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비열한 거리에 버려진 똥개 나쁜 놈 놈 놈들의 약속에 속은 것 내게 태양은 없다 이제 공공의 적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복수는 나의 것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856 (입력하다가 실수로 작성버튼 잘못눌렀어) 도시 떠나자는 말은 아냐. 전에도 말했듯 그건 페로사의 궁극적 목표일 뿐이고, 페로사주의 목적은 페로사가 도시를 떠나게 해주는 게 아니라 페로사에게 도시를 떠나고 싶어한다는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정도니까. 나중에 (캡틴의 검수와 감독을 거쳐서) 며칠 정도 바깥으로 나갔다 오는 일상 같은 걸 일상 주제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되면 땡큐 안되면 잇츠오케이라.
스텔라는 총을 쥔 손을 바닥에 툭 떨어트리곤 멍하니 두 눈을 바라보았다. 가족이기에 미워하지 않는다. 가족이기에 언제나 같은 편을 들어준다. 가족이기에 무조건적으로 믿는다. 40개의 금괴 이야기처럼, 가족이기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족'이기에. 눈 앞에 있는 이는 가족이 아니다. 더 이상 가족이 아니다. 그 날 그 때 그 시간에 자신을 버리고 떠났고 스텔라는 적어도 자신이 가족이라고 여긴 이에게 처음으로 배신을 당했고-혹은 당했다고 생각했고- 그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오래갔다.
" 얘기했잖아. 내가 바라는건 네가 영원히 속죄하고, 영원히 고통스러워 하는거야. 그런데 가슴을 쥐어뜯고 네 머리에 총을 쏘고, 온 몸을 칼로 베어버린다고 한들 그 정도 고통으로는 모자라. 응. 모자라고 말고. "
스텔라는 총을 쥐지 않은 손을 들어 제 가슴을 톡톡 쳤다.
" 여기, 여기에 박힌 가시가 아직도 아파. 원래는 아물었었는데 그 때 널 다시 만난 다음부터 다시 아파오기 시작해서 지금은 참을수가 없어. "
간신히 전부 잊었을 터였다. 이제 그 어린 시절에 박혔던 가시가 빠지고 새 살이 돋았다고 생각했을 터였다. 스텔라는 자신의 가족을 이루었고 이 두 손으로 커다란 조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자신을 버린 오빠를 만났다. 그리고 그 때 깨달았다. 가슴에 박혀있던 가시는 뽑히고 새살이 돋은 것이 아니라 그 가시 위에 새 살이 돋은 것이었음을. 자신을 버렸던 오빠를 만나잠자 자석이 반응하듯 박혀있던 가시는 미친듯이 요동쳐서 몸도 마음도 매일매일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다.
" 그래서 그걸 끝내고 싶은데 그냥 끝내버리면 너무 비참하잖아? 내가 말했지? 내가 원하는건 네가 영원히 고통받는거라고. "
가족에 대한 스텔라의 생각과 믿음이 그 증오하는 마음의 꼬리를 물고 그 증오하는 마음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의 꼬리를 문다. 영원히 빙글빙글 이 도는 굴레를 끊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받아야했다. 스텔라는 잠깐 떨리는 눈으로 피피를 바라보았고. 후- 후- 하고 눈에 띄게 거칠어진 호흡을 하며 오른손에 쥐고 있던 총을 다시 가져와 제 머리에 가져다댔다.
" ...! "
그리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찰칵, 하고 빈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또 한 번 방아쇠를 당겼다. 리볼버의 챔버가 돌아가고 찰칵, 하고 빈 소리가 들렸다. 만에 하나 총알이 한 발이라도 들어있다면, 누군가가 스텔라의 빈 총을 보고 좋은 마음으로 총알을 채워주었다면, 총알을 뺄 때 깜빡하고 한 발을 빼지 않았다면, 그런 일말의 생각들이 마구 스쳐지나갔다.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웠으나 동시에 제 머리를 쏘아 눈 앞의 오빠가 평생 고통받을 생각을 하면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려운 것은 사실이라 스텔라는 두 번의 빈 탄창을 쏘고 질끈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곤 또 후- 후- 하고 거친 심호흡을 하고 다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코 끝이 살짝 닿았다 떨어지자 스텔라는 피식 하고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조건과 명분이라. 스텔라는 그 말을 곱씹으며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생각보다 더 계산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이 너무 앞서나갔는지도 모르지. 스텔라는 조금 더 흥미가 동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 사람을 자신의 가족으로 끌어들여 동생으로 만들고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재밌는 사람이었고 또 그에 맞는 재능도 갖고있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 내가 만드는 술은 상등품이라서 분명 좋아할텐데~ 그럼 나갈때 하나 챙겨가. 선물이고, 공짜야. 여기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주는 기념품. "
나가기 전에 자신이 이야기 해놓겠다고 스텔라는 말했다. 자신이 그렇게 부르라고 시키기는 했지만 '언니'라는 말은 들을 때마다 귀가 간지럽다. 부끄럽다기 보다는, 기분이 좋았다. 언니라던가 누나라던가 오빠라던가 하는 말들. 가족을 의미하는 그런 말들. 스텔라는 으흥~ 하고 콧소리를 내고는 조건과 명분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 아 - 그래! 그럼 조건이랑 명분을 추가해줄게! "
스텔라는 자리에서 폴짝하고 뛰어내려와 쥬의 옆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정신없이 흐트러져있는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쥬를 바라보았다.
