2:17:47

일뿐이야..😂(쓰담쓰담)(뒷목 쪼물쪼물 해줌)(쪽)

29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2:28:03

(고르릉고르릉) (띠용하고 바라보더니 입가에 킁킁킁) (뺨에 머리 치대기)

30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2:34:19

귀여워... 로로냥이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요? 응?(맞부빗)(꼬오옥)(폭풍쓰담)

31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2:39:23

(꼬리 흔들흔들) (고르릉고르릉고르릉) (어깨에 양팔 걸치고 축 늘어짐)

32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2:55:42

아참.. 답레는 어느 정도 써가고 있지만, 피곤하면 기다리지 말고 자러 가기야. 내일은 평일이잖아..

33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2:59:51

(쓰담쓰담)(토닥토닥닥닥)(쪽) 로로주도 피곤하면 자러 가기야? >;3
평일.. 될 대로 되라지!(?)

에만,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사라지고 싶어』
"그만.."
"여기는.. 너무 시끄러워.."
"재미가 없으면 안 되는 것마저.. 흥미가 떨어져버렸어."

2. 『얼마 줄건데?』
"...보수는?"
"가치가 있나?"

3. 『사랑해』
"..당신이 늑대라도 괜찮아. 나를 먹어치워도.. 나는 기쁠 거야. 그 이전에 함께 했던 날이 있어서 행복할 거고.. 네가 곁에 있어준다면.. 더는 혼자 걷는 길이 무섭지 않을 거야.. 그걸로 만족해. 나는.. 이제 그걸로 만족해.. 그러니까, 내 세상을 네게 주고 싶어.."
"네가 바라는 모든 것을 얘기해 줘.. 그러면 나는 네게 모든 것을 쥐여줄 거야. 이 도시를 바라면 도시를.. 누군가의 숨을 대신 쉬길 바란다면 그 사람의 목숨을.. 나를 바란다면 나를.. 네 손에 묻을 피가 두려울 때 내가 대신 더럽힐 수 있을 만큼.."

당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아서 표현해주세요!
#shindanmaker #당신의_대사
https://kr.shindanmaker.com/893740

34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3:02:45

(돌이킬 수 없는 에만의 애정이 캐러멜같아서 그만 녹아버리고 마는데)
빨리 써야겠다..!!

35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3:09:38

"넌 먹이가 아니야. 말했잖아."
"나를 길들여달라고."
"혼자 걷는 길이 외롭지 않게, 같이 걸어줄 사람을 이제야 찾아냈는데. 그럴 리가."
"내가 바라는 것? 이 도시도, 다른 사람의 목숨도 필요없어.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는 거. 그뿐이야. 많은 걸 바라지 않아.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보는 게 너였으면 하고, 내가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 게 너이길 바라. 무슨 말인지 알겠어?"

36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3:17:10

페로사,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마음은 기쁘지만』
"네가 무엇을 걱정하는지도 알아."
"무엇에 화내는지도 알고.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지."
"그렇지만... 그건, 내가 네 것이 되기 전에, 내 손으로 뜯어내야 하는 내 마지막 족쇄야. 나 이외에 그 누구도 그것을 내게서 완전히 뜯어내지 못해."
"기껏 얻은 멋진 개가... 한쪽 다리를 저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지?"

2. 『널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해』
(페로사는 당신을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자신의 뺨을 당신의 뺨에 부볐다. 항상 그렇듯, 이따금 그녀가 종종 하는 애정표현이다.)

3. 『함께 살아가자』
"나는 다른 모든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하나의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내게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네 발자국 소리는 내 귀를 깨우고 날 기쁘게 할 거야. 그리고 새벽 하늘을 기억해? 난 그때 보통 깊이 잠에 빠져있어서, 내게 아무런 소용이 없어. 새벽은 내게 아무 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그래서 슬픈 거야. 그렇지만 넌 새벽빛 눈동자를 가졌잖아. 그러니까 네가 날 길들이게 된다면 정말로 근사할 거야... 새벽은 내게 널 생각나게 할 거야. 그러면 난 이따금 새벽에 눈이 떠지는 순간을 좋아하게 될 거야."
"부탁이야, 나를 길들여줘."

당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아서 표현해주세요!

37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3:29:08

"그래, 내 집." 당신의 서툰 발음을 교정해주기라도 하듯이 페로사는 생경한 낱말을 당신에게 다시 한 번 되뇌어주었다. 완전하지 못한 신뢰. 완전하지 못한 포용. 그러나 이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미친 순간. 가장 빛나는 순간. 당신의 말대로다. 현실 따위, 이것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사실 따위는 잠깐 외면해도 좋다. 페로사는 품안에 고개를 비비는 당신을 꼭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냉혹한 현실에서 기어나온 차가운 벌레들을 탁탁 털어주는 것만 같다. 그녀는 당신을 품에 끌어안은 채로,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키면서 당신의 상반신 역시도 함께 일으켜세워 주었다. 그러면서도 당신을 품에서 놓지는 않는다.

