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끝나지 않아, 사이퍼처럼 내가 다스리지 마치 최초로 불을 가져온 원시인처럼 새로워지고 위로 또 나아가, 호된 실수를 하고 판돈을 올려 진공이 없는 이 우주에서는 어차피 모 아니면 도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공허한 웃음을 마주해도 가만히 있다. 혀는 여전히 묵직하고 당신은 여전히 젖어있다. 마음에도 비가 내렸고 결국 흠뻑 젖은 것 같다. 겨울날은 춥기에 감기에 들지도 모르는데, 당신을 걱정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나는 망설이기만 한다.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있을까? 더듬어 찾아봤을 때, 너무 소중해서 손대지도 못했다는 걸 깜빡 잊은 것 같다. 참 나쁜 사람이야. 나는. 눈을 다시금 내리 깐다. 뺨에 닿는 건 이제 온기다. 그런데도 꼭 얼어붙는 것 같다. 이런 감각을 예전에도 느껴본 적 있는 것 같다.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눈 오는 날 창문에 손을 얹어본 것처럼 차갑게 굳을 것이다. 냉기가 혈관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다리, 골반, 배, 가슴.. 마침내 온통 얼어버릴 것만 같다. 미지근한 빗물이 몸을 녹이려 들지만 속까지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용서를 빌길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처음이다.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얼어붙어 꺼내기가 어렵다. 나는 당신이 두려운 게 아니야. 나는 내가 무서운 거야. 내 추함 때문에 당신이 도망칠까 두려운 거야. 평생이고 후회할까 봐 그러는 거야. 짧은 침묵 뒤로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잃은 것, 뺏긴 것. 우리는 모든 것을 뺏기고 잃었지만 그 상황으로 과연 면죄부가 주어질까. 나 또한 많은 것을 빼앗겼고 뺏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나온 건데.. 비슷한 경험이라 해도 당신의 비참함보다 아니어서 기만이 될까 봐 나는 늘 입을 다물 뿐인데, 내가 그런 사람인 건데. 말하지 않았기에 몰랐다 해도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기에. 여전한 침묵이 당신을 향한다. 들어 올려 드러난 눈동자는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과분하다. 속이 울렁거린다. 내 죄를 함께 짊어져주겠다 하는데 난 그게 두렵다. 나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부모 죽인 살인자이자 사람을 누군가에게 내다 팔 사람인데. 그렇기 때문에 벌써 이미 한 사람을 종용했고 다른 사람을 꼬드겼는데. 그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 누군가를 밀어 넣으려 하는데. 당신은 내가 낚아 채이길 바라는 것이 아니기에, 걱정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거겠지. 과분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나는 그런 걸 제대로 받고 자라지 않았으니 온정 모르는 아이기 때문이다. 죽어버리면. 집착과 야수의 포효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당신은 그걸 걱정하고 있었구나. 씨근거리는 숨결을 바라본다. 따뜻한 온기가 얼음조각 하나를 툭 깼다. 파르르 떨리는 숨 뒤로 나온 말에, 가만히 있던 미카엘의 두 눈동자의, 가늘고 세로로 째진 동공이 일순 좁아진다. "나, 나는.. 아니야! 네가 내게 별볼일 없을 사람일리가, 없는데.. 왜.. 그렇게.." 미카엘은 입을 다물었다. 페로사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떤 마음일까? 아마 미쳐버리겠지! 페로사도 그랬을 텐데 왜 몰랐을까? 아니다, 알면서도 외면했다. 미카엘은 움직였다. 천천히 손을 들어 얼굴을 덮어 가렸다. 알면서도 외면했다, 알면서도……. 아직 자신은 어렸다. 갇혀 살았던 기억이 생의 절반 가까이 있었기에 경험은 적었고, 아직도 적응하는 단계였다. 그렇지만 그 어리다는 것으로 용서받을 나이는 지났다. 나는 아직도 작은 것만 같은데 이미 훌쩍 자라 아무도 용서해 주지 않을 나이가 됐다. 명백한 실책이었다. 나는 오만하고 제멋대로이며 역겨운 삶을 가진 존재입니다. 누군가를 이리도 상처 입혔습니다. 하지만 넌 아무것도 몰라. 