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거 참 우습네 산다는 거, 구역질이 나 산다는 거, 짐승과 내가 뭐가 달라 결국 죽으면 땅에 묻혀 썩을텐데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허, 허어." 나이프가 말을 한다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는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는 듯 하다. 바로 옆이었는데, 못 들었나? 지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칼갈이도 어안이 벙벙하긴 하지만, 놀라는 기색은 아닌 듯 하고.
보호복의 머리 부분을 긁었다. 무안함 반, 답답함 반이다.
뭐, 좋아. 아무렴 어떨까. "너는 나이프 마니아인가?" 아까 쩔그럭 거리던 소리는 품 안의 날붙이들이었던 모양이다. 뭔가 전문가같은 말을 한다. "솔직히, 쓰는 것만 쓰지, 관리엔 퍽 젬병인지라." "혹시 도와줄 수 있겠나?" 게다가 제법 무해해보이기도 하고. 나이프 이야기를 할 때엔 이상하게 낯빛이 초롱초롱하게 변한 것은 조금 기이하지만.
페로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별_주식투자_성과는 뉴 베르셰바 내에 주식 개념이 과연 있으려나? 뉴 베르셰바에 밖의 것과 별다를 바 없는 주식시장이 있거나, 혹은 지금의 페로사를 뉴 베르셰바 밖으로 내보내서 주식을 접하게 한다는 가정하에... 페로사 본인은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큰돈을 투자하지 않기에, 페로사 본인의 실력만 놓고 보면 짤짤이로 소액거래하면서 잃기도 하고 벌기도 하는 소시민의 전형적인 소소한 주식투자 양상을 보인다! 자캐의_긴장한_모습은 긴장했다기보단 각오한 모습이라고 해야 될지도. 얼굴에 표정이 사라지고 전체적으로 눈빛에 날이 서는 등 누가 봐도 태도가 확 달라지는 게 드러나는 타입. 자캐의_협박_방식은 페로사는 진지한 상황이라면 협박보다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지 않길 원하면 1회 경고 후 바로 실력행사에 들어가고,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강요하고 싶다면 협박을 말로 하기보다는 몸에 새겨주는 편. 그런 페로사가 협박을 한다고 하면 친근한 상대와 웃고 떠들다가 장난이나 농담으로 나오는 게 전부 아니려나.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참 신기한것은 하늘이 그렇게 붉은데도 내리는 비만큼은 투명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그리 된건지도 모를 핏빛 구름행렬, 확실한 것은 그녀 또한 오랜 세월동안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단 것이다.
이젠 상식을 벗어나 익숙해진 하늘에선 아직도 시끄러운 소리가 잦아들줄 몰랐고, 그녀 역시 살짝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붓을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진 몰라도 뒤에서 확실하게 들려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을까, 그것도 어깨너머 그리 멀지 않은곳에서 들린 소리였기에 살짝 놀란듯 움츠러들긴 했지만 목소리의 주인에게서 별다른 위협이라던가는 없었기에 살짝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아, 제가 허락도 없이 이런데서... 죄송해요..."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선 다시 말을 이어나갔을까?
"오늘은 참 얄궂게도 비가 갑자기 들이쳐서 말예요~ 그래서... 잠시 여기에 머무르고 있었죠...?"
쇼윈도에 기대어있던 인물의 늘어지는 입꼬리와 그에 맞는 낮은 조의 웃음, 그러면서도 비아냥을 담기보단 눈앞에 무언가를 쫒아 즐기는듯한 그 느긋함이 어느정도는 경계심을 풀만한 이미지로 와닿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상대방이 악의를 완전히 감춘게 아닌이상 별다르게 해코지 하려는 행동이나 언질도 없었고, 오히려 이런 상황이 흥미로운듯-혹은 비에 젖은 자신의 꼬락서니가 의아하다는듯- 살펴보자 살짝 당황스러우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에 시선을 조금 옆으로 두었다.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마치 겸사겸사 둘러보기라도 하라는 말에 수긍해 고개를 끄덕였을까? 그럼에도 그녀는 이 수상할 정도로 친절하면서도 어딘가 기묘한 기질이 있는 인물에게 알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마치 본능이 조심하라고 하는 것처럼,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본래 초면인 사람을 만나면 누구든 경계하기 마련인데, 그녀도 경계심이 낮은건 사실이긴 했지만 영문모를 사람을 손님을 맞이하듯 간단하게 대하는 모습이나 울리는 도어벨 소리와 함께 발만 움직여 문을 열어보이는 태연한 행동은 여러모로 기묘한 기분을 풍기게 했다.
'어쩌면 그런것 따위 신경쓰지도 않는 엄청난 사람'일 가능성이 더 클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는 이상 이런 도시에서 신변도 모를 인물을 멋대로 안에 들이는 대범한 행동을 하진 못할 것이다.
확실히 그 '슈퍼-핫-뜨거'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었는지 가게 밖과 안의 차이가 제법나긴 했을까, 아니면 단순히 긴장한 탓일까? 주변을 둘러보아 알수 있는 것이라곤, 이 가게나 가게의 주인이나 분명 보통사람은 아니라는 직감이었다.
