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빨간 빛이야 눈을 좀 가릴게, 자기야. 놀랄 것 없어 요즘에는 도무지 저것으로부터 숨을 곳이 없어 이것은 그저 우리가 굴러떨어진 또다른 막장의 날일 뿐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문양들이 반복적으로 그려진 벽지를 보고 있자니 눈이 아파진다. 이런 방에 계속 갇힌 채 있어야 한다면, 이 벽지 때문에 미칠지 모르겠다. 문득 패인 부분이 보여 가까이 다가가 본다. 몰래 탈출이라도 하려 파낸 건지 싶으면, 당신의 말에 물음표를 띄운다. 특별 주문으로 일부러 파 놓았다니.
"뭐 감시 카메라라도 넣어두려고 파둔 거에요?"
구멍을 파 놓은 이유가 무엇일지 예상이 안 되는 것일까. 시안은 다시 주변을 둘러보다, TV로 다가간다.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나아갈 길은 존재한다. 단지 이 도시의 사람들은 살아있으면서도 죽은것과 마찬가지인 지옥길을 스스로 걸어나갈 뿐.나는 사후세계는 믿지않는다. 그렇지만 단지 종교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카르마적인 이유로 이 도시의 죄인들은 죽어서도 죽은 뒤가 곱게 끝나지는 않으리라. 구제할 수 없는 삶은 물론 이 도시가 아니더라도 잔뜩이겠지만.
"나로서는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내 행동 원리는 긍정과 부정 그런 것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였으니까. 대부분은 비판적으로 보고있기는 하지만서도. 결과적으로는 명령을 지킬 수 있는가와 명령하는 자를 지킬 수 있는가가 최우선이다. 내 목숨보다도 그것이 우선이었다. 그것이 부정당한다면 오히려 그 부분에서 나는 절망하겠지. 그래서 임무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한다. 웃기게도 말이다.
"사람도 두들겨패면 공포심리에 억압되어 교정되는 경우가 있거든. 물론 부작용도 많고 실패한다."
폭력이라는 것은 공포도 낳지만 반대로 반발과 분노를 낳기도 한다. 그 누가 스스로에게 피해를 보는데 가만히 있기만을 하겠는가. 마음을 완전히 부숴놓을 정도로 철저하게 사람 하나를 망가뜨리는 것은 그에 수반하는 댓가도 크거니와 사람은 생각보다 망가졌음에도 고삐를 쥔 사람을 물어뜯고 죽이는 경우도 있다. 내가 그랬으니까.
"목표지점 도착. 오퍼레이션 한정 디저트 실시."
샛길를 틀어 이곳저곳 험한길을 지나다보니 금새 5분내외로 카페에 도착하는데는 성공했다. 내부로 들어가자니 테이블이 딱 한자리 남은것이 문제였지만.
잔인한 사람. 제롬은 여인의 웃음에 속으로 중얼거린다. 괴로운 선택을 내어주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게 여인의 모습은 잔인했다. 마치 소악마와 같다. 잔인한 면모를 지녔지만, 그런 면모마저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는. 또한 그 모든 괴로움은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비롯되었기에,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었을까. 그는 사랑스러운 제 연인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 반가웠다.
"...고마워 벨라. 내게 기회를 줘서."
아. 이것이 여인이 사랑스러운 까닭이었을 것이다. 잔인하면서도 자애로운 면모가 공존했으니. 제롬은 여인의 손 위에 손을 겹치고는 눈을 마주보았다. 색이 다른 두 눈을 빤히 들여다보니 여인은 이전과 같이 돌아와있었다.
사실, 둘의 관계는 여기에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여인이 실수를 범한 그에게 기회를 줄만큼 자애로운 성격이 아니었다면, 만약 여인이 그를 기다려줄 참을성이 부족했더라면, 만약... 자신의 친우가, 조언을 주지 않았더라면, 무슨 선택을 해야하는지도 모른 채, 자신은 파탄난 관계 속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메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그 두명에게 감사했다. 자신이 조금 더 성장할 기회를 주었으니. 언젠가 성장한 자신이 여인과 발맞추어 갈 수 있기를, 그는 간절히 바랬을까.
"음, 뭘로 마실까. 방금까지 긴장해서 목이 좀 타는데."
여인이 평소처럼 돌아오자 기운 없던 그도 평소와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여인이 가볍게 뺨에 입술을 스치자 당황했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다가도, 키득키득 장난기 넘치는 웃음에 못 당해내겠다는 듯 너털웃음을 뱉었다.
"그럼 나는 벨라랑 같은 거. 화해 기념이라는 의미로?"
손길에 따라 그녀의 곁에 다시 앉은 제롬은 여인의 손을 향해 다시 손을 뻗는다. 지금이라면 맞잡아주지 않을까 싶어, 손깍지를 끼려는 듯 여인과 그의 손바닥을 마주대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