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려서 뭔가 답을 찾은 거 같은데 2초만에 까먹어버렸지 뭐야 내 인생이 그렇지 뭐 이따 보자고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포레 성격이었다면, 제롬이 발과 손을 들이밀었어도 문을 닫아서 내쫓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했으나 안쪽에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하던 로노브가 고갯짓으로 하지 말라 신호했다. 그래서 제롬은 고개를 들이미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을 터였다. 단지, 그 이후가 좀 거칠어졌지만.
"애X끼가 주제도 모르고."
여인의 안부를 묻는 제롬을 보고 포레가 내뱉은 말이었다. 제롬의 걱정이나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순수한 분노 만으로 제롬을 대하고 있었다. 포레는 대답 대신 제롬의 멱살을 잡아 안으로 잡아 끌었다. 문에 치이던가 말던가 어거지로 끌어 들여 팽개치듯 놓은 뒤 잡화점의 문을 닫았다. 쾅. 하고 문 닫히는 소리 뒤로 짐승 같은 으르렁거림이 이어졌다.
"내가 먼저 물었지.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찾아와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냐고. 주둥이가 있으면 대답을 해야 할 거 아니냐. 귓구멍이 막혔어? 일단 뚫어주면 대답할까. 어?"
낮게 씹어뱉은 말들과 함께 성큼 제롬에게 다가간 포레가 다시 제롬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막 손을 들은 순간, 약간 떨어져 있던 로노브가 빠르게 다가와 포레를 제지했다. 한 팔로 포레를 막아 선 로노브가 그대로 제롬에게 시선을 주었다. 일전 스쳐지나갔을 때 보였던 그 적개심 가득한 금빛 눈이었다.
"보시다시피. 현재 보스는 출타 중이십니다. 미스터 커넥션. 용건이 있으면 추후에 다시 찾아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시선과 달리 로노브는 매우 정중한 말투로 제롬에게 말했다. 로노브의 행동을 보고 포레는 한발 물러서며 혀를 찼다. 더 막을 필요가 없어진 팔을 내리고 자세를 가지런히 한 로노브가 말을 덧붙였다.
"가능하면 이후에는 안 오셨으면 합니다."
또다시 내려진 축객령은 닿으면 얼어 부서지지 않을까 싶은 한기가 담겨 있었다. 차라리 포레의 불 같은 분노가 낫지 않을까 싶을 만큼.
[페로사]
평소였다면 이런 모습으로 와서도 능청을 떨고 페로사의 부축을 받으며 되도 않는 수작질 비슷한 걸 했을 터였다. 조금은 짖궂은 장난을 쳤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페로사의 부축에도 여인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흔한 고맙다는 말도 없이 걸어가 스툴에 겨우 몸을 올렸을 뿐이었다.
"음... 아냐. 잘 어울려. 그러길래, 전부터 그런 옷도 좀 입고 하라니까..."
여인 역시 예전 생각이 안 난 건 아니지만. 그걸 말로 꺼내기엔 말 하는 것이 힘들었다. 언제나 잘도 움직여대던 혀가 오늘은 왜 이리도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지. 앞에 놓인 얼음물을 한 모금 마시면 나아질까 싶어 잔에 손을 올렸다가, 희미하게 잔이 떨리는 걸 보고 손을 거뒀다. 그리고 몇마디 중얼대다가 얼굴을 가려버린 것이었다.
얼굴을 가린 손 너머에서는 숨소리도 새지 않았다. 스스로 눌러 숨을 막은 것처럼. 참 꼼꼼하게도 가린 덕에 표정도 기색도 어느 것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부축까지 해 준 페로사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으로나마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제법 한참이 지나서였다. 여인의 얼굴에서 손이 내려가 눈가 만이라도 슬며시 드러나게 된 때는. 분명 가리기 전에는 창백하던 얼굴이었건만. 반쯤 내려간 손이 내보인 얼굴, 그 눈가는 선명히 붉어져 있었다. 얼마를 마셔도 얼굴이 붉어진 적이 없었던 여인이 아직 술은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 눈가부터 붉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기 전에, 여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심히 불안하게 떨리는 목소리였다.