너도 그렇겠지만, 속이 답답했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빼앗기고 빼앗는 삶의 굴레에서 태어나 변명거리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을까. 지나치게 섬세한 탓이다. 지나치게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지금 말을 해버렸다간 기만이 될까 봐, 오만이 될까 봐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물어버리려 했는데, 당신이 신뢰를 운운하면 더는 참을 수 없다. 미카엘은 한참을 침묵하고 나서야 덜덜 떨리는 입술을 뗀다. "……내 실책이야. 괜찮을 줄 알았어. 쥐죽은듯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내게 신경을 끄는 건 당연했으니까..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라도.." 어머니는 쥐 죽은 듯 있으면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그만큼 바쁜 분이셨다. 어쩌면 넘어가 준 걸지도 모르겠다. 대답을 듣기엔 이미 내가 죽여버렸다. 내뱉는 것이 바늘이 될까 두려운지 떨리는 어조였지만 봇물 터지듯 쏟아져 버린 말은 멈출 수가 없었다. 혀 밑의 칼날이 여실히 드러난다. 본색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그동안 눌러 죽였던 모든 것이 천천히 일어난다. 공허한 웃음이 제일 먼저 터졌다. 실없는 웃음이었다. 당신의 포효 때문이다. 당신의 걱정을 외면한 자신이 진절머리 날 만치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뱉는 걸 멈추지 않는 자신이 두 배로 미웠다. 아직도 배배 꼬인 속을 어떻게 풀어야 당신에게 제대로 다가갈 수 있을까. "너도 그런 사람일 거라 내가 착각했어. 네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도 내 독단적으로 판단했어.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야. 내 시선이 더 강했던 거야. 나는.. 나는.." 울고 싶지 않았다. 한 호흡. 그리고 손끝에 힘을 주고 죽 얼굴을 그어내며 입술을 앙 다문다. 손가락은 콧대에 걸쳐 손바닥이 입을 가린다. 당신이 뺨 위에 얹은 손 위에 겹쳐진 작은 손은 놀랄만치 차갑다. 가려진 입술이 하도 깨물어 터져 피가 흘러도 개의치 않았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당신을 믿어. 그렇지만, 날 떠날까 봐 두려웠어.." 얼굴에서 온전히 드러난 눈은 생기를 담지 않았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추한 사람이거든. 그래서 말하고 싶지 않았어. 당신의 걱정을 외면했어. 당신이 무슨 일이냐 묻지 않길 바라고 있었어. 그야, 도살자의 서커스에 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내가, 내가 그런 사람을 지금 날뛰게 둘 거니까-!!"
얘기할 생각이었다. 언젠가는. 그래, 언젠가는. 빌어먹을 언젠가는.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달콤하지 않다. 누구의 것인지도 이제 모르겠다.
"내 이름은, 다시금 말하지만, 미카엘 로즈버드 윈터본이야. 그로스만을 치기 위해 너무 많은 걸 봤고, 본 걸 써야겠다 생각했어. 역겹지 않아? 당신의 상처를 헤집으려 했다고. 그럼에도 당신을 끌어들여 상처를 헤집고 싶지 않았어. 내가 날 자제하지 못할까 봐, 아!! 그래서 숨었어. 이 멍 자국이 지워지면 가야지, 그때 얘기해야지. 그렇게 생각했어."
바들바들 떨리며 눈꼬리가 휜다. 왜 웃는지도 모르겠다. 비참하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당신을 너무 사랑해.. 그래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데, 당신도 나와 진배없는 사랑을 가진 사람인데, 서로 너무 큰 상처만 입힌 것 같아서.. 그래서 미칠 것 같아. 내가 걱정해서 결정한 일은 전부 이렇게 망해버리니까.."
분명 웃고 있는데도 뚝, 하고 뜨거운 액체가 눈을 타고 흘렀다. 아마 난 부정하고 부정해도 이미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을 사랑하는데, 내가 어떤 방법을 써도 당신을 상처 입히는 게 비참해. 그래서 말하지 않으려 했어."
표현 방법이 달랐을 뿐이지. 미성숙하며 어리석고, 과분하다 생각했지. 미카엘은 천천히 손을 더듬어 당신의 손등 위에 손을 올린다. 그리고는 떼어놓으려 한 것이다. 이윽고는 목을 향했다. 당신의 손을 제 목 위에 얹고는 그 부들부들 떨리는 미소를 참을 수 없던 것이다.
