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토끼만 날뛰는 달이 아니다. 3월은 고등학생도 날뛰게 하는데.... 어색한 첫만남이 언제냐는 듯 급속도로 친해진 당신들은 금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매점과 급식소로 뛰어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이 학교라는 공간의 특징이 아닐까?
1. AT필드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2. 참치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용합니다. 편파, 캐조종 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3. 수위는 최대 17금까지로 과한 성적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풋풋하고 설레는 고등학생다운 연애를 합시다.(연플은 3/11까지 제한됩니다.) 4. 느긋한 템포로 굴러갈 예정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5.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세요.
TMI: 미나는 채팅에서마저 별다른 추임새가 없는 딱딱한 말투 고정이라 그것을 가엽게(?)여긴 친구가 스티커(이모티콘)를 선물해줬다 카더라. 더불어 채팅할때 한번씩은 이모티콘을 쓰라고 당부받았으나 그걸 잘못 이해해 생존신고를 스티커 한장 붙여놓는거로 대신하는 버릇이 들었다고....?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내 책상 옆에 걸려있는 밋밋한 흑색의 크로스 백에서 등교하는 빵 두 개와 우유를 꺼내 들고 밖으로 나왔다. 빵은 매점에서 산 것이 아닌 등교하는 길에 있는 동네 제빵점에서 사 온 것이다.
그 증거로 뭉게구름을 한 덩이 얹어 놓은 듯한 모양의 제빵 모자를 쓰고 있는 약간 통통하며 양 쪽으로 자라난 콧수염의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간 이탈리아 내지는 프랑스인의 얼굴 형을 가진 인상 좋은 아저씨가 미소 지으며 빵 맛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따봉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 마크가 투명한 봉지 위에 그려져있다.
사장님은 분명 한국인 일텐데. 이탈리아 내지 프랑스인을 브랜드 마스코트로 내세우는 것은 '빵' 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쉽게 그 고장들이 연상 되기 때문일까. '소시지'나 '맥주' 하면 독일이 떠오르듯이 말이다. 라는 사소하고 아무 짝에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3학년이 쓰는 별관을 빠져나와서 본관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목적지는 옥상.
굳이 매점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혼자 옥상에서 점심 시간을 가지는 이유라 함은, 그저 인파가 북적이는 것이 싫어서. 그 뿐이다. 게다가 굶주린 학생들의 전투력 상승률은 정말로 무섭다니까. 우다다다ㅡ 우당탕쾅ㅡ 앞에 보이는 모든 걸 엎어버릴 기세로 식당이나 매점을 향해 단체로 저돌맹진 하는 것을 보면 사이어인 행성의 왕자님도 당황할 수준이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분주하게 발을 옮겨 본관의 꼭대기에 도착하고 쥐색 철문의 둥근 문 고리를 돌려서 열자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철책 위를 넘어 솟아 있는 설상산의 모습이 정면에서 맞이한다. 교정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 둥지를 튼 직박구리가 삐익- 삐익- 지저귀며 봄을 알리고 있음에도 숨을 내쉬면 피어오르는 하이얀 입김에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다 느끼고 있던 체감을 부수듯
따사로운 햇빛을 머금은 투명하고도 맑은 하늘색의 넘실거리는 베일을 두르고 이른 벚꽃을 피워 중턱 가슴께부터 어여쁜 색으로 드레스를 갈아입고 있는 부끄럼 많은 새색시 같은 산의 모습은 완연하고도 청초한 봄의 기운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나는 그런 산에 모습에 홀려 무심코 아.. 하는 나지막한 감탄사를 흘려버렸다. 저걸 보고 있자면 추위가 꽃을 시샘하는 이유도 대강 알 것 같달까.
앞서 언급한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내가 옥상을 찾는 이유는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었다. 하늘과 산 사이에 몽롱하게 걸쳐 있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나는 옥상으로 나와서 철문을 닫고 그 옆의 벽에 기대어 앉았다.
가만히, 들숨. 그리고 입을 열어 숨을 내쉬어 본다. 추위의 잔재가 흘러나온다. 나는 봄을 시샘하고 있구나.
위에 진단들 보면서 귀여워~~~~ 하면서 내려왓는데 세상에 하늘주 독백이 하나 더 ... ? ? ? 하늘주 비유법에 눈이 트인다 드레스를 갈아입고 있는 부끄럼많은 새색시래................. 그렇지만 하늘이 혼자 있는 거 볼때마다 옆에서 들쑤시고 싶어() 난장판 만들어주고 싶다 🤪
>>66 물론 익명~ 예명으로 활동하는데다가 얼굴도 잘 안보여주고 자기 작곡한 음악을 올려놓는 게 다라서 초반에는 구독자가 잘 늘지 않았닥우.. 이제 다른 몇시간짜리 음악모음집 올리는 유튜버들의 믹스테입에 자기 곡이 들어가고 알고리즘을 타면서 유명세가 갑자기 팍 늘어난거라 홀홀 본계에서는 토킹은커녕 생방송도 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 시청자들 사이의 연대감도 별로 없는 편이라 팬들 애칭 같은 것도 없어야.. 장르가 일렉트로니카/하우스일 뿐이지 우타이테 채널 같은 거라구 생각하믄 되것다
아, 사실 이정이 시트 보면서 생각해둔게 있는데 그거랑 상황 이어서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선우가 기본적으로 도움요청을 거절하지 않는 편이라서, 어... 예를들면 연극용 소품중에 기계류가 있었는데 그게 갑자기 뻗어서 일단 되는대로 도움 청하러 왔다가 프로젝트용 로봇 손보고 있던 ROM부에서 선우랑 다시 마주친다던가 하는 느낌으로?
>>93 과연 1년 새에 바보털 한 가닥만 남기고 팍 삭아버린 아진이에게는 무슨일이 있었던거신가 아진: 광고 볼 필요 없어~ 내 채널은 음악채널이라구. 그래서 광고 최대한 안 넣었어~ 아진: 그런데 영상 바뀔 때 나오는 광고랑 유튜브가 억지로 끼워넣는 광고는 어쩔 수 없더라~
>>109 소꿉친구/중학교 친구/고1때 만나서 친해짐 세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서우주가 골라달라구 고1 여름까지만 해도 쾌활한 말괄량이였는데 가을~겨울부터 갑자기 팍 시들기 시작한 거라 아진이의 급작스런 스타일 온도변화를 서우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하지~ 어떻게 친해졌는지는 글쎄 딱히 생각나는 사건이 없지만 서우주가 저 셋 중에 하나를 골라보면 내가 짱구 한번 굴려드리겠어.
아직 해인의 차례가 끝나지 않았기에 연우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다. 자신이 반장이였던 때에 부반장을 맡았던, 실질적 비선실반장인 서해인.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로 노력파, 그 한단어로 정의할수 있어서 여러모로 방황하던 자신보다는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서해인의 선서가 끝난 후에 잡담이 다시금 조금씩 형성되고서야 그 사실을 하나에게 알려줄수 있었다.
"해인이가 중학교 3학년때 우리반 부반장이였거든- 근데 하나가 해인이와 소꿉친구였다니, 전혀몰랐어! 어릴적 해인이는 어땠을지도 궁금하긴 하네-"
하나와의 대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 한켠이 간질여지는 따스함이 있다. 이게, 소꿉친구라는 느낌인걸까.
>>112 으아아악 내가 아까 일상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못굴리는 상황이 되었어.............. 이렇게 엇갈리다니 🥲🥲🥲🥲🥲 밤늦게까지도 손 비면 내가 대기해볼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캡틴 미나주 태식주 연우주 하로~~~~ 어솨~~!!!
>>115 서우가 이사 자주 다니다 이제 애들이 혼자 집에서 밥 차려먹고 집안일 할 수 있겠구나~~~ 싶을 때부터 해랑시에 정착했다는 설정이 있어~~~~~ 중학교 때 중간에 전학왔을 거 같아서 소꿉친구를 하려면..... 할 수야 있겠지만..... 어려울 수도....있을 거 같구..... 중학교나 고등학교~~가 좋을거 같은데!!! 서우는 물어봐서 거절당하면 말해줄때까지 재촉안한다! 스타일이라~~~ 한번 무슨일이냐고 물어봐보고 아진이가 답을 거절하면~~~ 전후 다름없이 망나니 망아지 하서우인거야 ☺️
>>124 좋아 아진이가 해랑시 토박이니 중학교 때 만낫다는 걸루 하자~ 아진이가 서우한테 이야기를 미처 못 할 정도의 인연의 깊이가 딱 그 정도인 것 같으이 🤔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으면 이야기해줬을 거구 고등학교 때부터 알았으면 부담없이 이야기했을거잉께.. 만나는 계기는 그렇게 대단한 사건 같은 것 없이 전학왔을 때 아진이가 딱 짝꿍이었다던가 해서 서우가 해랑시랑 새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아진이가 이래저래 많이 도와줬다던가 그러면서 같이 어울려 쏘다니면서 깔깔대다가 친해졌다던가 그러면 좋을것 같은데 서우주도 뭔가 이야기하구 싶거나 덧붙이구 싶은 게 있으면 말해달락우
>>128 조와~~~~ 그럼 중학교때부터 친해졌던거로!!~~ 전학왓을때 짝꿍이 해인이였다가 무난하구 좋은거 같아~~~ 이동수업시간에 과학실 오랫더니 길 잃고 뎅~ 하고 잇는 서우 주으러 다녀오는 아진이라거나~~~~ ☺️? 서우는 몸 다치는거에 의식이 없어서 나무같은거도 타고.... 계단에서 굳이 안 걸어내려오고 폴짝 뛰어서 몇칸 내려가서 굴러먹고 오고 그러는데.... 아진이도 같이 말괄량이 햇으려나?? 그리고!!! 무엇보다! 중학교때나 고등학교때나 수업 째먹기도 해서~~~~ 서우가 수업 노잼이라고 째자고 하고 그랫을텐데... 그래도 칭구친구했을까??!
선생님, 사람을 킹받게 하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대요! 첫번째 방법은 말을 도중에 끊는거고 두번째방법은-
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을 해봤다. 하나가 이야기하려는 도중에 끊다니! 무엄해! 어릴때 서해인의 썰도 듣고 싶었는데! 아니,역시 해인이 허락을 받고 듣는게 나으려나. 그래도 금세 웃는걸 보면, 다행이도 하나가 그렇게까지 위축되지는 않은듯하다. 여러분, 여기 하나보세요. 이정도로 대견한 아이예요! 마주 웃어보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은 얼마나 더 즐거울까, 연우는 그저 기대하게 되는것이였다.
>>139 길 잃고 뎅~하고 있는 서우 주으러 왔다가 같이 땡땡이쳐버릴것같은걸 요 말괄량이들 😂😂😂 아진이도 고1들어서 갑자기 삭아(?)버리기 전에는 만만찮은 비글 운동걸이었으니까 서우 따라다니는 데에 뒤쳐지진 않았을 거라구~ 수업땡땡이? 아 못참지~ 그또한 청춘이지~ 같이 째고 떡볶이 한싸바리 꺾어버릴라니까~ (?) 혼자서는 엄두못내는 수업땡땡이 두 친구가 의기투합하자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말이야
>>150 대 박 귀 여 워. 중학교 시절 아진이랑 서우 담임쌤.oO(사고뭉치가 하나 더 늘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삭()기 전에는 둘이 반창고 덕지덕지 붙이고 날라당겼을 그림이 너무 귀엽다 ㅜㅠㅠㅜㅠ 휴 다음 수업 개노잼이라고 홀라당 담넘어 나가서 떡볶이 먹기~~~~ 급식 노맛이라고 탈주해버리기~~~~ >>>혼자서는 엄두못내는<<< 서우가..... 아진이한테 나쁜 걸.......^^. 앗 그리구 아진이 너튜브 하는거~~~~ 중학교때부터 칭구! 여도 비밀이야??
>>161 지.져.스. 서우는 알고 잇서... 내칭구가 골드버튼을 앞둔 너튜브 크리에이터라는 걸 알고잇어..!!!!!!!!!! 물론 비밀엄수 제대로 합니다 ☺️ 서우 시트의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얌전하고 말 수 없고 차분했다<< 는 설정은 중학교때 전학와서 해랑시에 정착해서 날라댕기기 시작해서.... 적은 말이엇는데 서우를 날뛰게 하는데 아진이도 두둑하게 한 몫한거루~~~
>>166 매달 친구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서우는 매일 친구비!!!!! 같이 정시 뿌시는거야~~~~ 슈퍼보드모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인이한테 영업하러 갈지도 몰라~~~~(?)
>>181 아진이가 음악 한다는 건 딱히 주변 애들한테 비밀이 아니었고 유튜브 채널도 있다는 것도 비밀이 아니었지만 서우가 비밀을 지켜준다면 유튜브채널은 비밀인 걸로 할까아 😂 다른 누구도 아니고 서우가 지켜주는 비밀인데 이건 숨겨야.. 어 그럼 아진이는 중학교때의 서우를 알고있는 거군!? 서우를 말괄량이화시키는 데 아진이가 두둑이 한몫했다니 이건 가문으 영광이야..
>>188 익명이라길래 비밀인 줄 알았는데?????!?!! 아냐!!!! 아진이 원래 설정 그대로 가도 돼~~~~~~!!!! 주변인한테는 상관없다는 정도인거구나!!!! 난 철저하게 익명! 이라는 줄 알았어 🥲🥲🥲🥲 원래 설정을 지켜주세요 🥲🥲🥲🥲🥲 맞아~~~ 중학교 때 서우! 그러니까 전학 막 왔을 때의 서우~~~~ 원래 말괄량이였던 서우가 하도 이사~전학이 잦아서 얌전했던거지~~~~~ 아진이랑 타이밍이 잘 맞았서 대박 원플원 사고뭉치가 돼버린거야....🥰
선레는 선우주에게 맡기겠어! 같은 2학년이니 교실에서 보면 되겠구만! 교실에서 선우가 선우 나름대로 뭔가를 하고 있다면 알아서 은우를 보내볼게! 물론 다른 원하는 상황이 있으면 해도 괜찮고! 은우는 은우 나름대로 학교를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있거나 혹은 화이트데이 준비를 위해서 최대한 많은 사탕을 확보하려고 매점에 가 있을 가능성도 클 것 같고!
아주 잠깐, 그녀를 응시하다가도 미나는 이내 시선을 책들 사이로 옮겼다. 자유롭다 해야 할지, 여유롭다 해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그저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인지. 아직도 자신이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저 언젠간 찾게 되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에만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었을까?
"난 요리면 몰라도 공예쪽엔 그다지 소질이 없으니까, 어차피 둘 다 손을 쓰는 특기이긴 하지만... 글쎄?"
어찌보면 부러워할만한 재능이었다. 그런 예쁜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 손재주는 아무에게나 있는게 아니니까, 물론 자신의 재능 역시 누군가가 보기엔 부러워할만도 하건만... 그래도 각자의 위치에서 해내는 것이 다를뿐이라 생각하면 쉽게 수긍해버리고마는 미나였다.
"응, 부디 좋은 작품이 나오길 빌게."
다소 멋쩍은 응원이 나온 것에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지만 일부러 시선을 돌려 남아있는 책들을 책꽂이에 마저 되돌렸다.
아마 그때쯤에 생소한 질문이 들려왔을까?
"......?"
