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만 버티면 닿을 수 있는데 아슬아슬한 곳에서 언제나 너는 용서없이 이별을 고하지 그리고 나는 떨어져 가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것은 진주의 발언이 아니라 진이 문을 열고 들어온 소리였다. 얼마나 소리가 컸는지. 바의 직원은 바 밑에서 손을 움직이다가, 진임을 확인하고 손을 다시 바 위로 올린다.
"얏호 얏호~ 안녕~ 나 왔어~"
대꾸하지 않는 직원. 진은 이미 한 잔 걸친 사람처럼 시끌벅적했다. 시간은 6시, 사람이 얼마 없을 때. 그렇기에 별 말 않는 것도 있지만 진이 늘 매상을 톡톡히 올려주기 때문이었다. 진은 익숙한 듯 바 근처에 앉으려다, 평범한 차림의 아스타로테를 뒤늦게 발견한 듯 뒷머리를 긁으며 사과했다.
"어이쿠, 미안함다. 사람이 없을 줄 알고요."
선글라스 너머로 바라본 얼굴은, 마찬가지로 선글라스를 쓰고 있음에도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하관만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부유감 있는 태도, 진은 익숙해한다. 1초도 안 되어 시선을 돌린다.
'예쁘장한걸. 어느 조직네 영애님이라도 되나.'
그리곤 한 자리 건너뛴 곳에 앉아, "에스프레소 마티니 한 잔 부탁해." 하고 5만벅을 선뜻 내밀었다. 술에 비해 터무니 없이 큰 지폐. 바에서는 지폐를 깨지 않는 것도 모르는 듯 했는데, 직원은 조용히 그것을 주머니에 챙기곤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다. 진도 그것이 자연스럽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849 어째 불길하더라니. 몇 번 지뢰를 밟아터뜨렸더니 미약하게나마 지뢰감지센서가 생겨난 모양이야. 더군다나 이게 쏟아낼 게 아직 꽤 많이 남은 초반쯤에 위치했던 대사라.. (흐릿)
>>850 부 에두아르도 몬테까를로. 모 일라리아 몬테까를로. 에두아르도 몬테까를로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일원이었으며, 구 베르셰바로 일종의 파견근무를 가게 돼.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자신이 무역회사의 직원이라고 속였던 모양. 키가 2미터 14센티미터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인상의 거한이었지. 짤은 오토 슈코르체니라는 사람인데, 저 사람과 인상이 꽤 비슷했을 거야. 페로사는 아버지 유전자를 좀 많이 물려받았어. 일라리아 몬테까를로는 평범하고 온화하며 나긋나긋한 전업주부였지. 한때 유치원 교사였고, 그 이전에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했어. 매우 상냥하고 온화한 성격이었다고 해.
"...요녀석, 당돌하기는." 당신의 당당한 선포에 페로사는 발간 뺨을 하고 뚱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으나, 이내 그 표정은 느릿하게 미소짓는 얼굴로 바뀌어간다. "그래. 너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직, 아직 많을 거야." 이제 당신의 사자니까, 서두를 필요 없다. 오늘만 해도 당신은 당신만이 알 수 있는 그녀의 모습 몇 가지를 알게 되었지 않은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낼 수 있는 성화라거나, 알게모르게 당신에게 한가득 품고 있었던 마음들, 그리고 당신에게 갖고 있던 걱정들. "고객들과는 유선상으로도 만날 수 있지 않아? 해커들 중에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쉽게 접선해주는 사람이 더 드물 텐데." 하는 것들.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삶에 끼어든 가장 큰 돌발변수. 언젠가 레이스 호텔 근처의 한 으슥한 골목에서 가면을 벗고 담배를 빼어물고 있던 시리도록 하얗게 푸른 눈과 짙푸른 눈동자가 마주쳤을 때 당신은 그 짙푸른 눈동자가 당신에게 이 정도의 의미가 되리라고까지 짐작할 수 있었을까?
"그러면 그 두어 번 동안 너한테 손가락 하나 못 대도록 확실히 해둬야겠네." 페로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다 당신의 손가락이 뺨에까지 타고 오르자, 그녀는 뺨을 쓸어주는 당신의 손길에 아예 눈을 감고 얼굴을 기댄다. 고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도 착각할 만큼 유순하고 살가운 태도였다. "홀로 만나지 않는다는 약속만으론 불충분하지만─ 널 믿을게, 미카엘." 하며 그녀는 눈을 떴다. 그리곤 키들대며 웃었다. "네 거처에는 초대받아서 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미안하네." 페로사는 당신의 어깨를 감싸안고 있지 않던 손으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주고는, 그 손을 당신의 무릎 뒤쪽 오금에 밀어넣었다.
"지금 바쁘다거나 다른 할 일이 있다거나 하진 않지?" 그러다 뭔가 생각난 듯이 그녀는 되묻는다. 그리곤 조금 쑥스럽게 웃는다. 욕심이 가득한 눈웃음과는 그 결이 분명히 다른 그런- 그녀의 삶에서 모두 몰수당한 것만 같았던, 순진한 소녀심이 담긴 쑥쓰러운 웃음이다. "네 옆에서 푹 잠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
뉴 베르셰바에서 가장 호화로운 사치이자, 가장 정신나간 짓. 그녀는 문득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뉴 베르셰바에서 보내는 시간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문 밖의 차가운 세상과는 명백히 다른, 그러나 그녀가 빼앗겨버린 세상과도 다른 세 번째의 세상이었다. 언젠가 레이스 호텔 근처의 한 으슥한 골목에서 가면을 벗고 담배를 빼어물고 있던 시리도록 하얗게 푸른 눈과 짙푸른 눈동자가 마주쳤을 때 그녀는 그 말간 눈동자가 자신에게 이 정도의 의미가 되리라고까지 짐작할 수 있었을까?
