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여자니까 신부." 페퍼는 제법 어이가 없다는 듯 반복해서 읊조렸다. 하기사, 신이 죽은 뒤부터 이 도시의 유일한 종교는 술이 되었을 터다. 자연히 주류를 취급하는 곳은 성소요, 바텐더는 신부가 되었다.
"Truth. 난 그런 비열한 짓 따윈 안 해." 페퍼는 바텐더의 다음 질문에 제법 기분나쁜 어조로 답했다.
"그럼 이제 내 차례인가?" 페퍼는 잔을 들고는 두세번 정도 공중에서 돌리며 향을 음미한다. 아름다운 바닐라 향이 짙게 올라온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한다. "조금 민감한 질문을 해도 되나?" 아니, 그런 즐거움은 나중으로 미뤄도 상관없겠지. 그는 살풋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샤워할 때 오줌싸본 적 있나? Truth, or dare?" 그는 약간 짖궂게 허, 하고 웃으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햄서터링~ 다들 안녕~ 쫀아애오~ 글구 페로사주 오줌 질문에 답하기 싫다면 (…) 다른걸로 바꿔도 좋다. '지금까지 해본 것중 가장 나쁜짓은?' 이라든가. 반대로 '가장 선한 일은?' 이라든지. 사실 이게 맞나 싶긴 한데 원래 상대가 t or d를 고른다음에 내가 질문 혹은 명령을 던지는게 맞지 않나...~? 아리까리하구몬
누군가는 도살자의 서커스를 두고 인간을 위한 하수종말처리장이라고 평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가지각색의 기구한 혹은 악랄한 사연을 가진 부랑자, 침입자, 모험가, 외톨이, 살인자, 탐사자, 강도들이 모여드는 뉴 베르셰바에서도, 가장 최악의 상황이나 최악의 불행을 맞이한 가엾은 이들이나 어리석은 이들, 악함에 비해 머리가 받쳐주지 않은 이들이 인신매매의 시궁창을 거쳐 도살자의 서커스로 팔려오곤 했으니까. 도살자의 서커스에 끌려오는 이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흉악한 사람과 선량한 사람도 가리지 않았다. 결국에는 전부 같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리에 썼던 물이건 몸을 씻었던 물이건 볼일을 봤던 물이건 하수처리장으로 쓸려내려오면 마찬가지 구정물이 된다. 그러나 구정물도 한 도랑으로 모으면 한 도랑에 모여 흐르듯이, 구정물에 모여든 인간일 자격을 뺏긴 짐승들 사이에서도 무리의 유대라는 것은 생기게 마련이다.
서커스단의 '단원'들은 50~70명씩 묶어 한 '조'로 편성된다. 조의 이름은 알파벳 순으로 붙여지며, 이들은 여러 동이 존재하는 지하 시설동에서 합숙한다. 중무장한 경비들에 의해 단원들의 움직임은 질서있게 유도되며, 지하 시설동에서 생활 시간을 보내는 동안은 다른 조의 조원과의 소통은 엄격히 금지된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그런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도살자의 서커스에는 이러한 편성 체계에 기반한 분명히 존재하는 불문율이 하나 있었다. 같은 조의 단원끼리 서커스의 상대역으로 매치시키지 않는 것. 조 단위로 팀을 짜서 벌이는 팀 매치에도 절대로 같은 조의 조원을 다른 팀에 쪼개서 배치하는 일은 없었다.
거기에 아울러서 그들은 경기 때만 아니라 훈련 때도 다른 조의 조원들과 마주치곤 했는데, 팀을 짜서 하는 훈련은 모두 팽팽한 대립 각도와 함께 승패에 따른 상벌-주로 식사와 관련된-을 엄격히 적용해서 적개심을 극단적으로 부추기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조와 조 사이에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는 것은 일상다반사고, 상대 조의 조원들 중 자신의 손에 죽은 사람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조롱의 소재로 사용하는 일도 흔히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다른 조를 상대로 식을 틈 없이 달아오르는 적개심과 끊임없는 충돌과 마찰 속에서, 서커스의 단원들이 자기와 같은 조에 속해있는 조원들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 섬뜩한 피의 서커스에서, 같은 조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는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동료와 가족을 뭉뚱그려놓은 듯한 소속감과 동질감이 맺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그로스만 패밀리의 아이디어로 발안되어 도살자의 서커스를 주관하는 단장에게 채택된 방침이었다. 조 단위로 뭉치게 하고, 자신이 속한 조에 소속감을 갖게 하며, 자신이 속하지 않은 조에 적개심을 품게 하는 것. 그들을 통제하는 도살자의 서커스 간부진에게 향할 적개심을 다른 조의 단원들에게로 돌리는 훌륭한 기만책이기도 했고, 단원들끼리의 유대감으로 서로의 스트레스를 달래게 하는, 최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다시 말해 최고 효율의 스트레스 케어이기도 했다.