그녀의 집. 이제 겨우 세 번 만났을 뿐인 낯선 여인의 집. 그러나 이 도시에서, 당신을 가장 따뜻하게 끌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의 집. 그녀는 당신을 내려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내가 네 가면이라고 생각해. 내 품 안에서 고개를 떼지 않아도 좋아." 당신이 부숴버린 가면보다, 더 푹신하고 따뜻하고 튼튼한 가면이 하나 새로 생겼다.

페로사는 한쪽 손을 뻗었다. 침대 머리맡에 대충 구겨두었던 코트 가지를 집어들어서, 당신의 어깨에 씌워준다. 얇은 여름용 레인코트지만, 애매하게 쌀쌀한 초가을 날씨 같은 바빌론 시티의 밤바람을 막는 데에는 최고다. 커다란 후드까지 달려있어서 쑥 잡아당기면 얼굴을 가릴 수도 있겠다. 그녀는 쇠고리끼리 부딪히며 짤랑거리는 하네스 역시 집어들었다. 어디 주머니에 넣거나 할 데가 마땅치 않아서, 그녀는 그걸 어깨에 대충 걸쳤다. 가슴팍 앞으로 얼마 전에 보았던 커다란 데저트 이글 권총 한 자루가 대롱대롱 매달린다.

그리고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어서 핸드폰을 꺼냈다. 스크린을 몇 번 누르자, 나직한 진동음이 난다. 당신이 딱히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거나, 자신의 다리로 일어나거나 할 생각이 없으면- 그녀의 억센 팔이 다시금 당신의 어깨와 허벅지를 거머쥐고 감싸안아 들어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걸어가긴 조금 먼 곳이라, 택시를 불렀어. 가자."

38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3:32:48

에우우 사막여우 인용 반칙이야..;0; 로로 꼬옥 안아주고 가만히 등 토닥여주고 싶다..;0;..

"내가 할 말인 걸."
"제멋대로인 나를 길들여 품어줘.. 아침마다 당신의 얼굴을 보고 웃을 수 있고, 잠들기 전 당신의 품에 있게 해줘.."
"끝내 마지막이 되는 순간까지 당신을 온전히 두 눈으로 보고 싶어..새벽이 기쁠 거라 했지.. 나는 푸르른 하늘과 바다를 보이는 이 도시가 두렵지 않을 거야.. 이따금씩 암울한 하늘일지라도 당신의 눈을 떠올리고 행복해질 거야.."
(꼬옥)(토닥)

39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3:45:07

허그 좋지.. (꾸왑) (이쪽이?) 에만주 요즘은 안아줘요 안하더라. (?) (내가 볼때마다 안아줘서 그런걸까)

"내가 네게 길들여지는 게 아니라 널 사랑하게 되면, 여러모로 골치아플 텐데. 그렇게 할래?"
"네가 네 새벽을 나한테 줬으니까. 나도 내 아침을 너한테 줘야지. 네가 나와 함께해주는 만큼 나는 너와 함께할 수 있을 거야. 이 미친 도시의 쓰잘데없는 일은 잊어버리고, 너랑 나 둘이서, 평범하게... 그래야 하는 게 당연하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렇게 매일을 보내는 거야. 나쁘지 않네. (쪽)"

40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03:55:41

허그 좋지이~(납짝)(꼬오오옥) 안아줘요를 바란 거야? 0.< 안아줘요!(포닥포닥)

로로 이거... 불법이야 이렇게 예쁘고 요망하고 든든하고 매력적이면 고소감이라구...;0;.. 김에만씨 답레에서 소매 파닥파닥 해본다에 에만주의 오늘 점심에 먹고 말겠다 다짐한 모카번을 걸겠어..!(?)

이제 진짜 들어가야겠다.. 수면시간 2시간 반.. 하얗게 불태웠지만 로로주랑 로로가 너무 좋아서 후회는 없어! 그러니까 로로주 너무 무리하지 말구, 수면시간이 정상화 되길 기도할게. 오늘도 힘내요, 한 주의 시작을 같이 해줘서 고마워.(쪽)(품 속으로 쏙 들어감) 좋은 꿈 꾸길 바라.🥰🥰🥰

41 페로사주 ◆uoXMSkiklY (5Bgp3zR7lQ)

2022-03-21 (모두 수고..) 04:00:23

(꾸와압) (꼬오오옥) 소매 파닥파닥하는 거 보고 에만이랑 비슷하게 푸스스 웃을 페로사..
수면시간 2시간 반이라니 88 그래서 내가 걱정했는데.. 얼른 들어가서 자. 주말의 끝을 같이 보내줘서 고마워. 이번 한 주도 우리 같이 힘내보자. 수면패턴은 어떻게든 정상화시켜볼게. 에만주도 푹 잠들구 (부둥둥) 충분히 쉬고, 좋은 꿈 꾸길 바라. 😚

42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17:54:50

갱신할게.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어. 답레는 집에 도착해서...🤦‍♀️

43 페로사주 ◆uoXMSkiklY (n666W43nx.)