"로시. 나, 있잖아... ...또, 버림 받았나 봐..."
띄엄띄엄 나온 말은 고작 그것 뿐이었다. 말은 짧았으나 함축된 의미는 너무나도 컸다. 여인은 여전히 눈가 만을 내놓은 채 시선을 들어 페로사를 바라보았다. 꾹꾹 눌러 참듯이 눈웃음을 지으려는 시도가 선명히 보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 건 혀 만이 아니었다. 눈웃음은 금새 일그러졌고. 눈가엔 물방울이 금새 차올랐다. 여인은 다시 고개를 숙여 손에 얼굴을 묻었다. 이번엔 가는 소리와 함께 짤막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어떡하지..."
엎드릴 듯이 숙여진 고개 아래로 흐트러진 머리카락들이 쏟아졌다. 그 탓에 드러난 어깨가 한기라도 맞은 듯 떨고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페로사의 폰에 문자연락 한통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라 베르토의 로노브. 혹시 거기에 여인이 갔는지, 갔다면 이 연락에 대해 말하지 말고 붙잡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제롬: 아스타로테가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화려한 사람 곁에 내가 있는게 문제지... 제롬: ...아, 인생. 차라리 마음이 안 넘어갔다면 더 편했을텐데 말이야.
페로사: 아스타로테가 과연 자기만큼 화려한 사람을 바라서 너한테 다가왔겠냐, 요녀석아. 페로사: 술병보단 술맛이지. 술병까지 예쁘면 좋기야 한데, 안 예뻐도 그만이잖아?
제롬: ...페로사, 기운 빠지는 소리해서 미안하지만, 난 술 맛도 좋지 않은, 싸구려 럼주 같은 사람이야 제롬: 아스타로테가 내게서 뭘 보고 다가왔는진 모르겠지만... 제롬: 아마도 그건, 착각이겠지...
페로사: 로테 그 기집애가 나한테 삐져있지만 않았어도 정수리에 혹 하나 큰 걸로 만들어주는 건데 쓰읍. 페로사: 잘 들어. 누군가에게서 소중하게 여겨진 순간부터 그건 싸구려가 아니야. 페로사: 분명 본인 스스로 보기엔 어 아닌데? 완전 아닌데? 난 싸구련데? 하는 생각- 들 수 있어! 이해해, 응! 페로사: 그런데 스스로가 스스로를 보는 시각은 굉장히 양극단이라는 거. 과한 자아도취 혹은 과한 자아비판 들 중 하나야. 페로사: 로테는 말이지, '그때의 너'를 원했어. '지금의 너'와 똑같은. 그걸 명심해. 스스로가 불쌍하게 생각될 수는 있는데, 스스로를 잃어버리진 마.
제롬: 하, 제발 그런 이야기좀 하지마.. 제롬: 그런 이야기 하니까, 스스로를 나은 사람이라 착각하게 되잖아... 제롬: 네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혼란스러워서... 제롬: ...미안해. 그냥 방금 이야기는 잊어줘. 제롬: 네 말은 고맙지만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었을지도 몰라.
페로사: 그래. 모든 것에는 준비가 필요하지. 페로사: 당장 눈앞에 놓인 단서는 적어. 조금 더 시일을 두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 페로사: 이 도시가 워낙에 빌어먹을 곳이라 시간이 없을 거라 착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을 거라고. 페로사: 자- 이건 바텐더가 서비스로 주는 한 잔이야. 시원하게 마시고 머리 좀 식히라구.
하는 이야기를 제롬주랑 잡담하면서 나눈 적이 있었는데 (몇 스레인지는 기억 안 남) 당시에 페로사주가 이것도 있었던 대화로 할래? 라고 했었다가 제롬주가 이 대화는 앤빌에 직접 찾아가서 해보고 싶다고 하길래 일단 묻어두자고 했었지. 지금이라도 이런 대화를 나눈 적 있다고 해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