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불꽃에 참여를 희망하시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당신의 참여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운을 빌겠습니다. have a gooood day!
- 그래서 기억은 이제 좀 돌아오셨나요?
* 푸른 불꽃의 권장 연령은 17세 이상입니다. * 지나치게 세세하고 과장스럽게 잔인한/불행한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룰 위반 시 강제 사망 처리가 가능합니다. * 10일 이상 무통보 잠수 시 경고, 15일 경과 후엔 사망 처리가 가능합니다. * 소외 되는 이가 없도록 배려합시다. 완결형 사용에 특히 주의해주세요. * 현재,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비명횡사 한 히어로 수장의 자리는 공석입니다. * 그럼 모두 사이좋게 지내요.
명절엔 손님도 없으니. 오랜만에 이틀 연속 오프를 즐길 생각에 연은 신나면서도 속이 허합니다.
카페에서 일을 하다보면 손님이 없는 시간에 급히 끼니를 때우곤 했기에, 연에게는 오프 때 만찬을 즐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야 매일 컵우동이니 하는 것으로 속을 달래다보면 속 안으로 꾸역꾸역 허기감과 식욕이 차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연은 자주 가는 레스토랑에 예약을 걸어두고 가볍게 발을 놀립니다. 얕게 쌓인 눈 위로 은빛 펌프스가 점을 쫑쫑 찍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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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라색 안감이 슬쩍 보이는 백색의 코트를 입고, 그 위론 분홍색의 머리칼을 겨울 바람에 차게 흩날리는 그녀의 모습이 꼭 부서질 것 같답니다. 하지만 연은 부서지는 대신 레스토랑의 유리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청아한 종소리가 그녀 대신 부서지네요.
" 런치 A 코스에서 음료는 샤도네이로, 곁들임 관자는 새우로 변경 부탁드려요."
정해진 메뉴얼을 뱉듯 메뉴도 안 보고 주문을 읊고, 연은 집게핀으로 머리를 돌돌 말아 올렸습니다. 곧 나올 파스타를 포크로 말기 전 예행연습을 하는 것마냥 말이죠.
금방 나온 더운 세 종류의 버섯이 들어간 스프, 뒤이어 따라온 파슬리와 치즈에 덮힌 새우요리와 오일 파스타,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돌그릇에 나온 붉은 속살의 스테이크, 그리고 후식으로 부숴먹는 유자 아이스크림과 망고, 무엇보다 온갖 과일향과 꽃향이 섞여 향긋한 산미를 내는 은은한 황금 샤도네이까지. 끊이지 않는 미각의 즐거움과 뜨거움이 속을 다독이고, 다독여주면.
" 배불러."
반쯤 넋이 나간 듯한 얼굴 위로 가득한 행복감이 빙글빙글 맴돕니다. 연, 그렇다고 길 한복판에서 오르골 위의 발레인형처럼 빙글빙글 춤추지는 마세요. 저는 모른척 할랍니다.
취미로 히어로 활동을 즐기는 소이, 오늘의 가면은 설을 맞은 분위기에 맞추어 창백하게 새하얀 탈이다. 오늘은 탈보다 전체적인 옷차림새를 신경썼는데, 전부 검은 옷이다. 검은 셔츠에, 검은 코트에, 검은 스커트, 검은 구두. 이제보니 머리 위에 검은 갓까지! 아무리 보아도 저승사자 같은 룩인데, 날씨에 비해 유달리 얇아보이는게 더 죽은 사람이나 가능할 복장같다. 일부러 의도한 것이다. 설이면 차례 준비 때문에 바쁘지 않은가! 소이는 죽은 사람들을 인도하는 저승사자 차림새를 함으로써 나름대로 설을 기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빌런들을 위한 저승사자야―! 오늘 내 손에 걸리면 싹―다 저승 행이다!
“앗.”