2022-03-21 (모두 수고..) 18:03:27

나도 오늘 하루 정신없이 보냈는데 우연이네. 오늘도 잘 견뎌냈구나. (쓰담담)
항상 하는 말이지만, 답레는 서두를 필요 없으니 느긋하게 써줘.

44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18:58:44

집갱할게. 우우...🥺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어. 로로주는 오늘 하루 정신 없어도 무탈하게 보냈을까?(꼬옥)(맞쓰담)

소매 파닥.. 공주님안기에 소매로 얼굴 가리기...(소심한 도발)(?)

45 페로사주 ◆uoXMSkiklY (TX0I/ZpvsA)

2022-03-21 (모두 수고..) 20:38:26

에만이가 공주님안기당한 채로 키갈당하는 거 좋아하나 보구나..(?)

응, 오늘 추웠지. 낮엔 따뜻했는데 해 떨어지니까 일교차가 갑분싸야 정말.. 에만 생각하면서 그럭저럭 잘 보내고 있었어. (맞쓰담당함)(북슬북슬)

46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22:52:15

고작 술과 담배 몇 번의 신뢰와 만남. 그럼에도 에만이 보이는 행동은 이 도시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것이다. 신뢰를 넘어선 무언가. 아직 그 행동에 대한 감정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에만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얌전히 고개를 맡기고 눈을 감고 있었다. 얼음조각으로 만들어진 벌레가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십도, 소문도, 시끄럽던 목소리도 모두 사라지는 것 같다.

페로사가 자신을 품에서 놓지 않은 모습으로, 상반신을 일으켜주자 시선을 느릿하게 돌려 주변을 훑는다. 조용하고, 공허하며, 노을의 황홀한 심지는 모두 타버려 어둠이 잔잔히 내리 깔리기 시작한다. 이 장소도 점점 짐승이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물어뜯기 위한 것들이 나타나겠지. 에만은 잘 알고 있다. 러그의 굳은 피가 그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기에.

그렇기에 집이라는 단어가 거북하지 않은 것이라고, 그렇게 믿었다. 지금은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 온기를 갈구하는 것도 거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라 믿고, 페로사를 올려다보며 부스스 웃었다. 희미한 미소였지만 감정이 일렁이고 옅은 색채가 묻어 나왔다. 오늘은 이 여성이 푹신하고, 따뜻하고, 튼튼한 가면이 될 것이다. 품에서 고개를 떼지 않아도 좋다는 장담이 안심이 됐다.

"..떨어지지 않을 거야.. 내 가면이 되어줬으니까.. 나는 가면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거든."

코트를 씌워주자 에만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얇지만 밤바람을 막기엔 최고였다. 팔을 꿰니 소매가 손을 덮고 품이 많이 남는다. 겉보기로도, 품에 안긴 것으로도 체격 차이가 나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직간접적으로 차이가 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듯. 아무래도 일어선다면 옷깃이 질질 끌리지 않을까. 에만은 소맷단을 들어보고는 두어 번 위아래, 좌우로 흔들어 본다. 파닥거리는 모양새를 뒤로 에만은 시선을 옮겼다. 하네스를 아무렇게나 걸치는 모습과 데저트 이글 권총을 한 번,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호출하는 듯한 페로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다. 그리고 소맷단을 한 번 파닥였다. 이 또한 무의식이다.

"..아?"

에만은 소맷단에 가려진 손을 옷깃 너머로 맞잡고 손을 꼼질댔다. 큰 옷에 시선이 한참 팔렸기 때문에 품에서 벗어나지 않았던지라, 자신을 감싸 안고 들어 올리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렇게 도와주길 바란 건 아니었기에 부끄러운지, 혹은 고장이라도 났는지 잠깐 멈춰 서다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소맷단으로 얼굴을 덮어 가렸다.

47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22:53:54

((졸..았다..!))(슬픔)

48 페로사주 ◆uoXMSkiklY (TX0I/ZpvsA)

2022-03-21 (모두 수고..) 23:55:19

(어.. 어라라...??)
((졸았다 2))

49 에만주 ◆TrRj8FbhDE (.5kyOiXB2o)

2022-03-21 (모두 수고..) 23:57:03

역시 이건 다 봄 탓이야! ;0;
좋은 밤..😂 잘..잤어?

50 페로사주 ◆uoXMSkiklY (zNwJdB/lkU)

2022-03-22 (FIRE!) 00:03:46

(찬물원샷) 더... 더 안 잠들고 깬 게 천만다행이야... 8.8 (부둥)

51 에만주 ◆TrRj8FbhDE (kmjFNyQebM)

2022-03-22 (FIRE!) 00:16:49

(부둥에 파닥파닥) 안아줘요! >:3 깼다니 다행이지만.. 로로주의.. 수면 패턴...(흐려짐)

52 페로사주 ◆uoXMSkiklY (zNwJdB/lkU)

2022-03-22 (FIRE!) 00:22:35

그러게.. (흐려짐) (안아줌) (행─복)

(페로사가 안아줘요를 에만에게 써먹었을 때 반응이 궁금해졌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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