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토끼만 날뛰는 달이 아니다. 3월은 고등학생도 날뛰게 하는데.... 어색한 첫만남이 언제냐는 듯 급속도로 친해진 당신들은 금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매점과 급식소로 뛰어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이 학교라는 공간의 특징이 아닐까?
1. AT필드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2. 참치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용합니다. 편파, 캐조종 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3. 수위는 최대 17금까지로 과한 성적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풋풋하고 설레는 고등학생다운 연애를 합시다.(연플은 3/11까지 제한됩니다.) 4. 느긋한 템포로 굴러갈 예정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5.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세요.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내 책상 옆에 걸려있는 밋밋한 흑색의 크로스 백에서 등교하는 빵 두 개와 우유를 꺼내 들고 밖으로 나왔다. 빵은 매점에서 산 것이 아닌 등교하는 길에 있는 동네 제빵점에서 사 온 것이다.
그 증거로 뭉게구름을 한 덩이 얹어 놓은 듯한 모양의 제빵 모자를 쓰고 있는 약간 통통하며 양 쪽으로 자라난 콧수염의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간 이탈리아 내지는 프랑스인의 얼굴 형을 가진 인상 좋은 아저씨가 미소 지으며 빵 맛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따봉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 마크가 투명한 봉지 위에 그려져있다.
사장님은 분명 한국인 일텐데. 이탈리아 내지 프랑스인을 브랜드 마스코트로 내세우는 것은 '빵' 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쉽게 그 고장들이 연상 되기 때문일까. '소시지'나 '맥주' 하면 독일이 떠오르듯이 말이다. 라는 사소하고 아무 짝에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3학년이 쓰는 별관을 빠져나와서 본관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목적지는 옥상.
굳이 매점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혼자 옥상에서 점심 시간을 가지는 이유라 함은, 그저 인파가 북적이는 것이 싫어서. 그 뿐이다. 게다가 굶주린 학생들의 전투력 상승률은 정말로 무섭다니까. 우다다다ㅡ 우당탕쾅ㅡ 앞에 보이는 모든 걸 엎어버릴 기세로 식당이나 매점을 향해 단체로 저돌맹진 하는 것을 보면 사이어인 행성의 왕자님도 당황할 수준이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분주하게 발을 옮겨 본관의 꼭대기에 도착하고 쥐색 철문의 둥근 문 고리를 돌려서 열자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철책 위를 넘어 솟아 있는 설상산의 모습이 정면에서 맞이한다. 교정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 둥지를 튼 직박구리가 삐익- 삐익- 지저귀며 봄을 알리고 있음에도 숨을 내쉬면 피어오르는 하이얀 입김에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다 느끼고 있던 체감을 부수듯
따사로운 햇빛을 머금은 투명하고도 맑은 하늘색의 넘실거리는 베일을 두르고 이른 벚꽃을 피워 중턱 가슴께부터 어여쁜 색으로 드레스를 갈아입고 있는 부끄럼 많은 새색시 같은 산의 모습은 완연하고도 청초한 봄의 기운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나는 그런 산에 모습에 홀려 무심코 아.. 하는 나지막한 감탄사를 흘려버렸다. 저걸 보고 있자면 추위가 꽃을 시샘하는 이유도 대강 알 것 같달까.
앞서 언급한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내가 옥상을 찾는 이유는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었다. 하늘과 산 사이에 몽롱하게 걸쳐 있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나는 옥상으로 나와서 철문을 닫고 그 옆의 벽에 기대어 앉았다.
가만히, 들숨. 그리고 입을 열어 숨을 내쉬어 본다. 추위의 잔재가 흘러나온다. 나는 봄을 시샘하고 있구나.
위에 진단들 보면서 귀여워~~~~ 하면서 내려왓는데 세상에 하늘주 독백이 하나 더 ... ? ? ? 하늘주 비유법에 눈이 트인다 드레스를 갈아입고 있는 부끄럼많은 새색시래................. 그렇지만 하늘이 혼자 있는 거 볼때마다 옆에서 들쑤시고 싶어() 난장판 만들어주고 싶다 🤪
>>66 물론 익명~ 예명으로 활동하는데다가 얼굴도 잘 안보여주고 자기 작곡한 음악을 올려놓는 게 다라서 초반에는 구독자가 잘 늘지 않았닥우.. 이제 다른 몇시간짜리 음악모음집 올리는 유튜버들의 믹스테입에 자기 곡이 들어가고 알고리즘을 타면서 유명세가 갑자기 팍 늘어난거라 홀홀 본계에서는 토킹은커녕 생방송도 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 시청자들 사이의 연대감도 별로 없는 편이라 팬들 애칭 같은 것도 없어야.. 장르가 일렉트로니카/하우스일 뿐이지 우타이테 채널 같은 거라구 생각하믄 되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