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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zhGzKKFLk

2022-03-13 05:34:05 - 2022-04-27 17:04:02

0 ◆rzhGzKKFLk (/vdHZFjZWU)

2022-03-13 (내일 월요일) 05:34:05

봄 꽃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그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 이유를

용혜원, <봄 꽃피는 날> 中

시트:
>>1
>>2

303 랑주 ◆76oY4.po8o (Szgm/zjRjg)

2022-03-25 (불탄다..!) 13:00:44

짐 싸려고 1시간 정도 눈 붙이고 일어난거라
비몽사몽한가봐 할 말 또 깜빡했네
여행 중에 갱신은 하러 올게
술은 최대한 안 마시려고 할텐데
여행 멤버들이 죄 애주가에 주당이라 가능할지는 ㅎ.ㅠ.....

304 현민주 ◆rzhGzKKFLk (3KX9FhBmZQ)

2022-03-25 (불탄다..!) 13:56:39

그야 현민이는 랑이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얻고 있으니까
무리해서 갱신하지 않아도 좋아

술은 랑주가 마시기 싫으면 안 마시는 거지
그렇지만 마시고 싶은데 참는 거면 참지 않아도 괜찮아
즐겁고 안전한 여행 되기를 바라
충분한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네

305 랑주 ◆76oY4.po8o (vtCJ60x1Hk)

2022-03-25 (불탄다..!) 20:26:39

갱신할게~! 곧 술 먹을 거 같아 ㅎ.ㅎ....
응 지금 즐겁게 보내고 있어
현민주도 좋은 하루 보내

306 현민주 ◆rzhGzKKFLk (3KX9FhBmZQ)

2022-03-25 (불탄다..!) 20:45:00

즐겁게 보내고 있다니 다행이네
그동안 힘들었을 테니 실컷 놀다 와

307 현민주 ◆rzhGzKKFLk (KKmKAPlH8Q)

2022-03-27 (내일 월요일) 17:42:05

갱신해둘게
여행 마무리는 잘 하고 있으려나
즐거운 시간이었었으면 좋겠네

308 랑주 ◆76oY4.po8o (nIBN3.Hc0I)

2022-03-28 (모두 수고..) 00:35:37

갱신할게 @@
집에는 오후에 돌아왔는데
피곤해서 자고 일어났더니
이 시간이네.....
응 엄청 재밌게 놀았어
몸 상태가 쉬고 싶다고 하기는 하는데....
답레는 이제부터 써볼게
못 쓸지도 모르지만, 응
아마 내일에는 올라오겠네
현민주는 주말 잘 보냈어?

309 현민주 ◆rzhGzKKFLk (PnHxTBaIXM)

2022-03-28 (모두 수고..) 19:19:53

온통 자면서 보냈어...
일찍 잠들지 말걸 그랬어
재밌게 놀았다니 다행이다
충분히 쉬도록 해
답레는 시간날 때 천천히 써줘도 돼

310 랑 - 현민 ◆76oY4.po8o (1zjChieVWw)

2022-03-28 (모두 수고..) 19:33:35

"완벽한 한 줄 자기소개네-"

하고 너를 따라서 랑은 웃었다. 네 자기소개여도 내 자기소개여도 상관없다. 세상 모든 사람이 못났다 하더라도 네가 예쁘다 해주면 다른 사람이 무어라하든 신경쓰일 새도 없을 것만 같다. 랑은 자신의 턱없이 작은 세상에 놀러와 손을 잡아준 신기루가 신기루가 아님에 감사한다. 신기루라고 해도 행복할 일이었을테니까, 너의 실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응, 그러게. 바보 같았다."