"그런데 페로사, 내 마음은 오로지 네게 있는데 왜 휘어버린다 생각해..? 나, 나 그거 정말.. 정말 비참해. 비참하다고.. 죽더라도 당신 손에 죽을 건데, 왜.."
그런가? 하지만 도시는 비정했고 다친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해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은 없다. 아니, 있던가? 있더라도 자신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자신도 바라면 안 되는 것이었다. 모르는 타인의 호의 같은 것 말이다. 브리엘은 어떤가. 자신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자신이 콱 죽어버리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어쨌든 본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고 찝찝하게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의 손에서 죽어버리는 게 나을지도. 그러니까….
“이 도시니까, 하는 말이에요.”
간단한 응급처치, 그리고 구급차를 불러주는 것. 그런 것 만이라도 감지덕지인 그런 곳. 그게 베르셰바가 아닐까. 적어도 하웰에게 있어서 베르셰바란 그런 곳이었다. 길게 말을 하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지금도 말을 많이 했다간 타박 받지 않을까? 원래 의사 선생님이란 그렇게 말하지 않나? 상처 벌어지니까 입닥치고 있어. 아, 아닌가? 어지러우니까 생각이 이리저리 튀어간다.
눈동자로 쫓는 브리엘은 수건과 주방 가위를 집어들고 다가왔다. 거리가 가깝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그녀가 무언가 말을 했을 때 순간적으로 입력이 잘 되지 않았다가, 그 말을 이해 했을 때에는 이미 옷자락이 잘렸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피에 눌러붙은 옷자락이 상처에서 떨어져 나갔다.
“윽, 하으…….”
신음을 뱉으며 고통을 참았다. 수건으로 누르는 부위가 화끈화끈하고 욱신거려 눈물이 핑 돌았다. 기절하면 안 되나? 하지만 그런 것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신을 잃으면 상태가 악화될 것이 뻔했다.
“으, 아파…. 살살, 살살해주세요. 선생님.”
하웰은 눈꼬리에 눈물을 한 방울 매달고는 응석부리듯 말했다. 그러면서도 착실한 학생처럼 브리엘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브리엘이 누르고 있는 수건을 손으로 눌렀다. 응급처치…. 응급처치라…. 설마 지금 상황에서 꼬맨다는 뜻은 아니겠죠? 부분 마취는 해주시는 거죠? 네? 하웰의 눈이 브리엘을 좇으며 조금은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져 갈 때. 시간이 정확히 5분 전을 가리키자 저쪽에서 헤드라이트가 비춰져오기 시작한다. '어라, 일찍 나오셨네...' 핸들을 꺾자 짙게 선팅 된 차유리 너머로 바로 보이는 고객의 모습에 자신이 혹시 시간 착오가 있었나 싶은 생각에 다시 한 번 시계를 확인했다. 그래도 역시 5분 전이다. 리아나는 고개를 기울이며 브레이크를 즈려밟아 차를 정차시키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온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쌀쌀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담벼락을 보니, 눈까지 왔던건가... 잠깐 멍하니 있자 상대쪽에서 먼저 악수를 청해왔다.
"아...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운전담당 리아나 글루코프스키. 그냥 리아나라고 불러주시면 돼요."
마찬가지로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아무리 이런 곳이라도. 그러니까, '비탄의 도시'라고 해도. 상호간의 예의는 중요한 법이었다. 때로는 돈이나 폭력보다 신뢰 한 끗 차이가 일을 망치는 경우도 있으니까. ...라고, 리아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같은 서비스업은 총이나 탄환을 뭘 쓰느냐보다도 역시 인상이 좋은게 제일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나는 그 점이 문제란 말이지...' 피피의 악수를 가볍게 받아 살풋이나마 웃음을 띄워보인다.
"그, 런가요..."
하지만, 역시 느낌이 좋지 않은데... 대체로 실력을 보겠답시고 날 부르는 사람들은 대체로 진상이 많았어. 전부가 그렇단 건 아니지만, 연락 받고 가보면 전부가 그랬다고! 피피의 마냥 사람이 좋아보이지만은 않는 눈웃음에 리아나는 적당히 받으며 업무얘기로 슬쩍 화제를옮겼다.