다시금 그녀를 바라보는 미나의 얼굴엔 어떤 감정도 실려있지 않았지만 내면은 약간 움츠러든 모양새를 띄고 있었을 것이다.
"...글쎄? 여자애라면, 아마 가방인쪽이 좋지 않을까 싶어. 이미 충분히 많은 애라면 아웃일지도 모르지만, 게다가 캐주얼한 의상을 즐겨입는 편이라면 수놓아진 마크라메 가방은 은근한 포인트니까. ...응, 아무래도 포멀 룩엔 잘 안어울리겠지."
만약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면, 이라는 그녀의 질문을 '자신같은 사람'이라고 해석했던 미나는 잠깐 생각하는가 싶다가도 덤덤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어쩌면 그것 또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 라는 느낌 정도로 생각했던 걸까?
>>192 뮤지션 Plaster wing보다 사람 백아진을 먼저 알았다면, 사람 백아진과 친근한 관계라면 딱히 비밀로 할 게 있나? ~.~ 같은 입장이쥐~ 아무튼 서우의 봉인을 풀어준게 아진이라니 2학년때도 아진이랑 많이 놀아달락우... 전처럼 막 100% 텐션으로 짱짱하게 뛰놀지는 못하겠지만 잘부탁한다는 맨이야
해랑고의 동아리는 크게 분류하자면 취미를 위한 동아리와 내신 등 성적을 노리는 동아리 두가지로 나뉠 것이다. 내가 창립한 ROM부는 크게 따지면 후자에 가까운 동아리로, 1학년때 첫 창단 이후로 대회와 학업을 병행하며 많은 실적과 상을 타냈었다. 2학년이 되어서도 크게 변한 것은 없어서, 나는 늘 그렇듯 급식을 먹으러 내려가지 않고 반에서 점심을 먹으며 노트북으로 학생대회와 학사일정을 같이 띄워놓고 어느 대회를 갈지, 어느 대회를 가지 않을지와 부원들의 성향을 전부 고려하여 일정을 정하고 있었다.
"6모랑 이게 겹치네... 6모를 포기해야하나?"
내가 지금 고민중인 것은 6월 모의고사와 드론조작 토너먼트 대회, 둘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 이 문제로 대략 점심시간의 반의 반 좀 모자르게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아파와서 우선 노트북을 잠시 덮어두었다. 점심을 마저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식사를 다 끝내고 왔는지 학우 한 명이 내쪽으로 의자를 돌려 앉아 나를 보고있었다
"...놀래라."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까진 없었는데... 내가 집중해서 눈치 못챈건가? 아무튼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며, 마치 놀라지 않은 것 처럼 자연스럽게 되물었다.
"점심이라면 아까 전에 먹었지. 그래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반으로 와서 조금 쉴까 생각을 했는데 말이야. 반 친구 하나가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괜히 궁금하고 그렇잖아? 아. 참고로 화면은 안 봤어! 그렇게까지 매너없는 행동은 또 안하거든. 내가."
살짝 얄미운 이미지를 풍기며 그는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믿거나 말거나일지도 모르나 일단 그의 말은 진실이었다. 노트북을 보고 있는 이가 신기해서 살짝 다가왔지만 화면을 본 것은 아니었다. 게임을 한 것 같진 않고, 뭔가 되게 고민하는 표정을 보인 것 같았기에 진지한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만큼 훔쳐보거나 할 마음은 그에겐 추호도 없었다.
아무튼 살짝 의자를 그녀의 책상 쪽에서 떨어뜨렸고 슬쩍 시계를 확인했다. 점심시간이 끝나려면 아직 시간이 어느 정도 있었으니 이야기나 나눌까 싶어 그는 그녀에게 완전히 시선을 고정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웹툰 다음 편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모르는 거니까. 물론 내용은 조금 많이 변형해야할 것 같지만 그건 나중 일이었다.
"그래서 뭐 보고 있었어? 아까 6모가 어쩌고 저쩌고 한 것 같은데. 모의고사 안 보려고?"
화면을 못 봤기에 정확히 뭐라고 할 순 없었지만 6모라는 말은 확실하게 들었기에 그는 떠오른 궁금증을 그대로 입으로 내뱉었다. 물론 대답을 안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지루한 종례 연설이 끝나자 막혀있던 댐이 방류되듯 곧 학교 정문에선 귀가하는 학생들의 행렬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딱히 남아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행렬에 참여하지 않았다. 저 인파를 비집고 나가는 것도 힘 빠지는 일이니 한적해질 때 까지 시간을 죽일 요량으로 통행량이 많은 주 복도로 연결되는 쪽의 계단이 아닌 비상 계단 쪽 층계참의 난간에 기대어 섰다.
그럼, 굳이 반에서 나올 것도 없이 편하게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되지 않느냐 라며 피어오를 수 있는 질의에 대해서는 반을 청소하는 청소당번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해두자. 라고 혼자 자문자답을 하며, 난간 옆 창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보았다.
산 꼭대기 위에서 따스한 빛을 내리 쬐던 해도 이제는 서쪽 낮은 봉우리에 걸쳐 빠끔히 머리만 내밀고서 고양이 몸 구르듯 돌돌 말린 구름 떼와 함께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양에 마음도 구름을 따라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저건 먼치킨을 닮았고, 저건 브리티시 숏헤어를 닮았고..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구름의 모양을 보며 동물이나 사물 따위를 연상하는 것도 이 시간 마다 내가 즐기는 일과 중 하나였다. 남들이 보기엔 자칫 지루하고 미지근해 보일 수 있는 나의 일상도 잘 들여다보면, 매일 마다 모습을 바꾸는 구름처럼 의외로 새롭게 즐길 거리가 많은 것이다.
우르르 쏟아지는 그의 대답에 잠시 혼란스러워 "어, 으응..." 이라며 맞장구를 치다가, 질문으로 되돌아온 것을 잡고 바로 답해주었다. 뭐, 그렇게 악의를 가지고 물어보는 것도 아닌 것 같아 대답 해주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는게 더 크지만.
"아, 부활동 일정 때문에. 작년에 우리 부에서 준우승한 대통령배 대회가 있는데 다들 우승하고 싶어했거든. 올해는 6모랑 겹쳐서. 다들 2학년이잖아 이제?"
1학년때는 몰라도 2학년때는 모의고사도 신경 쓸 시기니까 이번년도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다들 6모를 포기하고 나간다고 하면 나는 당연히 의견을 맞추겠지만, 조금이라도 부정적이라면 바로 그만둬야할 것이다. 정 안된다면... 부장인 나 혼자라도 나가볼 생각이다. 그런 생각들을 정리하며, 나는 덮어두었던 노트북을 다시 펴 올해 열리는 대회 포스터가 담긴 웹페이지를 띄워서 화면을 돌렸다.
"일단 부원들은 전부 동의했는데... 문제는 학교에서 이걸 용납할까? 아무래도 2학년 6모를 빠지고 대회를 나가는 모습이 되어버리니까."
그녀의 설명을 들으며 은우는 그녀가 보여주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봤다. 드론조작 토너먼트 대회. 뭔진 몰라도 그에게 있어선 상당히 흥미를 끄는 화면이었다. 드론을 조작하는 대회로 토너먼트를 하는 것일까? 괜히 이런저런 그림을 떠올리며 상상을 하던 와중 그녀의 고민거리로 추측되는 말이 들려오자 은우는 다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그 대회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면 일단 학교에 말을 해서 나쁠 건 없지 않아? 6월 모의고사라고 해도 말이지. 따지고 보면 그거 하나 안 치룬다고 해서 뭔가가 우르르 무너진다거나 장래가 막힌다거나 그런 건 아니잖아.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모의로 치는 고사일 뿐이니까. 아. 2학년은 좀 다른가. 그래도 1학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던데."
그 부분에 대해선 역시 잘 모르겠다는 듯 은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허나 확실한 건 저렇게까지 고민할 정도면 꼭 나가고 싶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자신이라면 그다지 망설이지 않고 진지하게 담임을 만나서 사정을 설명하고 그 대회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졸랐을테니 일단 자신을 기준으로 그는 나름대로 생각을 계속 이어나갔다.
"명분이 필요한 거라면... 그런 대회도 나름 입시에서 가산점 붙고 그렇지 않아? 대통령배라면 단순한 시험보단 그쪽을 좀 더 쳐줄 것 같은데. 음. 아닌가? 아무튼 결론만 말하자면 꼭 나가고 싶다면 말해서 손해볼 건 없다고 생각해!"
그의 삶의 기준은 언제나 '즐거움'이었다. 자신이 조금 더 이쪽이 즐겁다고 느낀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만큼 그의 대답은 가벼운 듯 했으나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생각을 말한 것이었다.
>>83 즈엔장 서우주~~~~고맙다구~~~~~보고서 감동눈물철철 😂 엉엉 >>94 헷 헷헷 좋다 !!! 아마도 조잘거리면서 선우가 무슨 일 하고 있는지 (이 뒤로는 사실상 쓸데없어서 없는 질문이어도 괜찮아!!) 아버님은 무슨 일 하시는지 이 휠체어 시속 몇키로 나오는지 면허 필요한지 내가 거기 타고 선우를 목마태워도 되는지<< 같은 이야기 하면서 선우가 기계 쪽이 능숙하단걸 알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갔다거나! 진짜 짱이다 근데 로봇 손보고 있는거 보고 용건 까먹을 듯 ㅠ ㅋㅋㅋㅋㅋ 맨날 귀찮게 굴텐데 괜찮을까 ☞☜
대수주 캡틴 방가방가루~~~~~~~~~ 헉 선생님 시트 호로록 읽고 왔다 뭐야 이 선남선녀........강렬하게 유혹하고 싶다.....이정이는 분명 유혹하다 털렸을듯ㅜ 저희 3학년 1반 담임쌤 찾는 것도 컨텐츠죠? 쌤 어디 갔어; 하면서 창 밖에 매달려있나 확인하는 모습 윤쌤에게 들키고 경멸받고싶다 에헤이 1시면 일찍 자는거조 ><!!!
생각해보니까, 부활동에 우리 부서 실적으로 선생님들에게 딜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해랑고라면 아마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니, 윤선우 인생의 실수다 진짜. 아무튼 6월 대회는 확정적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 이제 남은 일정들은 전부 상대적으로 자잘한 대회들이어서 각자 알아서 챙기면 될 것 같다.
"그럼 이걸로 고민해결이네, 고마워. 아, 혹시 이름 알려줄래?"
생각해보니 아직 반 전체의 이름도 못 외웠다고 생각이 든 것이 눈 앞의 얘가 이름이 뭐였는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 주변자리 애들은 외웠지만 아마도 나와 먼 자리에 앉아있을 것이 뻔한 얘 이름은 모른다. 그럼 우선 내 이름부터 밝히는 것이 맞겠지.
"응. 알고 있어. 일단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다 기억하고 있거든. 아무튼 다시 소개를 하자면 난 정은우!"
편하게 선우라. 보통 반 친구들끼리는 그렇게 부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허락하지 않으면 풀네임으로 불러야하는 그런 케이스인걸까? 허나 그런 생각 자체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일단 상대는 '선우'라고 불러도 좋다고 했으니까. 그렇기에 굳이 그 생각을 입에 담지 않으며 그는 그 대신 새롭게 흥미가 가는 것에 대해서 말해보기로 했다. 이를테면...
"그건 그렇고 아까 전 그 대회는 어떤 대회야? 드론으로 막 경주하고 그러는거야? 아니면 드론을 이용해서 하늘에서 미션 같은 것을 하고 그런 거야? 뭔가 만화책 같은 거 보면 드론으로 막 물건을 잡아서 옮기거나 막 침투시키거나 그런 거 있잖아? 그런 대회야?"
물론 설마 그 정도일까 싶지만서도 굳이 그렇게 물어보면서 그는 강한 흥미를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대회에 나가거나 할 일은 없었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중계같은 것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흥미가 가면 대통령배는 아니더라도 그보다 좀 많이 아래. 초보 아마추어들이 많이 참여하는 그런 대회에 자신도 재미로 나가볼 수도 있을테니까. 일단 원고료를 모으고 있기에 돈이 어느 정도 있기도 했고.
>>251 맞아.....아주 중요한거임.......나중에 진지한 표정으로 해인이에게 자랑할래 "윤쌤에게 경멸받은 남자" >>258 흑흑 좋아 썰 일상 소재로 쓸 수 있단 점이 중요한거니까!!! 혹시 물어볼 게 있으면 캡틴 부르도록 할게!! >>261 아놔ㅠ ㅠㅠㅠㅠㅠㅠㅠㅠ~~~ 연우 교무실에 갇힌 새가 되어버렸잖아ㅜㅜㅜㅜㅜ
>>254 괜찮아. 밥 늦게 먹어서 식곤증도 늦게 온거거든. >>232 아버지랑 시속, 면허이야기는 제대로 (연구원, 최대 40km/h, 개조를 많이해서 원동기 면허 취급인데 이미 그거 땀) 해줄텐데, 목마는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이런거 은근 하는거 부끄러워한다고 해야하나? 살짝 버버벅대는 유니크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아마 찾아왔으면 1학년때는 사람크기 휴머노이드 만들던 시기라서 진짜로 멍때렸을지도 모르겠네 ㅋㅋㅋㅋㅋ
모바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 북적북적함 으아악~~~~ 내가 놓쳤다면 목을 쳐도 좋아..... 하지만 다들 안녕이니까ㅠㅠㅠㅠ!!! 반가와!!!! 안녕!!!! 😊😊
>>276 1인 2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 애니를 안 봐서 () 모르지만 손오공이 보드 타고 다니는구나!!!!!! 서우야!!!!!!! 사오정 반납해!!!!!!
>>280 싹이 푸른 정시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지옥에서 올라온 정시러 하서우..... 모고만 조진다....... 그래서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니라 그냥 상위권이라는 티미~~~~~~ 낙법은 당연히 잘해~~~~!!! 서우는 낙법을 못했으면 반창고가 아니라 붕대를 감고 다녔을거야.......
"아 그거. 어... 총 세가지 부문으로 나뉘는데 우리 부에서는 어질리티 대회라고 주어진 코스의 장애물 회피랑 완주기록 둘 다 심사하는 대회랑, 방금말한 드론으로 물건 옮기는 건 트랜스포트 부문이거든. 얼마나 무거운 물건을 얼마나 덜 부딛히고 최적의 코스 옮기는가를 심사하는 대회 두 가지를 참가해. 나머지 하나는 콜로세움인데, 이건 올해 신설된 부문이라 나도 몰라. ...콜로세움이니까 치고박고 싸우지 않을까?"
콜로세움은 진짜 뭘까. 부딛히면서 격추시키기라도 하나? 도무지 어떻게 진행될지 상상이 안 가서 나도 궁금하다. 실제로 드론끼리 치고박는다면... 상당히 재밌겠는걸?
"제일 저렴한건 10만원에서도 살 수 있어, 이런 대회쯤 가면 보통 적게 잡아도 이 백 만원, 진짜 작정하고 나온데는 천만원짜리도 보이긴 하더라. 거기다가 우리 부는 직접 부품 조달해서 기판도 직접 구워쓰고 드론에 직접 프로그래밍까지 해서 쓰거든. 그래서 가격 매기기는 어렵지만... 대강 가치로 잡는다면 육 백 만원급? 그쯤 될걸?"
사실 다들 즐거워서 하는거라 가치를 매겨본 적이 없어서, 이건 확실히 대답 못할 것 같다.