/ 찐막레를 가져왔습니다. 오랫동안 돌려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 여기서 끊어도 좋지만 혹시나 찐찐막레를 쓰고 싶거나 한다면 그것도 괜찮아.
아버지는 로이드 S. 헤이스팅스, 13년 전 사망 당시 31세, 하버드 출신에, 컴공이긴 해도 프로그래밍에 해킹까지 섭렵하는 등 박사과정까지 순탄대로를 밟아서 22세에 박사과정을 따버린 젊은 천재라고 불렸다는게 특징. 자기는 너드가 아니라고는 했지만 원체 기행이 많았던지라 MIT에서 교환학생으로 왔든지 아니면 학교 착각한거 아니냔 소리 많이 들었던 분이셔. 실제로 2지망이 MIT기도 했고. 183cm에 온화하고 청초한 느낌이 많이 드는 사람이었어. 감성적인 사람인데다 어딘가 병약한 느낌도 있었는데 아마 보기 드문 백금발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올리브색 눈에, 그리고 웃으면 보조개가 패이곤 하는데 그중 청초한 느낌에 백금발, 거기다 보조개를 에만이가 물려받았고. 셰바에 오게 된 계기는 역시 저놈의 똘끼 때문인데(?) 전설만 듣고 무작정 찾아 헤맨거지. ..모 기업의 보안 자료가 대체 뭘까 싶어 털어보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면 되는데, 그걸 또 실행에 옮기는 사고도 좀 치기도 했고..
아무튼 어찌저찌 A-13 구역에 도착했다가 혼자 비 맞고 울고 있는 로즈밀을 발견했다가 그 자리에서 살해 당할뻔 했는데,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던 로즈밀에게도 바깥 사람처럼 대해주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텄고. 미카엘이란 이름은 로이드가 지어준 거야.
어머니는 로즈밀 H. 윈터본, 5년 전 사망 당시 36세. 셰바 토박이에다 시티 헌트 전쟁을 겪은 사람이고, 이 과정에서 그로스만에게 가족을 잃고 남동생과 생이별했어. 요제프 그로스만이 남동생을 찾아줄 테니 자기 밑에서 일하라 했고, 그렇게 그로스만의 킬러로 살았던 분. 그 과정에서 비슷한 피해자(라기엔 용왕이 더 굴렀지만)인 용왕과 의남매를 맺었고, 사람들은 입 무거운 로즈밀을 폭군의 가신이니, 수집품에게 가짜 정을 줘서 자신의 없는 욕구를 채우려니 했니 뭐니, 마녀니 뭐니 하면서 피했지. 비 오던 날에 서럽게 운 적이 있는데 뭣도 모르고 달래주는 로이드가 짜증나기도 했고 멍청한데 귀여웠다는 평을 남겼고..(?) 아무튼 남몰래 식도 올리지 못하고 형식적인 결혼을 한 이후로는 최대한 자기가 가진 아이의 존재를 숨기려 했어. 그 과정에서 어느새 간부가 되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독립적인 조직을 설립했고, 요제프와 충돌이 있었지. 산하 조직이라 해도 불안한 싹인 거니까. 이건 나중에 독백으로 풀 거니까 킵. 166cm에 확실하게 미인이다! 싶은 사람이었어. 꿀 빛 피부, 끝이 올라가서 도도한 느낌을 주는 앨리스블루 색의 눈동자, 거기다 치렁치렁한 붉은 머리카락에, 목소리도 우아한 느낌이었거든. 눈동자와 붉은 머리카락의 일부를 에만이가 물려받았는데.. 목소리는 글쎄다.. 김에만 개빡쳐서 목에 힘주고 존댓말 하면 들을 수 있을지도..
조용한 바 안을 큰 굉음이 울렸다. 아무리 봐도 문을 여는 소리라기엔 너무나 요란한 소리였다. 느긋하게 잔을 흔들던 손이 멈추고 자연스레 시선이 돌아갔다. 검은 렌즈 너머로 보인 건 여인처럼 선글라스를 쓴 여성이었다. 그녀, 진은 뒤늦게 여인을 발견하고 사과를 해왔다. 여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괜찮단다. 아직 마시기 전이라 술맛을 망치지는 않았으니."
미소를 짓지는 않았지만 딱히 날 선 것도 아니었다. 여인의 말은. 그저 어쩌다 마주친 우연한 상황에 감정을 소모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담담하고 차분했다. 내려놓은 술잔의 수면이 평온한 것처럼.
여인이 진을 본 건 그 잠시 밖에 없었다. 진이 한 자리 비운 곳에 앉아 술을 주문하고 터무니없는 금액을 내어도. 바텐더가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 챙기는 모습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선글라스로 눈이 가려져 있었으니 보긴 했는지 알 수도 없었을 터였다. 다만 조용히 잔을 입가에 대고 얼음에 희석된 위스키를 마실 뿐 이었다. 그리고 잔이 비자 빈 잔을 내밀며 같은 걸로 다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치즈 플레이트도."
돌아갈 정신을 챙기려면 빈 속에 술만 부을 수는 없었다. 간단히 집어 먹을 것을 같이 주문하고 나오는 걸 기다리다가. 고개를 슬쩍 진 쪽으로 돌리고 지나가듯 말을 걸었다.
"여기 단골인가 보구나. 그대."
여전히 쓰고 있는 선글라스에 한 손으로 받친 고개가 비뚜름히 기울어져 있었으니. 다소 건방진 느낌이 들었지 않을까. 그걸 상대가 신경 쓸 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