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의 눈송이 이월처럼 따스한 마음 평소라면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거나 만우절의 거짓말에 속지 않겠지만 유월의 결혼식에는 가장 멋진 춤을 추기를 의지의 힘, 줄리우스와 아우구스투스 아아 당신도 알지, 그저 우리 뿐이라는 걸 구월에 돌아온 새로운 학기에는 너도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놀라는 쪽은 그쪽인가. 평소 때에는 되도록 긴 말과 문장을 삼가하니까 분명 지금의 상황이 이례적이긴 했다. 그건 요시코가 보더라도 조금은 특이한 광경이긴할 것이다. 그에 반응하듯 생글생글 웃는게 썩은 과일을 씹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알 바 아님."
다만 놀라던 어쩌건 그 부분은 별로 신경쓸 구간은 아니였다. 이 지긋지긋한 재회를 빨리 끝내고 싶은 느낌이니까. 분명 히메라기 요시코가 이 도시에 있는 것은 뜻 밖의 일이다. 그렇지만 그게 어쨌냐고 한다면 어떻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적으로 만난다면 적으로서 상대할 뿐이고 협력을 해야한다면 협력을 할 뿐이다. 뭐 협력 중 폭주한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협력 측에 책임을 떠넘기면 그만. 이 독기 가득 찬 도시에서 사람을 만신창이로 죽이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였다.
"그렇다."
행여나 친구없다고 놀린다고 해서 발끈할 인간도 아니였다. 나는. 사전적인 단어 그 자체로만 머리속에서 넣어놓았지. 만들 생각도 우애가 무엇인지도 우정이 무엇인지도 그런건 단어사전의 내용 이상으로는 이해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롱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에에에- 아닌데! 엄-청 알 바인데~! 이게 얼마나 유니크한 모먼트인지 모르는 거야? 그러지말구~ 지금 녹음기 켤테니까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 응? 응-? 아아, 오늘 자면서 듣고싶어라~"
캄파넬라는 여전히 차가운 반응이었지만 이미 과거의 상처를 '그런' 한때의 형편좋은 추억으로 남긴 여자에겐 아무래도 좋은 모양인지, 아니면 뭐가 보이지 않는 건지... 그런 그녀의 반응 조차도 ASMR로 쓰겠다면서 알랑거리는 목소리로 졸라온다. 그리고 돌아온 방금 것과 다를 바 없는 대답.
"아하하하!! 뭐야 그게~! 설마했던 즉답?"
아니나 다를까, 긍정의 답이 돌아오자 웃음을 금치못하는 것이다. 대놓고 조롱하는 뜻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물음을 내놓고 웃는것은 조롱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든 것처럼 엄지를 척 치켜 세워보이더니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움직여 쓰러져있던 장대와도 같은 총을 들어올려 세우는 것이었다. '그럼-'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지금부터 내가 저 녀석들을 쫓아도 상관 없겠네~?"
요시코가 팔 전체를 게걸스럽게 움직여 노리쇠를 잡아당기는 것으로 약실을 까내자 그 안에 얌전히 잠들어 있던 황동색의 포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건물 안에 유혈을 불러오고, 비스트팀의 작전을 망치고, 결국엔 누군가의 악몽을 되살려 낸- 사람의 육신에겐 충분히 치사량인, 대전차 특효 알약. 요시코는 무언가에 고취된 눈으로 그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대장의 친구처럼 보여서 흥미로워 보였는데~ 아니라면 역시 내 친구로 만드는 수 밖에는 없잖아★ 오늘의 친구는 내일의 적이라고 했던가~? 으응~ 잘 모르겠지만!"
- 철컹!
핸들을 놓아버리자 울리는 쇳소리가 마치 자신은 준비되었다고 외치는 것처럼 울려퍼졌다. 혀를 살짝 빼어내놓은 야수의 얼굴은 소풍 계획을 짜는 아이처럼 천진한 표정이었다.
감정이라는 건 여러모로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호감이라는 녀석은 상당히 성가시고도 까다로웠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우호적인 쪽으로 초석이 되어주기도 하나 상대에 따라 매번 방법을 달리 해주어야 하는 점이 몹시 골치 아픈 부분이었다. 그래서 어느 부류의 사람들은 상대를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여 맞추는 것으로 호감을 끌어내기도 하였는데. 이런 방식을 쓰는 사람들은 파악하지 못 한 상대로부터 어떠한 제스쳐가 들어왔을 때 반응이 박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여인도 그런 쪽에 가까웠다.
