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가늘게 이어지는 허밍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들어보지 못한 것 같기도 했지만 브리엘은 표정 변화없이 보드카를 가지고 자리에 다시 앉다말고, 보드카와 자신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는 그녀를 잠깐 봤다가 건조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조용히 내뱉을 뿐이었다. 아스피린의 약발이 술기운과 함께 돌면서 방금전까지의 날카롭고 예민한 기색이 줄어든 탓인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그녀를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브리엘은 아까보다는 훨씬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굳이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챙겨야한다는 법은 없잖아. 차라리 견과류 종류라면 모를까."
풀어져 있는 꾸러미들 중, 샌드위치가 있는 것과 스콘이 있는 것은 다시 잘 추슬러서 한켠에 놓아둔 뒤에 브리엘은 보드카를 한모금 삼켰다. 목을 지나서, 뱃속으로 스며드는 알콜향이 평소보다 짙고 독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빈속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각난 육포를 씹는 그녀를 보지도 않고 브리엘은 홀짝, 홀짝 보드카를 몇모금 더 삼켜내고 잔을 내려놓지 않은 채 술기운이 담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여전히 다리를 꼬고 있지만, 브리엘의 자세는 소파 등받이에 비스듬히 팔을 걸치고 턱을 괴고 있는 꽤 편안한 자세였다.
아무튼 에만주, 어제 독백은 다시 한 번 잘 읽어봤어... 에만주는 전부터 상반된 분위기를 잘 표현하더라. 에만만의 표현방식으로 대사 표현하기도 에만의 감정상태/상대/상황에 따라서 색이 나뉘는 반응이 흥미로웠고, 현대적 분위기를 가진 에만과 고풍스런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용왕의 만남이 매번 충돌에 가까우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어떤 종류의 화합이라는 점도 항상 에만주의 글을 재밌게 읽는 요소 중 하나야.
어제는 다른 일을 하느라 제대로 리액션을 못 해준 것 같아서... 오늘은 멀미약 잘 준비했어? 귀갓길 조심히 와. 멀미할 때 스마트폰 화면 같은 작은 활자에 집중하면 더 안 좋다니까 핸드폰은 가급적 보지 말고.
프로스페로는 호기심이 많다. 호기심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종종 곤충까지도 죽여버리곤 한다. 그레고르 잠자*가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면 아마 그 가느다란 명을 부지할 수는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누군가는 소설 속 잠자 씨와 이 사내가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내도 겉모습은 인두겁을 뒤집어쓰고 있으므로.
"바깥은 어때?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그냥 궁금해서야, 사적인 질문이고.... 공적인 영역으로 끌고 올 생각은 없어. 변명처럼 덧붙였다.
"그러면 날 걱정해준 당신은 참.. 친절한 사람이겠네. 이거 영광인걸."
순진함은 타고나는 것인가? 일순 떠오른 물음이다. 알 길 없다.
"반나절, 하루... 그래. 그거라도 준비해줄 수 있어? 대신 그 약품 써서 번 돈은 당신한테 인센티브를 조금 떼 줄게. 약품 가격은 따로 또 주는 거고."
발품 파셔야 한다니 이 정도는 해드려야지. 그래야 나중에 이런 성가신 일이 또 생겨도 귀찮다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스페로가 나름대로 설립한 모종의 규칙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