" 우선 조건부터! 여기 꼬여있는 전산을 풀어줘. 내 동생은 자기는 못하겠다 그러니까 쉬운 일은 아닐거야. 그러니까 우리 동생이 언니좀 도와줘~ "
스텔라는 착하지? 하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었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술이.. 하고 중얼거리며 코트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다시 몸을 돌려 쥬를 뒤에서 끌어안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리곤 싱글싱글 웃으며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 다음은 명분. 동생이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으면 언니는 칭찬을 해줘야하잖아. 그렇지? "
또 가볍게 볼을 부비면서 스텔라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다가 뒤로 조금 물러섰다.
" 조건과 명분은 완료! 제대로 처리해주면 돈이랑.. 빵이랑 술을 줄게! 그리고 우리 착한 동생이 언니의 부탁을 들어줬으니까 뽀뽀 정도는 해줄 수 있겠다. 그치? "
총기의 소리라기 보다는 카메라 셔터음에 가까운 소음기 총성.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금속음을 내는 7.62×51mm NATO의 탄피. 소리는 두 가지여야 정상이었겠지만, 기상 상황이 나빠 저 멀리 들려오는 천둥 소리가 안정적인 리듬의 소리들을 방해했다. 나는 조준경에 들어온 시야 속 주변을 순찰하던 타겟의 하위 조직원들의 시체를 확인하고는 숨을 고르고 무전으로 스쿼드에 상황을 보고했다. 정식적인 군대 조직의 스쿼드라기보단 4인 1조의 게릴라에 가깝지만.
"반달곰. 코모도. 진입. 퓨마. 원호사격 준비."
재차 주변을 확인한 다음 나는 적어도 주변에 더 이상 처리해야할 인간은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무전에 지시를 내린다. 겁도 없이 조직의 훼방을 놓고 다니다 꼬리를 밟혀놓고 허술하기 짝 없는 구멍뚫린 아지트가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방심해서 안되는 것은 알기에 반달곰과 코모도가 진입하고 있는 전방을 주시하며 이후 들어온 보고를 들으려했다. 그때,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무전의 소리가 묻혔다.
"통신불량. 반달곰. 코모도. 재송신요청."
그 소리에 스쿼드 역시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다시 보고를 해왔다. 방금전 순찰 조직원들 이외에는 대부분 아지트 안쪽에서 대기를 하는 듯, 클리어라는 보고였다. 그렇다면. 타겟과 적은 모두 건물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개미집이다. 들어가는 입구는 적으며 하나하나 처리해가며 사과깎듯 돌려깎아 마무리 해야한다.
"<ruby roger>확인</roger>.반달곰. 코모도. IED 설치 실시. 퓨마. 후방주시 및 원호상태 유지."
무전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반달곰과 코모도는 부착식 폭탄을 쇠문에 부착을 한다.
"반달곰. 좌측주시. 코모도. 우측 주시. 폭발거리이상 후퇴 및 퓨마 방향 합류."
폭탄의 유효사거리를 벗어나게 지시하고 그 지시에 맞게 행동한 것을 확인한 나는 지정사수거리에 적합한 이 옥상에서 기폭 스위치를 눌렀다.
"비스트팀 전원. 아지트 문앞 주시 및 내부 상황 파악."
귀가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문짝과 내부가 허물어져 나갔다. 사실 나의 임무 해결방식은 암살이라기에는 특수전에 가까운 형태 였기에 이 정도의 폭발음은 보통 있었다. 거기에다 이 도시는 이러한 폭발같은 일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이상하지도 않았다. 멀리서 보고있던 나 조차 선명하게 폭발의 잔해가 날리는 먼지들이 사라져 볼 수 있는 무렵에는 스쿼드의 나머지 인원이 내부로 진입하여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뜻밖의 보고를 나는 들을 수 밖에 없었다.
".....<ruby roger>확인</roger>."
내부의 인원은 폭발이 있기 이전에 모두 몰살당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보고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설마하는 생각에 타겟을 향해 진입을 지시하며 나는 옥상에 설치해둔 로프를 타고 내려와 뒤따라 건물을 향해 진입한다. 내부의 창문은 바깥에서 보지못하게 모두 락커칠이 되어있었기에 여기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비스트팀. 흰담비 합류중. 대기."
흰담비는 나를 지칭하는 암구호였다. 스쿼드 이름도 당연히 암구호였지만. 어찌되었건 내가 내부로 진입하기가 무섭게 또 한번 천둥소리가 났고 이내 빌어먹을 날씨는 비를 한 두방울 떨어뜨리더니 이내 장대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설마."
혼잣말처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떤 기시감을 느꼈다. 팀과 합류하며 널부러진 시체들을 보며, 그 날의 날씨와 현장을 떠올리고 싶지않아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때와 너무나도 이 현장은 닮아 있었다.
"합류완료."
합류한 스쿼드는 또 한번 기시감을 느끼게 할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타겟이 자주 입고 다니던 옷을 입은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게 뭉게진 시체를 발견했고 그의 옷을 뒤져보니 타겟의 신분을 증명하는 물건들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스틸. 흰담비 제외. 비스트팀 퇴각."
내 명령에 스쿼드는 조금 의문을 가진 이야기를 걸어왔지만 강조하듯 나는 다시 말했다.
"퇴각!"
그나마 스쿼드는 나를 신뢰하고 있었기에 두번의 명령에 있어서는 명령을 따르듯 먼저 현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나는 건물의 최상층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