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의 눈송이 이월처럼 따스한 마음 평소라면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거나 만우절의 거짓말에 속지 않겠지만 유월의 결혼식에는 가장 멋진 춤을 추기를 의지의 힘, 줄리우스와 아우구스투스 아아 당신도 알지, 그저 우리 뿐이라는 걸 구월에 돌아온 새로운 학기에는 너도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내미는 것은 파란색 명함. 듣도보도 못한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그것은 진의 조직은 전혀 아니었다. 게다가 글씨는 깨알같이 적혀 잘 읽히지도 않았다. 흘긋 살펴보기도 전에 진은 말을 이었다.
"저희는 용병 쪽 사람입니다. 그리고 뭐, 아시다시피 어떤 곳에서 의뢰를 받아왔고요."
속여봤자라는 듯한 말투, 그리고 속속들이 내미는 또 다른 마약들. 그들은 별사탕 모양인 것은 비슷했지만, 어느 것은 새하얗고, 어느것은 분말이 가느다랬다. 브리엘이라면 익히 알 물건들이다. '매직 허브'를 내놓은 개발업체에서 혼선을 빚고자 더욱 분화시켜 만들어낸 것들이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유통-건빵용 별사탕 사이에 섞어둔다는-방법, 게다가 기존 별사탕과 큰 차이없는 외관으로 허위 매물이 오가기도 한다는 점에서 최근 혼선을 빚고 있는 물건이었다. 점유율이 날로 높아지는데다, 신체를 빨리 상하게 만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몸에 덜 유해하게 만들어, 고객들을 오래 중독시키는 일종의 구독경제 업체로서는 두고 볼 수 없는 횡포였다. 저 마약을 남용했다가 고객들이 죽으면 어쩔 셈이냔 말인가. 고로 지금 진이 내놓는 제안은 조금 수상쩍었지만 의심할 도리가 없었으며, 여차하면 조직에서 '감시역'을 동행시키면 될 문제였다.
"아시죠? 여기. 꽤 골칫거리지 않습니까~? 저희 의뢰주께서는 이곳을 심히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모양입니다. 자제분께서 이거에 손을... 어이쿠, 못 들은 척 해주시고. 하여튼 그래서, 카두세우스와 교섭해 이곳을 소탕하는 게 저희의 할 일이거든요. 아시는 정보를 제공해주신다면 별 다른 요구없이 처리해드리죠."
셰바는 의심쩍은 제안이 판치는 곳, 그러나, 그것이 때론 기회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여기서 적당히 '브리엘이 상부에서 OK사인을 받아냈고(아니면 자체적인 판단으로 OK했고) 감시역으로 동행해준다' 하는 내용으로 건너뛰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편한대로 해주세요!
상대의 인사에 브리엘은 나른한 눈매를 더 나른하게 접어내리면서 상대를 살피다가 무감정하게 느껴질 정도로 목례를 해보인 뒤 명함을 받아들었다. 콜록-! 브리엘은 명함에 작게 적혀있는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읽어내려하면서도 상대가 하는 말은 대꾸없이 무감한 표정을 유지한 채 들었다. 용병? 의뢰? 자신이 아는 한, 용병을 통해서 의뢰를 할 조직은 몇 되지 않는다. 카두세우스가 공급하는 약을 알고 있는 조직이라면 더더욱 용병을 끼지는 않을테다.
차라리 이쪽으로 직접적인 의뢰를 넣고 말지. 명함을 응접실 테이블에 던지듯 툭 내려놓은 채, 브리엘은 다리를 꼬고 그 위에 깍지낀 양손을 걸쳐올렸다. 구리색 눈동자는 여전히 나른하게 접어내려진 채, 상대가 늘어놓는 것들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상대가 내민 것들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요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던가. 깍지를 낀 양손으로 삼각형을 만들고 브리엘은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눈치가 빠른 조직원이 재빨리 따뜻한 블랙커피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걸 한모금 마시는 것으로 기침은 참아낼 수 있었다. 몸상태가 정상궤도에 오르기는 했으나 완전히 회복한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당신. 나랑 뭘하고 싶은걸까. 다른 조직은 모르겠지만 나는 제대로 된 사업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일단 첫번째, 우리가 그런 걸로 곤란해할 거라고 생각하면 유감인걸. 누가 당신에게 의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물건이 우리 사업을 위협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원두향이 물씬 느껴지는 머그컵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불어서 조금 식히며 말을 잇는다.
"두번째. 우리는 직접 의뢰가 아닌 것은 해결하지 않아. 세번째, 아는 정보는 제로. 관심없는 이야기는 수집하지 않는데 정보를 원하면 정보상을 찾아가봐."
