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야. 과연 사람 목숨에 가격을 붙일 수 있을까?" "야쿠자로서는 생각 할 수 없는 너무나도 도덕적인 발언인데?" "착각하지마. 누군 3억벅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지만, 누구는 3000만벅에 사람을 죽여. 그말이 하고 싶었을 뿐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위, 위대한 자라뇨...?! 저, 저는 그런 대단한게 아니라아...! 그냥, ... ㄲ, 꺄앗...?!"
그리고 그 때, 불쑥- 짐짝처럼 페퍼의 힘에 의해서 가볍게 들어올려지는 무라사키.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에 오른 것처럼 가슴안쪽이 들리는 느낌과 함께 빠른 속도로 얼굴이 화아- 하고 붉게 변한다. 아무리 르메인의 가면살인귀라고 불리우는 소녀라도 그 몸체가 소녀인 이상 결국엔 중량도 소녀인 법. 거기에 지금은 가면을 쓰지 않았으니, 살인귀도 아니다.
"그, 그러니까-!! 이건 추, 춥다거나 그런게 아닌데요오오오......!!!!"
한낱 들어올려져선 갓잡은 활어마냥 버둥대는 하나의 소녀일뿐. ...아니, 활어보다는 조금은 덜 생기있었을까. 아무튼 그런 절규 아닌 절규를 자리에 남기며 페퍼에게 순순히 납치(?)당하는 그녀였다.
페로사와 앤빌은 대하기 편했다. 르메인 패밀리 시절부터 서로 쌓아온 신뢰가 있기에 프로스페로의 견적과 소견을 '믿을 만한 전문가의 의견'으로 대접하기에 피피의 견적서에 딴지를 거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있었고, 어느 때에 와도 영업시간 내에만 온다면 문을 열어놓고 있었던데다, 피피가 바를 방문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고나리질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던가. 다만 이제 너무 편해서 탈인 부분도 있었다.
"XX 온 더 비치나 퀵X 타령은 오늘 안하시네?" 피피가 안했더니 이젠 페로사가 한다. 피피 덕분에 페로사는 온갖 남사스러운 이름을 가진 칵테일들을 잘 알게 되었고, 그 중에는 자신이 모르고 있던 다른 이름을 가진 칵테일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프로스페로 덕에 존재를 알게 된 칵테일도 있었다. 그러게 좀 적당히 하시지 그랬어요.
"으음, 뭐라고 하면 좋을까." 피피의 질문에 페로사는 잠깐 눈을 데룩 굴리다가, 씨익 웃었다. "비탄의 도시의 정수라고 해두자고."
페로사는 백설탕을 푹 퍼서 하이볼 글라스에 퍼넣고는, 라임 반 개를 썰어넣고 머들러로 꾹꾹 으깬다. 설탕과 라임즙이 섞이면서 상큼한 단내가 기분좋게 난다. 여기까지만 해도 무엇이 나올지 알 것 같지만, 페로사가 술병들이 가득찬 랙 한켠에 뜬금없이 놓여있는 화분으로 손을 뻗자 그녀가 피피에게 뭘 대접해줄 생각인지가 분명해졌다. 페로사는 애플민트 한 움큼을 따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반대쪽 손으로 가볍게 탁탁 두드린 뒤 잔 안에 던져넣고 좀더 머들링했다. 모히또다. 그러나 모히또와 조금 다른 점은, 페로사가 찬장에서 빨간 뭔가를(다행하게도, 피피에게 익숙한 그 빨간 무언가와는 질감이며 빛깔 등이 확연히 차이났다) 꺼내서 거기서 뭘 한 숟갈 푹 떠서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빨간 베리류로 만든 잼 같다. 곧 럼주와 잘게 부순 얼음, 탄산수가 잔에 가득 차오르고, 가니쉬로 라임 슬라이스가 꽂혀 푸른 잎사귀와 함께 붉은 침전물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떠 있는 별난 모히또가 피피의 앞에 놓인다.
"자. 바텐더 추천입니다. 모히또 파마나. 여기까지 오느라 바쁘셨을 텐데, 첫 잔은 상쾌한 걸로 준비해봤어. 맨날 준벅이나 B-52 같은 것만 먹으면 당뇨 걸린다고." 아마 그녀가 붙인 이름이지 싶다. 마셔보면 모히또 특유의 민트향 느껴지는 달콤한 청량감인데, 모히또에 들어가는 라임이 내는 알싸한 새콤함과는 다른 달짝지근한 새콤함이 기분좋게 혀 위에 와닿는다. 페로사가 집어넣은 다른 무언가는 딸기잼 내지는 라즈베리 잼이었었나 보다. "그래서, 늘 하는 질문이긴 한데 피피는 요즘 좀 어떻게 지내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