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야. 과연 사람 목숨에 가격을 붙일 수 있을까?" "야쿠자로서는 생각 할 수 없는 너무나도 도덕적인 발언인데?" "착각하지마. 누군 3억벅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지만, 누구는 3000만벅에 사람을 죽여. 그말이 하고 싶었을 뿐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쏟아지는 빗방울, 여기저기 포장도로가 부셔져 고인 물웅덩이에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포문이 일어나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곳에 나뒹구는 자그마한 몸. 여기저기 밟히고 맞아서 생겨난 상처가 가득한 그 몸은 부들거리며 물웅덩이를 짚고 일어서려고 하고 있었다.
" ...적당히 해, 젠장! "
질렸다는 듯 외치는 남자 역시 몇차례 얻어맞은 듯 얼굴이 부어있었다. 그래봐야 물웅덩이에 빠진 자그마한 몸에 비해선 한참 큰 덩치였기에 그리 티가 나진 않았다. 하지만 어째선지 오히려 더 겁을 먹은 듯한 모습이었다. 자그마한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든 것은 엉망진창으로 길러진 금발을 가진 소녀였다. 몇살이나 되었을까, 적어도 자신의 나이보단 훨씬 덜 발육이 된 것이 분명할만큼 자그마한 여자아이.
" 적당히...? 그딴게 어딨어? "
두드려 맞아 여기저기 상처가 나선 피가 뚝뚝 흐른다. 빗방울이 고인 물웅덩이에도 붉은 물방울이 떨어져 물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입술에 흐르던 피를 닦아낸 소녀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러고보니 남자의 뒤로 이미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미동조차 하지 않는 남자가 둘이 누워있었다. 그 옆에는 붉은 피를 잔뜩 묻힌 체 나뒹구는 벽돌들.
" X발.. 먼저 건드렸으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야지. 안그래...? "
넝마나 다름 없는 소녀의 옷은 누군가에 의해 찢겨져 아슬아슬하게 걸쳐있었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군가 소녀를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몰골로 소녀는 자신을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남자를 응시했다.
" X친 년이....! 진짜 뒤질래?! "
자신을 깊게 잠긴 붉은 눈동자로 응시하는 소녀를 보며 남자는 애써 허세를 부리며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두른다. 어차피 여자아이다. 게다가 몇십번이나 자신의 패거리에게 두드려 맞았다. 척 보기에도 금방 죽을 듯한 모습이다. 그게 이유 모를 긴장감에 움츠러드는 남자의 등을 떠밀었다.
빠르게 소녀를 향해 날아가는 남자의 주먹. 나쁘지 않은 속도로 빗방울을 가로지르며 나아갔다.
" ...죽여보던지. 푸흐... "
소녀는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비웃듯 말한다. 그리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휘두르는 손에 쥐어진 것은 뒷골목이라면 어디나 굴러다니는 부서진 벽돌. 벽돌은 그대로 남자의 주먹과 부딪쳤고, 빗소리 속에 남자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 끄아악...!! 빌어먹을 년, X같은 년...! 죽여버릴거야, X발!!! "
뼈라도 부러진건지 이상하게 뒤틀린 주먹을 감싸쥐며 뒤로 나뒹구는 남자는 악을 쓰듯 소리쳤다. 소녀는 그런 남자를 물끄러미 응시하다 잽싸게 달려들었다. 두사람의 눈높이는 이순간 비숫해졌으니까, 아니 지금은 소녀의 눈높이가 더욱 높았다.
" 너같은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여태 안 뒤졌어.. "
이를 악 물고 대꾸를 라며 달려든 소녀는 팔을 다시 휘둘렀다. 부서진 벽돌을 강하게 움켜쥐고 몇번이고 휘두른 탓에 소녀의 손 역시 찢어진 상처투성이였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도 망설임 없이 휘두른다. 경악에 물든 남자의 얼굴, 하지만 그런 얼굴을 보고도 소녀의 얼굴은 변함없이 무쳐정했다.
퍽.
퍼억. 흐윽, 잠ㄲ. 퍼억
퍽, 퍽.
빗소리 사이로 몇번이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미 뒷골목에 몸을 뉘인 체 미동이 없는 남자의 몸 위에 앉은 소녀는 몇번이고 팔을 휘둘러 둔탁한 소리를 이어간다. 거친 숨소리, 소녀의 입에선 새하얀 김이 흘러나온다.
