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이게 끝인가." "이제 피를 존나게 흘려서 죽는 건가..." "네가 존나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넌 아직 모르고 있어." "뉴 베르셰바는 넓어. '진짜'가 너희들을 없애버릴거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347 아스주는 제 모든 점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움찔)(고개 파묻) 내키면이라니 그럴수가..! 복구해주세요..!! 으악 다 귀여울 것 같아.. 근데 신체검사는(동공지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을 들으니 더 궁금해지지만...(나쁜아이) 오늘은 넘어갈게요~(고롱고롱)
페로사는 상대방을 너무 아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해주지 못하는 일들이 많았다. 상대방이 가면을 내세울 때 그 가면을 벗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용기는 내지 못하는 것이 페로사였다. 그러나 그런 페로사도 할 수 있는 일은 있었다. 상대방이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것. 이건 말라도 너무 말랐지 않은가. 페로사의 기준으로 이건 행복한 삶이라기엔 어폐가 있다. "생각해보니 너, 앤빌에 와서 술과 안주는 먹어도 음식을 주문한 적은 없구나." 이젠 내 것이 되었는데, 내 것을 소홀히 다루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걱정되냐고 물었었지, 그래." 하면서, 페로사는 미카엘을 번쩍 들어올려 품에 안았다. "많이 이야기해줘. 네가 좋아하는 음식이라거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는 것도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 중에 하나거든. 그래... 너와 식사를 꼭 같이 해보고 싶었어." 하고 말하는 페로사의 얼굴이 어째 빨개져 있는 것도 같다.
다만 미카엘이 가면 위로 손을 푹 덮어버리자, 페로사는 움직이려던 것을 멈추고 잠깐 미카엘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냥 부끄러워하는 모습일 뿐인데, 넌 정말 조그만 움직임 하나로도 나를 이렇게 흔들어놓는구나, 하는 푸념이 문득 머리를 스쳐갔다. 아마 지금 미카엘을 들어안느라 두 팔을 쓰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번에는 가면 너머로 입을 맞춰버리지 않았을까. 미카엘이 그때 가면 눈틈 너머 손가락 사이로 페로사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더라면, 페로사의 눈빛에 가감없이 어리는 욕망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뺏아갔어?"
되묻는 목소리에 왠지 싸늘한 기색이 섞여있다. "누가 그랬는지 알려주면, 내가 가서 받아올게." 자칫 진짜 알려주면 미카엘이 진짜로 오기 바라지 않을지도 모를 그 순간이 앞당겨질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는 미카엘이 원하는 것부터 먼저 들어주기로 했다.
"그래, 한 개비씩 피고 들어가자." 저벅저벅, 하는 페로사의 워커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실외 흡연자들을 위해 캐노피 아래에 마련된 벤치에 페로사는 미카엘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적였다. NOSTALGA TROPIC DEEP. 페로사가 평소에 피던 상표지만, 뒤에 다른 글자가 붙어있다. 그녀는 팩에서 담배 한 개비를 톡 튕겨서 빼어물고는, 팩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성냥을 꺼내어들어 불을 붙였다. 마지막 성냥 한 개비였던 모양이다. 꽁초 끝에 붙은 불잉걸이 빛나면서, 에만이었을 때 맡았던 것보다 조금 더 독한 연기가 느릿하게 피어오른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미카엘의 얼굴로 페로사가 손을 뻗어왔다. 그녀의 손은 미카엘의 여우가면을 잡고, 살짝 들추었다. 페로사가 고개를 숙여왔다. 고개를 숙이느라 가로등 불빛을 등진 페로사의 얼굴은 그늘 속에 잠겨 있었지만, 그늘 속에서도 페로사가 다시 그 눈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그리고 미카엘의 입으로 짙은 니코틴 향과 열대과일, 그리고 초콜릿의 향기가 축축하고 뜨겁게 엄습해왔다. 입맞춤은 짧지 않았다. 아까 가면 위에서 잠깐 그만두었던 그것의 연속이었다.
"셀러가 그러더라- 입맞출 때 추천하는 담배라고." 입맞춤이 끝날 때, 페로사는 미카엘의 한쪽 뺨에 다시 한 번 입맞춤을- 애정표현이면서, 영역 표시이기도 한 입맞춤을 한 번 남기고는 입안에 남은 연기 조금을 뱉었다. "너도 한 개비 줄까?" 페로사는 짓궂게 질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