한 잔의 호의를 거절하자 산뜻한 대답이 돌아왔다. 선글라스를 끼긴 했지만 표정이 얼추 보였기에. 말 그대로 아쉬워 하는 듯 보였다. 정말 그랬을까. 여인은 문득 진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여인에 대해서 어떻게 파악했을지. 어떤 감상을 했을지. 이 자리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 여겼던게 바로 조금 전임에도. 저 선글라스 너머 눈동자 뒷편에 무엇을 감췄는가 들춰보고 싶어졌다.
여인은 잔을 내려놓고 테이블에 살짝 상체를 기댔다. 잔을 놓은 손으로 적당히 내려놓고서 검지와 중지로 토독 토독 테이블을 두드렸다. 무언가 생각하듯이.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손이 멈추고 여인이 말했다.
"권하는 잔을 받아야만 말을 틀 수 있는 건 아니지. 내 사양이 그리 보였다면 섭한 걸."
진의 표정처럼 확연한 변화는 없었지만 여인의 입술도 희미하게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그렇게 만든 것에 불과했지만.
"쉬러 나와서 괜한 후일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란다. 사적인 시간엔 그럴 법도 하지 않니."
말만 보면 동의를 구하는 듯 하면서도 여인의 태도는 딱히 대답을 바라는 건 아닌 쪽이었다. 그저 그러하니 듣고 흘려넘겨도 좋다. 그런 식으로. 여인은 손을 한번 까딱이고 태연히 말을 이었다.
"이 잔을 비울 때 까지. 만이라도 좋다면 말상대가 되어줄 수 있단다. 원한다면."
그리 제안을 내놓고 어떻게 할 거냐는 듯 지그시 바라보았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시선은 충분히 느껴졌겠지.
프로스페로는 돈이 든 가방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최근 들어 앤빌, 다시 말해 페로사로부터 의뢰가 오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나 이번 시체는 꽤 끔찍한 꼴이었지. 하지만 프로스페로는 이것들의 이유를 물을 수 없다. 묻는다면 자신의 가장 큰 대전제를 제 손으로 부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계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 가느다란 선 밖으로 벗어나선 안 된다. 설령 그것이 얄팍한 우정, 혹은 그 비슷한 감정으로 엮인 사이일지언정.
"오랜만."
이 곳은 변한 게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프로스페로가 이미 한 잔 걸치고 왔다는 것 뿐일까. 최근 들어 힘든 일이 많아졌다.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돈 대령하러 왔지, 그럼..."
실 웃으며 돈가방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저번에 못 받은 안주 달라고 땡깡 한 번 피워볼까!"
조금 취한 상태다.
"사과주도 받아야 하고 말이야."
기분 좋게 취한 상태다. 입꼬리 올려 웃으면서도 그것 가리지 않는 꼴이 퍽 기계가 아닌 사람 행세라도 하는 것 같다. 어딘가 말랑해진 분위기도 난다. 다시 말해, 평소같이 쥐구멍 파고들듯 입 꾹 닫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란 소리도 된다
무너지듯 웃었다. 매의 날개, 천둥. 병아리 비명소리. 손톱, 손톱, 수천 개의 입, 그리고 입. 절망이 목을 죄어오니 숨을 쉬기 위해선 웃어야 했다. 그리고 스텔라 솔로몬스, 네가 내 가장 큰 절망이로다. 삶이 가슴을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네 존재가 내 가슴을 짓누른다. 익숙한 흉통이 온 몸을 찧고 뭉갠다. 나는 가루가 되어 비명을 지른다. 차라리 죽여 주세요,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나아. 어렸던 사내가 빵을 먹던 방 바닥 아래서 희미하게 들려왔던 비명들. 그리고 지금은 사내가 웃음을 통해 그리 비명지르고 있다. 일종의 카르마일지도 모른다.
"도망치지 않았어, 난, 난,"
죽고 싶을 때마다 널 생각했어. 내가 정신을 잃고 괴물이 될 뻔한 낭떠러지에서 항상 네 환영을 붙들었어.
"나는..."
늑대랑 같이 한솥밥을 먹었어. 그 자는 내 몸에 칼을 꽂다가도 다정하게 입맞춰줬어. 나는 애정과 폭력을 분간하기 어려운 어른으로 자라버렸어. 그러면서도 네 또래, 내 또래 아이들이 내 방 바닥 아래서 고문받고 있단 걸 알았어. 내가 그 애들 피를 팔아넘겨 번 돈으로 산 수프와 빵으로 연명하고 있단 걸 무의식중에 알아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