>>274 세상에 너무 성실한 아이야 선우ㅠㅠㅠㅠㅠㅠ 이정이 감동받아서 더 말 많아질듯.....목마 거절하면 까비~~하고 윙크하면서 짜증남으로 부끄럼을 없애주려하지 않을까싶기도 하고ㅋㅋ 하....버벅거리는 선우 모습 귀여워죽겠다 어흑흑ㅜㅜㅜ 내가 시속 40 이상 나올 정도로 뛸 줄 알면 목마 타주는거지?? 오늘부터 마라톤 연습하러간다 같은 쓸 데 없는 말 하기<< 휴머노이드라니 너무 하이테크라서 어디서부터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 이거...안물지??? 하고 바싹 쫀 모습 >>280 "그리고 1학년 후배에게서도 받는 경멸의 시선...고마워. 내 생기부는 죽었어. 이제 없어." 아련한 미소 지으면서 시선 피하기...........
아진주 웨루캄~~~~!!! 길고양이들이 밤에 열심히 합창 부르나보네 왕냥냥 채린주 시호주 어서와~~~~~~~~~시호 시트 넘 귀여워ㅜ 어이구 말 놓으세요 어이구 하기
"다른 건 몰라도 콜로세움이라는 것을 하면 장비값이 장난 아니게 들어가겠는걸. 수리비라던가 합치면 진짜 어중간한 돈 가지고는 시도도 못할 것 같고 말이야."
그렇기에 그는 그 콜로세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빠르게 관심을 끊었다. 그 대신 어질리티 부분이라는 것에는 크게 흥미를 보이며 눈을 잠시 반짝였다. 말 그대로 드론을 가지고 하는 레이싱이 아닌가. 어린 시절, 장난감 자동차를 조종해서 레이싱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비슷한 감각이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물론 1등은 해본 적이 없지만.
"어. 싸게 사면 의외로 별로 안 비싸네? 하지만 대회에서는 이 백? 거기다가 천? 와. 거기다가 너네가 쓰는 것은 육백이라고? 돈 단위가 다르구나. 내 돈으로는 어림도 없겠어."
물론 돈을 못 버는 것은 아니었으나, 굳이 말하자면 그는 돈을 고등학생 치고는 어느 정도 벌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육백이나 되는 돈을 낼 순 없었다. 이백도 솔직히 말하면 절로 팔이 부들부들 떨리는 수준이었고. 물론 정말로 거하게 뭔가를 벌일 때라면 어떻게든 끌어모아서 낼 수 있을지도 모르나 단순히 반 재미로 참가하는 대회에 이백을 쓰는 것은 그로서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도 못한 금액에 놀라긴 했는지 그의 두 눈은 어느 순간 동그랗게 뜨인 상태였고 입도 아주 살짝 벌린 상태였다.
"있잖아. 그럼 그 대회 견학은 가능해? 뭔가 흥미롭고 재밌을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당장 거기에 참여한다거나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구경 정도는 해보고 싶거든! 아. 맞아. 모의고사구나. 나중에 인터넷에 영상 같은거 올라오기도 해? 그러니까 막 대회 중계라던가 그런 거 있잖아!"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과목과, 새로운 진도와, 새로운 시험이 여러분을 기다린다구. 나하하하 모두 고통받아라."
"뭐, 새로운 나날들이라는 게 그렇지 뭐. 코앞에 놓인 새로운 싫은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야.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거 비적비적 일어나야 되고, 수업에 들어가면 뭔지 못 알아듣겠을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되고.. 놀 시간은 줄어들고... 학교 가기 싫고 학교가 없어졌으면 좋겠지."
"그런데 갑자기 학교가 확 없어지면 그건 좋을까? 생각해보면 그건 또 아닐지도 모른단 말야. 고되지 않은 나날은 무료해지고, 놀기만 하면 시간은 쉽게 지겨워지거든. 이 시간들이 항상 좋은 일들로만 채워질 수는 없겠지만, 좋은 것들로만 무작정 채우다 보면 밸런스가 안 맞는단 말야."
"말인즉슨 너무 낙담하지 않아도 좋다 이거야. 뭐 평일에 굴러다니면서 주말 언제오나 으어어- 이러고 있으면 또 어지간히 여름이랑 여름방학이 오겠지. 나하하."
"좋은 일이 없어? 그러면 좋은 일을 찾아보자구. 놀지 못해 안달이 나고 좀이 쑤신 또래 애들이 가득찬 학기 초의 학교야먈로 새로운 좋은 일을 찾아보기에 가장 최적의 시간과 장소니까 말야."
"억지 텐션을 끌어올릴 필요까진 없지만 좋은 노래 한 곡 정도는 들어도 괜찮겠지?"
"DJ의 쵸이스, 다프트 펑크의 give life back to music. 자, 들어보시죠. 뮤직-큐."
"어... 사실 수제 커스텀으로 만들면 싸긴해... 말이 60이지 외부 프레임 알루미늄 공장이랑 플라스틱 공장에 맡긴 값이랑 기판 설계도만 전문 공방에 외주보낸거 하면 실제 사용한 돈은 이백 조금 안 될걸? 대신 그 정밀한 부품을 컨트롤할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야하니까 그게 비싼거거든. 아마 천 넘는 것들은 다 소프트웨어 값인걸로 알고 있어. 그쯤되면 소프트웨어가 장난아니더라."
날개 토크를 0.1단위로 컨트롤하면서 내부 균형을 전부 조율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었던 우리로서는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부활동비 더 타서 완제품을 살까 했었으니까.
"어... 그거 유튜브에도 있을걸? 결승전 영상 꼭 봐. 우리가 0.02초 차이로 지긴 했는데 다시봐도 흥미진진한 대회였거든. 아 그리고 직관 하고싶으면 1학년들 대상으로 동아리 홍보하는 주간에 직접 구경하러와. 우리부는 딱 하룻동안 체육관을 통채로 빌릴거라서. 어질리티 코스 깔아놓고 드론 경주하는거 보여줄 거거든."
해인은 복도를 걷고 있었다. 임시반장에다 열정적으로 학종에 신경을 쓰는 해인이 교무실을 들락날락 한다는 건 일종의 규약이나 다름없으므로 평소에 그녀가 복도를 걷는 다는 것 자체는 문제될 일이 없었다. 설령 그 복도가 1학년이 아닌 2학년 복도일지라도. 그러나 학업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다른 학년의 복도를 거닐고 있으니 평상시와 다르게 해인은 자신이 맞는 일을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오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해인아! 얘 말 좀 들어봐. 세상에 얘가 학교에 낚시동아리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이야?" "어? 안내표를 보니까 레저스포츠부인가 있기는 했는데...?" "거봐 해인이가 맞다잖아. 만원 내놔 이뇬아"
내기를 할것이면 둘의 선에서 끝낼 것이지 왜 서해인 본인이 이곳에 있단 말인가. 서로를 믿을 수 없다며 전말의 확인을 해인에게 맞긴 두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작게 한숨을 쉰 소녀는 드륵 부실 문을 열었다. 동아리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삼월 중순 이후가 아닌 만큼 부장이라도 부실안에 있을지 없을지 장담하기 힘들었지만, 뭐 그렇다면 그냥 폐부되어서 없었진 것 같다고 전하면 되겠지?
대수주랑 시호주 지금도 있을까~~~? 저기 같은 반인 애 중에 푸딩머리한 아 있는데~~~~~ 서우가 대수랑 시호를 별명으로 멋대로 불러도 될까~~~~!!!!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 : 그런거없음 같은반이니까 그게 이유임) 😊😊 특히 시호는... 이미 별명으로 홍시가 있어서 홍시만 오케이인가 싶기도 해서~~~~
드론 자체는 재미있을 것 같았으나 저 수제 커스텀이나 프로그래밍은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귀찮은 작업이 아닌 것 같았기에 은우는 그에 대해서는 흥미를 끊었다. 역시 대회는 나가지 말고 그냥 취미용으로 날리는 거나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스스로 결론을 지으나 그렇다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즐거운 일이었으니까.
"일단 자세한 부분까진 잘 모르겠지만 너네 팀이 엄청난 실력자라는건 알았어. 물론 전문가들이라면 소프트웨어...라던가 프로그래밍이라던가 엄청 잘하겠지만 우린 고등학생이잖아? 그리고 너네 팀도 그 정도는 일단 한다는 이야기일테고."
그렇다면 이 아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인걸까? 아니면 다른 쪽? 어느 쪽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었으나 일단 그녀의 이름 석 자는 기억해두려는 듯, 은우는 그녀의 명찰을 가만히 바라봤다. 혹시 모를 일이었다. 성인이 되고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인터넷 뉴스에서 그녀의 사진과 이름이 뜰지 누가 알겠는가.
"오. 그래? 그렇다면 오늘 하교 하고 꼭 찾아서 봐야겠는걸? 그렇게 흥미진진한 경기라면 내가 놓칠 수가 없지! 그렇게나 즐거운 경기라면 더더욱 말이야! 1학년들 대상이라. 글쎄. 딱히 동아리에 들어가거나 할 생각은 없어서 거기에 찾아가도 민폐가 아닐까 싶은데. 뭐라고 하면 좋을까. 동아리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데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의 시간은 없거든. 되게 이것저것 나도 하는 입장이라서 말이야."
웹툰을 그리게 되면 아무래도 시간을 좀 투자를 해야하는만큼 그에게 있어서 동아리는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것이었다. 물론 졸업할 때까지 휴재를 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 방식은 너무나 리스크가 컸다. 당장 내일 졸업하는 것도 아니고 최소 2년은 있어야 하는데 돌아왔을 때 자신이 다시 연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만큼 그의 목소리엔 강한 아쉬움이 녹아내렸고 절로 그의 입에선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민폐가 아니라면 보러 갈게! 아. 혹시 직접 조종할 수 있는 기회라던가 그런 것도 있어? 그런 것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갈 것 같은데!"
그런 부실 안에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소리는 없었고 가끔 마치 바람소리인가 착각이라도 할 정도로 작은 소음이 들리고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마치 산들바람에 펴진 책장이 자동적으로 넘어가는듯 한, 들릴듯 안 들릴듯 한 소리. 그런 조용한 방 안의 정적은 부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로 인해 깨어졌다.
"누구신지?"
그리고 그 안에 단 한명 있었던 그는 테이블에 떡밥이나 루어낚시용 모의미끼를 펼쳐놓고 갑작스럽게 부실에 들어 온 그녀를 보고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잘못 들어왔을지도 모르니까 말해두지만 여기는 레저스포츠부 부실이야. 이름이 비슷한 에, 레이저광학연구부라면 근처에 있었나 없었나..?"
그녀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그는 테이블에 펼쳐진 여러 물품들을 정리했다. 내기에 대해서 따지자면 그 내기에서는 아무도 이길 수 없었다. 분명히 이 부는 레저스포츠부. 그렇기에 낚시동아리는 아니었으나 그 활동 내용은 명백히 낚시동아리였으므로. 특히 활동인원이 단 한명이여서야 도저히 부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327 최고다..........나 진짜 라디오 듣는 것 같아 아진아 저런 멘트 어디서 만들어내는 건가요.....나중에 인터뷰 같은거 있음 불러줘......시끄럽기만 할테지만(ㅠ) >>328 (별명으로 부르는 거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팔꿈치로 쿡쿡 찌르기) (선배값 못함) >>329 앗ㅅ싸!!!!!!!!! 그리고 선우를 목마태운 이정이를 목마태우는 휴머노이드 같은 거 상상해보고....ㅋㅋㅋㅋㅋㅋ 휴머노이드 움직여서 장난치자마자 앙칼지게 비명지르고 선우 데리고 도망갈텐데ㅜㅜㅜㅜㅜㅜ아 귀엽다 이 둘...... >>330 진짜 빙글빙글 정신없이 돌아가네......근데 소문 어떻게 퍼지든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면 씁슬하게 웃으면서 "그냥.....하...아니다....." 같은 오해 살 말만 해서 해인이 보이면 후다닥 도망먼저 감
나를 보고 하는 말이였다. 좁은 교실에서 말하는 대 안들리는 것이 더 이상했고 저쪽도 은근히 들리라는 듯이 말하였다. 저기에 반응 하여 두들겨 팼던 적도 있지만 사태의 해결책은 되지 않으니 그냥 자는 척을 하면서 넘겼다. 나는 자신이 한 행동으로 인하여 얻은 평판이니 불만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얻어 맞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1학년 2학기 때부터 좀 친해져 보려고 다가갔지만 다들 무서워 하거나 꺼려 하는 것이 대부분이였고 무엇보다 각자의 무리가 형성 되어 있었다. 초중학교 시절 주변 시선 신경 쓰지 않고 행동 했던 것이 고등학생이 되어 발목을 잡을 주는 몰랐다. 낙인은 쉽게 찍히지만 지워지는 않으니 덮어 두는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주변을 좀 신경 쓸걸 그랬다. 후회 해봤자 아무 의미 없다. 친구는 게임에서 하면서 만든 친구들로 만족감과 어느 정도의 소속감을 느껴서 그런지 현실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거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더 다소 이기적으로 행동 했던 것도 사실이다. 운동을 하면서 이기적인 면은 어느 정도 고쳤고 중학교에서는 그래도 좀 어느 정도 친한 애들 또한 있었지만 욱하는 성격 때문에 금방 틀어졌고 그것을 계기로 어느정도 고쳤다고 생각 했지만 입학식에 사건으로 자신은 역시 그대로 였음을 증명 했다.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라는 말이 있다. 이것으로 나는 나 자신을 보고 군자가 아님을 알았다. 그래도 무언가 알고 배워 갔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고 나의 행동으로 가족 까지 피해를 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제부터 군자가 되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람을 바꾸려면 환경을 바꾸어야 된다고 생각 했고 바로 실행했다. 아는 체육관 관장님을 통하여 잡일을 도우며 체육관에서 지내기로 했다. 그래서 1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지금까지 체육관에서 등하교를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게임은 가끔식 pc방을 가는 것으로 해소 하고 말이다. pc방을 가면서 얻은 것도 있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게임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말이다. 난생처음으로 부러웠다. 버킷리스트에도 친구들이랑 pc방 가기라고 추가 까지 할 정도로 부러웠다. 괜히 혼자온 친구 옆 자리로 가서 같은 게임을 하며 그 기분을 내보기도 했다. 그 친구는 나를 무서워 하는 눈치였고 자리를 옮겨 같이 온 친구들 과 게임을 하러 가는 모습을 보고 정말 부러웠다. 그래서 2학년 때는 애들 한테 어떻게든 잘해서 저 버킷리스트 하나를 지우리라 다짐했다. 체육관에서 친해진 동갑들 중에는 체육관에서만 어느정도 아는 척하고 학교에서는 모르는 척 하는 애들도 더러 있었다. 어느 정도 이해는 갔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2학년이 되었고 단상에서 서서 입학생 대표로 선서하는 후배를 보았다. 거기서도 머릿속으로 ‘우왕 예쁘다’ 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동경 했을지도 모른다. 자신하고는 정반대로 인거 같았기에 말이다. 그렇게 배정 받은 반으로 가니 나의 민머리를 보고 태식법사라고 부르는 재미있는 친구를 만났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머리를 비울겸 운동장에서 간단히 달릴까 싶어 문을 열었고 그곳에는 단상에서 봤던 후배가 있었다. 후배의 심부름을 도와주고 그날 밤 체육관 매트에 누워서 생각했다. 이번 2학년은 뭔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뭔가 느낌이 온다! 라고
어서 와라! 태식주! 음. 저런 분위기가 2학년 반에 있다고? 은우의 입장에선 되게 꺼릴 것 같네. 상대가 어떤 이건 저렇게 대놓고 뒷말하는 거 은우는 진짜 싫어하니 말이야. 경우에 따라서는 역ㅇ로 깔지도 모르겠고! 뭐 상황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적절히 캐릭터들이 보이는구나!