" ...X발.. 살았잖아... 맨날 죽인다고 하더니... "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소녀는 아무렇게나 쥐고 있던 벽돌을 던져버린다. 삐그덕, 삐그덕. 수십차례 두드려 맞운 소녀의 몸이 멀쩡할리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주저 앉을 것 같았다. 찢어진 손아귀엔 감각이 없었고, 두르려 맞아 부어오른 얼굴. 시야가 반쯤 가려진데다 빗물까지 흘러내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소녀는 벽을 짚고 앞으로 나아간다.
" 안 뒤져...난 살거야... 하으...살거야... "
밀려오는 통증에 몇걸음 옮기고 멈추길 반복하면서, 입술을 깨문 소녀는 같은 말만 중얼거린다. 살거야, 오늘도 수십수백번 되뇌이던 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오늘 거리에서 구해왔던 빵 반쪽이 물에 젖은 체 나뒹구는 것을 발견하곤 손을 뻗었다.
" ...난 살아....난 살아... "
물에 젖고, 땅에 나뒹굴어 엉망이 된 빵을 피범벅인 입으로 가져가 우겨넣으며 금발의 소녀는 붉은 눈동자를 빛냈다.
" ....난 어떻게든 살거야... 다 X까... "
나이에 안 맞는 걸쭉한 욕을 되뇌이며 꾸역꾸역 빵을 쑤셔넣은 소녀는 가녀린 몸을 한팔로 움켜쥐곤 다시금 나아갔다. 길었던 오늘 하루를 또다시 어딘가에서 마무리 하기 위해서. 오늘도 누군가가 죽어나가는 뒷골목을 걸어간다.
>>58 아하. 4년인가... 내가 생각한게 어떤 썰인가 하면. 도시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이 생겼단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개인적인 일을 맡기는 걸로 시작을 해볼려고 했거든. 아마 미네르바의 부엉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일거 같은데. 맡길 일의 내용은 어느 세 사람의 신분 및 정보 말소. 대금은 부르는 대로 지불하겠다고 하고. 이걸 에만이 그대로 받아들였을지?
열 두 살, 그날 나는 온 몸에 칼을 난자당하고 버려졌다. 열 셋에 흉통이 찾아왔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스물 하나에 독립했고 스물 일곱에 제 스승 시체의 얼굴을 뭉갰다. 4시간, 스승의 시체를 난도질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 삶은 너에 비하면 참으로 초라하구나. 내 명줄은 모두 우연에 의해 부지되었지만 너는 살고자 발버둥치는 나날의 연속이었구나.
어째서? 그런데 어째서 날 죽이지 않아? 손이 갈 길 잃었다.
술을 보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스텔라에게서 술병 낚아챘다. 병자에게서 물건 앗아가는 일은 퍽 쉽기도 하다. 말없이 돌아서서 술을 모두 하수구에 부어버렸다. 알코올 냄새가 독하게 올라왔다. 빈 병을 쓰레기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머리가 차다. 본디 이성의 끈이 가느다란 족속이다. 한 손으로 스텔라의 멱살을 틀어잡고 속삭였다.
"한 번만 더 그러면 너 먹던 술을 방금 나간 새끼 대가리 위에 부어버릴거야. 라이터랑 같이."
말 끝나자마 멱살 놓고 떨어졌다. 의자 끌고 와서 앉는다.
"훌륭한 어른이 되었네, 스텔라. 축하해."
다른 이들에게 짓는 그 웃음을 입가에 걸기 시작했다. 이는 분노에서 기인한 것인가? 자신도 알 길이 없다.
스텔라 솔로몬스는 살기 위해 햇볕에 나아가는 것을 택했다. 빛 아래서 제 세력을 과시하고, 위로 올라가, 두려움으로 타인을 제압한다. 그리고 프로스페로는 살기 위해 하수구 진창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는, 편리한 기계로 일생을 살아가고자 했다. 우리는 이제 너무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서로에 대한 몰이해는 이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널 죽이지 못해, 알잖아."
입으로 손을 가리고 말았다. 항상 제 감정을 숨기는 데에만 급급했다. 일생토록 너무 많이 웃은 나머지 이제는 죽고 싶을 때조차도 마냥 웃음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