그래서 방금도 한 분 저승으로 인도―죽였다는 뜻은 아니다. 빌런으로서 사망했달까―한 소이였는데, 소이가 빌런을 체포하는 방식은 어딘가에 매달아놓는 것이다. 바로 경찰이 와준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경찰서까지 끌고 가기 무겁고, 그 시간에 빌런 하나라도 더 잡을지 모르니까! 그래서 소이는 라텍스―고무 천을 갖고 다녔다. 마음대로 크기를 늘였다 줄이는 소이의 능력에 잘 늘어나고 잘 줄어드는 고무 재질은 궁합이 좋았다. 그래서 고무 천으로 예쁜 리본을 묶어 방금 리타이어시킨 빌런을 하나 가로수 나무에 건 다음에, 크기를 줄여서, 아주 꽉 고정시켜 매달아 놓았다. 숨은 쉬니까 걱정말자! 그래서 이제 자리를 떠나면 됐는데, 깜빡한 것이 하나 있다. 빌런이니까 취급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적어 붙이는 것을 말이다! 얼마나 높게 잘 매달았으면 흘러내려온 리본 매듭 끝에도 안타깝게도 손이 닿지 않았다. 구두까지 신었는데, 자존심 상한다. 그래서 소이는, 나보다 키 커보이는 거기 너! 지나가는 당신을 불렀다!
>>552 물벼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씨들........ 아무리 추위 안타도 그러다 감기걸려.......... 아가씨들........ 둘다 정형외과 찍고 이비인후과 가게 생겼어~~........ 이런 일상 너무 귀엽다 환영 >:3c!!!! 일.....이라고? 그건 잘 모르겠고.... 미슐랭 달아야지...... }:>.... 연이가 더 작구나 <:3c!!! 연이 굽 높이 한 번 보고 연이 실컷 내려다보면서 웃는 소이 (히어로 맞습니다)
어째서인지, 요한은 가라앉아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해서 본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자비로웠고 혼란 그 자체를 겪고 있기도 했다. 나는 그래도 여전히 요한이라고 외치지만, 그것조차도 불확실했다. 나는 여전히 산책 중이었다. 제가 고개를 돌린 건, 불리는 소리였습니다.
"우와!!!"
소이의 모습에 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와, 정말로. 무서워!?
"..... 빌런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거야?"
묶인 빌런과 소이, 포스트잇을 번갈아보던 요한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의 특기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 때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저는 빌런 취급주의를 빌런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거로 이해했거든.
"붙여줄 수는 있는데.... 이 사람, 살아있는 거... 죠?"
죽어가고 있으면 죽일 생각이지?! 우리들처럼? 내 껍데기가 하나 더 늘어나겠다고 웃을까 울을까. 요한이 조심스레 소이에게 살아있는 거냐고 물었다.
어머나. 소이는 턱을 괴고서, 턱을 괸 손 끝으로 가면을 토도독 두드린다. 정말 새하얗기만 한 가면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눈 쪽에만 구멍이 있었을 뿐이다. 소이는 소리를 지르는 당신을 가면 너머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바라보았다. 분홍빛 눈동자가 반 접혀 지은 눈웃음.
“빌런이니까 취급 주의하란 거지요―.”
소이는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었다. 누구에게 다가갔느냐고 하면 바로 당신! 소이는 당신의 손을 들어올려서, 그 손에 포스트잇을 붙여주려고 했다. 머리카락은 염색? 한 쪽 부분만 하얗게 내려온 앞머리가 시선을 끌었다. 머리카락에 눈이 내렸네! 아니, 아냐. 눈이 내렸다기보다는, 응! 밤하늘 깃털구름 하나―!
“그쪽 이름이 뭔지 알려주면 알려주지.”
대답하는 목소리가 상큼하다. 소이는 죽여서까지 제압하는 것에는 흥미가 없었다. 상대방을 죽일 각오로 임한다면 분명 소이도 죽을 각오를 해야할테니까. 취미에 생사까지 걸어야 해? 으아, 그건 좀 싫다―! 갑자기 당신의 이름을 요구한 이유는, 봐? 내가 진짜 저승사자라면 이름 세번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죽지 않겠어? 가짜 저승사자니까 안 죽였단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