문을 열자 따뜻하고 고요한 실내의 공기가 부드럽게 주변을 감쌌다.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는 인쇄기와 분주하게 오고가는 선생님들로 가득한 교무실과는 다른, 심신을 안정되게 하는 고요함. 해인은 여기서 공부하면 잘 되겠다는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었다. 작게 불어오는 미풍과 같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해인은 이완되어 호기심이 어린 얼굴로 저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다 저를 부르는 사람과 눈을 마주했다.
"아...실례합니다. 이번에 들어온 신입생이에요."
미리 기별을 넣고 찾아온 것이 아니므로 현재의 해인은 명백한 불청객. 목적을 알 수 없는 이 동아리의 부원으로 보이는 누군가 앞에서 해인은 유순하게 인사를 하였다. 이제 무슨말을 해야 할까? 별다른 목적 없이 오로지 친구들의 등쌀에 밀려 난생 처음 저의 목적이 아닌 다른, 어쩌면 시덥잖은 이유로 동아리 부실에 찾아온 유난히 울타리 이내의 사람에게 약한 소녀는 이 상황을 무어라 넘겨야 할지 생각을 더듬었다.
"아, 이미 알고 있어요. 레저스포츠 부실을 찾아온게 맞아요. 혹시 부원이세요?"
모르겠다. 일단 물어보고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지. 저를 어색한 상황에 몰아넣은 두 친구에게 한번 간식이라도 얻어내야겠다고 다짐하며 해인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혹시 자신이 이 부서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보면 어쩌지. 생각하던 소녀는 아니라 내기를 시작한 친구의 이름을 파는 것으로 간식을 대신하겠다 마음먹었다. 저도 낚시에 관심이 있으니까 물어보았겠지라 여기고 양심의 가책을 덜으면서.
"아 부장이시구나. 저 그게, 제가 아니라 제 친구가 낚시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관련활동을 하는 부서가 맞나요?"
정말 고요하고 좋다 뜬금없이 부실에 대한 소감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해인은 애써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테이블엔 바다를 멀리하는 해인으로서는 알아볼 수 없는 부품이 가득할 뿐이었다.
>>354 1학년 때는 아진이가 다른 사람한테 치대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졌으니까~ 그것도 좋겠다. 전국대회 우승자 인터뷰하면서 서로 안면 트게 됐고~ 이외에도 방송 기자재 수리라던가 (다 해버리지 뭐) 선우가 방송실에 드나들기 시작한다던가 하면서 관계 쌓는 것도 좋겠네~!
"어, 우리 부..로 이적한 선배가 2학년중에 부 없이 지내던 애들도 가끔 어슬렁거린다고 하던데? 아마 괜찮지 않을까?"
공과대학 지망인 그 선배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아무튼 그런 일도 있으니 굳이 학년을 가려서 올 필요까지는 없단 것이 내 생각이다. 실제로 나는 1년새 쌓은 실적을 이용해서 더 많은 기계마니아들을 우리 부로 끌어들일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는데다가, 우리 부는 실적도 재미도 모두 챙겨가는 부로 나아가는 것이 이번년도 목표여서 홍보할 때 학년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 그거 생각중이긴 했는데... 한번 준비 해 볼까? 마침 기체가 남으니까... 그걸로 체험공간 따로 만들면 되겠네. 의견 고마워."
아무튼간에, 상당히 아쉬워하는 걸 보니 은우도 아마 나나 다른 애들 몇몇처럼 색다른 진로를 구상중이겠거니 생각해보았다.
"굳이 가입 안 해도 되니까, 구경이라도 하러 와. 그리고 드론 살거면... 이걸로 사. 30만원이지만 진짜 튼튼하고 보증기간이 8년이라서 수리 걱정도 없거든."
작년까지만 해도 신입생이었던 그는 모든 사람이 그럴지도 모른다는양 말했다. 그녀가 바라본 부실의 주변에는 잘 정리된 낚시대나 검은색 물감인지 혹은 먹물인지 모를 검은색 액체로 본 떠놓은듯 한 어탁이 눈에 띄였다. 그리고 그런 부실의 모습은 영락없이 낚시와 관련된 부실임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레저스포츠 안에는 낚시도 포함되어있으니 그렇겠지?"
그렇다고 하지 않고 마치 선문답을 하는 듯 말한 그는 말을 마치고는 곧이어 자신은 이 새 학기에 들어오면서 부원을 모집 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학교에 있는 부라고 한다면 당연히 작성했어야 할 부원모집 포스터나 부활동에 대한 설명회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무도 몰랐어야 했을 레저스포츠부를 알고있는 신입생이 있는데 굳이 그 활동 범위를 낚시라고 생각했다는건 우연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적어도 그의 생각에서는.
"부활동에 관심이 있다면 친구를 보내는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오는게 좋을 것 같은데.. 뭐! 야외활동이 많은 레저스포츠부의 활동에 따라오려면 그런 부족한 적극성으로는 살짝..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되려 이해하지 못한듯 그녀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렇다 해도 미나 역시 딱히 설명할수 있는 방도가 없었기에 명쾌한 답변이 나오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녀의 말마따나 지금의 자신이 그저 발 닿는대로 하고싶은 것을 하는 여유로움을 부러워해서 그럴지도 모르고, 나태한 자신을 시기질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대개 내부에서 돌고 그치는 것이기에 미나 스스로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와닿는 오묘한 기류는 없었겠지.
아무렴, 명문고에 무조건 모범생만 있으란 법은 없겠지만 시기하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었다. ...아니, 명문학교일 수록 적개심은 보다 심할 것이다. 최 미나이자 츠구나가 미나코는, 그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괜찮아. 저마다 잘하는게 있으면 조금 모자란 부분도 있으니까, 그래도 정 무언가 만들고 싶다면 요리부에 들러도 좋아. 기회가 된다면 도와줄 거니까,"
속삭이듯 작아진 목소리에 무슨 뜻이 담긴진 모르는 미나였지만, 적어도 그것이 어떠한 투정이나 불평정도일 거라는 것을 분위기에서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다. 대부분 작게 저혼자 속삭이는건 무언가의 불만을 표하는 범세계적인 사인이었으니까,
"......? 나한테?"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듯 다시금 올바르게 정정해주는 그녀에게 미나는 조금 당황한듯 입술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난 후배님을 이제 처음 봤는걸. 무언가 큰 도움을 준거면 몰라도 기껏해야 책 찾아준게 전부니까,"
듣는이로 하여금 답답하게 만드는 대답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미나이기에 나올법한 말이었다.
"...나라고 해도 아마 그쪽이겠지만,"
확실히 가방은 여러방면으로 유용하게 쓰이곤 했기에, 외출할 때는 기껏해야 에코백을 들고다니는게 전부인 미나에겐 조금 사치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376 현실에선 다른 멋진 아티스트가 만든 곡이지만 작중에선 '내가 백조라면 이런 느낌일 것 같지~' 하고 그자리에서 아진이가 믹스해낸 곡이면 좋을 것 같다는 그런 후레발상이 있습니다. 2학년 아진이.. 여러 가지 의미로 백조같아지긴 하지 🤣😂 백조라고 별명붙여주는 서우 입에 간식 꼭꼭 밀어넣어주고 싶다 어미새 공격을 받아라 백아진.oO(아니아니 갖다붙인다고 다되는건 아니지)
"그래? 그럼 구경이나 해봐야겠네. 동아리 참여는 못해도 가만히 보다보면 되게 재밌는 체험이 많으니 말이야. 지금만 해도 그렇잖아? 체육관을 빌려서 드론을 보여주는 거, 쉽게 할 수 있는 발상은 아니라고 생각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는 정말 순수하게 감탄하는 모습과 더불어 이 정보를 나중에 웹툰에 슬쩍 그려서 넣어보는게 좋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지금 이 대화를 소재로 쓸 순 없으나 나중에 홍보 구경을 갔을 때 재밌는 소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왕이면 너무 얌전하고 조용히 끝나는게 아니라 뭔가 시끌벅적하고 재밌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와중, 자신의 말을 어느 정도 채용해주려는 그녀의 말에 은우는 절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응! 응! 응! 응! 응! 내가 장담하는데 그렇게 하면 필시 관심 가지는 이들이 많을거야! 일단 나라던가! 나라던가! 나라던가! 하하하하. 정말로 한다면 진짜 찾아가고 아는 후배들이 있으면 홍보도 좀 도와줄게. 그 정도는 해야 나도 나름 도움이 되었다 이러면서 드론도 건드려보고 그러지 않겠어?"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냥 듣기만 하고 구경하는 것보다는 직접 하는 것이 좀 더 기억에 남기 마련이었다. 체험활동이라는 것이 왜 있겠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때는 꼭 시간을 내서 구경을 가던지, 참여를 하던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오. 8년이나 해? 보증기간이 꽤 길구나. 오케이. 참고할게! 30만원 정도라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으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하나 산 후에 연습 좀 해서 실력이 좀 생기면 나랑 경주해볼래? 그러니까 어질리티 그거! 물론 이길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재밌을 것 같거든. 반 친구와 그렇게 대결하는거 말이야. 김에 프로 실력이 어떤지 직접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 어때?"
/이렇게 답레를 올리고 난 자러 가볼게! 이어주면 내일 접속해서 답레 이어볼게!! 다들 잘 자라!!
마쉬멜로의 쇼크웨이브를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 아진은 아침식사 대신으로 사온 샌드위치를 깨작거리며 먹었다. 사실상, 맛있다거나 배고파서가 아니라 돈 주고 산 게 아까워서 먹는 것에 가까웠지만. 그리고 아진은 이렇게라도 아침을 먹어야 하는 처지이기도 했다. 그녀의 새하얗고 홀쭉한 손이 옆에 놓여있던 얄팍한 봉지를 짝 뜯는다. 봉지의 내용물을 손안에 툭툭 털자 후식으로 먹기 좋은 알알이 예쁜 색들을 띄고 있는 초코볼들이 오록조록 손 위로 굴러나왔다. 아진은 그걸 입 안에 탁 털어넣고는, 비스트 에너지 캔을 칙 따서는 꼴깍꼴깍 들이켰다. 인위적인 오렌지향과 선명한 탄산이 카페인을 한가득 담고 입안을 싹 씻어내리자 그제야 좀 잠이 깨는 것 같았다.
비스트 에너지를 홀짝거리며, 아진은 의자를 빙 돌려서 방송용 음향장비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데스크에서 시선을 돌려 방송실 부스 안의 전경을 돌아보았다. 방송부실로 나가는 문과, 서류와 대본이 정리된 파일들이 들어찬 책장, 자신이 개인적으로 방송실에 가져다놓은 다른 음향장비 두어 대, CD 선반, 그리고 화이트보드... 정갈하게 정리된 방송부 부스의 전경이 떠오르는 아침햇살에 푹 잠겨 빛나고 있었다.
나른한 아침했살에, 텁텁한 입안을 채우는 상큼한 음료수. 이거라면 아직 남아있는 샌드위치 한 쪽을 마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졸리고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맞이할 가치가 있는 아침이라고 아진은 생각했다.
고등학교 3학년으로의 진학을 앞둔 겨울 방학의 끝자락, 중학교 동창의 간곡한 부름에 어쩔 수 없이 간 소모임에서 그녀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몇 년 동안 보고 싶었던. 그 눈동자였다.
ㅡ 너도 좋아하는 거 말해. ㅡ 나는 뭐든지 상관없어. ㅡ 여전히 재미 없는 애구나.
너는 항상 내가 재미 없다고 말했지. 그렇지만 네 그 눈동자는 구슬을 처음 본 어린아이처럼 반짝이고, 반짝이고, 반짝였다. 시시콜콜 재미 없는 질문을 던지는 너였지만 그때의 나는 그것이 귀찮았다. 무더운 더위 때문인지, 차들의 심심찮게 뱉는 매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나는 피곤하고, 귀찮아했다.
아지랑이 피던 그 날의 더위가 끝난지 오래인 한 겨울 중의 지금에도 난 그다지 변한게 없었다.
그 시절의 너는 아무리 떼어내도 다시 돌아왔다. 우리 사이에는 중력이 있었던 걸까. 달과 지구처럼. 하지만 그와 같은 관계성으로 달이 지구와 충돌하는 일은 없듯이 그녀는 내게 더 가까이 오진 못했다.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숨기는 것이 많았고, 그녀는 내 비밀을 캐는 고고학자였다. 그러나 그것을 마지막으로 캐야 하는 비밀을 놔둔 채 그녀는 떠났다.
어디라고 했지. 어찌되었든 지구 반대편으로 갔다. 그럼에도 나에게 많은 말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
마지막 만남에서 조차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젠가 그녀가 다시 돌아 올 것이라고 믿었던 탓일까.
아~ 3월의 마법이야~ 아 지금 보니 독백에 무지 쪽팔리는 오타가 났는데 무시해주어.... 잡담할때는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독백쓸때 발생하면 몹시 못나보이는 오타가.. 🤦♀️🤦♀️🤦♀️ 오타는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 좋은 노래들로 찾아주겠다구~ 하늘이에게도 소금 뿌리면 아픈 상처가 있는 모양이구만.. 상처 덮어줄 좋은 일 생겨라이~
하나주도 좋은아침~~ 하나도 미나도 일찍 오면 들을수 있다구~ 앗 잠깐 모야 나의일족도 있자너??
3년 전에 신입생이었을 그 당시도 길을 잃지 않았던 해인은 잠자코 있었다. 그녀 한 명의 경우를 들며 억울해 하기에는 주변의 수많은 신입생들이 이미 길을 잃고 있었다.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체육관이 어딘지 몰라서 반 시간을 학교에서 돌아다닌 경험을 재밌다고 왁자하게 떠들던 1학년들의 얼굴을 떠올리던 소녀는 불규칙적으로 구불구불한 선을 모래사장에 그려놓은 파도를 떠올렸다. 그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들은 이러한 혼란과 비틀배틀 길을 헤매이는 모든 것들을 청춘의 특권이라 하였다.
"그럼 낚시 외에도 여러 활동을 하는 부서인건가요?"
친구의 이름을 팔았으니 기왕 이렇게 된 것, 정확하게 전달해 주기 위해서라도 해인은 질문을 던졌다. 그녀가 이 부서를 알게 된 경로도 깨알 같은 글씨가 적힌 입학생을 위한 설명문의 동아리 목록에서 레저스포츠부라 검은 인쇄체로 적힌 한 마디의 문단을 보았던 것, 그 뿐이라 달리 아는 것이 없었다. 단지 바다와 친화적인 활동에 무지한 그녀의 상식내에서 낚시를 할 수도 있다는 것만 알았을 뿐이었다.
"그런가요."