인원들을 한 조로 묶었을 때 발생하는 유대가 불러오는 단원들의 기대수명의 향상 역시 환영할 요소였다. 경기에서 살아남은 이는 패배할 때까지 살아있는 게 당연히 좋은 일이었다. 제대로 케어받지 않아 하룻밤 새에 병에 걸려 죽거나,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하거나, 발광해서 다른 단원들을 마구 해치고 다니거나, 자신이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단원을 몰래 살해하거나 하는 일은 가급적이면 없는 게 좋았다. 조원들 사이에 형성되는 유대감은 그런 '예상외 손실'들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었다. 특히 오래 살아남은- 다시 말해 승부에서 여러 번 승리를 쟁취한 단원은 악명이 생겨 서커스에서 이름을 받을 수 있었고, 유능함을 증명하고 악명을 떨친 단원은 스타 플레이어가 되어 서커스의 흥행수표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인간 하수처리장에서 발견한 투기장의 스타가 어이없이 자살하거나, 그를 경기장에서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 겁쟁이의 손에 경기장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암살당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 스타 플레이어가 내일이라도 자신의 상대로 경기장에 올라올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를 몰래 암살해볼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겠지만, 그 스타 플레이어가 자신의 상대로 경기장에 올라올 리 없는 한솥밥을 먹는 '동료'라고 한다면 누가 그를 굳이 암살할 생각을 갖겠는가. 단원이 소모된 만큼 다시 비용을 들여 모집해와야 하는 서커스 운영진에게도 환영할 요소였고, 특히 표본들의 기대수명이 길어질수록 실험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는 '과학자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50명에서 70명이라는 인원수 역시도 오랜 경험에 따른 조율이었다. 물론 조원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은 반란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요소이긴 하다. 그 조원의 숫자가 너무 적으면 상술한 유대감의 효과 역시도 비약적으로 적어졌으며, 1개 동을 1개 조가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었기에 공간 효율도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한 조에 조원을 너무 많이 배정하면 자칫 그 반란이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일어날 위험이 있었다. 아예 조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고 모든 단원이 서로가 서로를 언제 링 위에서 만나 죽고 죽이게 될지 모르는 상태로 두는 것은 효율이 더 좋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영입되는 조원들 중에 혹시나 리더쉽 있는 이가 있다면, 리더쉽 있는 이의 궤변에 단원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로스만이 생존자들을 일정 단위로 쪼개놓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도살자의 서커스를 유지하는 경비들의 무력으로 당해낼 수 없는 수준의 대규모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면 리더쉽 있는 이가 반란을 주도하더라도 1개 조- 50명에서 70명의 반란에서 그칠 것이며 그 조를 적대시하는 다른 조들이 그에 동조할 리가 만무하니, 반란이 발생할 가능성이야 좀더 높을지 모르지만 그 대신 쉽게 진압할 수 있는 소규모의 반란이 될 것이라는 교활한 계산이었다.
한때 뉴 베르셰바의 A-13구역의 지하 엔터테인먼트를 꽉 쥐고 주름잡고 있었던 '도살자의 서커스'는 그렇게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그렇게 운영되리라고, 단장도, 그로스만 패밀리를 포함한 경영진도, 경비진도, 관람객들도, 단원들마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50명에서 70명이라는 인원수 역시도 오랜 경험에 따른 조율이었다. 물론 조원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은 반란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요소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을 염려해 한 조의 조원의 숫자를 너무 적게 정하면 상술한 유대감의 효과 역시도 비약적으로 적어졌으며, 1개 동을 1개 조가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었기에 공간 효율도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한 조에 조원을 너무 많이 배정하면 자칫 그 반란이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일어날 위험이 있었다. 아예 조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고 모든 단원이 서로가 서로를 언제 링 위에서 만나 죽고 죽이게 될지 모르는 상태로 두는 것은 효율이 더 좋지 않았다. 상술했듯이 예기치 못한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데다가, 주기적으로 영입되는 조원들 중에 혹시나 리더쉽 있는 이가 있다면, 리더쉽 있는 이의 궤변에 단원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로스만이 생존자들을 일정 단위로 쪼개놓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도살자의 서커스를 유지하는 경비들의 무력으로 당해낼 수 없는 수준의 대규모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면 리더쉽 있는 이가 반란을 주도하더라도 1개 조- 50명에서 70명의 반란에서 그칠 것이며 그 조를 적대시하는 다른 조들이 그에 동조할 리가 만무하니, 반란이 발생할 가능성이야 좀더 높을지 모르지만 그 대신 쉽게 진압할 수 있는 소규모의 반란이 될 것이라는 교활한 계산이었다.
>>360 페로사는 A-13구역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난 탓에 불의 마녀 이야기에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듯, 그로스만이라는 이름에도 그렇게 큰 감흥을 못 느낄 거라고 생각하는데... 왠지 독백을 쓰면 쓸수록 페로사가 그로스만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분노스위치가 눌릴 만한 서술이 되어가네.
>>373 뜬금없이 연어를(몇 점이지만) 먹었어........... 뭐지. 브리엘 식성 이야기하면서 연어 타령한게 나도 모르는 새에 염원이 돼서 우주가 이루어줬나. 동물놀이.. 둘이 동시에 하면 두 배로 낫다구? 저번에도 바니걸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리스랑 페로사만 입고 흐지부지됐던 것 같은데.
