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용왕은 여전히 침대에 모로 늘어져있다. 여전히 값비싸고 얇은 명주실로 짠 캐노피 때문에 실루엣만 보일 뿐이다. 짐짓 로마 제국의 귀족 같기도, 먼 동양의 귀부인 같기도 한 모양새에 에만은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의 홍차를 쳐다봤다. 유달리 홍차 색이 붉어 히비스커스 차가 아닐까 하고 냄새를 맡아보곤 금세 인상을 찌푸린다. 이래서 자칭 손님들은 용왕이 대접하는 음식을 잘 먹지 않는구나. 비단 너머로 묵직한 목소리가 흘렀다.
"네가 뭘 하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 네 성인이며 앞가림 할 수 있으니 약을 하든, 사람을 만나든, 바에 가서 술을 마시든, 내가 준 귀한 옷을 찢어 버리든 상관치 않는다 이 말이다. 헌데 이번엔.. 재미 좀 봤겠구나? 그래, 대체 그게 무슨 여흥인지 들어나 보도록 할까." "난 모르는 일인데." "굳이 설명해야하나? 피카레스크 그 미친 여자 말이야." "..페로사?" "그런 이름이었나. 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무슨 목적이더냐. 계획에 그 여자가 필요하든?" "내 미래엔 필요하지. 현재에도 필요하고. 오라비가 신경쓸 건 아니야." "강호의 도리가.." "곤두박질 쳤다고?" "너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줄 알고.." "음."
에만은 비린내가 나는 찻잔의 가장자리를 손으로 훑으며 시선을 피했다. "대단한 사람이지." 하고는 툭 뱉는다. "여러 의미로." 훑던 손길이 멈추고 상념에 잠겨있다 눈가 밑부터 시작해 뺨이 천천히 달아오르자 짐승이 낮게 으르렁대듯 앓는 소리가 들린다.
"셰바에서 미친 짓이 연애고 가장 미친 짓이 결혼이라는데.. 그래, 네가 아무리 반쪽짜리 윈터본이라 해도 미친 건 확실하구나." "으응, 칭찬 고마워." "용왕이라는 별호 말인데." "그래." "왜 하필.. 왕인 거야?"
용왕의 실루엣이 움직인다. 잠깐 뒤척거리더니 편한 자세로 엎드린다. 그리고 흰 머리카락 한 타래가 바닥에 흐른다. 잠깐의 침묵.
"지하 투기장의 오너라서." "단지 그것만으로?" "그리고 투기장의 가장 큰 배팅 금액을 가진게 나니까."
에만은 홍차에 넣어 먹으라 구비된 각설탕을 깨작거리다 고개를 돌렸다. "그건 처음 듣네."
"가끔 심심하면 직접 출전하곤 하지. 그리고 백전무패니 왕이라 불릴만도 한 게야. 다만 그것도 개와 돼지들의 왕일 뿐. 이곳은 내게 참으로 지루한 왕좌지. 왕관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다른걸 얹어도 될 정도로." "그래서 내가 다녀갔다 동네방네 소문을 내서 선전효과에 이용하셨겠다." "재밌을 것 같아서." "..그게 재밌어?"
용왕은 캐노피 너머로 눈을 가늘게 떴다.
"내 영역의 민심을 얻기 위함이며 우호적 교류를 위함이지. 이 이후로도 주변 치안이 정리될 것이고, 슬 경제를 풀어서 풍족하게끔 보이게 해 그로스만이 다른 곳에도 돈줄을 연결하게끔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벌써 거기까지 생각했구나." "아무렴, 빚은 늘어나면 더더욱 좋으니."
이쪽과 저쪽을 넘나들다 보니 덧없는 환상에 빠진 것일까. 쓰레기 밭의 쥐새끼 주제에, 자신에게는 없는 것에 기대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다니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기대는, 동경으로 바뀌었을지 모른다. 당신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라. 마주한 당신의 그 손 아래 어떤 표정이 깃들어있는지 시안은 쉽게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반 접은 눈으로 응시한다.
"나 하나도 힘든데, 남까지 걱정하기엔 각박한 세상이니까. 그리고 그렇다니 다행이네. 나도 잘 자고 다녀."