덤덤하지만 뼈가 담긴 대수의 말에 해인은 머뭇거리며 눈을 깜박였다. 나름 자신의 부서에 자부심이 있으니 포스터나 설명회 하나 없는 동아리의 부실을 학기초에 지키고 있으리라 생각이 돌아갔다.그러한 상대의 애정을 고려했을 때 차마 친구들의 얼토당토 않는 내기에 밀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전말을 그대로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되었다. 모르겠다. 이미 이름을 판 것 원흉인 너희들이 해결하라는 태도로 해인은 숨을 깊게 한번 들이 쉬고 답을 했다.
"친구가 이 부서가 있는지 확신을 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다리가 아프다고도 해서 그나마 학교 지리를 잘 아는 제가 찾아오게 되었고요. 돌아가면 다시 얘기해 볼게요."
반은 진실. 반은 거짓말. 어쩌다가 하얀 거짓말을 하게된 해인은 역시나 미리 정해놓지 못한 행동의 결과는 어색할 뿐이라 되새겼다.
아. 혹시나 내가 선관으로 특별히 막 누구를 찌르는...것이 없다보니 정말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은우주는 딱히 막 선관을 굳이 막 세밀하게 짜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사실 꼭 짜야 하는 게 아니면 잘 안 짜는 편이야. 혹은 내가 짜보고 싶은 선관이라던가 그런 건 구해보기도 하는데 사실 이것도 그냥 그런 관계다 정도로만 정하고 정말 간단한 것만 정하지. 막 세밀하게는 잘 안 정하는 편이거든.
절대 여러분들의 캐릭터가 매력이 없다거나 그다지 얽히고 싶지 않다거나 그런 이유로 안 짜는게 아니라 그냥 은우주 성향이 선관은 정말로 가볍게 진짜 딱 이런 관계다 정도만 짜는 편이기 때문에, 혹은 굳이 짜야 할 거 아니면 안 짜는 편이라는 게 이유야! 여러분들의 캐릭터는 다 매력적이라구.
>>503 방송부... 오지 않겠나. 아진이 입장에선 마침 차기 DJ를 맡아줄 부사수를 올해 내로는 구해둬야 되는 형편이었기도 하고 환영이라구~ 그렇지만 역시 예전에 인연이나 안면이 있었다기보단 선관으로는 서로 유튜브상에서 이런 뮤지션이 있다/이런 우타이테가 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다가 서로 제대로 만나고 의사소통하는 순간은 실시간으로 보고 싶다는 소소한 욕심이 있단 말이지
흐므... 제가 생각해두던 관계는 채팅 몇번 하던 사이인데, 실제로 목소리를 듣는건 처음이라 채팅할때 텐션과 만날때 텐션이 다른, 둘이 서로 그 사람이라는걸 모르는 관계라던가 하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아진이 딱히 그걸 비밀로 하고 있지 않으니까- 연우는 비밀로 하고 있는데-
"다른 활동도 하긴 하지만 예산이 풍족하지는 않아서. 캠핑도 가끔 하지만 결국 주 활동은 낚시가 되겠지?"
그 캠핑도 부장인 정대수 단 혼자 하지만 그것을 밝힐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저번에 끊긴 낚시줄을 사기 위해서 예산의 일부분을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써 버렸으니 다른 활동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연히 그가 다른 활동을 할 생각도 없기도 했고.
"하긴, 있을지도 모를 부를 찾기 위해 아픈 다리를 움직이는건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닐거야."
설명회도, 포스터도 없었으니 그녀의 말은 어느정도 진실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있을지도 모를 레저스포츠부를 찾는다는 그 친구가 부실에 오는건 그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어, 어쨌든 부원이 되고싶으면 본인이 여기에 와야해. 그건 분명 다른부도 마찬가지일걸..?"
다른부의 사정은 모르지만 일단 말해두고 예상치 못하게 신입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생각하며 걸어져있는 어탁을 바라보았다. 신입부원이 들어오고 자신이외의 부원이 유령부원이라는 사실을 안 신입은 이를 문제제기, 레저스포츠동아리로 격하.
The thing was, I never knew if I fit in the norm. I was not ordinary, from where i live, to what i identify as. Am I Kris? Am I really Kris? I couldnt give a definitive answer to that. Who would actually understand if the truth gets revealed? Because I was scared of the answers that have yet to come, I hid in the closet again.
태식이는 동물을 정말이지 좋아하고 사랑한다. 지나가는 길거리에 보이는 집사를 찾는 주인님들을 하염없이 쳐다보거나 혹은 유투브나 여러 인터넷에서 도는 썰 처럼 간택 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항상 길거리를 돌아다니지만 생기질 않는다. 애초에 가까이 다가가면 무서워서 도망가는 고양이들이 반이고 다른 사람들 보고 꼬리 흔들던 붙임성 좋은 강아지나 개들도 태식이만 보면 짖거나 꼬리를 세우며 경계를 하곤 했다. 태식이는 자신을 경쟁자로 보는 거라고 여겼고 나는 경쟁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이기 위하여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강아지에게 배도 뒤집어 보여 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게 몸을 뒤집는 순간에 도망친다....
“ 하... 인생 ”
뭐 간택 당한다고 하더라도 체육관에서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는지 물어본적도 없고 아마도 안될 확률도 높았다. 강아지라면 모를까 고양이는 확실히 안되는 것이 관장님이 고양이 알레르기가 심한 편이였다. 그리고 애완동물에는 책임감이 따르기에 현재 책임을 질 상황이 아닌 태식이는 더욱더 키우기 힘든 편이였고 그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넘어간다. 로드워크를 할겸 산책로를 뛰어가던 중 어느 고등학생 무리가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그쪽을 쳐다보았다.
“ 금수 새끼들 ”
거기에는 힘없는 고양이를 때리고 꼬리를 잡고 돌리는 등에 학대를 하고 있었다. 군자가 되려면 참아야 하지만 군자이기 전에 사람이 되었어야 했기에 태식이는 그대로 전력으로 달려가 들이 박았다.
“ ..... ”
갑자기 달려와 공격하는 태식이의 모습에 당황한 금수들은 반격하려고 태식을 쳐다 보았지만 태식의 급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찾아가서 반 정도 죽여 놓을까 싶었지만 꾹 참은 뒤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코에 손을 가져갔지만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태식이는 한손으로 고양이의 목부분을 잡고 묻어 줄 자리를 찾을 겸 근처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묻은 고양이 털과 고양이의 혈흔은 흰색 후드티에 묻었고 험악한 인상 때문이지 오히려 태식이가 고양이를 저렇게 만든 당사자 같아보였다. 이럴 때 이런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동물에게 까지 손을 대는 그런 나쁜 사람 정도로 보일 것이다.
"드론경주라... 내가 설계 담당이라 전문적인 파일럿은 아니긴 한데... 이거 연습 좀 해놔야겠네?"
내 취미는 기계공작에 더 가까워서 파일럿은 다른 부원이 하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나도 파일럿 연습도 할 겸 감각을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았다. 어쨌든 내가 만든 기계를 직접 다뤄보는 것도 중요하기도 하고, 어질리티 코스 분석하는데도 도움이 될테니까. 가볍게 손을 풀며 기지개를 켜고, 다 먹은 샌드위치 봉투를 정리한다.
"언제든 대결하러 와. 우리 부는 늘 열려있으니까."
그러다가 부원 한명이라도 더 늘면 우리 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일이니까 어느쪽이든 좋다. 밑져야 본전이라고나 할까. 정리한 봉투를 쓰레기통에 버리러 가기위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실내에선 손으로 조종하는 것 보다는 이게 더 편하다.
"오히려 그럼 더 좋네! 비슷한 조건으로 시합할 수 있단 거잖아! 사실 이렇게 해도 내가 조금 더 불리할 것 같지만 아무렴 어때? 게임이란 이기려고 하는게 아니라 즐거우려고 하는 건데."
이기건 지건 어쨌든 즐거우면 그만이었다. 물론 기왕이면 이기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나 그렇다고 승리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그에게 있어선 스트레스였기에 굳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지면 지는대로, 이기면 이기는대로. 그저 그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무튼 언제든지 오라는 그 말에 은우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중에 드론을 하나 사서 주말마다 나가서 연습해야겠어. 이러다가 취미가 하나 생기면 좋은 거고."
무엇보다 그렇게 해서 웹툰 소재가 하나 더 늘어나면 훨씬 더 좋은 것 아니겠는가.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서 마이너스적인 요인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튼 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그는 자연히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봤다. 확실히 점심시간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정말 한순간에 훅훅 시간이 간다는 것이 괜히 아쉽다고 생각하며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게 말이야. 그렇다면 나도 슬슬 자리로 돌아가봐야겠는걸? 아무튼 좋은 정보 고마워! 아는 후배들에게 한번씩 소개해줄게. 네가 하는 그 동아리. 아. 그러고 보니 동아리 이름이 어떻게 돼?"
정확히 그녀가 무슨 동아리를 하는지는 그도 알지 못했기에 그는 늦게나마 면목없다는 듯 실실 웃으면서 그녀의 동아리를 물었다. 기계 조종하는 그런 곳인 것 같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홍보를 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힘들지 않겠는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를 알기 위해 잠시 조금 전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분명 자신은 쇼핑을 하려 하랑시내의 상점가로 가고 있었다. Plaster Wing의 앨범이 하나 나왔다기에, 그 앨범도 하나 살 겸 다른 앨범도 살까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 누군가가 앨범은 구시대적이라고, 요즘은 스트리밍이나 음원 결제를 한다고 이야기할수 있는데, 앨범은 소장가치가 있는 것이다. mp3는 세월에 잊힐수 있지만, 앨범은 언제든 볼수 있다. 그리고 비하인드도 볼수 있으니, 자신에게는 큰 이득이다.
그 상점가는, 자신이 사는 곳에 조금 먼 거리라, 걸어가야하는것만 빼면 정말 없는게 없는 곳이니 마이너 앨범은 그곳으로 가야 팔것이다. 그러므로 그저 그쪽으로 가던 도중이였다.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을 본것이다.
먼저 보인 것은 근육질의 등, 그리고 밀어버린 머리. 그 형체가 뒤돌아보이자 먼저 보이는 날카로운 눈, 그리고 그 주변의 흉터. 밑으로 시선을 내리려 하자 보이는 핏자국, 그리고 피묻은 손에 들려있는 작은 고양이.
덥수룩한 머리에 중성적인 외모를 보고 아직 사춘기가 안온 중학생 정도로 여겼고 그냥 딱 봤을 때 자신 보다 어려보았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도 태식이의 성격상 완전 어른이 아닌 이상 보통 반말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태식은 흥분한 감정을 다 추스르지 못한 채로 만났기에 목소리에 짜증을 비롯해서 자신모르게 언성을 높혀서 불렀다. 눈도 맞았겠다. 도와달라는 생각으로 부른 것이였으나 행색부터 말하는 방법까지 글러먹었지만 태식은 그런 것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 너 혹시, 아까 도망친 애들 친구냐? ”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이라는 것이다. 아는 애들이라면 이 애를 잡아다가 그애를 둘러 모아 훈계나 주의 정도는 줄 수 있으리라, 아니다라고 하면 아닌 거고 뭐 어처피 저 아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땅은 좀 잘파냐? ”
어떻게 보면 널 묻어버리겠다 라고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고양이를 묻어주기 위함 이였다.
“ 아니면 비위 좀 좋아? ”
비위가 좋다면 잠시 고양이를 들고 좀 서 있었달라고 부탁 할 참이였다. 어처피 땅에 묻힐 고양이 이지만 적어도 묻어 줄 때까지는 땅에 올려 두기는 좀 싫었다. 조금이라도 바깥 구경을 시켜 주고 싶었던 배려아닌 배려 였다.
"우리 동아리 이름은 ROM이야. 보통 로봇부나 롬 애들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알려주니까 그렇게 찾아오면 돼."
Robots or Mechanics의 줄임말이긴 하지만 대체로 우리 부가 로봇 분야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준 덕에 로봇부로 불리는 쪽이 더 잦았다. 사실 그편이 더 낫기도 하다. 이 부의 이름은 공적인 자리 용도고, 실제로는 친근한 편이 좋으니까. 쓰레기를 버리러 다녀오며 들린 은우의 말에 나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즐거우니까 하는 부활동이다.
"나도 열심히 준비 해 올테니까. 내 실력 기대해도 좋아."
은우, 생각보다 재밌는 친구인 것 같다. 물론 아직 모르는 면도 많이 있는 느낌이지만, 그건 차차 알아가는걸로 하자.
주위를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저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에게 정확히 꽃힌걸로 알수 있다. 저 사람은, 나를 부르고 있다고.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침착하자, 손연우. 소수를 세는거야. 1, 2, 3, 5, 7, 11, 13, 17... 18...누가 소수를 세면 침착해진다고 했지? 더 무서워지는데...? 목소리가 크다. 아무리 봐도 죽어있는 고양이를 잡은 손은 분노로 혈관이 튀어나와있다. 아직도, 화나있다... 아, 생각하다 앞에있는 사람의 말을 하나 놓쳤다. 근데 지금 되물으면 바로 죽을거야. 살 방법을 생각해야해. 죽지 않기 위해, 다음 말이라도 들으려 노력했다.
...땅을 잘 파냐... 부정적인 생각은 땅파고 들어갈 정도로 할 수 있긴 한데, 그걸 묻는 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건... 자신이 들어갈 무덤을 파는걸 이야기하는건가...? 비위좋냐는 이야기는... 눈앞에서, 저 고양이를...!?
어어...점마 와, 저러노.....? 아야? 누워삐면 안된다! 태식은 무척 당황했다. 자신이 부른 아이가 얼어붙은 거 마냥 떨더니 갑자기 쓰러지기 시작했다. 설마 나때문? 이라면서 그대로 벙찐 채로 연우를 쳐다보았다. 순간적으로 진짜 사람을 묻어야되나 라고 고민을 했다.
“ 야! ”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무릎이 접힐 때 위와 같이 외쳤다.
“ 야!!! ” 거의 머리가 뒤쪽으로 넘어갈 때 쯤에 더욱더 큰소리로 위와 같이 외쳤다. 태식이는 고양이의 시체를 잠시 땅바닥에 올려두고 연우에게 뛰어 갔다. 느낌상 머리가 뒤쪽으로 쓰러질 거 같았고 머리가 다칠 위험이 있었기에 그것을 사전에 방지 하기 위함이였다.
“야!!!!! ”
기합에 가깝게 소리를 지르며 간신히 연우의 머리를 받치는데 성공하였다. 태식이는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뺨을 살짝 치기 시작했다. 물론 저 살짝은 태식이의 기준으로 연우의 기준으로는 굉장히 아플지도 모른다.
“ 야!!!!!! 정신 차려! ”
제 3자가 보면 정말 범죄 현장 일것이고 그 제 3자가 주변을 순찰 중이던 경찰 일 경우 현행범으로 잡혀 갈 것만 같은 그런 상황이였다.
“ 마! 정신 차려라! ”
“ 돌겠네.... 진짜 잡혀가는거 아니야? ”
태식은 다른 의미로 벌벌 떨면 연우가 숨을 쉬는 지 확인 하기 위하여 코에다가 손을 가져갔다.
>>680 안 알려줘-라기보단 못 알려줘😭 그렇지만 서우램쥐랑 놀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요즘 기운이 없는 건지 쏘다닐 의욕이 예전처럼 나지가 않아서 돌아다니는 일 자체가 줄었다고는 서우한테 분명히 말해줬을 것 같네에~ 아진이의 생활습서이 상당히 정적으로 변한 관계로 서우가(서우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포함) 아진이에게 다가오는 일이 잦을 것 같단 말이지..