있는 마음껏 너를 사랑하면 될 뿐인데, 랑은 너를 욕심내면서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너에게 보답해야만 한다고, 네가 사랑스러워했던 아이가 아니게 되면 안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랑도 모르게 뿌리깊이 새겨져있었다. 네 옆에 있으면 분명 나아질 것이다. 지금처럼 하나씩 짚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랑해도 된다고 허락하고 싶잖아-"

랑은 네가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말해주는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너에게 콩깍지 씌였다고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미 알고 있을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사이, 조금 부끄럽지만- 울고나서 찍은 사진이라는 것도 민망하지만 누군가에게 너의 여자친구라고 소개된다는 건 정말로 기쁠 거라서. 네가 좋아하는 아이가 바로 나라고, 그럼 랑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는 너라고 화답할 수 있다는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당사자인 너를 두고서 그런 상상을 해버린게 낯부끄러워 뺨이 식을 새가 없다.

"예쁘기만 할까봐."

툭 돌려준 답 이후에 랑은 말을 할 수 없었다. 네가 들어올린 쿠키를 입으로 받아 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랑은 쿠키를 살짝 물고만 있을 뿐 먹지를 않는다. 얌전히 쿠키를 입술로 앙 다물어 물고 있는 채, 너를 물끄러미 바라봐본다. 고개를 일부러 너를 향해 들었다는 건, 너도 이 쿠키를 반입 깨물어 먹으라는 뜻이었는데- 네가 알아봐줄 지를 몰라 조금 우물쭈물거리는 기색도 보이는 동그란 눈이 깜빡거린다.

311 랑주 ◆76oY4.po8o (1zjChieVWw)

2022-03-28 (모두 수고..) 19:34:53

빼빼로만 가능한 건 아니니까 ㅎ.ㅎ
그래도 오늘안에 가져왔어
현민주도 많이 잔 걸 보면 피곤했던걸까
현민주도 푹 쉬었으면 좋겠다 @@

312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19:48:44

(입구컷당했음)
오자마자 너무 세요

313 랑주 ◆76oY4.po8o (mo5P0Cx6iE)

2022-03-28 (모두 수고..) 19:53:50

원래는 하나씩 쿠키 나눠먹으려고 했지만
같은 쿠키 반입씩 먹으면 같이 먹을 수 있으니까 ㅎ.ㅎ!

314 현민 - 랑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0:15:25

"아니, 자랑 안 할 거야. 너랑 나만 볼래."

작은 세상이어도 상관없었다. 그 곳엔 발 디딜 땅이 있었고, 따스한 햇살이 있었다. 너와 현민 사이에 피운 꽃과 잔디가 잔뜩 자라나 있었고, 그리고 네가 있었다. 작은 세상이라 하면, 자신 말고 다른 사람 자리는 없을 테니 자리 빼앗길 걱정은 없겠다. 못된 심보다. 그렇지만 서로가 서로만을 이렇게 걱정없이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 한켠에 이리도 뿌듯했다.

"같이 찍은 첫 사진이잖아..."

그래서 현민은 너랑 나만 보겠다고 부러 뾰루퉁하게 말했다. 그는 네 손에서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이제 간식 먹어야지. 현민은 비스켓을 네 입에 물려주면서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자랑할 사진은 나중에 따로 찍자."

그런데 네가 쿠키를 입술로 반쯤만 꼭 문 채로 씹어삼키지는 않고 조금 부끄러워하며 파르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자, 현민은 핸드폰을 집어넣다가 네가 하는 양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네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2~3초 정도의 정적이 필요했다. 그 잠깐의 정적 동안 한움큼의 봄바람이 너와 소년 사이를 훑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봄바람이 그의 얼굴을 훑고 지나가며 무표정을 벗겨낸 걸까 미소를 한가득 칠해준 걸까 그의 얼굴에 한바탕 벚꽃이 웃음처럼 피고 만다.

"너랑 같이 있으면 바보가 되는 것 같네, 정말."

그리고 현민은, 네가 입술로 내밀어오는 쿠키 반쪽을 덥석 받아물었다. 그의 입술에 꾸욱 하고 네 입술도 살짝 물어버리는 통에 네 입술 표면에 조금 거칠고 질기면서도 따뜻한 감촉이 여과없이 와서 닿는다. 간식을 나눠먹는 건지 뽀뽀를 하는 건지 모르게 됐다. 쿠키 반쪽을 베어물고는, 그는 웃었다.

