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비열한 거리에 버려진 똥개 나쁜 놈 놈 놈들의 약속에 속은 것 내게 태양은 없다 이제 공공의 적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복수는 나의 것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속이 단단하나 겉에 씌울 것 없어 쉬이 긁혀 상처입는 것이 있었고, 겉이 단단하나 안에 담을 것 없어 텅 비어 그 의미가 없는 것이 있었다. 둘은 서로에게 조그만 행복이 되어주기로, 조촐한 낙원이 되어주기로 했다. 신에게 버림받은 도시에서 이 정도면 누구에게도 비견할 바 없는 호사 아닐까. 비견일까, 그 의미마저 이해 못하는 이들이 있을 테다.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자면 칼날로 한 획, 총탄으로 한 획, 문신으로 한 획, 술내음으로 한 획, 헤어에센스의 냄새로 또 한 획이 모여서 그 어깨 위로 페로사라는 이름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흐려지고 옅어져 반쯤 지워지다시피 한 이름이다. 그 이름 위에 이제 당신이 당신으로 새 획을 그어준다. 페로사라는 이름을 다시 써주는 것처럼. 냠 하고 입질을 하면 그런 향들이 호텔에서 쓰는 비누와 바디워시 향과 섞여서 당신의 입안에 탄탄하게 물리는 것이다. "으응." 하고 미약하지만 기분좋은 경련과 함께, 당신의 머리를 퍽 투박한 손길이 쓰다듬는다.
나이프로 사람 포 뜨는 일이야, 페로사가 베르셰바 밖에서 나고 자란 운동선수나 경찰이고 당신이 마찬가지로 베르셰바 밖에서 나고 자란 학생이었다면 페로사는 그 나이프 다루는 취미를 좀더 엄격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기는 뉴 베르셰바고, 자기 한 몸 스스로 지킬 앙큼한 이빨 하나 갖고 있는 게 흠잡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눈을 가려오는 당신의 당혹스런 손짓에 얼마든지 눈길을 당신에게로 돌려줄 수 있을 만한 일이었다. 오히려 페로사는 내심 나이프로 괜찮을까, 권총 한 자루 마련해줘야 되는 게 아닐까 하며 머릿속으로 잠깐 권총들과 기관단총들의 모델을 떠올려보고 있었으니 그녀도 셰바 사람이기는 당신과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꽤 많은 부분이 당신과 같았다. 가령, 짓궂은 말 한 마디에 붉게 물든 당신의 얼굴을 보고는 아까 당신이 어깨를 깨문 것처럼 도톰한 입술로 당신의 뺨에 쪽, 하고 선명한 온기와 부드러운 질감의 흔적을 남겨놓는다던가.
"적어도 여긴 아냐. 내 오피스텔로 와도 좋겠지. 블랙 코핀 오피스텔은 혼자 쓰기엔 쓸데없이 방이 많고 집이 넓어서 말야." 당신을 바라보는 페로사의 푸르른 눈이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당신의 목가에 남은 멍을 쓸어보았다. "배에 생긴 멍 정도면 내가 이런 말 안 꺼내려 했어. 그런데 목은? 급소잖아. 총알 한 발 칼날 한 번 가볍게 지나도 치명상이고, 맨손으로도 제대로 조르기만 하면 1분도 안 돼서 죽어버릴 수 있는 부위라고." 잔잔하게 나오던 페로사의 말이 점점 불길을 머금는 것 같다. 그 살벌한 열기에서 당신은 몇 시간 전 호텔 방문을 박차고 들어온 페로사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녀는 그 열기를 다루는 데에 퍽 능숙해 보였다. 그녀는 쉽게도 어조를 평상시의 그것으로 누그러뜨렸다. "음, 하긴 레이스 호텔쯤 되면 떠나는 데에도 필요한 절차가 있겠지. 괜찮다면 언제 네 친구들을 소개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 네 친구들이라면 내 친구들이기도 하니까." 그녀는 당신의 친구들이 누군지 모르고 한 말이지만, 그 말은 결과적으로 소 뒷걸음질에 개구리 잡는 격으로 정답이 되었다. 제롬과 프로스페로, 아스타로테는 앤빌의 단골손님이기도 했으니까.