선레는...... 누가 선레를 써오는지 정하는 아주 좋은 방식을 알지! 다이스를 뽑아랏~!! .dice 1 100. = 95
>>701 해랑고 급식시스템이 급식실 급식인지 반 개별 급식인지를 몰라서 말이지 😵 4교시에 일찍 나가는 건 맞다구 급식실 급식이면 4교시에 일찍 나가서 먼저 점심을 먹을테고, 반 개별 급식이면 주번이 방송부 애 것을 챙겨주는 방식이 될 것 같은데 어느 쪽이려나. (급식실 급식이라고 해도 주번이 챙겨줄 수도 있지만 말야.. 서우가 주번이라는 그런 상황이 떠올라 버린 아진주의 못된 뇌..) 캡틴!! 도움!!
물음표에 물음표가 되어버린 하늘주를 위한 TMI..... 사실 최미나씨는 미나코였을 시절엔 오히려 "저게 어딜봐서 초등학생임?"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합니다......😂😂😂 물론 고딩이 된 지금은 "저게 어딜봐서 고등학ㅅ... 맞네?"라고...... 얼빵한 최미나씨보단 다른 애들이 더 귀여운데~~~~~~~~~~~~
태식이는 원래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꿈속에서 태식이는 마법소녀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특유의 키랏♥ 하는 포즈를 취하고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그것도 높은 톤으로......
“ 하와이안 민초 스파게티 펀치! ”
태식 또한 꿈의 내용에 너무 이상하여 눈을 떳고 그 앞에는 관장님이 파인애플 향과 민초의 향이 나는 국수 같은 음식을 몰래 먹고 있었고 딱 태식하고 눈이 마주쳤다.
“ 롸? ”
태식이는 위와 같이 말하고 나서 아 꿈속에 꿈이구만 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잠들었다. 어쩐지 목이 아픈게 재워진 거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잠결에 넘어갔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을 겸 관장실에 있는 싱크대로 갔는데 그곳에는 어젯밤 무언가 먹은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점심 시간, 점심 먹고 노는 시간. 서우에게는 노는 시간이 더 컸다. 노는 시간이니만큼 급식실에 있지도 않았다! 백조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는 명목으로 멋지게 학교 밖으로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아무에게도 허락받지 못한 명목이지만, 어디 그런 걸 신경쓸 인사는 아니었다. 심지어 원래라면 백조랑 같이 나갔다왔어야겠지만, 우리 백조가 사춘기인지 중2병 다음에 오는 고2병인지 뭣 때문인지 팍 시들어버렸다. 기운이 없는건지 쏘다닐 의욕이 예전처럼 나지가 않는다는데, 그래서 특별히 간식을 사러 바깥까지 나갔다 오는 땡땡이를 감행했다. 4교시가 끝나고 급실식로 뛰어가는 학생들을 뒤로 쏙 빠져나와 학교 담을 넘어 나가는 건 중학교 때도 해봤던 일이다. 학교의 어느 나무 한 그루 속에는 서우가 보드를 숨겨놓았는데, 당당하게 보드까지 챙겨들고서 도망치고 향한 곳은,
“어――두 마리씩 주세요!”
백조를 위한 오늘의 간식, 붕어빵! 백조라면 물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날이 슬슬 풀리기 시작한 3월이지만 꽃샘추위에 아직 장사를 하는 곳이 있을거라 믿고서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도박에 가까운 짓이었다. 붕어빵이 없었다면 다른 물고기를 어떻게 구해야할지는 막막했겠지만, 어쨌든 붕어빵을 얻었으니까 된 거 아니겠냐는 낙천적이고 대책없는 생각. 서우는 가볍게 발을 굴렀다. 보드가 데루루룩 굴러간다. 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이 두마리씩 담긴 종이봉지를 꼭 챙겨들었다.
“으와악, 멈춰멈춰!”
학교에 무사히 돌아와서, 다시 보드를 나무 위에 숨기고 급식소로 달려간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주번이 백조에게 급식을 가져다주기 전에 도착했는지, 급식소에 달려가니 같은 반 주번 학생이 급식을 받고 있었다. 다급하게 주번을 제지하고 식판을 넘겨받는다. 붕어빵 때문에 식판 두개는 못 드는데, 한 손에 식판 하나씩 들고 붕어빵 봉지를 입에 물면 말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급식 한 판에 2인분씩 담아버린다. 우와, 고봉밥. 숟가락이랑 젓가락도 두 쌍씩 챙기고, 완벽하게 처들어갈 수 있게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
“백―”
방송실 앞. 문 앞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조야――!”
문이 쾅 열린다. 요란스러운 등장이다. 나무를 두번이나 타고 내리느라 바보같이 머리카락에 나뭇잎이 붙은 것도 모르고 세상에서 제일 위풍당당한 양 큰 웃음을 얼굴에 그리고 있는게 우습기도 하다.
백아진: 205 원망하는 대상이 있다면? "글쎄, 나하하하하.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딱히 없어야~ 지금 와서 굳이 뭘 새로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043 이벤트(파티, 기념일 등)에 대한 생각 "한번쯤은 해보고 싶네~ 홈파티나 하우스파티에서 디제잉. 지금까지 그런 라이브 환경에서 뭘 해본 적은 없어서 말이지~ 잘할 자신은 있는데. 나하하하하." 231 무거운 것을 잘 드나요? "잠깐이라면 들 수 있지만 오래 들고 있는 건 무리~ 난 늙고 병든 방송부원이에요~ 돈슛미~"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네 머리 모양에 정식 명칭을 정한다면?" 백아진: "어어.. 이걸 보고 여신머리라고 하던가아." "내가 여신이란 건 아니다?"
"네가 원하는 이상적인 친구는?" 백아진: "지금 같이 있는 친구들." "너무 이상적이어도 별로라구." "조금 잘났고, 조금 못났고, 반듯하지 못하고 울퉁불퉁한, 그래서 살아있는 친구들... 지금 해랑고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 친구들." "그거면 충분히 이상적이야." "이 1년, 같이하게 될 수 있어서 정말 기뻐."
"어떤 날씨가 좋아?" 백아진: "비올 것처럼 구름이 잔뜩 꼈는데 비는 안 오는 날씨를 제외하면 전부 다 좋아한다구."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749 >>750 깜찍이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잼민서우는.... 픽크루를 만들 시간이 없어서!!! 말로만 풀자면~~~ 밝은 갈색 푸들? 이 정확할거같네~~~☺️ 곱슬곱슬한 장발이었답니다~~~~ 푸딩이 된건 중학교 졸업할때즘부터~~~~ 잼민이~애기 시절에는 얌전했다구~~
어차피 들어봐야 시간낭비일 거라는 그녀의 말에 미나는 수긍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도 이해를 못해 대꾸하지 않은 것에 가까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그 말뜻을 이해해도 결과적으로 다를게 없다면 그에 대한 납득도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응. 심심한 위로야. 어찌보면 격려기도 하고,"
아무래도 초면인 후배에게 뭔가를 안다는양 위로를 던지는 느낌으로 보이긴 싫었는지 격려라는 말을 덧붙였다. 사람에 따라선 후자가 더 예의에서 벗어난 거라 할 수야 있겠다만... 미나는 그렇게까지 대화술과 언변력에 능한 편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생각한대로를 가감없이 말할 뿐이지,
"응, 뭐든 좋아. 알려지지 않은 요리라도 레시피나 요리 사진만 보면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으니까, 요즘은 셀프레시피가 대세라는 모양이잖니?"
대부분 사람들은 그것을 특기라고 칭했지만 미나에게 있어선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재료에 더 세심한 눈길을 줄 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그게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해가 된적은 없으니까.
"그런가... 어쩌면 내가 잘못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말한 미나가 가려지지 않을 제 짧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끌어 표정이라도 숨기려 했을까? 실상 드러나는 감정은 하나도 없었지만...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흔한 오류였다. 내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되 그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으면 지레 겁부터 먹고 보는 것이다. 그러고선 그 호의를 어떻게든 돌려주려 안달이 나는 것...
마치 무언가를 눈대중하듯이 침묵이 감돈지 몇초정도 지났을까, 자신에게서 시선을 유지하던 그녀가 꺼낸 말에 아주 미세하게 어깨가 들썩였다.
귀가 좋은 친구라면 눈치챌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점심에 플레이되는 나른하기 그지없는 음악 사이로 들릴락말락 아주 미약하게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섞여있었다는 것을. 그렇다, 백아진은 오늘 오후는 나른하게 보내자는 논지의 방송을 해버린 다음에, 방송의 논지를 가장 먼저 솔선수범해서 실천해버렸다. 졸린 김에 디립다 방송부실에 애초에 가져다놨던 베개를 데스크에 받치고 잠들어버렸는데... 문제는 그러느라 마이크 끄는 걸 까먹어버렸다는 점.
물론 방송실은 방음 부스로 되어있어 외부의 잡음이 섞여들 걱정은 없지만 부스 내부의 잡음은 어쩔 수 없었고, 그래서 졸지에 오늘 점심 방송은 나른한 로파이 비트에 아주 희미한 수면 ASMR을 한 꼬집 곁들인 잠뱅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점심시간의 소란한 소음은 방음부스를 뚫지 못했기에 아진에게 매우 만족스러운 수면환경을 제공해주었고, 백아진은 마이크가 켜진 줄도 모르고 딥슬립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방음부스마저도 빵 하고 문짝을 터뜨리다시피 열어젖히는 소리와 함께 방송부실을 뒤흔드는 백조야─── 하는 기운찬 샤우팅마저 전부 막지는 못했다. 교내에 송출되는 방송 소리에 베개로 벽 때리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백조야- 하는 멀리서 울리는 듯한 기운찬 목소리가 섞여나갔다. 그리고 그 정도 소리로도 아진의 잠을 깨우기엔 충분했고,
"브에엑."
아진이 잠에서 깨는 괴성이 곧 방송 소리에 뒤섞여 송출됐다. 아진은 고개를 퍼뜩 들고 방음부스의 유리창 너머로 방송부실로 쳐들어온 기운찬 친구의 모습을 발견했다.방금 전까지 데스크에 놓여서 아진의 머리 모양으로 짓눌려있던 베개에, 아직 잠이 덜 떨어진 게슴츠레한 눈모양에다가, 입가에 달라붙어있는 머리카락에, 입가로 흐르는 침에, 그야말로 가관이다. 아진은 잠깐 뇌 부팅을 마저 끝내는 동안 어벙한 얼굴로 주변 상황을 파악했고, 마이크가 아직 켜져있는 걸 발견했다.
"나하하하하. 진짜 기절잠해버렸네. 나 친구가 밥 갖고 와서~ 밥 먹으러 잠깐 자리 비울게. 다음 플레이리스트는 설정돼있으니까 노래 끊길 걱정은 안 해도 돼~"
하고 아직 잠기운이 묻은 나른한 목소리로 방송을 한 다음에, 아진은 마이크를 끄고는 마른세수를 하고 꼬락서니를 좀 정돈했다. 입가에 묻은 머리카락이나 흘러내린 머리카락도 손으로 정리하고, 티슈로 입가도 닦고. "우갸아아아..." 하고 기지개를 틀면서 아진은 방음부스 문을 열고 방송부실로 나왔다. 아진의 얼굴에 항상 걸려 있는 느른나른한 웃음이, 서우의 만면에 걸려있는 웃음에서 뿜어지는 빛이 비쳐서인가 좀더 활기찬, 좀더 옛날의 그것에 가까운 그런 웃음이 되어있었다.
"서우램쥐 어서오구~"
아진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웬 머리삔 하나를 꺼내서는 서우의 머리에 달라붙은 나뭇잎을 자연스럽게 서우의 머리에 찝어준 뒤에 서우의 손에서 식판을 받아들고 방송부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전에도 서우가 이렇게 몇 번인가 한 식판에 2인분 밥을 퍼온 적이 있기에 그러려니 한다.
태식은 머리는 거의 정지 상태였다. 안좋은 미래의 모습이 연달아 머릿속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행범으로 붙잡히고 외모로 성인으로 오해하고 소년원이 아닌 교도소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은행장 아들이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갔으니 그 은행장에 대한 이것 저것 구설수와 더불어 집안이 완전 와르르르 맨션마냥 무너지는 그런 것들이 손에 잡힐 듯이 그려 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머지 앝은 숨소리는 들리지도 않았고 확인하기 위하여 코쪽으로 옮긴 손에는 아무 것도 안 느껴지는 상황까지 왔다. 태식은 맥박을 짚으면 더 욱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 조차 망각해 버린 채로 곧바로 인공호흡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연우한테 올라탄 뒤 흉부에 손을 올리고 온 힘을 다하여 누르기 시작했다.
“ 흡! 숨 쉬어! 제발! ”
그리고 난 뒤 목으로 손을 뻗어 기도를 확보 하기위하여 목쪽을 향하여 손들 뻗었다. 연우의 시선으로는 자신의 목을 돌려 하느님 곁으로 보내려고 하는 행위로 보일지도 모르는 그러한 각도 였다. 그리고 인공호흡의 하이라이트인 ‘마우스 투 마우스’가 행해 지려고 하고 있다! 겨울 철이라 매마르다 못해 갈라진 태식의 입술과 아래로 내려 보는 시선 때문에 눈 밑이 그늘 져 보이는 것이 딱 저승사자의 꼬락서니 였다.
서우는 방음부스 안에서 백조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문을 여는 소리와 백조를 부르는 목소리가 학교에 라이브로 송출되고 말았고, 이 소리에 놀라서 깜짝 일어난 백조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는 것을! 서우가 짓고 있는 웃음이 위풍당당에서 조금 거리가 멀어진다. 모래사장에서 뛰놀던 아이가 흙투성이가 되어 환히 웃어보이는 모양이 돼서, 더러워진 걸 혼낼래야 혼내지도 못하게 순수하고 맑은 웃음과 닮아졌다. 백조가 아직 잠에 빠져있으면서도 방송 사고를 수습하는 것도 바깥 복도에서부터 언뜻 들린다. 서우는 방송실 문을 닫고서 안에서 잠궈버렸다. 선생님이든 방송부 선배든 이 사고를 질책하러 달려오면 백조와의 점심시간을 방해받는다! 밖에서 사온 붕어빵도 들키고 만다. 응당 해야할 행동을 한 것이다.
“꿀잠 잤네, 우리 백조!”
핀 하나가 머리에 꽂히는 동안 자연스럽게 답하였다. 백조가 무엇을 하든 내 친한 친구가 해주는 건데 경계할 이유가 없었다. 머리핀이 그냥 장식으로써 꽂힌게 아니라 나뭇잎을 고정한 거라는 건 몰랐지만!
“이거? 백조 먹이려고 사왔지!”
테이블에서 백조와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자리에 앉는다. 들락날락하던게 분명한 익숙한 움직임이다. 서우는 테이블위에서 차곡차곡 접혀있는 종이봉지를 펼쳤다. 봉지가 펼쳐지면 최대한 크게 벌려서 백조를 향해 보여준다. 따뜻한 온기를 머금은 이 냄새,
“붕어빵! 팥붕슈붕 두개씩!”