"그... 확실히 슈퍼-핫-뜨거이긴 하네요~ 하하하..."
눈 둘곳이 없는지 거진 1분에 한번꼴로 이곳저곳을 바라보던 그녀는 마침내 약간 흐릿한 시선을 바로잡아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문득 들려온 질문에 스텔라는 응?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질문인즉슨 왜 여러가지 가게들 가운데 빵집이냐는 것이었다. 술을 만들고 유통시킬거면 차라리 클럽이 나을것이고 위장이 목적이면 주택이 나을법도 했는데 왜 빵집이냐는 것이었다. 스텔라는 씨익 웃으며 애매모호한 답을 던졌다.
" 내가 빵을 좋아해. "
스텔라는 그렇게 답했다. 자기가 빵을 좋아해서 빵집을 차렸노라고. 빵을 좋아해서 차고 많은 것 중에 빵집을 골랐노라고.
" 배고파 오빠.. 빵이 먹고싶어.. "
어린 스텔라는 바라는게 크지 않았다. 다른 있는 집 아이들이 고기를 먹자던가, 오늘은 외식으로 근사한 요리를 먹자고 하면 스텔라는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에게 '빵이 먹고 싶다' 하고 말하곤 했다. 하루에 빵 하나를 먹으면 잘 먹은 것이다. 굶는 날이 보통이었고 빵 하나를 먹으면 잘 먹은 날이었다.
그 때, 스텔라의 길거리에서 만난 오빠가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도, 목소리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것이라면 어린 스텔라는 옷소매를 꼭 붙잡고 배가 고프다고 하루종일 칭얼댄 기억 뿐이었다.
" 오빠., 나도 빵이 먹고싶어... 저번에 길에서 봤는데 비싼 옷을 입은 애가 모카번이라는 빵을 들고가면서 먹고있었어.. 나도 그게 먹고 싶어.. 오빠 나 배고파.. "
그래, 하루종일 배가 고프다고 칭얼댔었다. 거리의 하나 뿐인 가족은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였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사라졌다. 처음엔 기대했다. 며칠동안 떠나있었으니 빵을 한 가득 안고 돌아오리라고. 그 다음은 공포였다.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곧 돌아올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울고있었다. 어쩌면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그리고 자신이 또 버려졌다는 생각에 무서워졌다. 그리고 그 다음은 분노였다. 또 버려졌다. 그렇게나 같이 오래 있었으면서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하나 뿐인 오빠에 대한 원망이었고 말없이 떠난 그에 대한 분노였다.
" 응. 내가 빵을 좋아해서. "
스텔라는 피식 하고 웃으며 지금의 자신의 가족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곤 빵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입가는 올라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은 텅 비어 공허해있었다.
고개를 들기는 커녕 얼굴을 목덜미 쪽으로 가까이 하며, 자신의 등을 쓸어내리는 그 모습에 제롬은 끄응 소리를 내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야? 그럴리가. 아니, 그치만 이렇게 반응하면, 선을 넘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가 없어 어렵다. 그녀는 예전부터 자신에게 정답을 주지 않았다. 질문만 던지고, 옆에서 지켜볼 뿐.
장난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니. 오히려 애매함만 잔뜩 던지고 갔으면서. 살살 약올리는 그녀가 원망스러웠지만, 그러는 한편 그게 싫지만은 않아서, 혼란스러웠다. 여인의 손이 제롬의 뒷목을 그러쥐자 그 역시 여인의 뒷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그게 연기한 거잖아. 뻔뻔한 연기. 메이드의 연기. 한순간의 연극이었을 뿐이었잖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아스에게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그게 정말 연기가 아니라면, 내가 들은 속삭임들은 정말 진실이라는 건지. 그녀는 계속 진실이라고는 하나 일부러 진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선을 교묘하게 가려놓아 줄을 타는 탓에 그 말조차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저 웃는 얼굴 너머 진실을 보고싶은 적은 처음이다.
가는 숨결이 목덜미를 스친다. 소름돋았나? 아니면, 묘한 기분이 들었나? 어쩌면 둘 다? 그 역시 그녀의 목덜미에 떨리는 숨을 뱉어내고는, 뒷머리 위에 올렸던 손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난 연기였어. 그래서 더 헷갈려. 넌 내가 연기했다는 사실을 알면서, 넌 연기가 아니었다는 양 말하니까."
제롬이 도발하고, 아스타로테가 받아들였다. 그로 인해 성립된 연기가 사실 연기가 아니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래서 그는, 파묻은 고개를 살짝 들어 아스타로테를 바라보려고 했다.
"정말 연기가 아니었다면, 바칠 생각이 있었다면, 지금 내게 증명해봐.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면 그냥 이대로 있어."
"장난 때문에 피곤해져서, 이대로 조금만 쉬고 싶으니까..." 라며 작게 속삭이고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결정은 아스타로테에게 맡기겠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