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안개와 한 밤의 꿈 깨지 않게 춤추고 싶어 인간다운 일을 강요받아도 굳이 필요하다고는 느끼지 않아 달이 아름다운 밤만이 올바르다 느끼고 있으니까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손을 놓고 나서 그의 새로운 "친구"가 한 말에 대해, 조금은 고민해본다. "마음같아선 사양하고 싶지만… 바깥은 춥고, 길은 멀다." "그나저나… 아래층에 시체가 있는 곳에서 잘도 자는군. 악몽은 안꾸나? 가위는 안 눌리고?" '시체'인지, 시체의 '파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래에서 대충 어떤 일을 벌이는지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시체는 최대한 신선한 것으로 구해올테지만. 그는 잘린 목에 달린 이빨이 자신의 발끝을 물어뜯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중에, 제염에 효과적인 요리를 해주지. 그 잔향을 맡고서 유령이나 좀비가 덜컥 겁을 먹고 도망가게끔." 썰렁한 농담이나 던진다. 아마도 마늘 스테이크, 육류의 무더기 소금구이 같은 것이겠지. '적당한 조리도구가 조금이나마 있을지조차 잘 모르겠다만.' 그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뭐, 여하간. 다시 한번 잘 부탁한다고. 그러니 마지막으로 건배를 올리지." 그리고는 멋대로 술을 병째로 들어, 상대 반응도 기다리지 않고 건배를 했다가 멋대로 퍼마시고, 얼마 안 있어 바닥에 털썩 쓰러져 곯아떨어진다.
#야호~ 이것으로 피피페페는 찐으로 칭구칭긔~ 이쯤에서 막레하면 될거같은데 다른 상황으로 이어보고 싶다면 그리하셔도 돼~
'제롬씨는 그래도 나를, 친구라고 생각해주고 계셔... ...그런 믿음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키도 작은데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앞머리로 가려진 눈은 제롬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래, 스커트 자락을 꾹 쥐어잡는 그 모습이, 소녀 내적으로 어떤 결심을 다지는 것처럼. 그렇게 비춰졌다. 하지만 이날, 제롬은 아직 모르고 있었을테다.
"그, 그러엄... ...'스, 스, 스플래툰'...! 어, 어떠신가요...?"
무라사키가 조심스럽게 게임 이름을 입에 올리며 허둥대며 뻗은 손에는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던 게임의 패키지가 손에 잡힌다. 소녀가 그것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로 가져오자, 절반은 일러스트 표지가 그려진 패키지가, 나머지 절반은 그녀의 방황하는 시선이 담긴 눈이 보이는 구도가 된다.
"이, 잉크를 물총으로 쏴서, 칠하는... 그런, TPS 게임인데요..."
지금 무라사키의 설명을 간략하게 줄이자면... 말하자면 총게임이다. 하지만 승패가 일정 킬수나 목표 탈환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 마지막에 어느쪽이 '맵을 얼마나 더 많이 칠했느냐'로 정해지는, 일종의 땅따먹기와 같은 룰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무라사키의 게임기 화면에는 이미 게임이 켜져있는 걸로 보아 바로 어제까지도 플레이하다 잠든 것 같았다.
"...아, 아니면 다른, 것도 있어요...! 마, 마리오라든가...! 대난투, 라든가... 아니면, 으으... 테트리스..."
그렇게 말하며 무슨 놀이터의 모래바닥을 파듯이 급급하게 이불을 뒤지기 시작하는데, 그러자 게임 패키지들이 어디선가 하나하나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왜 게임이 침대에서 나오는 걸까?
허둥지둥 침대로 손을 뻗었다가, 얼굴 가까이에 패키지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며 제롬은 키득 웃음을 터트렸다. 시선을 어디 둬야할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구만 이녀석... 스플래툰. 해본 적은 없는 게임이나 fps게임 특성상 해야하는 일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고... 애초에 무라사키가 하던 게임인 것 같았으니. 이거라면 함께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롬은 손가락으로 바닥을 톡 톡 두드리다가, 무라사키의 말에 패키지를 가볍게 톡 건드리려고 한다.
"그럼 이걸로 하자. 그 게임들은 스플래툰을 하고 나서, 이따가 하자고. 어차피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무라사키도 어느정도는 프리랜서인 듯 싶었고, 제롬도 당분간 그 '용왕'이라는 놈이나 라이벌 조직들에게서 몸을 사려야 했기 때문에 전면에는 나서지 않는다. 즉, 둘 다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폐인처럼 이것만 하고 있을 시간은 날지도 모른다는 거다. 둘 다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가능성만 따지자면.
"꼭 다람쥐 같네.."
급급하게 이불을 뒤지기 시작하는 무라사키의 모습에, 꼭 다람쥐가 도토리를 가득가득 숨겨놓은 느낌이라 묘하게 미소가 나왔다. 소동물인 것도 똑같고 말이지. 왜 이불 속에 패키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대한 침대이니 그러려니 한다. 바닥에 게임을 내려놓으면 게임 교체할 때 귀찮기도 하니까. 어느정도는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면 슬슬 시작할까?" 그는 스플래툰을 켜고선 게임기를 제대로 쥐었다. 스위치도 조금 오랜만인데 괜찮겠지?
순수한 표정을 보여주는 남자의 모습에 하웰은 뭐랄까, 잠시 자신이 이 비탄의 도시에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도시에서도 부모에게 줄 카네이션을 사는 이들이 있기에 카네이션을 준비해두는 것이었지만 뭐랄까…, 이렇게 순수한 이들은 보통 이 도시에서 도태되거나 사라지기 마련이었기에 조금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할까.
“꽃들 다 살거에요? 화분까지?”
주문이 모호해서 하웰은 다시금 물었다. 일단 꽃다발은 하나 사는 게 좋을 것 같고. 화분은 조금 오버일지도 모르겠다.
“꽃다발을 한다면 색은 한 가직 색으로 할까요, 아니면 색을 섞어서?”
하웰은 유치원 선생님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남자에게 질문했다. 귀찮다기보다는 귀엽기도 하고, 가족에게 선물을 산다는 것이 흐뭇하기도 해서 웃음을 걸고 친절한 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