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 내 안에서 끓어 오르는게 느껴져 난 네가 볼 수 없는 곳에서 방황하고 있어 내 껍데기 안에서 난 피를 흘리며 기다리지 그리고 곧 너도 그렇게 될 거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등골이 오싹해지는 광소. 사납게 일그러지는 표정. 끈이 당겨질 때의 장력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의 희극적 장면. 나는 이런 꿈을 몇 번이고 꾼 적이 있다. 꿈속의 존재는 나를 쫓아와 몇번이고 죽였는데, 어느 날 나는 그 살인자를 역으로 죽였고, 이후 두 번 다시 그 존재는 나타나지 않았다. “죽여… 죽이겠어… 죽여…!” 이제는 거의 발음마저 희미한, 단순한 분노에 가득찬 울부짖음 같은 것이 마구 터져나왔다. 고통에 가득찬 울음. 거진 비명에 가까운. 끝없는 폭력에 대한 갈구, 복수에 대한 열망과 같은 것이. 허리춤에서 나이프를 꺼내려 하였다. 그러나 팔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오히려 휘청거리다 나이프를 저 멀리 던져버린다. “죽여버리겠어. 내… 나를, 나의 정체를, 을, 짓눌리고 구속당하고 짓밟혀버린 내…”
'자기연민은 거기까지 해.' 누군가 말했다. "닥쳐! 알지도 못하면서 뚫린 아가리라고 지껄이지 마!" '추하기 짝이 없군.' 어느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목소리가 울려댄다. 가슴속에서, 폐속에서부터, 성대와 턱을. 그와 함께 멀미도 가속된다. 계속해서 울렁거린다. 추락한다. 무력하게 고꾸라진다. 추락한다. 떨어진다.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머리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자신의 손은 그 남자의 목을 꽉 쥔 채였다. 180cm 가량의 작지 않은 체구. 그럼에도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린 것이다. 당황스럽다. 무슨 일이 있었지? 그렇지, 이 남자는 내 생각을 읽었다. 내 두뇌를 해킹했고 나는 즈베즈다 사의 블랙아이스 방화벽을 가동하여 그 시도를 막았다. "내 두개골 속의 내용물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해." 나는 그 접근기록을 역추적했고 이 보잘 것 없는 원룸이 그 남자의 집임을 알았다. "도망칠 수 있을 줄 알았나?" 끝없는 추적 끝에 결국 덜미가 잡힌 이 남자는 이렇듯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괴로운가? 그래, 괴롭겠지. "그럼, 괴롭고 말고." 씨익 미소를 짓는다. 곰보가 핀 듯 약간은 어두운 갈빛의 안색. 눈가와 목에 두 개 박힌 피어싱. 크고 형상이 분명한 두 귀.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는 앞머리와 땋은 머리. 이것들은 내가 알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 표정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괴로운건지, 뭔지 모르겠는 기묘한 얼굴을 본다. 얕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것이다. 괴롭겠지. 하지만 나도 내 생각이 읽혔을때 그만큼이나 괴로웠다. 자, 이제 죽어라.
'망상은 집어치워.' 결단력있는, 낮지만 충분한 지성을 지닌 어떤 목소리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곳은 여전히 에만의 편안한 휴식처였다. 이 수상할 정도로 거구에 근육질의 여자가 에만에게 고용된 저격수에게 머리가 날아갈 뻔한 것을 상당히 너그럽게 용서해준 데다 에만에게 필요한 배려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르메인의 고위간부 몇몇이 즐겨 찾는 곳이었기에 바에 개인실이 딸려있는 덕도 컸고, 무엇보다 이전에 경호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을 자신의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삼았다고 했었던가. 무엇보다, 그녀는 에만을 해커 미네르바가 아니라 나이어린 친한 동생 에만으로 편하고 살갑게 대해주기 때문이기도 했다.
"요 꼬맹이녀석. 끼 부리는 거 어디서 배웠어. 귀엽네." 에만이 투덜댄 게 유효했던 건지, 페로사는 이목구비가 선명한 얼굴로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던 손길이 에만의 머리를 와랄랄라 헝클어버렸다. "알았어, 귀여운 꼬맹이. 앞으로 귀여운 꼬맹이라고 불러줄까?" 하는 농담과 함께. 의뢰인이 진상이라는 에만의 말이 따라붙자 페로사는 얼굴의 미소를 십분 공감한다는 쓴웃음으로 바꾸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상 고객이라면 페로사도 꽤 자주 만나보니까 에만의 고충을 잘 아는 탓이다.
"어딜 가나 X같은 놈들은 있더라. 이 동네는 다른 데보다 그런 놈들이 많아서 문제지." 페로사의 손길은 이내 자기 손으로 헝클어놓은 에만의 머리를 다시 부드럽게 정리했다. 에만이 페로사의 손길을 밀어내지 않았다면, 그녀의 손은 금방 에만의 머리를 헝클어놓기 전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다. 페로사는 손 안에 쥐이는 에만의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별 생각은 없었고, 문득 붉은 빛이 예쁜 것 같아서.