"바보라도 좋아."

나도 너와 있으면 바보가 되는 것 같은걸. 그렇지만 그래도 좋아. 네가 바보건, 내가 바보건, 우리 둘 다 바보건... 내가 좋아하는 건 너고, 네가 좋아하는 건 나니까.

그러면 이제, 마음껏 간식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네 애인인 이 소년과, 단둘이.

315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0:15:37

받아라 역습이다

316 랑주 ◆76oY4.po8o (kc/krM3Kr.)

2022-03-28 (모두 수고..) 20:24:22

어라 빈사상태 @@

317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0:27:43

벌써 빈사면 안돼요
여름에 여행도 가고 수영장도 놀러가고 해수욕장도 가고 (코로나때문에 못한거 여기서 다하려듬) 원정경기 응원도 가고 장맛비 속에서 비 맞은 채로 처마 아래서 멀거니 하늘바라기하고 있는 현민이 손도 잡아주고 어 이거 빗속감성모먼트인데 왜 갑자기 랑이 도도도 뛰어오는거 생각하니까 햇살힐링이죠?

318 랑주 ◆76oY4.po8o (1zjChieVWw)

2022-03-28 (모두 수고..) 20:29:28

여름 이야기하니까 둘이 집에 있다가 정전되는 거 보고 싶다
장맛비에 정전된다거나 ㅎ.ㅎ
둘이 빗방울에 젖어서 동시에 에취 재채기 하고 웃는것도 보고싶어

319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0:33:42

전신주에 벼락쳐서 정전 좋다
촛불 꺼내와서 불멍해야지
둘이 꼭끌어안고 잠들었다가 눈을떠보면 폰카들이대고있다가흠칫놀라는현민이네어머니 아니이게아니고 불켜져있는거 보고 까르륵거리고..
조금 감성에 젖어서 비멍하고 있다가도 재채기 한번 하고
랑이가 까르륵 웃으면 현민이도 배시시 웃겠지

320 랑주 ◆76oY4.po8o (ePQgm1Yh32)

2022-03-28 (모두 수고..) 20:39:12

아무것도 안 보일때 랑이 혼자두면 싫어해 @@
시야까지 차단당하면 움직이기 더 까다로우니까
현민이 손 꼭 잡고 갈 수 있으려나
현대인의 필수품 폰이 있으니 상관없으려나
어머님ㅋㅋㅋㅋㅋ 여전하셔라
둘이 수건 폭 뒤집어쓰고 따뜻하게 덥힌 꿀탄 우유 먹는 거 보고파

321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0:49:57

사실 현민이네 어머니는
현민주가 제4의벽 밖에 있어 현민x랑 덕질을 세계관 내에서 못하는 것을 대신해주는 역할이기도 한(그만)

그야 당연히 손 꼭잡고 핸드폰 라이트 키고
나란히 찾으러 갈 거니까
꿀탄우유 좋지
난 랑이가 밥 복스럽게 먹는 장면이 그리 좋더라... (학부모마음)

322 랑주 ◆76oY4.po8o (/rAb9.BIF2)

2022-03-28 (모두 수고..) 20:53:10

나도 대신 덕질해줄 캐릭터가 필요해
현민이네 어머니 못지않으신 분으로다가
둘이 탐험 떠나는 것 같아서 귀여워
랑이 볼주머니에 현밍이도 쏙
와랄라 ㅎ.ㅎ

323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1:24:46

현민: 억. (볼빨림)
현민: 얔ㅋㅋㅋㅋㅋ
현민: (랑이가 볼 놔주자 입술에다 쪽)
현민: ((한 번으로 안 끝냄))

현민: ...나, 너 더 귀여워해줘도 돼?
( 주의: 이 앞 딥키스 있다)

324 랑주 ◆76oY4.po8o (BCJa7Teh..)

2022-03-28 (모두 수고..) 22:01:56

랑이 : 왜에. (까르륵)
랑이 : (연분홍색)
랑이 : (진분홍색) (우으.)
랑이 : 응? 응. 너잖아. (방글)

랑이는 뽀뽀 더할 줄 알았겠지만 @@

325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2:16:12

음...

