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당신의 정신을 훔쳤다면 어떻게 알아챌 것인가? 당신의 정신이라도 기억을 주입당했다면 어떻게 알아챌 것인가? 누군가가 당신의 정신을 훔쳤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의 잊을 수 없는 경험에 대비하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살아있다. 오늘도 살아있다. 살고 죽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어린 시절에는 본능에 따라 행동했었다. 배가 고프니 밥을 먹었고 졸리니까 잠을 잤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도망치곤했다. 밥을 먹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지 못하면 배가 고프니, 그게 괴로워서 빵을 주워먹었던 것이었다.
" 스텔라는 살아있어. "
확실한 것은 스텔라가 약에 취했다는 점이었다. 아편을 받아들고 그걸 술에 타서 마신 주된 이유는 몸이 아파서가 아니었다. 25초면 머릿 속의 고통도 잊을 수 있다는 그 말 때문이었다. 자꾸만 머릿속에 박혀 자신을 괴롭게 하는 이 편린을 끊어낼 수 있다면 약 한 번 쯤은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사랑해? 아 - 그래그래. 가족이니까, 그렇지? "
이미 초점을 잃은 눈은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스텔라는 허공을 바라보고 공허를 담은 눈으로 피피를 올려다보았다. 보았다기보단, 단지 그 곳에 시선을 두고 헤- 하고 조금은 바보처럼 웃었다. 약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조금 더 원초적인 감정이 살아난다. 화가 난다거나, 죽이고 싶다거나 하는 것들. 약에 취하면 그런 것들은 조금 뒤로 미뤄지고 애써 무시하고 외면했지만 분명히 그 곳에 있는 감정이 살아난다. 애틋한 가족에 관한 것.
" 배고파, 오빠. 빵이 먹고싶어. 나 모카빵이 먹고싶어. 지난 번에 있지, 비싼 옷을 입은 여자애가 지나가면서 빵을 먹고 있었어. 스텔라가, 스텔라가. 배고파서 따라갔어. 뒤에서 몰래 따라갔어. 그랬더니 걔가 먹다가 그걸 버렸어. 그리고 '배불러-' 하고 말했어. "
그 때와 지금은 분명히 엄청난 시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약에 취한 스텔라는 다시 그 때로 돌아갔다. 매일이 전쟁이었고 살기위해 몸부림 치던 날들.
" 그래서 있지, 스텔라가- 그거 먹었어. 아! 땅에 떨어졌는데 그래도 깨끗했어. 조금 더러운게 있었지만 괜찮아! 그래서, 스텔라가 먹었어. 그게 모카빵이래. 스텔라, 그게 먹고싶어. 배고파. "
>>109 부러웠다구 후후후후 그러나 구경하는 것도 그 못잖게 즐거웠기에 기쁜 마음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후후후후
아마 제롬과 거의 비슷한 상황 아니었을까? 이게 그때 깨서 남긴 메모 내용인데 페로사가 눈이 아닌 다른 부위로 봐야 하는 때도 있다며 갑자기 벽을 주먹으로 퍽 뚫더니 피 묻은 주먹을 거두는 걸 보고 벽 너머의 적을 잘라버리는 무라사키라거나, 자르기 쉬운 부분만 자르는 게 아니라 때로는 자르기 힘든 것을 잘라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고 무라사키에게 훈수를 두는 페로사라거나 하는 장면이 있었어. 마지막 장면은 잘 가, 귀여운 후배님아, 오늘 고생많았어 하면서 다음번에 바에 오면 맛있는 버진 피냐콜라다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었다...
>>116 내가 꿈을 좀더 디테일하게 꾸었으며 꿈을 완전히 기억했더라면 그 상황에 대한 핍진성있는 줄거리도 메모에 남아있었을 텐데, 둘 중에 하나 이상이 안 됐던 건지 그 부분은 없었다구. 뭐 꼭 해야겠다! 하는 건 아니고 기회가 닿으면 하고싶다! 느낌이니까... 페로사의 독백부터 다 풀고 천천히 해보고 싶어.