그것은 차치하고, 아무튼 그녀는 그 열기를 다루는 데에 퍽이나 능숙해 보였다. "좋아, 네가 네 이야기를 나한테 해주는 데에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여전히 존중해줄 생각이 있어." 아니면 당신의 목에 그런 자국을 남긴 작자를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것이거나. 그녀의 목소리에 다시 나직한 살기가 어렸다. "이 자리에서 다 털어놓으라고 할 생각은 없어... 그렇지만 들어야 할 이야기는 듣고 싶은데." 페로사는 손끝으로 에만의 목에 난 멍자국을 가볍게 쓸어보았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이거, 누구 짓인지, 어쩌다 생긴 건지, 그 놈과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줘. 정직하게 말해주고, 네가 이걸 네 몸에 허용했어야 하는 이유까지 나한테 다 납득시켜주면, 그러면 납득해주고 네 계획을 기다릴게." 페로사는 빙긋이 웃었다. 웃음에 날카로운 칼날이 서 있었다. 나이프 한 자루보다 훨씬 커다란 칼이었다. 그녀도 결국은 뉴 베르셰바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기에.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의 방문 선물은 그자식 모가지가 될 텐데, 나 그놈을 그렇게 쉽게 죽이고 싶진 않거든. 너도 그럴 것 같고."
# 그로스만의 사생아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싶지 않다면 '그녀에게 그로스만의 사생아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과 어떤 관계고, 어떤 일이 있어왔으며, 자신이 어째서 그의 존재를 참고 용납하고 있는지.' 처럼 모호하게 뭉뚱그려서 서술해도 좋아.
그러다가 역겹게도... 턱 밑에 두 손을 받치고는 고개를 살짝쿵(으악) 기울이며 윙크를 해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부탁하는데도 안돼?"
안되는 게 당연하다. 진도 알고 있다. 그냥 시안이 역겨워하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하는 것일 뿐이다. 애초에 그런 목적이었다는 듯, 진은 턱받침을 거두고 짜증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문제가 될 만한 수화물은 조직의 몸집이 커지면 문제가 되지 않는 법. 셰바의 간단한 법칙이죠. 그리고 제가 제안하는 건 위법적인 것도 아니에요. 다만, 너무 준법적인 게 문제인 겁니다."
뉴 베르셰바의 불법 의료원 중 그런 물건을 가진 곳은 몇 되지 않는다. 그걸 수입할 자금과 관리인, 애초에 사용할 능력을 가진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진은 이미 프리미엄 서비스로 건강관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일을 담당하는 의료인들이 있었으나, 늘 기기 수입은 어려웠다.
그렇다고 높은 순위의, 폭리를 취할 능력이 있는 것들에게 부탁하고 싶지 않다. 좋은 거래는 은원으로 시작하는 법. 원을 쌓는 것은 현명치 못하니, 진은 시안에게 은을 쌓고자 한다. 시안의 사업을 확장하는데에 지원을 해주겠다, 이것이다. 합병이라는 수단을 쓰지 않는 건 언제든 꼬리를 자르기 위해서도 있지만, 진은 짐작했다. 저 쥐새끼같이 작은 그릇의 소년가장은 그걸 마음에 들어한다. 본인 소유를 뺏어가는 것보단 그게 낫다며. 이건 기회고, 이 건방진 년을 이용해 먹고 버릴 기회라고.
"하지만 돈은 확실히 되겠죠. 제가 부탁하는 것만이 아니라, 더 폭넓은 것도 취급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소년가장이란 부분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 캐해입니다!!!!!!!! 기타 불쾌할시/곤란할시/짜증날시/그냥 고치고 싶을시 레스만주십쇼 딱딱시정합니다!!!!!!!!
진은 별 언짢음 없이 답변했다. 동양인과 같은 이목구비라고 "이런 이름은 우리가 잘 알아먹을 수 없다"던 놈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기껏 말해도 왜곡된 발음으로 돌려주기 일쑤였으며, 그런 치들은 애초에 진의 고객이 아니었다. 그러나 눈앞의 전문의는 정말로 궁금해 하는 것이기에. 그 정도 호의는 숨쉬듯 베풀 수 있었다.
"식어버렸지만, 요긴하게 쓰십쇼."