"...그래서, 업무내용은 분명- 운반이었죠. 목적지는 어떻게 될까요?"
물건은 묻지 않는다. 딱히 궁금하지도 않고, 어차피 이 도시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곳까지 '물건'을,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고, 그리고 오지랖없이... 가져다 주는 걸 원할 뿐이니까. 운전수는 그런 직업이었다. 괜한 트러블을 만들지 않는다.
리아나의 소문이 좋음에도 물구하고 피했던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다. 어딘가에 소속되어있다는 점이 걸렸다. 프로스페로는 개인 사업장과 거래 계약을 맺는 편을 더 선호했다. 단체와 계약을 맺는다면, 고객과 시체팔이의 관계로 만나는 것을 고집했고, 이렇게 자신이 '고객'이 되는 경우는 한사코 피하려 했다. 소속된 운전수들은 입이 가벼울 수 있다. 가볍지 않더라도 상부에 보고해야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리아나라고 부를게."
손에 한번 힘을 주고 놓았다. OD 모터스도 그런 부류인지 한번 알아보자고.
어차피 사람 인상은 중요하지 않다. 저 어려 보이는 여자도, 인상과 다르게 말을 저는 것이 어딘가 위축되어보인다. 그러나 저것 또한 연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겉모습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 이번 운반은 바로 '나'야."
히죽 웃었다. 손 끝으로 입꼬리를 잡아 내렸다. 리아나에게 처음 컨택할 때에는 분명 '물품'운반이라 했었다.
"내가 지금 배가 고프거든.. 그래서 날 식당 탁자 앞까지 데려다줬음 하는데."
이제 저 여자 입이 가벼우면 일주일 내로 뒷골목 쥐새끼들이 귀띔해주는 것이 있을 것이다. 피피 프로스페로가 이상한 요구를 했다고, 그 놈도 만만찮게 이상하다고. 꼭 이런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무언가'는 있겠지.
아 버려진 댕댕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 상자에 추우기한 댕댕이인가요() 개귀여워 진짜... 질투 못 숨기고 드러내는 것도 최고야 진짜... 아 누가 내 눈에 필터 씌웠냐 참 그거 나였지 하하(이무슨) 아스는 나와서도 아무렇지 않게 오늘은 집에서 쉬어야겠네 이러고 제롬이 손 잡고 집에 가자~ 할 걸. 좀 얄밉게 ㅋㅋ
브리엘은 자신의 이중성과 모순점을 잘 알고 있었다. 사람에게 관심이 없고 사람과의 신체적인 접촉, 그리고 감정적인 접촉을 기피하는 주제에 이렇게 다쳐서 온 사람을 내버려두지 못하고 마는 모순. 의사 자격을 박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못하고 있는 이중성.
피묻은 그의 옷을 자르고 망설임없이 수건으로 상처부위에서 나오는 피를 지혈하는 자신이 끔찍하게 느껴질만큼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며 브리엘은 이제 완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양손으로 눌러야만 지혈하는데 의미가 있지만 브리엘은 한손으로만 누르는 게 양손으로 누르는 것보다 훨씬 나을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행히 핸드폰은 자신의 주머니에 있었기 때문에 핸드폰을 꺼내며 고통을 참는 그를 슬쩍 곁눈질로 바라보고는 연락처를 스와이프 하던 브리엘은 잠시 행동을 멈췄을 것이다.
"아프다고 할 정도인 걸로 봐서는, 심하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네. 칼에 찔렸는데 칼을 뽑고 올 사람은 없으니까 총상인 것 같고. 응급처치라고 해봤자 그냥 거즈를 잔뜩 덧대고 구급차가 올때까지 지혈하고 있는 게 다야."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는 시니컬하기 짝이 없었다. 지혈에 사용되고 있는 저 수건은 버려야겠다. 브리엘은 손을 떼고 낮춰서 높이를 맞추고 있던 몸을 일으키다말고 문가에 주저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선생님, 이라는 호칭이 왜 그렇게 뇌리에 박히는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은 그의 목소리에서 왜 그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는지.
설핏 자스민 향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손바닥으로 이마를 한번 짚고 있던 브리엘은 곧 어디선가 응급처치 도구함을 가지고 다시 하웰에게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