포근한 목소리로 답하며 시안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밝아진다. 어린애 같은, 순진무구한 표정은 어이없고 우승꽝스럽기도 하다. 이어진 당신의 말이 끝나면 메시지 알림이 울린다. 핸드폰 화면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시안은 당신의 물음에 앓는 소리를 낸다.
"있긴 있어. 다만... 그 양이 종이에 적힌 양 만큼은 못 돼. 발품을 좀 팔아봐야 할 거 같은데. 그래도 반나절, 하루는 걸릴 거야."
>>79 아마 네가 내 조카 데려간.. 이 후배새끼 쥐죽은듯 살고 있는줄 알았더니 이녀석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에만: (흙뿌림))같은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고..🤔 물론 자세히 풀리고 잘 풀리면 그래 잘 데려가라.. 걔가 좋아하는건 버터 쿠키고.. 그런거 얘기해줄지도 모르지만.. 제쳐두고!
(페로사주 무릎에 폴싹)(삑삑뾰로롭) 약속 지키는 거야 >;3! 잘 때까지 곁에 있어준다고 했으니까!(부빗)
>>84 자러가야지.. 우우 이건 다 침대가 푹신한 탓이야 ;0;(?) 내 정전기에도 아무렇지 않다니.. 이건 반칙이야..💥💥 냥이 아닌 에만이니까 0.<!!
정말 자야겠다..;0;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 시간 맞춰야 하니까.. 우우..🥺 다들 너무 늦지 않게 자는 거야! >:3 오늘도 근사한 꿈 꾸라구..!
물론 이정도의 호의를 받을만한 무언가는 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당신의 평상시 행동 역시 척을 지려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곧잘 감싸곤 했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되는듯 했다. 어느정도 높은 위치에 있다는 여유인지, 아니면 원체 사람을 좋아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런 방식의 스킨쉽은 딱히 싫어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그녀도 어느정도 받아들이곤 있었을까?
"후후후... 그것도 맞는 이야기긴 하겠네요~"
어찌되었건 자신의 책임만 아니라면 사람은 의외로 관대해지기 마련이었다. 탓에서 놓여나고, 책임에서 벗어나면 어느 것도 자신을 괴롭힐게 없으니. 그게 흔히들 말하는 여유인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애석한 점이 있다면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일까? 본래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책임감이라는 것을 배운다 했고, 그것은 높은 위치에 있을 수록 더욱 막중해지는 법이라고 했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당신 또한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는 인물은 아니겠지. 누가 그러던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고 말이다.
"어라... 이런걸 받아도 되는 걸까요...? 물론 저도 모카번은 꽤 좋아하지만요~"
한껏 끌어안고 있던 당신이 어느정도 만족한듯 놓아주며 방금전에 두었던 갈색 종이봉투를 건네자 그녀는 얼결에 그것을 받아들었는지 잠깐 눈매가 동그랗게 변하면서도 이내 차분하게 웃어보였다. 빵이라면 좋아하는 음식들 중 하나에 속하기도 했으니, 당신의 행동이 확실한 호의라면 그녀 역시 마음 편하게 받아들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고선 손이 자신의 머리 위로 뻗어져 몇번인가 머리를 쓰다듬는 촉감이 느껴지자 그녀는 이전과 다른 의미로 조금 놀란듯한 반응을 보였다. 적어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인물은 그리 많지 않았으니 말이다. 물론 그것 또한 금방 익숙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동생인가요~ 후후후... 설마하니 베르셰바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말예요~ 으음... 어쩌려나요~ 사실은 저도 언젠간 베르셰바의 규칙에 따라가고 싶긴 하지만, 우선은 해결해야 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엄한 분을 끌어들일 수는 없고 말예요..."
수년... 수십년... 변해버리고 새로이 이름이 붙은 현재의 베르셰바에서 수많은 자료들을 수집해가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단서를 찾아가는데에는 물론 힘든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껏 그녀가 알아온 정보를 토대로 삼자면, 자신의 세계에 베르셰바 사람을 끌고 오면 안되는 것이었다. 설령 구시대와 현시대는 별개라 하더라도, 결국 같은 맥락일테니... 특히 르메인의 보호관리 내에 있는 존재라면 더더욱...
그러나 실로 유감스럽게도, 이 도시의 대부분의 인물이 그러했으며 그녀는 어디까지나 외지인이었기에... 똑같은 외부의 존재며 베르셰바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인물이 아닌 이상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기억을 전부 되찾은다 한들 달라지는건 없을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