아니 역시 리액션은 일상에서 보고 싶어(당돌)

326 랑주 ◆76oY4.po8o (PyTkEuN2T.)

2022-03-28 (모두 수고..) 22:21:25

진도 느리게 빼려는 줄 알았는데
이번 일상부터는 심장 잡으면서 있어야겠다

327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2:29:25

아니 지금 일상에서 하려는 건
아니 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는거지만
상황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 @ @) (횡설수설)

나도 느릿느릿 되는대로 가자고 생각하고
그렇게 플레이하고 있는데
너무 급발진한다고 생각하면 브레이크 걸어줘

328 랑주 ◆76oY4.po8o (8kon8Z3a0Q)

2022-03-28 (모두 수고..) 23:24:32

오늘도 귀가가 늦어 @@....
그래서 답레도 늦어
컨디션 이유로 귀가 후에는 바로 잠들지도 몰라
일찍 갈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아냐 ㅋㅋㅋㅋㅋ 불편한게 아냐
먼저 해버릴 수도 있다는 것만 알아둬 ㅎ.ㅎ
아니면 돌직구가 나갈지도 몰라

329 현민주 ◆rzhGzKKFLk (r44KipbtDQ)

2022-03-28 (모두 수고..) 23:26:57

( 8 8) (쓰다듬) 오늘도 고생하는구나
답레는 천천히 써도 되고
피곤하면 오자마자 자도 돼

오....... 나도 심장 잡으면서 있어야겠다

330 랑 - 현민 ◆76oY4.po8o (xQFTr.82Z.)

2022-03-29 (FIRE!) 19:33:34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리고 아래로 시선을 조금 내렸다가 한 마디 덧붙인다.

"그래도 언젠가- 너가 자랑하는 거 보고 싶어. 내가 여자친구라고."

시선이 들어올려짐과 같이 말간 웃음이 떠올랐다.

2초에서 3초, 짧디 짧은 눈 깜빡 남짓하는 시간 동안 랑은 그 정적이 길게도 느껴졌다. 네가 눈치를 챘구나- 확신할 수 있을 만큼 화사히 웃음꽃을 피웠을 때서야 시간이 제대로 흐르는 것만 같았다. 랑은 네가 말하는, 너랑 같이 있면 바보가 되는 것 같다는 그 말에 나도 그렇다고 답하듯이 부드럽게 미소를 띄웠다. 입에 쿠키를 물고 있느라 예쁘게 눈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네가 쿠키를 받아물었을 때도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네가 쿠키만 물지 않았다는 걸 느끼면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네가 끝만 마주 물고서 뚝 쿠키를 부러뜨려 갈 줄로만 알았기 때문에, 랑은 여전히 식을 새 없다.

"나도 바보잖아."

네가 물어가고 남은 만큼의 쿠키를 오물거리는데 이 단 맛이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먹깨비의 자아는 부끄럼을 느끼지 못하는지, 랑은 발갛게 달은 뺨을 하고서도 푸딩이 담긴 유리병을 쥐었다. 마개가 퐁 소리를 내면서 빠진다. 그 옆에 놓여있던 앙증맞은 스푼을 쥐고 한 숟가락 떠올려본다.

"내가 먼저 안 먹으면 안 먹을거지."

떠올린 푸딩을 한 입 와앙 입에 물고, 눈을 반짝거린다. 서로 좋아하고 있는 애틋한 아이가 기념일이라며 나를 생각하고, 나를 위해서 만들어준 디저트는 맛의 유무와 관계없이 너무 달았다. 랑은 입에 물었던 숟가락을 빼어 다시 새로 한 숟가락을 뜨더니 네게 건넨다. 오물거리고 있는 볼을 보아하니 아직 입에 있는 것이 있어서 말을 못하는 것이고, 하늘빛을 따온 눈이 말하는 걸 보자니 엄청 맛있으니까 어서 너도 한 입 먹어야한다고 하고 있었다.