붕어빵은 간식이기 때문에 다시 종이봉지의 입구를 접는다. 그리고 손에 쥐고있던 숟가락 젓가락 각각 두 쌍 중, 숟가락은 입에 물고 자신이 이용할 젓가락 한 쌍은 왼손에 쥔다. 그리고 남은 오른손에 남아있는 숟가락 젓가락 한 쌍씩을 네게로 건넨다. 누가봐도 밥 먹자는 뜻이다.
어떤 음식이든 사진만 보고도 흉내낼 수 있다니 채린의 기준에선 가히 재능의 영역이라 불러 마땅했다. 채린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가끔 TV에서 절대 미각이니 하는 사람들이 나오던데, 혹시 상대도 그런 부류일지 궁금해졌다.
“난 스테이크 만들고 싶어요.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보단 크게 해서.”
스테이크는 그다지 희귀한 음식도 아니고 대단한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지만, 의외로 요리 실력이 필요했다. 그냥 굽는 건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원하는 굽기에 맞추기가 까다롭다고 할까. 두툼한 고깃덩이는 살짝만 익히면 그냥 생고기나 다름없고, 더 놔두면 아예 확 익어버려서 질겨지곤 했다. 거기에 소금간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절망적인 요리 실력까지 더해진다면... 말해 뭐하겠는가.
“선물을 주면서 앞으로 친해집시다~ 하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학기 초반에 ‘이거 먹을래?’ 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채린의 경험상 백발백중이었다.
“밝은 색이 좋아요, 어두운 색이 좋아요?”
채린은 상대의 미세한 행동 변화를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니 졸지에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이어 나가는 꼴이 되었다.
>>824 음 그럼 선관 없이 돌려볼까!? 싶었는데 학년이 달라서 그런가... 일면식 없는 상태로 일상 상황을 잡기가 어렵네 😂 그럼 하늘주가 말해준 대로 시호가 해랑시에 정착해서 사귄 친구라는 선관을 바탕으로 일상을 돌리자! 대충... 중고등 학교도 같이 나온 사이로 할까? 아니면 고등학교에 와서 어 너?! 하게 된 사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나서야 연우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이성적으로 생각 할 수 있게 되었다. 병원에 대려가서 몸의 진찰을 하는 것이 괜찮을 수도 있지만 기절 했을 뿐이지 일단 몸에 아무런 이상도 없어 보였기 때문에 체육관으로 대려가기로 했다. 자신이 아무리 험악하게 생겼다지만 기절 할 정도로 연약한 아이이니 자신이 직접 단련 시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새로운 관원이 생겼다면 좋아해 할 관장님의 얼굴을 떠올리니 그것 또한 나쁘지 않았다.
“ 일단 고양이부터.... ”
재빠르게 고양이를 묻고 간단하게 목례를 한 뒤 잠시 고민에 빠졌다.
“ 어떻게 대려가지? ”
업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기에 고민을 좀 하다 그냥 업기로 했다. 태식이는 연우를 업고 체육관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 10분 정도가 지나갔고 태식이는 체육관에 도착했다. 체육관에 오자 관장님이 반겨왔다.
“ 태식아, 갠 누구냐? ”
“ 새로운 관원이요, 오다 주웠습니다. ”
아예 틀린 말은 아니였다. 비록 자신 때문이기는 하지만 쓰러져있고 그것을 주워 온 것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관원이라는 말도 거짓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신 직접 심신을 단련 시켜 줄 생각 이기 때문이다. 태식이는 매트에 곱게 눕힌 뒤 이불 대신에 자신이 입고 있던 후드티를 덮어주웠다.
물과 내가 하나가 되었다. 그러므로 난 물이다. 그러므로 난 슬라임이다. <<? 그러므로 도원주의 짤이 맞다. 흠...... 선관이라...... 도원이가 대식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미나가 눈을 반짝이면서 잔뜩 먹이기 시작했다던가.... 는 딱히 선관이 필요 없어도 가능한 부분인가?
Q.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얼굴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거기다가 목소리도 변조를 해달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A.(대충 변조한 목소리) 아. 그게 말이에요. 일단 제가 연재하는게 일상툰이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제 주변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서 올리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인 것을 알면 그 다음부턴 다들 멋지게 나오길 바래서 막 행동 바꾸고 폼 잡고 그럴 것 같아서. 물론 그렇게 해도 제가 그냥 조금 바꿔버리면 그만이긴 한데 그러면 일상툰이 일상툰이 아니게 되잖아요. 물론 조금 현실과는 다르게 그리고 있지만 그래도 가상의 이야기를 그리는 건 지금의 작품에 맞질 않아서요. 그래서 이거 끝날 때까진 정체를 안 보이려고요.
Q.그러면 얼마나 연재하실 생각인가요? A.어.... N사에서 유명한 개그웹툰이 10년 정도 한 것으로 아는데 저도 10년 정도 하면 안될까요? (웃음) 농담이에요! 그냥 할만큼 하려고요! 그러다가 더 안되겠다 싶으면 그땐 개그만화나 그려볼까 싶어요! 역시 웹툰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그. 재밌잖아요!
Q.10년이나 그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최근에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뭐가 있으세요? A.어. 이거 말해도 되나? (웃음 펑) 얼마전에 조금 개인적인 이유로 드론을 샀거든요. 아. 근데 이게 생각보다 조종이 힘들더라고요. 막 남에게 부딪칠 것 같아서 낮에는 못하고 주말 저녁이나 밤에 조용한 곳에서 조종을 하려고 가지고 나왔는데 그 시간까지 노는 어린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막 구경을 하는 것 같아서 훗. 멋지게 날아가는 것을 보여주지! 하고 조종을 하려고 했는데 안 뜨는 거예요. 생각해보니까 낮에 배터리를 따로 충전한다고 빼두고 끼우질 않아서. (웃음)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드론을 들고 우우우웅~ 하면서 비행기 날아가는 것 마냥 뛰어다녔다고요. 아저씨 그거 드론 아니에요? 아닌데? 드론 아니에요? 아닌데? 프라모델인데! 이러면서 도망갔거든요!
Q.그거 에피소드로 나올 예정인가요? A.넣어야죠! 물론 조금 느낌은 바꿀 것 같지만 말이에요.
Q.아무튼 웹툰 작가로서 일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아직 학생이면 쉽지 않았을텐데. A.음. 이유야 여러가지 있지만 그냥 웹툰을 보다보면 되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한 번 그려볼까 싶어서 그냥 무작정 그림 관련 책 사고 이것저것 그려봤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잡다보니까 또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 생각보다 평이 좋아서 와. 이 즐거움을 모두에게 전달해야 해! 싶은 마음으로 베스트 도전에 넣어봤는데 이게 또 성공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그냥 복잡하게 이야기했는데 그냥 즐거워서요. 재밌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게 질릴 때까진 계속 하려고 하는데 아마 죽을때까진 그리지 않을까요?
Q.그 정도의 열정이면 정말로 오래 연재할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할 말은? A.음. 그냥 다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나에게 있어서 즐거운 것을 잡고 막 연습하고 노력해봐요. 그래서 성공하면 막 하루하루가 파라다이스라니까요! 물론 때로는 엄청 힘들긴 한데, 즐거움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면 그것도 금방 지나가요! 그런고로 차기작 문의가 많이 나오는데... 음. 지금은 이것만 연재하려고요! 언젠가 차기작이 떠오르면 그때 또 이야기할게요! 바이바이!
>>833 ㅎㅏ 이날만을 위해 3학년 캐릭터를 낸건가 할정도로 기가 막히게 시킬 수 있는데 못해서 넘 아쉽네요 ㅜ ㅜ.. >>839 꺅 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 선관도 되구 일상으로 만나도 될 거 같긴 해요 도원이 급식실에서 밥 세번 리필 받는 거 보고 요리부 특별 손님(보통 식충이라고 부릅니다)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841 앗 좋아좋아! 고등학교에 와서 다시 재회한 사이! 오호 하늘인 본관을 자주 오는구나! 음음 그럼 대충 시호도 수업 땡땡이....() 치려고 옥상을 찾던 중 우연히 하늘이랑 만난 상황으로 돌리는 거 어때?!😙 처음에는 서로 못 알아보고 어색하게 뚝딱대다가 서로 명찰보고 ...어 혹시...? 이럴 거 같아ㅋㅋㅋㅋ
아니, 정말로. 모르는 천장이야. 뭘했길래 기억이 없고...어음...잠시만 기억을 되짚어보자. 기억나는 건... 앨범을 사려 했다... 하나는 귀엽다... 소수에 18이 포함되어있지 않다... 뭐지, 이 기억은. 쓸데없는게 있어.
"...으..."
일어나려 하자, 가슴팍이 쓰려온다. 무언가에 눌린듯, 쑤셔온다. 뭐지? 그리고 이 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일단 현재 시각은... 저녁 즈음처럼 보인다.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를 덮고 있고. 꽤 넓은 장소에 있다. 하지만 왜? 어째서?
...자신이 덮고 있는것이 후드티인걸 보자마자, 머리가 다시금 지끈거린다. 흉부가 더 아프지만, 머리부근이 자신도 아프다며 서로 아우성이다. 그보다... 자신, 진짜 이거, 납치는 아니겠지... 자신을 납치해봤자 아마 돈도 안 나올 것이다. 부모님이 재벌도 아니고, 그저 맞벌이 집안이신데.
... 아마, 자신을 위해서 돈을 내려 하시진 않을거라 생각하며,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려 한다.
>>855 좋아~! ㅋㅋㅋㅋㅋㅋ 잼민시절 하늘과 홍시... 궁금해!!🤓 하늘이가 사춘기 이후 확 성격이 바뀐 것처럼 시호도 잼민 시절에는 지금과 반대되게 되게 소심하고 울보였을 거 같은 느낌이야ㅋㅋㅋㅋ 서로 얘기하다가 잼민 시절 얘기하면서 추억에 잠기는 모습 보고 싷네! 😊 음음 그럼 선레는 다이스로 정할까?
어찌되었건 그녀가 나쁘게 받아들이진 않은듯 보였기에 미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서 두어번 눈을 깜박였다. 여느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여자아이들이 그렇듯 날카롭거나 예민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정도까지 독기어린 인물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단순한 기우에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유전인것 같아. 그부분은... 응, 일단 맛보고나면 그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대강 알게 되니까. 나머진 적당히 살피는 정도,"
물론 스스로의 재능에 대해 의심하는 부분도 많거니와 되도록 그것에 기대지 않으려는 성미 때문에 그렇게까지 확신을 가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미나는 오히려 그게 맞는 행동일 거라고 생각했다.
"스테이크구나. 그것도 꽤 괜찮지. 사람들은 은근히 어려운 요리라고 하지만 잘 터득하기만 하면 사실상 다른 요리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야."
'고기만 잘 구워도 호감을 산다.' 미나는 그게 근거 없는 낭설이라 할지라도 의외로 신빙성이 있다 주장하는 부류였다. 고기의 익힘 정도를 완벽하게 다룰줄 안다는 것은 곧 사람의 감을 기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것은 고기에 간이 배어나도록 해서 맛있게 만드는 것과는 별개의 여건이었다.
"그런 걸까? ...응, 그런거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앞으로 친해지자, 자신의 고향에서도 으레 있는 일이었다. 관심이 가는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그 아이도 덩달아 좋아하는걸 보며 흡족해하는건 역시 만국 공통이겠지.
"...... 어두운 색이 좋아. 너무 쨍하지 않다면 밝은 색도 나쁘진 않지만,"
자신은 새까만 머리에 새까만 눈을 가지고 있다보니 되려 튀어보이는 하얀 피부 같은 것들이 신경쓰여 되도록이면 그런 밝은 면을 최대한 줄여보는 것이 나름대로의 코디였다.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색조로도 무마하지 못할 수준의 실루엣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익숙해졌달지, 사실상 생각하기를 그만둔 거지만.
서우의 함박웃음을 따라 절로 아진의 미소가 >XD 모양으로 함뿍 피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들어 고2병이 찐하게 왔는가 머리도 탈색하고 갑자기 느른한 음침녀같은 게 되어버린 아진이었지만, 그래도 서우 앞에서 아진은 여전히 서우가 알던 아진이었다. 아진은 서우와 함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방송부실 문으로 다가갔고, 아진이 문을 닫자 서우가 잠갔다.
"아휴, 어젯밤에 길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말이지~ 나하하하."
서우의 짓궂은 질문에 아진은 숨길 것도 없다는 듯 웃음소리를 내며 서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정리해주었다. 애초에 단발에 쪽쌍갈래에 부슬부슬한 머릿결이라 부질없는 무브먼트였지만서도. 서우가 종이봉투를 벌려 붕어빵을 보여주자, 아진의 얼굴에 급화색이 돈다.
"와, 사랑한다 칭구야."
하고 아진은 서우를 꼭 끌어안았다. 확실히 그녀는 1학년 때에 비해 살이 좀 빠졌다. 다이어트라도 시작한 걸까? 그렇지만 아진의 품과 머리에서 훅 풍겨오는, 라임과 레몬 그리고 민트가 섞인 모히또 향기는 여전했다. 잠깐 서우를 꼭 끌어안아주고 나서 아진은 서우의 손에서 붕어빵 봉지를 소중히 받아들어 이걸 어디 둬야 하나 둘러보다가, 손가락을 딱 튕기더니 마침 적당히 따끈한 라디에이터 위에다 올려놓았다. 그러고서야 자리에 앉으면서
"나 천재인 듯?"
하고 까르르 웃고는, 아진은 서우가 건네어주는 수저를 왼손으로 받아들었다.
"그러면- 잘 먹겠습니다. 오늘은 굳이 급식을 받아온 이유가 있구만그래. 자느라고 놓쳤음 진짜 억울했겠다."
기왕 밖으로 나가서 붕어빵까지 사올 정도면 급식 대신 먹을 다른 먹거리들도 사올 수 있었을 텐데, 오늘 급식 메뉴는 그럴 필요가 없을 만큼 준수했다.
연우주 방가방가~~~~~~~~(숨은 연우주 끌어당기기^^) 헐 그러네 은우를 견제할 때가 아니었잖아 선우 절대 협공해 !!! 라고 해도 선우 정도면 둘이 힘 합쳐도 발릴 듯...(씁슬) 헐.............아진이 대체 무슨 진화과정을 거쳐온건가요 어느 시기든 너무 보배롭다
“선배네 집안은 대대로 요리 천재들이에요? 신기하다. 재능도 유전이란 말이 틀린 건 아니었네요.”
호기심이 해소되었다. 눈앞의 상대는 정말로 TV에서 보았던 절대 미각인지 하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였다. 조작이 아니었구나.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채린은 천재라는 말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요. 뭐랄까, 기본 중에 기본이란 느낌이네요~ 그래서 나 언제 갈까요? 재료 사가야 돼요?”
완벽한 스테이크를 구울 생각을 하니 질문이 많아졌다. 사실 요리보단 결과물에 관심이 더 많은 상태다.
“선배는 하얘서 밝은 것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아무튼 어두운 색이란 거죠? 그것도 좋죠.”
그냥 주는 선물이었으면 저 마음대로 골랐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친해지잔 의미니까 상대에게 맞춰주기로 했다. 푸른 계통의 어두운 색이라면 남색이나 청록색 정도가 좋을까? 채린은 집에 가면 어떤 색 실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색이 없다면 그 핑계로 실컷 쇼핑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큰 거랑 작은 거, 어느 게 좋아요?”