식어빠진 커피도 그런 호의였다. 이제 '나름의 위로'와 빚은 없다. 마침 근처에 있던 거로 잘 대처했다고 진은 생각했다. 진은 벤치에서 일어나 잠시 목을 쭉 뻗고 돌려 기지개를 켠다.
살았다니 다행이다. 아까운 재산을 잃을 뻔 했다. 사람은 대체하려거든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급 자원인데, 그걸 죽일 뻔 했으니. 진은 조사를 게을리한 말단을 호되게 타박하기로 한다. 물론 조를 구성하는 데에 완벽보다 효율을 추구한 본인도 타박의 대상이 되리라. 그래도 바로 배를 동여매고 업고서 여기까지 오긴 잘한 일이었다. 좋은 판단이었다. 재산을 지키기 위한...
딱!
긴장이 풀리자 현기증이 온다. 진은 곧장 균형을 다시 잡았지만, 공허한 복도 위에 워커의 발소리는 너무도 명료하게 들렸다. 머쓱함을 감추려는 듯이 진은 웃어보였다. 웃음은 지쳐보였다.
수락이 떨어졌다. 게다가 '신경을 쓰지 말라, 상담사는 받아주는 역할이다, 내 의사보다 네 의사를 우선해라' 라고 말해주기까지 했다. 이거 완전 뭔 짓을 해도 OK아닌가? 진은 샘솟는 장난기를 미소로 억눌렀다. 선글라스 너머의 눈이 반짝이는 듯 했다. 퇴근하는 아버지에게 무슨 장난을 칠까 고민하는 딸처럼.
"아~ 꽃다운 아가씨에게 이런 일을 해달라 해도 될지 모르겠네~ 정말 모르겠어~"
짐짓 심각한 체 턱을 짚고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진의 진상력은 수준급. 봐온 사람들이라면 이미 알 것이다. 이 새끼는 한다...
"그럼~ 일단 손깍지부터 해볼까~"
하면서 제 손바닥을 쫙 펴 내민다. 가죽장갑을 낀 손이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따귀를 때려도 시원찮은 개저씨가 따로 없다.
그리고 아야의 모니터에 알림이 왔다. 진의 문진 검사가 완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저 꼴받는 손바닥을 후려쳐도 좋고, 깍지를 잡아줘도 좋고, 그냥 개무시하고 문진 결과나 봐도 좋을 것이다.
한 층, 한 층 오를때마다, 스쿼드의 보고에 한 치의 거짓도 섞여있지 않음을 캄파넬라는 눈으로 확인한다. 쇠뭉치에 맞은듯 뭉개지고 널부러진 시체들. 피부와 복장에 남은 그을린 자국들. 프로의 짓치곤 단정하지 못하고, 아마추어의 짓치고는 너무나도 확실한 죽음. 마치 사람이 아닌 화약과 살육에서부터 태어난 짐승이 현대판 원시인의 굴을 덮치고 간 것처럼. 흰담비는 그것- 현장에서 정면으로 덮쳐오는 기시감을, 분명히 일전에 느껴본 적이 있다. 그 기억은 꼭대기에 다다를 수록 흐려지키는 커녕 오히려 겹쳐지기만 할 뿐이다.
최상층. 락커로 가려진 창문에 탄막처럼 쏟아붓는 빗줄기. 볕따윈 들지 않아 어두컴컴한 내부. 아직도 생생한 짙은 화약의 향과 흐르는 피의 비린내. 부서진 인형처럼 어딘가 결손되어 널부러진 사람들의 시체. 산 사람은 없으나 어딘지 모를 긴장이 맴돈다. 그리고 거기서 한 발짝 움직이면-
- 투카앙!!
그 즉시 천둥이 내려치는 듯한 폭음이 일어나 건물 안을 내달렸다. 유리창은 행여 깨질새라 와들와들 떨고 공기가 울부짖는다. 아니, 이 굉음은 천둥소리같은 것이 아니다. 이것은 포의 격발음에 가까운 것으로 건물 안에서는 상식적으로 울릴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캄파넬라는 그것을 알고있다. 흰담비가 고개를 돌리면 시야의 즉시 옆면에 즐비한 시체들마냥 박살난 벽이 잔해를 우수수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
텅 빈 금속 소리가 저 어둠 속에서 구른다. 맹수는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채 여전히 저곳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