"하하하, 그래? 의뢰인이 총을 겨누면 여기로 도망와, 꼬맹아. 그 놈이 쫓아오면 구겨줄 테니까."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사람이(바에서 총을 들고 난동피우는 얼뜨기를 허리를 뒤로 접어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평범한 사람이 A4용지 구기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구겨서 바 밖으로 내던진 것을 에만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런 말을 하니, 그 말에 실재감 있는 오싹함이 있다. 생생한 토마토맛이 살아있는 약간 매콤한 감칠맛 뒤에 알코올향이 그럴듯하게 숨어있는 액체가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판매 페이지에 들어가서 상세 사진을 찾아봤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
페로사는 보드카를 따라넣은 셰이커를 그대로 내려두고, 에만에게 다가와서는 허리를 숙이고 손을 내뻗었다. 아까 에만의 머리를 매만졌던 손이 조심스레 에만의 앞머리를 파고들어 감싸쥐었다. 다른 손은 자기 자신의 이마에 얹혀 있다. 두 뼘도 안 될 가까이에서, 순전한 걱정이 담겨있는 푸른 눈동자와 잠깐 시선이 섞인다. 페로사는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에만의 이마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셰이커를 흔들기 시작했다. 위장까지 내려간 알코올 기운이 그제서야 됐다 싶었는지 뱃속에서 느릿하고 차갑게 퍼진다. 페로사는 셰이커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마티니 잔에 또르륵 따랐다.
에만의 요청에 페로사는 안경과 에만을 한 번 번갈아보곤 반문했다. "이게 그렇게까지 값나가는 건가?" 물어보는 말에 뭔가 탐욕을 부리는 기색은 없고 그냥 의아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 의아함도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뭔가 더 캐묻는 일은 없이 시원스레 물러섰다. "뭐, 열 배까지 필요없고 현금으로 백만 벅만 줘. 구매자가 배달부가 어디서 죽었는지 알아내고 찾아오면, 내가 배달부를 구하려다가 부숴먹었다고 말할 테니까... 그때 찔러줄 돈은 있어야지."
괜찮은 제안이다. 미네르바가 그것을 구매했다는 사실은 남기지 않고, 값은 치르고, 물건은 손에 들어오고, 대외적으로는 물건이 영영 사라졌다고 알려지는 거래 아닌가. 페로사는 이 거래를 딱히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지, 건배나 하자는 듯이 방금 따른 더티 마티니가 담긴 잔을 에만에게 내밀어온다.
사내는 발버둥 속에서 흰 고래의 형상을 보았다. 에이허브! 저 미친 짐승이 우리를 모두 물귀신으로 만들려 하네! 퀴퀘그는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하였으매 그의 안식처는 내 목숨을 구하지 못하였다. 우리는 모두 죽고 말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익사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죽고 말 것이다. 향유고래가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었다. 이빨이 사내의 목을 파고들었다. 발이 허공에 떠올랐다. 흔들리는 동공 끝에는 붉은 피의 환상이 있다. 이상하지요, 교수형당한 시체에서 피를 뿜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두뇌에 산소가 닿지 않는다.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다. 살기 위해 공기를 삼키려 하지만 무용하다. 입가에 맑은 침이 고여 흘렀다. 바둥거려 의미가 있나? 괴롭다. 괴로워, 저 미친 고래가 날 죽이려 한다.
미친 고래가, 나를…
광인의 웃음이 켁켁대고 터져나왔다. 옳아, 그래! 네놈도 미쳤구나! 미친 게 틀림없구나! 사내는 살기 위해 가장 어리석은 행위;웃음을 택했다. 숨을 들이쉬는 대신 내뱉기로 한 것이다. 다리 잃은 선장만이 미친 것이 아니다. 그 고래도, 그 흰 고래도 눈깔이 뒤집혀 머리로 선체를 들이받았더랬지. 그렇다면 우리는 진실로 친구가 될 수 있겠구나, 둘도 없는 벗이 되어 서로의 목을 조르고 광장에 매달 날을 고대할 수 있겠구나. 기쁨에 몸이 주체되지 않는다. 웃음과 괴로움이 뒤섞여 추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인간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밑바닥의 것이다.
날 죽이고 광장에 매달아라.
숨을 멈추려던 그때 내던져졌다. 컥컥대며 산소를 갈구했다. 차가운 공기가 뇌에 닿아 현실을 자각했다. 하지만 이성은 희미하다. 그것을 되찾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친, 애하는… 친구."
시뻘겋게 물든 눈으로 고래를 바라보았다. 목소리는 다 갈라진지 오래다.
"나, 아는, 난, 당신이 마음, 에 들었는데, 어쩌지."
바닥을 기어 저 멀리 날아간 나이프를 쥐려 했다. 쥐었다면 그 끝을 페퍼를 향해 겨눴을 것이 틀림없다. 킥킥거리다가 칼 끝 바닥에 꽂아버린다. 눈물이 맺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당근요정 에만 너무 귀여워 >_< 이리스도 너무 귀여워 흑흑... 이리스 페퍼집에 데려다 키우고싶다 ... >>619 도대체 무슨 정체가 숨겨져있는걸까... 너무나도 궁금해! >>622 예쓰! 나는 돌죽 할때도 무조건 트롤 광전사만 하는 사람이라구~ >>626 큭큭 도로헤도로 존좋! 2쿨 언제 나오느냐 그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