331 랑주 ◆76oY4.po8o (xQFTr.82Z.)

2022-03-29 (FIRE!) 19:36:20

같은 숟가락 쓰는걸로
부끄러워하진 않을 거 같지만 @@
응 아마도 일주일간 컨디션이 나쁠거야
아파서 뒤척였더니 오전 오후 상태도 같이 나빴다
지금은 좀 나아졌으니까 걱정마
그래서 답레 들고 왔고!

332 현민주 ◆rzhGzKKFLk (6TY6AHy9cI)

2022-03-29 (FIRE!) 22:16:50

( 8 8) 랑주는 또 어쩌다 아픈 거야..
그래도 좀 나아졌으니 안심하겠지만
몸조리는 잘해야 돼 알았지?
답레는 천천히 쓸게.. 방금 집에 들어온 참이야 ( x x)

333 현민 - 랑 ◆rzhGzKKFLk (U2dgyeRubE)

2022-03-30 (水) 15:47:42

"싫을 리가."

네 시선이 떨어지는 걸 보고 현민은 즉답했다.

"너랑 약속했잖아, 깐쵸한테도 안 보여주기로. 그래서 그런 거일 뿐이야."

그저 너와 그렇게 약속했을 뿐이다. 네가 품 속에서 흘린 눈물의 흔적이 아직 네 뺨에 붉게 피어있었고, 그 상태로 찍은 사진인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깐쵸한테도 안 보여주고 너와 그 단 둘이서만 보기로 약속했으니. 그래, 바보다- 오래전부터 바보같았다. 그날 네가 품속에 쾅 떨어지기 전에도 자신은 바보같은 삶을 살았으며, 너를 마음에 담은 이후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바보같은 삶을 살았다. 그것이 현민의 행복이었다. 너와 함께하는.

"나, 이래봬도 지금 이대로 운동장에다 대고 나 배하랑이랑 사귄다고... 24일, 28일..."

쿠키 조각을 우물거리며 손가락을 꼽아보다가 현민은 고개를 들고 네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뚱하니 삐진 눈빛이다. 그런데 전혀 너한테 섭섭하거나 속상해보이지는 않는다. 양뺨에 빨갛게 핀 꽃 때문이겠지. 너와 함께 있을 때면, 가무잡잡하기보단 칙칙한 그의 피부에 항상 화사한 혈색이 돌았다.

"배하랑이랑 사귀기 시작한 지 2주하고도 4일째라고 있는 대로 소리지르고 싶은 거 참고 있거든."

현민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가며 만들어 온 그 간식들은, 모양새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았지만-개중에는 비뚤게 튄 것도 있었고, 굽다가 뭘 했나 한쪽 벽면에 쏠렸는지 유리창에 뺨 찌부낸 것마냥 한켠이 납작한 것도 있었고, 마카롱들은 가뭄에 논바닥 갈라진 것처럼 표면이 갈라져 있었다- 분명히 달콤하고 맛있었다. 그 소년에 대한 네 마음이 감미료가 된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달고 맛있었을 테지만, 입안에 몽글몽글하게 퍼지는 부드러운 우유향과 바닐라향에는 그 소년의 마음이 담겨 네게 더욱 맛있었다. 푸딩 병을 퐁 하고 따면서 네가 건네는 말에 현민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야 너랑 같이 먹으려고─"

그러다 네가 쑥 내민 숟가락을 보고 현민의 말문이 끊겼다. 눈을 깜빡이다가, 받아먹는다.

'...간접키스잖아, 이거.'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이미 뽀뽀까지 다 한 사인데 이제 와서 쑥쓰러워하면서 머뭇거리기엔 네가 한 숟가락 퍼서 건네어주는 네 마음이 네가 그에게서 느낀 것만큼 달았다.

"맛있네."

잘 만들어졌네, 가 아니라 맛있네, 하는 답이 나왔다.

334 현민주 ◆rzhGzKKFLk (U2dgyeRubE)

2022-03-30 (水) 15:48:14

답레가 늦어졌으니
그만큼 원기옥 모아서 드렸습니다 ( u u)

설마.. 그렇게 눈 감자마자 잠들어버릴 줄은..