방금과 똑같은 질문이 내용만 바뀐 채 재차 반복되었다. 채린은 손짓으로 크기를 가늠해 보여주려고 했다. 큰 것은 에코백 정도, 작은 것은 미니 핸드백 정도였다.
중학교 때 처음 해랑시로 전학와서, 그때서야 잦은 이사와 전학과의 작별을 고했으며 짝꿍으로 처음 백조를 만났다. 학교에 해랑시에 적응하길 도와줬고,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는 백조. 지금은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이렇게 웃어주는 걸 보면 내가 알던 백조가 맞다. 서우는 붕어빵 레이스를 펼치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선도부나 선생님의 눈초리야 언제나 쫓아다니니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나하하하―”
메아리가 따라붙듯 백조 특유의 웃음소리를 따라한다. 길고양이들 싸우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잤다라, 잠을 자는데 괜히 시끄럽게 들어왔나 고민했다. 아까 언뜻 잠에서 막 깬 얼굴이 정말 피곤하게도 잠든 것 같았는데, 얼마나 잠들었는지도 모르는 잠 설친 친구의 단잠을 깨워버리다니! 어쩔 수 없지. 붕어빵으로 무마한다.
“너, 3마리 먹어.”
선뜻 한 마리를 양보했다! 그새 머리 손질이 무의미한 머리카락이 부스스 정리되나 싶더니 다시 뻗친다. 머리카락을 쓸어 정리한 흔적은 희미했지만 샴푸 향(깨끗하고 가벼운 비누향, 조금은 단내가 나는 것도 같다.)이 나서, 쓰다듬은 건 맞다고 주장한다. 뭐, 조금은 차분해졌지 않았나 싶다. 백조가 꽂아준 머리핀과 나뭇잎도 있으니 조금은 그렇다고 하자.
백조가 안아주면 별 놀랍지도 않은 반응이다. 여전한 향기랑 작년보다는 마른 몸집. 역시 3마리 먹여야겠다. 초코맛 붕어빵이 있었나, 그건 칼로리가 더 높지 않을까 고민했다. 아니면 피자 붕어빵도 있고, 아예 더 칼로리 높은 무지막지한 물고기가 있는 지까지 생각이 이어진다. 떠오른 것은 붕어엿, 아니면 잉어엿.
“붕어빵을 사온 나도 천재~.”
친한 친구들끼리서 나오는 바이브, 서우는 백조의 말에 까륵 웃어대며 받아쳤다. 밥 먹자, 밥. 잠을 못 잤으면 밥이라도 든든히 먹어야지, 지극히 한국인이다.
“아후, 우리 천재 백조는 내가 먹여살리지. 으아악, 내 등골. 으으악, 무릎 시려!”
어디서 할머니 한 분이 튀어나왔다. 등을 굽고 일부러 목소리를 흉내낸다. 그러고서는 눈 한번 깜짝않고 한 입 크게 냠 먹고 맛있어한다. 굳이 보드까지 타고 나가서 붕어빵만 사온 이유가 있다.
홍시호는 두툼한 분홍색 담요 속에서 눈을 떴다. 익숙한 일과였다. 아침에는 침대 위에서 눈을 뜨고, 학교에서는 담요 속에서 눈을 뜬다. 저녁에는 똘망한 눈으로 게임하기. 공부는 언제 하냐고? 글쎄다... 노코멘트. 시호가 두팔을 뻗어내며 잔뜩 눌린 제 뺨을 차가운 책상에 문질렀다. 잠에서 깨지 않아 비몽사몽한 머릿 속은 꼭 흐리멍텅한 안개 속을 휘젓는 것만 같고, 찌뿌둥한 몸뚱이는 당최 움직일 생각이 없으니— 아, 피곤하다. 1교시 시작 종이 울린 이후로 내리 잠만 퍼질러 자던 그였지만, 여전히도 피곤함은 가시질 않는 모양이었다. 갑갑한 공기. 시호가 얕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충 휘적대는 손길로 두꺼운 담요를 스르르 내리자 그제야 선선한 봄바람이 호흡기를 타고 순환한다. 새학기의 어색함이 서린, 묘하게 가슴을 간질이는 그 향기. 휴우. 시호가 느릿히 숨을 골랐다. 그러곤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 다음 수학이야? "
하고 천진히 묻는다.
삼월의 학교는 아직 썰렁하다. 두툼한 후드티를 입고, 그 위로 담요까지 둘러대도 그곳에는 알게모르게 스미는 찬바람이 남아있다. 지금쯤 아이들은 옹기종기 제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를 펴고 있을테다. 선생님은 교실을 한 번 쓱 살피곤, 빈자리의 주인에 대해 묻고 있겠지. 당연하다는 듯 홍시호요—. 하고 대답할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선생님은 아마 한숨을 한 번 쉴 것이다. 어쩌면 조금 질색하는 눈을 하고 있을지도. 그리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홍시호, 그 애는 도통—
잘그락. 익숙한 소리와 함께 옥상 문이 열렸다. 칙칙한 시멘트 벽 뒤로 펼쳐지는 파란 하늘.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봄바람. 봄바람에 푸슬대는 머리칼이 눈가를 아른댄다. 어디, 바람에서 묘하게 이른 벚꽃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 아 조금 춥— 네? "
옥상에 자신을 제외한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건, 두 발을 모두 딛고도 철문이 닫힌 다음. 홀로 신이 난 듯 조잘대던 시호의 눈길이 덜컥 멈춘다. 얼레레? 이 시간에 또 사람이 있네? 삐끗하며 위로 치켜올라가는 목소리. 시호가 차분히 살랑이는 머리칼을 넘겨대며 일렁이는 실루엣을 바라본다.
" 어라, 아까 수업 종 쳤는데~? "
시호가 얼른 가보라는 듯 제 뒷편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그리곤 차분히 걸음을 내딛어 누군지 모를, 또 다른 땡땡이 친구에게 다가간다. 저 역시 땡땡이를 치러 온 입장에 얼른 수업에 들어가보라며 재촉하는 꼴이, 제법 우스울지도 모른다.
그러면 명절같은 행사나 제사같은 기일에 상다리가 부러질양 차려놓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적어도 미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부분에선 말이다.
과유불급, 항상 직시하는 단어이자 좌우명이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칭찬하는 것이라면 기분나쁘진 않았기에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긴 했을까? 어떻게 보면 우물쭈물하는듯한 모습으로 비춰질지도 몰랐다. 만약 지금 상황이 만화라고 한다면, 저처럼 포커페이스를 간직한 파란색 해달 캐릭터가 당황했을 때와 같겠지.
"고기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지금도 재료들은 많아. 그치만 T본이라던가 토마호크처럼 커다란건... 응,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
마치 기억을 되짚어보듯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던 미나는 열심히 눈을 굴리다가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그치만 어지간한 레스토랑 1인분보다 큰 것도 있으니까,"
여전히 눈썹 하나 비틀어지지 않은 표정, 그리고 그런 얼굴과 맞지 않게 엄지를 치켜올리는 미나가 있었다.
"그런가? 그건 잘 모르겠어."
이실직고 하자면 어디까지나 제 취향에 기반한 스타일일뿐, 누가봐도 완벽할 정도의 패션감각은 없었다. 접시에 플레이팅하는 거라면 독보적이거늘, 역시 잘하는게 있다면 못하는것도 있다는 것이 틀리지 않았다.
"...... 자주 쓰는건 큰거다보니까, 응. 그런 선물 받고서 안쓰고 모셔둘 수도 없고,"
보나마나 누군가 그런걸 만들어준다면 최소 며칠에서 열흘동안은 마치 아이가 선물받은 것을 동네방네 자랑하듯 눈을 반짝이며 여기저기 돌아다닐게 뻔했다.
백아진 TMI 주세요! 우리 백아진... 짠 것은 잘 먹나요? 그럭저럭 잘 먹지만 어디까지나 맛있게 짠 것에 한정한다~ 소금소태 같은 건 별로. 혹시 담배는 피우나요? 아아닛 무슨 질문을 하는 것이지? 아진이는 학생이다~ 사실 아진이가 모히또향 전담 피워도 되냐고 캡틴한테 물어봤더니 떼끼 소리 들었어~ 그래서 그 설정은 파기하기로 했고, 지금 아진이의 몸에서 나는 모히또향은 트리트먼트, 향수, etc의 결과물이라구. 명대사 하나만 쳐주세요! "삶엔 종종 '그러려니' 하는 태도가 필요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없는 순간을 대비해서라도 말야." #shindanmaker #님캐TMI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84363
여러분의 tmi. 진단으로 알뜰히 털어먹어 드립니다 일단 솔선수범해서 아진이부터 털어봤다~
미나 TMI 주세요! 우리 미나... 몇 초까지 숨을 참을 수 있나요? - 은근히 오랫동안 좋아하는 꽃은 있나요? - 은방울꽃 카페에 가면 뭘 주문하나요? - 커피랑 베이글 #shindanmaker #님캐TMI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84363
헉 태식주 아이디어 좋다!!! 캡틴이랑 이야기 잘 되면 좋겠어! 미나 픽업가챠 겁나 잘나왔잖아 비틱금지!!!!!!! 흐아앙 나도 얻게 해줘~~~~~~ 시나몬 완죤 귀엽쥐 응응 ^_^ 간식 입에 물고있으면 무한뽑보 받을 수 있을 지도?? 이정이가 그 얘기 들으면 바로 네 발로 자리잡고 왈!!왈ㄹ!!!!왈알!!! 하고 짖는다(ㅎㅎ) 언제 서우랑도 한 번 만나게 해줘야겠네~~~
별명이 조금 바뀌었다? 웬 너구리? 아진은 서우의 머리에 머리삔으로 끼워놔버린 나뭇잎을 보고 하는 말이었지만, 창가에 있는 탁상거울을 보지 않고는 서우가 그것을 알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잠에서 깨운 것은- 어쨌건 잠에서 깨긴 해야 했고, 이대로 잠들었으면 5교시, 잘하면 6교시까지 디립다 부스에서 자버렸을 터인 데다가, 그랬으면 수면 패턴이 폭망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서우가 아진을 깨운 건 한창 깊이 잠들어있어야 할 자정 넘은 시각이 아니라 점심시간이며, 아진은 낮잠을 자는 것보다 친구랑 밥을 먹는 게 더 좋았기에 서우가 자신을 깨워준 것을 전혀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깨워준 것이 서우라서 더 기분좋게 잠에서 깰 수 있었다. 그래서 서우가 뭔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협상카드를 내밀자, 아진은 도리질을 친다. 오히려 아진은 서우더러 네가 붕어빵 세 마리를 먹는 건 어떻냐고 물어볼 참이었던 것이다.
"에이, 나 밥 다 먹고 나면 붕어빵 세 마리씩은 못 먹어. 오히려 네가 붕어빵 세 마리 먹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려던 참인데 그러면 두마리 두마리씩 갈라먹지 뭐~"
치킨 한 마리를 떡볶이 씹어먹듯 씹어먹어버리던 과거에 비해 확실히 식사량도 줄었다. 서우가 무언가를 가져오면 없던 입맛도 도는지라 평소처럼 깨작대는 것보다 좀더 식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예전의 활기찬 아진을 기억하던 서우의 눈에는 영 식사량도 깨작거리게 된 모습으로밖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곧잘 밥도 반찬도 쏙쏙 집어먹는다. 그러다 갑자기 서우할미가 되어버리자, 아진은 까르륵 웃었다.
이제 확실하다. 설상산의 경치에 푹 빠져버린 나머지 수업종이 치는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히 옥상에 남아있던 청춘이 아니었다. 자신과 똑같이 땡땡이를 즐기러온, 음, 그래. 젊음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학생이라 해두자.
" 예 뭐... 그렇죠? "
시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대신 괜스레 어깨에 두르고 있던 담요를 꼭꼭 여미는 것을 보니 조금 머쓱한 눈치였다. 이크. 내 명찰 읽는다. 시호는 조금 더 상대에게 다가가며 다시 한 번 인상을 훑었다. 일단 눈에 익은 얼굴은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란 소리겠지. 뭐 아닐 수도? 사실 홍시호는 남의 얼굴을 잘 외우는 편이 아니었기에, 한두 번 얼굴을 튼 사이임에도 처음 보는 사람이라 착각해버리는 일이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 선배는 확실히 초면인 거 같고. 이 선배 얼굴 좀 반반하신데— 하고 생각할 무렵,
" 어라. 강하늘? "
—앗, 죄송. 시호가 재빠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속으로 생각한다는 걸 그새 나불거리다니. 멋쩍은 듯 헛기침을 내뱉으며 시선을 돌린 시호는 곧 작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그, 해랑시 놀이터 대장님 강하늘? 물론 놀이터 대장님이란 호칭은 단순히 홍시호의 일방적인 라벨링일 뿐이었다만. 맞나? 아닌가? 두루뭉술한 의문이 시호의 머릿 속을 간질인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잡아챌 수 있을 거 같은데, 구석탱이에 애매하게 걸린 기억이 자꾸만 시호의 신경을 쿡쿡 찔러대는 게 아닌가. 물어볼까? 혹시 해랑초 강하늘? 나랑 친구였던? 질문이 참 자기 중심적이다. 그러고보니 뭐라 물어보기도 애매하네. 혹시 해랑초 정글짐을 지배하던 강하늘씨가 맞습니까? 라고 물어보기엔, 서로의 정신과 몸이 너무 커버린 것이다.
" 어, 대박. 감사합니다. 원래 땡땡이 치는 사람들이 의리가 넘친대잖아요. 절대 함구. "
그렇게 바쁘게 머리를 굴리던 찰나, 웬 빵 봉지가 그의 앞으로 쑥 들어온다. 이 사람, 지금 내게 빵을 준거야? 해맑은 홍시호의 감사인사. 원래 먹을 거 주는 사람은 다 착한 사람이랬다. 되도않는 드립을 날리며 고맙게 빵을 받아든 홍시호는 잠시 고민하듯 입술을 달싹이곤,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연다. 아무래도 머리가 근질대서 말이지.
" 여기 열리는 거 아는 사람들만 아는 시크릿, 뭐 그런건데. 진정한 해랑인이시네요. "
먼저 시시껄렁한 사담 좀 던져놓고. 시호가 능청스레 말문을 텄다. 사람을 만나고도 놀란 기색이 없는 걸 보니 아마 옥상에 자주 올라오는 모양이지. 그렇다면 앞으로도 종종 마주칠 일이 있을 거 같은데, 피차 프라이빗한 공간을 잃기 싫다면 친해지는 게 좋을 것이다. 시호가 살며시 상대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는 곧장 들이미는 본론.
" 근데 혹시 그, 해랑초 나오셨어요? 제가 옛날에 강하늘이란 애랑 친했거든요. 제가 지금 2학년이긴 한데 나이는 19살이라. "
시호가 톡톡 제 명찰을 건들대며 물었다. 나이가 동갑임을 밝히고도 존댓말을 놓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엄한 사람을 제 소꿉친구로 오해했을 가능성 때문이리라. 그런 머쓱한 상황이 온다면 빠르게 사과하고 도망쳐야지. 시호가 방금 받은 빵 봉지를 뜯으며 생각했다.
# 초등학교 이름은 일단 임의로 해랑초라 썼어!!!ㅠㅠ 무슨무슨 초가 있는지를 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