심해로 가라앉으려 하는 기분에 그런 식으로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당신의 농담에 시안은 웃지 않는다. 소리 높여 웃는 당신을 보며 쓸쓸함을 느낀다. 이 세계에서는 모두가 짐승이거나 그와 비슷한 존재다. 쓰레기 밭의 쥐가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의 몸짓을 한다고. 인간이 되는 건 아닌데. 이 환경에 적응하고, 바깥의 삶을 꿈꾸지 않았다면, 고립된 채 남은 삶을 연명하였을 텐데. 비관에 휩싸일 일은 없었을 것인데. 일찌감치 삶의 비극을 깨닫고, 희망을 잃어버렸던 주제에. 푸른 하늘 아래에 몇 번 섰다고, 인간다움을 바라는 모습은 그저 우스운 것이다.
"나도요. 잘 부탁해요."
시안은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의 그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서인지, 길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하던 시안은 시선을 당신에게 맞춘다.
"이번 건 끝나고 나서는 어때요? 아니지. 당신이 한가해지면. 그때 한번 찾아갈게요. 응."
진짜 그라탕에 어울리는 술도 들고 갈 테니 당신도 기대해요. 자신은 술도 안 하는 주제에 그렇게 말하고 나면, 저에게 걸려온 전화 벨 소리에 핸드폰을 잠시 바라보았을까. 다시 당신과 눈을 마주하면, 굳었던 입가에 가는 미소가 걸린다.
"저녁 고마웠어요. 그릇은 나중에 가져다 줄게요." - 아까 모바일에서 한 번 날리고 다시 쓰는데, 뭔가 아무 말 답레가 되어버렸네. 너무 오래 붙잡기도 했고 해서. 여기서 막레 하면 될 거 같아. 기다려줘서 고마웠어 피피주..
스텔라는 여전히 초점을 잃은 눈으로 멍하니 피피를 올려다보며 헤 - 하고 놀란듯이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배가 고픈 것은 어디까지나 약의 작용이다. 사실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술과 그 독한 약의 성분은 지금이 호라이즌 블라인더스가 아닌 그 어린 시절의 그 때라고 스텔라를 착각하게끔 만들었다. 완벽한 착각. 스텔라는 '좋아' 하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 죽여? 왜? 안돼 오빠. 그러면 안돼. "
적어도 그 때의 스텔라는 그랬다. 내가 싫은건 다른사람에게도 하면 안되는 것이고,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고통주고 죽이는 것은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알고 있었다. 지금은, 누군가 자신의 가족의 이름을 모욕하면 혀를 베어버리고 눈을 베어버리고 총을 쏘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있다. 순수하던 시절은 갔고 이 자리에는 스텔라 솔로몬스라는 조직의 보스가 있다.
" 동화 - ? "
스텔라는 거기까지 말하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스텔라는 졸리지 않아. 배고파. 배가 고플 뿐이야. 졸리지 않아- "
그 때도 이렇게 칭얼댔었지. 조금 식은땀이 났고 약이 돌고있다는 증거로 동공이 풀려있었다. 스텔라는 몸을 조금 웅크리고 옅게 떨었다. 약간의 오한이 찾아오고 있었다.
" 약속해. 절대 스텔라를 혼자두지 않겠다고 약속해. 오빠가 먹을걸 찾으러 다니는 동안이 너무 무서워. 있지, 어제도 다른 녀석이 내 빵을 뺏어가려고했어. 그래서, 그래서 스텔라가 싸웠는데. 잘 안됐어. 그러니까 오빠, 스텔라를 혼자두지마. "
스텔라는 새끼 손가락을 펴고 내밀었다. 약속이라도 하라는 것이었다. 약의 작용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운 것이어서, 과거와 현재를 마구잡이로 여행하며 기억의 편린을 끼워맞추고 이따금씩 제정신이 돌아오게 하곤 한다는 점이었다. 스텔라는 반강제로 손을 뻗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이야~' 하고 말하며 헤헤 웃다가 그 웃는 낯을 유지한채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