335 랑 - 현민 ◆76oY4.po8o (kd8BKCAW.I)

2022-03-30 (水) 22:10:37

"으응."

싫어할 수도 있다고 가정하는 것조차 너에게 실례겠지- 랑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달갑지 않은 생각이 들 때마다 너는 그렇지 않다고 쳐낸다. 남들이 랑의 귀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랑이 더 많이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고, 괜찮게 행동하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와 반대로 제일 파먹고 있고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랑이었다. 아이러니하다. 너를 떠올리면서 너는 그렇지 않다고 되뇌인다.

"...2년 더 참을 수 있지?"

자랑이라고 해도 친구, 가족- 그 정도만 생각했지 운동장에 대고 소리치고 싶다고 말할 줄은 몰랐다. 이제 2학년 1학기 시작한지 2주 남짓인데, 졸업할 때까지 뻔뻔하게 다닐 자신 없다면 네가 계속 참아줘야 한다. 랑은 진담일지 농담일지 모르는 네 말에 설마 진짜겠어- 하는 반신반의하듯 답하고 나서 까르륵 웃는다. 뚱한 네 시선을 보고는 손을 올려 너의 뺨을 부드럽게 두어번 도닥이듯 쓰다듬는다. 쿠키를 먹고 있는데 입 맞출 수야는 없으니 나름의 대책 방안이었다.

"그치. 맛있지!"

앙증맞은 숟가락으로 최대한 크게 푸딩을 떠낸다. 숟가락을 입에 합 물면 맛있어하는 콧소리까지 난다. 카툰의 한 컷처럼 이 장면을 옮겨담는다면, 분명 랑의 옆에는 방긋 웃으면서 피어난 꽃 몇 송이와 즐거워하느라 울리는 음표 몇 개가 동실거리고 있을 법 했다. 아까워서 못 먹겠다고 하던 것 치고는 푸딩이 점점 줄어들어간다. 랑은 네가 한 입 먹으면 같이 한 입 떠 먹었고, 또 네게 한 입 떠주고를 계속 반복했을 것이었다. 네가 거절하면 유리병에 담긴 높이가 낮아진다.

"이제 다른 푸딩은 못 먹을지도 몰라. 다른 쿠키랑 다른 마카롱도."

편식이라고는 하질 않는데 네가 해준 이 디저트들이 너무 좋아서, 너무 맛있어서 다른 건 먹지도 못하게 될 것 같다고- 아쉬워하는 것처럼 목소리 냈지만 표정은 어쩐지 행복해보이기만 한다. 입 안에서 계속 단 맛이 맴돈다.

336 랑주 ◆76oY4.po8o (kd8BKCAW.I)

2022-03-30 (水) 22:11:30

오늘 멘탈관리 실패해서 조금 늦었어......
눈 따갑다 @@......
어제 피곤했나보다
오늘은 쉬운 날이었으면 좋겠네

337 현민주 ◆rzhGzKKFLk (U2dgyeRubE)

2022-03-30 (水) 23:54:26

무슨 일 있었어? (토닥토닥)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응... 오늘은 그럭저럭 괜찮았어

338 현민 - 랑 ◆rzhGzKKFLk (skMtgCqr9U)

2022-03-31 (거의 끝나감) 00:19:21

"그러면 졸업식 날에는 2년째라고 소리질러도 돼?"

네 말에 현민은 빙그레 웃었다. 딱히 소리지를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학기초부터 벚꽃잎 화사하게 흩날리는 꽁냥꽁냥 라이프를 보낸 덕에, 굳이 현민이 옥상에서 운동장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지르지 않아도 반 아이들이나 축구부 부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현민과 랑의 관계에 대해서 수군거릴 필요성마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 쟤네 부부구나- 하는 느낌의 인식이 퍼져있기는 했다. 빙그레 웃는 웃음- 두 번 다시는 이렇게 웃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때 웃음을 잃었던 소년의 웃음짓는 뺨이 네 손에 부드럽게 잡혔다. 도닥도닥, 하고 매만져보면 따뜻하다. 햇살을 오래 받은 너럭바위 같다.