"모르지. 이곳에도 자네같은 플로리스트가 있을지도." 제법 괜찮은 사업 아이템인 것도 같다. 이 삭막한, 어찌보면 살풍경하기 까지한 광경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굴곡이 있어야 인생사 재밌지 않겠나." 아닌가? 하고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는 이어 답한다. "글쎄… 나도 뭐 똑같아. 좋을때도, 나쁠때도… 하지만 최근 이 일을 하면서 때려치고 싶은 충동은 자주 든다네." 때려치면 무슨 일을 할까? 무엇으로 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아가리를 충족시켜줄까? 그거야말로 희대의 난제였다. 재능은 출중하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자. 그는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군… 뭐, 사실 나는 식물학엔 영 조예가 없어서." 그런 것 치고는 꽃을 제법 많이 사가는 그였다. 매번 올때마다 조금씩 다른 종류의 꽃다발을 사가곤 했다. 누구에게 선물이라도 하는걸까. "하지만, 화분을 하나 키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다음에 하나 추천받도록 할까. 그는 나직이 덧붙혔다.
그렇게 오붓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자니, 나머지 메뉴가 나왔다. 온갖 야채들이 조화롭게 원형으로 깔린 라따뚜이, 다양한 해산물을 넣고 콩소메에 끓인 부야베스, 그리고 덕 콩피다. 가지, 토마토, 코제트, 피망, 양파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라따뚜이는 아삭아삭하고 씹는 맛이 있는 채소들의 향연이라 할만하다. 오븐에서 구워내어 마이야르화한 채소는 자연적인 은은한 단맛으로 가득하다. 부야베스는 숭어, 민어, 모시조개, 새우, 랍스터 머리 등이 가득 차있다. 제법 사치스런 음식이란 인상과는 다르게, 처음 접할 때엔 국물요리 특유의 가정적인 분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 양파, 감자, 마늘을 넣고 마구 볶아내었다가 화이트와인을 넣고 디글레이징 하여 퐁드를 모조리 긁어냈다. 이후 토마토와 페이스트를 물에 잘 개어 풀어넣고, 재료를 모두 넣은 뒤 올리브유, 사프란을 넣고 푹 끓여내었다. 마지막으로 덕 콩피는 기름에서 장시간 저온조리한 것 답게 속살이 매우 부드럽다. 포크를 갖다대자마자 으스러질 정도의 부드러움이다. 표면은 껍질을 바삭하게 마이야르하여 감칠맛을 극대화하였다. 구운 아스파라거스, 당근, 루꼴라, 레몬 조각이 올려있고 한켠으로 데미글라스 소스를 한 스푼 얹어 마무리하였다.
블라인드가 쳐진 창구 위로 페퍼의 얼굴은 안에서도 밖에서도 보이지 않았지만, 페로사의 얼굴은 아주 잘 보였다.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어조로 뇌까려지는 말장난에, 페로사는 기본안주 접시를 준비하다가 짜게 식은 표정으로 페퍼를, 정확히는 그가 있을 곳을 노려보았다.
신에게 버림받은 도시, 이곳 뉴 베르셰바에는 각양각색의 이색 신앙이 도래했다. 알코올을 신앙으로 섬기는 이들도 있었고, 약을 신앙으로 섬기는 이들도 있었으며, 도박을 신앙으로, 혹은 재물을, 혹은 엔진을, 혹은 욕정을, 도벽을, 힘을... 그러면 페퍼는 방랑자일 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두건을 뒤집어쓴 성부聖父가 아니던가.
"그렇다니 안심이네." 기분이 나빴던지 시원하게 날아온 장담에, 페로사의 얼굴에 서려있던 짜게 식은 표정은 곧 사라졌다. 그러나, 빙글빙글 도는 위스키 글라스 위로 피어오르는 바닐라향과 캐러멜향, 나무향을 가로질러 뻗어져나온 질문에는 페로사의 얼굴에 표정이 잠깐 사라졌다. "민감한 게 아니라 더러운 질문이잖아. Truth. 난 위생에 꽤 신경쓰는 편이라 그런 짓 해본 적은 없네. 그리고... 거기 메뉴판에 이용수칙 한번 읽어보셔." 하면서, 페로사는 접시 하나를 창구 아래로 내밀어왔다. 기본안주인 모양이다. 스모키하게 양념된 캐슈넛, 양념되지 않은 호두, 말린 무화과, 브라질너트 두 알 등의 견과류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접시였다.
그러고 보면 이 고해실에 거울은 없었으나 메뉴판은 하나 있었다. 펼쳐보면 바 메뉴와 비스트로 메뉴 아래로 꽤 상세하게 쓰여진 이용수칙이 보인다. (이용수칙은 페로사의 위키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람.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페로사%20몬테까를로#s-1.4.2 )
"그러면 이제 내 차례인가. 진짜 해보고 싶은 질문이 뭐야? Truth or Dare."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