이거 판단력 괜찮은 게 걸렸는데. 진은 싱긋 웃고는 자켓 안주머니에서 본인의 제대로 된 명함을 건넸다. 검은 명함. 금박으로 '鸟笼'이라 흘려 썼으며, 그 뒷면엔 12개의 선분이 시계의 침처럼 가지런히 원을 이루며 모인 로고. 카두세우스와 거리는 있지만, 그렇게 멀지 않은 곳.
"미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시잖아요, 원래 이런 건 조심스레 접근해야 하는 거. 이쪽 사장되는 사람입니다."
바로 태도를 바꾼다. 진은 눈썹을 한 번 으쓱였다.
"정보상에게 쓸 만한 정보를 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게 어려우니 동종업계를 찾아오는 수밖에요."
"제가 요청하고 싶은 것은 여전합니다. 이 업체의 정보, 그리고 이 의뢰를 묵인해줄 인정. 사소하죠. 본인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먼지를 떨어낸다면 좋은 일 아니겠슴까."
진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을 잇는다.
"이쪽 고객들은 이 약과 무관하지 않거든요. 다들 쪽도 못쓰고 몸 안은 엉망진창이 되어서 오는데, 반만 회생되어도 기적적일 정도거든요. 이쪽 사업은 지장이 있단 말입니다."
지친듯이 그러다가, 등을 일으키곤 브리엘을 바라본다.
"고객의 건강을 관리하는 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해가 되는 건 치우고, 덜 해가 되는 걸 가까이 하는 것입죠."
마약은 본래 몸과 정신을 당겨 쓰는 것이다. 강한 약효는 더 많이 당겨쓴다. 결국, 아무리 새끼를 쳐대는 셰바의 뒷골목 사정이라도 마약을 계속 구독할 고객을 숨풍숨풍 낳아댈 수는 없다. 결국 고객의 총인구수를 줄이는 것을 냅둘 수만은 없다. 어느 곳에서든 나설 일이다. 그리고 이것을 소탕해 자본의 출처를 찾고 그 너머까지 족쳐두리라. 그 알뿌리에서 나오는 약물적인 수익은 쏙 빼먹으면서.
"저희는 약물에 관심 없습니다. 그저 여길 소탕하고 싶을 뿐. 그곳의 연구자산이나 식물은 알아서 하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면~ 하는 수 없이 저희는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지만요."
>>687 진이 물량거래를 요구하는 건 아니고, 이 기업을 소탕하기 위해 업체의 정보와 직원 사정 등, 같은 업계이기에 더 상세히 알 수 있는 정보를 요구하는 거긴 하지만요. 그리고 약물의 경우는 결국 화학약물의 연구와 같아서 물량 외에도 정보는 유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렵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이쪽이야말로, 사과해야겠는걸. 내가 동양 글씨를 읽을 줄 몰라. 이름은 직접 당신이 일러주던가 해야겠는데."
아, 역시. 브리엘은 곧바로 상대의 품에서 나오는 명함을 보면서 쯧- 하고 혀를 찬 뒤에 블랙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몸이 아직 덜 회복되서 그런가, 컨디션이 영 좋지 못하다는 걸 알아서 이야기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명함을 받아들고 잠시 바라보던 브리엘은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꼬고 있던 다리를 반대편으로 꼬며 커피가 담겨 있는 머그컵을 내려놓자마자 미간을 구기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야기가 빨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애초에 출근을 선택한 게 잘못일지도 모르겠어. 아, 사람은 왜이렇게 귀찮지? 미약하게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눌러내면서 브리엘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상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까, 그건가. 저쪽 사업에 지장이 있다는 것? 확실히 컨디션이 멀쩡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머리를 쓸어올린 손으로 관자놀이를 슬 문지른 뒤 다시 머그컵을 잡아쥔다.
"우리는 위험성이나 정적량을 고지하는 편이고, 그 외의 건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나는 판매를 담당하지, 건강까지 신경쓰는 사람은 아니거든."
애초에 정키가 될 녀석들은 시간이 짧든 길든 정키가 되기 마련이니까 후에 그런 녀석들은 쳐내면 그만이다.
"아, 그리고 우리는 그쪽 업체에 대해 잘 몰라. 의뢰를 묵인해달라는 건 글쎄...어차피 이 도시에서 묵인이라는 말은 소용없을거라는 거 알고 있을테고. 소탕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 우리쪽에서 정확히 뭘 도와주길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으음~ 이대로 답레를 적어도 되는 건가 잘 모르겠네요... 일단 진이 요구하는 건 적어뒀다시피 업체를 소탕하는데 필요한 정보(약품유통의 중견기업이라면 당연히 보유해둘 테니까)와 이 신흥조직의 몰락에 대한 함구니깐요 답레에 이미 적어둔 사항이고 대사로도 말한 거라, 브리엘이 캐치할 만 하다고 생각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