너를 힘들게 하는 요소를 이기적으로 그것까지도 사랑한다고 멋대로 말할 생각은 없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보라는 어리석은 말을 할 생각도 없었다. 다만 그것이 자신이 너를 사랑하는 데에 어떤 장애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찌되었건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네가 귀가 조금 아픈 것은 상관없어,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해... 하고 말로 하기엔 불충분해서, 그래서 현민은 그것을 가능한 한 오래오래 너와 함께 있으면서 전해주고 싶었다.

"아, 그러면 곤란한데. 매일마다 이런 걸 만들어오려면 나 전공 바꿔야 된다고."

하고 그는 키득키득 웃는다. 이걸 만들면서 제과전공으로 바꾸겠다고 투덜댔다가 엄마한테 맞은 등짝이 새삼 아픈 것 같아 웃겼다. 랑이 퍼주는 대로 현민은 넙죽넙죽 잘 받아먹었다. 이미 이런 걸 이제 와서 꺼려하기엔 너와 보내는 시간이, 이런 것들도 빠짐없이 모두 행복했다. 숟가락질 한 번에 꽃 한 송이가 더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 자기 몫으로 챙겨온 숟가락은 못 쓰게 됐는데 유리병에 담긴 푸딩은 두 배로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러다 오늘 간식은 내 손으로 집어서 입에 넣는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현민은 생각했다.

"어떤 영화 좋아해?"

푸딩을 꿀꺽 넘기고 현민은 질문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방과후는 오래간만에 느긋하게 휴식일을 갖기로 했었지. 그와 둘이서.

339 랑 - 현민 ◆76oY4.po8o (tP4XM/Fweg)

2022-03-31 (거의 끝나감) 14:55:07

"응. 이제 학부모님들까지 다 듣겠다-"

입김 서리는 겨울, 졸업장과 꽃다발을 안고서 너와 같이 서 있다가- 네가 대뜸 운동장에 2년째라고 외치는 모습을 상상하고는 까르륵 웃음을 터트린다. 추워서 빨갛게 시렸던 뺨이 분명 부끄러워서 새로 물들테고, 그래도 너와 그러는게 즐거워서 분명 졸업식에서 눈물 한 방울 없이 웃고 있을 것 같다. 졸업식이라는게 랑에게는 드디어 떠날 수 있다는 해방감 정도였는데, 이번 고등학교 졸업식은 다를 것 같았다. 대학교도 같이 가서, 대학교 졸업식도 너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는게 이렇게 쉽고 익숙하다.

"매일 만들어주기까지 하게? 가끔 한 번으로도 좋은데."

유리병과 숟가락이 잘그락 부딪힌다. 푸딩이 다 사라져서 안이 투명하게 비쳐보인다. 랑은 쿠키를 하나 집어서 입에 쏙 넣었고, 이번에는 마카롱을 들어서 네 입가로 가져간다. 네가 한 입에 삼켜버리면 랑은 새로 마카롱을 들 것이고, 네가 반입만 먹는다면 남은 반쪽 마카롱은 랑이 먹어버릴 것이었다.

"영화?"

랑이 좋아하던 영화는 뮤지컬 영화였다. 지금은 자막이 있기 때문에 외국영화를 좋아한다. 사실은 그렇게 영화를 자주 보지도 않았다. 시내를 잘 가지 않으니 영화관에 갈 일도 없고, OTT 플랫폼이 무수히 쏟아져도 영화 한 편 볼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있었다. 랑은 영화 취향이 이렇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나- 베시시 웃었다.

"너가 좋아하는 거 볼래."

