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힘들게 노력했고 멀리까지 도달했지만 하지만 결국에는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 나는 몰락해야만 했고 내가 가진 걸 전부 잃었지만 하지만 결국에는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다양한 캐릭터랑 일상을 돌리면 분명히 브리엘이 바뀌기는 할텐데 뒷사람의 기력이나 타이밍, 그외 기타등등의 사정으로 그게 안되니까 초조하기도 하고, 이게 고착화되면 안될텐데 싶고. 아 물론 다들 브리엘을 좋아해줘서 고마워. 캐릭터에 비해 과분할 정도로 칭찬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으응~? 장갑? 헤, 그야 당연히 끼기야 끼지. 불편해서 금방 벗어버리지마안 말이야. 애초에 그런거끼고 하면 땀으로 손이 불어터진다구~ 그럴바엔 매지컬☆무나의 가호를 믿고 작업하는 편이 훠얼씬 낫지! 안 그래?"
그 괴악한 네이밍. [매지컬☆무나]란 안 봐도 뻔하다... 밴드에 프링팅 된 마법소녀 캐릭터의 이름을 말하는 것 일테다. 마법소녀의 상징은 무구와 순수인데, 이미 온갖 기름때로 범벅이 되었다는게 타락을 상징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상처에 피가 나서 밴드를 둘렀다는 사실따위 보다는 이런 점이 그녀가 인간임을 증명하는데에 훨씬 적합한 증거일지도 몰랐다.
"쿠흐흐흐흐...."
그리고 을씨년스러운 쥬의 미소를 마주한 로미.
"크흐흣... 카하핫!!!"
마치 광기. 그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심연. 그것을 눈과 뇌로 직접 마주한 사람처럼 광소를 흘리더니-
"아니이-! 몰라 그런거!"
?
"말했잖아~? 나는 말이야, 여기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그래서 계획 같은 건 없답니다~ 니시시~ 솔직히 말하자면 네 친구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도 몰라. 단지, 이제 너라는 존재를 확인했으니 그 가능성이 대폭 올라간 것 뿐이지. 그러니 이 계획은 쥬, 너의 합류로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야~"
그렇다... 사실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고 있어도 진척도는 0%에 가까운 상황인 것이다. 찾아낼 구 시대의 로봇이 어디에 있는지도, 누가 지키고 있는 건지도, 사실은 진짜 멀쩡히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주소. 그래도 다행이라면, 로미의 말처럼 쥬의 존재가 확인 되었으니 아예 제로라고는 할 수 없게 된 것이 그나마의 위안거리였다.
"그래서 그것을 지금부터 내 지시에 따라 조사해주었으면 하네! 쿠흐흐~ 우리 최초의 신입 직원~ 앞으로 잘 부탁한다구? 코드명은 뭘로 할까나~ 제로원이 좋아? 아니면 더블오? 굳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있으면 멋있자나~ 헤헤."
결국, 그렇게 된 이야기였다는 것인가. 어쩌면 잠깐이나마 본성을 되찾은 쥬가 -만약 그런 기능이 있다면- 무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평소의 텐션으로 직원이 된 쥬의 코드명에 대한 공상이나 하고 있는 것이 그녀였다.
언제나처럼 장난스럽다 못해 쾌활한 어투다.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형편없이 구겨진 의사가운이나 링거를 확인하는 힘 빠진 동작에서 피곤함이 엿보이나, 눈만큼은 금빛으로 반짝인다.
"뭐, 그건 넘어가더라도...자기가 한 일 중 실례라고 할 게 있는지- 난 잘 모르겠는 걸?"
목소리 역시 쌓인 피로 따위는 무시한 것처럼 가볍기만 하다. 첫만남과 비교한다면 인상이 꽤 다를지도 모른다. 나름의 예의를 차린답시고 진중한 어투를 구사한 당시와는 다르게, 지금은 그런...무게감 있는 구석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제법 높은 순위의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줄곧 서있던 아슬란은 근처에서 플라스틱 의자 하나 당신 곁으로 덜그럭거리며 끌고 왔다. 긴 옷자락 정리하지도 않고 앉는다. 갑작스레 체중이 실리며 바닥과 의자 사이 덜컥, 소리가 난다. 퍽 조심성 없는 태도다. 뒤로 등 기대고 눈가에 양 손 겹쳐 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 위로 하여 잔머리 쓸어올렸다.
"어쨌거나,"
말과 함께 돌연 몸 바로 한다. 그새 생각 정리라도 한 것인지 길고 긴 주의사항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봉합은 잘 됐지만, 최소 일주일, 그 정도는 상처 난 손목 쓰지 말고, 물도 닿지 말고. 당연히 다른 이상한 것들도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하루이틀 후 샤워는 괜찮아. 대신 그쪽에 뭐, 방수밴드라던가, 알지? 그런 거 덧대고 하고... 5일 후에 시간 괜찮아? 소독해주면서 봉합 잘 아물고 있나 보려고 하는데, 시간 안 나면 일주일 후로 미뤄도 상관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