340 현민주(바깥) ◆rzhGzKKFLk (R5hlz8qB1E)

2022-03-31 (거의 끝나감) 14:57:57

잠깐 쉬는시간에 무심코 폰을 켰다가
엄청 사랑스러운 걸 봤어요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내길 빌어 랑주

341 랑주 ◆76oY4.po8o (OZo/NMnVi.)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0:14

작업하던 모든게 수포로 돌아갈 뻔 했거든
수습했으니까 괜찮아 ㅎ.ㅠ
아 내일 만우절인데 현민이는 장난치려나?
현민이 교복 입고서 막내동생 하민이라고 장난쳐고 싶다 ㅋㅋㅋㅋㅋ
반응 귀여울 거 같아

342 랑주 ◆76oY4.po8o (OZo/NMnVi.)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2:03

엇갈렸나보다 @@
현민주도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내
고마워

343 현민주(바깥) ◆rzhGzKKFLk (R5hlz8qB1E)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4:25

으아앙잠깐만요나아직여깄어

344 랑주 ◆76oY4.po8o (LWyBzJWgGE)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5:40

으아 나도 있어 괜찮아 ㅋㅋㅋㅋㅋ @@

345 현민주 ◆rzhGzKKFLk (R5hlz8qB1E)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5:40

수습했다니 천만다행이다 잘됐네

현민이 눈 땡그랗게 뜨고 보다가 이마 찌푸릴듯
현민: 야 이러면 애인이라고 못하잖아.

346 현민주 ◆rzhGzKKFLk (R5hlz8qB1E)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6:34

요즘 우리 자주 엇갈리긴 했지.. ( 8 8)

347 랑주 ◆76oY4.po8o (0E48Wj9h3I)

2022-03-31 (거의 끝나감) 15:07:55

채현민 귀여울 줄 알았지 내가
덩치 차이 크니까 현민이 교복 입어도 입는게 아닐 거 같긴 하다
신축성 있는 재질인 체육복도 허리 흘러내릴 거 같아
무슨 장난을 쳐볼까 @@.....

348 현민주 ◆rzhGzKKFLk (R5hlz8qB1E)

2022-03-31 (거의 끝나감) 15:15:06

체육복 바지..
흘러내리기 이전에 허리 있는대로 끌어올려도
바짓자락이 발을 다 덮을 것 같지..
의문의 초 루즈레깅스
둥둥 걷어야 되지않을까

349 랑주 ◆76oY4.po8o (0E48Wj9h3I)

2022-03-31 (거의 끝나감) 15:19:07

걷어도 흘러내릴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
무릎 부분이 무릎에 오기는 하려나
무슨 장난을 쳐야 귀엽고 재밌을까
사실은 정말 여우였어 하고 머리띠 쓰기
근데 이건 현민이가 해주면 좋겠다
귀여워

350 현민주 ◆rzhGzKKFLk (skMtgCqr9U)

2022-03-31 (거의 끝나감) 15:45:39

(택배 좀 받느라고 잠깐 집에 들렀어)

좀 타이트한 재질이면 안 흘러내리지 않을까(고얀)
아.. 여우머리띠 쓴 랑이요?
이건 죽었다
100% 죽었다

351 랑주 ◆76oY4.po8o (nd7eNfS/Qg)

2022-03-31 (거의 끝나감) 15:49:47

기왕 여우 머리띠 쓸거면 바지보다도 셔츠 입는 쪽이
완전 노리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ㅎ.ㅎ
아래 짧은 트레이닝팬츠 입어도 셔츠가 다 덮겠다
늑대든 범고래든 오브차카든 현민이도....... 귀여워

352 현민주 ◆rzhGzKKFLk (skMtgCqr9U)

2022-03-31 (거의 끝나감) 15:54:39

>>351 ((>>266 슬쩍 보여줌))
쓰다듬어주면 좋아할지도

랑이 귀여워... 마구 꼭 안아줘야지

353 랑주 ◆76oY4.po8o (nd7eNfS/Qg)

2022-03-31 (거의 끝나감) 15:59:51

안 그래도 >>266 생각했어
랑이라면 꼬리 쓰다듬으려고 할 거 같지만 @@
현민이 랑이 보면 꼬리 흔들거릴 거 같고
머리는 바로 쓰다듬을 수 있지만 꼬리는 잡아보고 싶
(사냥본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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