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가 귀여운가, 캡틴이 귀여운가. 기록하는 자가 곧 승자일지니,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캡틴 귀여워. 도시뿌셔 지구뿌셔. (캡틴은 수정 뒤 이 문구를 지워주세요.)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스텔라는 쿡쿡대고 웃었다. 그러고보니 일전에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누군가를 끌어안고 자는 것은 수면제의 몇 배의 효과가 있다고. 그리고 그만큼 일어났을때 개운하다고. 스텔라는 최근에 피곤했었는데 좀 괜찮아지길 바라는 마음 반 정도가 생겨 푸흐흐 하고 웃으며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저 쪽 조직엔 연락을 안해놔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자기 전에만 연락하면 되겠지 라는 조금은 속편한 생각을 하고있었다. 적대적이지도 않은 호의적인 움직임이었으니까 괜찮겠지.
" 자자, 일어나자고. "
스텔라는 영차- 하고 몸을 일으켰다. 스텔라 본인 부터가 힘이 센 편이 아니라 안고 일어서자니 다리가 조금 떨리는 느낌이 있었어서 아쉽게도 안고있다가 금새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자기 전에 한 모금 더 마시는 것도 괜찮겠지. 스텔라는 크리스탈잔에 술을 조금 채우고 한 모금을 더 마셨다. 어느새 해가 떨어졌구나. 최근들어 느끼는 거지만 하루가 조금 더 길었으면 한다는 생각조차 들고있다.
" 먼저 씻고 나올게. 잠옷 필요하면.. 그냥 아무거나 꺼내입어. "
머리를 쓰다듬곤 스텔라는 먼저 욕실로 향했다. 담배 하나를 꺼내 필터를 입술에 문지르면서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 눈이 파란 여자는 입에 담배를 물고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통 알 수 없는 눈. 스텔라는 후- 하고 거울에 연기를 뱉어내곤 뜨거운 물에 몸을 녹였다. 씻고나면 언제나처럼 기분이 좋다. 그리고 더 좋은건 이 씻은 다음에 마시는 한 잔이야말로 정말 기분이 좋다는 것이지.
승합차가 멈춰서고 뒷문이 열렸다. 장정 둘이 먼저 내리고 뒤따라 내린 것은 이마에 상처를 입고 피가 조금 나는 스텔라였다. 스텔라는 눈에 두르고 있던 안대가 벗겨지자 갑자기 들어오는 빛에 눈을 살짝 찡그렸다가 주변을 둘러본다. 공터. 숲이 가까운 공터. 아무도 찾지 않을 곳. 그리고 사람 하나는 충분히 들어갈 구덩이 하나. 스텔라는 허- 하고 한 숨을 뱉으며 금세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 담배 하나 피워도 되겠나? "
검은 양복을 입은 이들 중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스텔라는 담배를 꺼내 필터를 입술에 문지르다가 입에 물곤 허공을 바라보며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 정말 거의 다 왔는데. "
스텔라는 또 하 - 한숨을 내쉬곤 물고있던 담배에 불을 붙이며 옆에 서있던 검은 양복의 남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 정말 코 앞이었는데. "
스텔라는 킥킥대고 웃으며 하늘을 보고 후 - 하고 담배연기를 뱉곤 눈을 감았다.
" 아- 그 사람이 보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말 거의 다 왔었는데. "
그리곤 눈을 떴다. 우중충한 하늘.
" 손만 뻗으면.. 모두 다 내 것이었는데!!!!!!!!!!!! "
메아리가 울린다. 닿지 못할 메아리는 허공에서 잘게 부숴졌다. 스텔라는 한 숨을 내쉬며 담배 연기를 함께 뱉었다.
" 빌어먹을.. "
그리곤 바닥에 툭 담배를 던지고 자신을 위해 파두었을 구덩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시계를 풀러 구덩이에 던지고, 목걸이를 풀어 던지고, 마지막으론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풀어 던졌다.
" 됐다. 자, 어서 끝내. "
그리곤 그 구덩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았다. 그리곤 하늘을 찢는 총소리가 들렸고,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사장이자 가족의 제일 큰 언니는 구덩이 안으로 굴러떨어졌다.
먼저 씻으러 들어가는 스텔라를 배웅해준 이리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스텔라의 옷장을 열어본다. 이리스의 옷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옷장을 보며 이리스는 처음에는 조금은 위축이 된 듯 눈을 굴렸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그 옷 사이에서도 가장 무난해보이고 편안해보이는 셔츠 한장을 꺼낸다. 그리곤 방 한켠에 오늘 입고 왔던 정장을 구겨지지 않게 걸어두곤 스텔라의 향이 느껴지는 옷을 걸친다. 구릿빛 피부가 훤히 드러났고, 정장 아래에 가려졌던 수많은 흉터들도 드러났지만 이리스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푹신한 침대 위에서 뒹굴거릴 뿐이었다.
" 아직 안 자아~ 자더라도 언니랑 같이 자야지~ "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선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이리스는 씻고 나와 열기를 품은 체 걸어오는 스텔라의 말에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도 스텔라와 자는건데 씻지도 않고 잘 수는 없다 생각하는 이리스였다. 자신의 집에서는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그대로 뻗어서 자는게 태반이었지만, 이런 고양이도 타인의 집에선 조심을 하는 모양이었다.
" 뭐어, 잠자리까지 신경쓰지는 않으니까~ 출근만 잘 하면 뭐라고 안 하시고! "
이리스는 폴짝 침대에서 뛰어내려와선 걱정말라는 듯 베시시 웃고는 "씻고 올게~!" 하는 말과 함께 후다닥 욕실로 향한다. 앞서 스텔라가 씻은 덕분에 열기가 찬 욕실로 들어선 이리스는 스텔라를 따라하듯 가볍게 따스한 물을 묻히고는 욕조에 뛰어든다.
" 후으..따뜻해에.. "
고양이가 온기에 녹아내리듯 흐물거리며 잠시 뜨거운 물을 만끽하던 이리스는 헛 하는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린다.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스텔라를 생각하니 너무 오래걸려선 안될거란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서둘러 씻고 나와선 평소처럼 머리를 대강 말린 이리스는 후다닥 옷을 다시 챙겨입곤 스텔라가 기다리고 있을 침대로 달려와 뛰어든다.
>>340 한약맛이라면~ 쓰고 떫은 거구나~ 하긴~ 인간찬가를 외치는 사람과 염세주의적인 사람의 대립구도는 정통클리셰니까~ 뭐 어때~ 험한 말은 어차피 참치선에서 다 걸러질거고~ 애초에 쥬가 그런 걸로 기분 상할 애도 아니고~ 점순이처럼 패드립 친다면 아무리 쥬라도 캔버스 휘두를 수 있겠지만~ (?)
시안주 어서와~ 오~ 시안이는 뭔가 돌려말하면서도 싫다는 표현은 확실히 해주네~ 역시 달콤싸함~
"당신이랑 2년이라는 시간을 알고 지냈다니 새삼스럽게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야. 네 말대로 신랄한 평가라는 걸 알면 그런 소리를 또 하지 말아야하는 거 아냐?"
부탁이니까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각별하게 생각해줘 하고 브리엘은 예민하고 깐깐하게 대꾸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 뉴 베르셰바에, 이 빌어먹을 비탄의 도시에 스스로 발을 디뎠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이 자신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하고 있는 남자였다는 건 사실이였지만 역시 그가 자신을 걱정하거나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들어버리는 건 질색이다. 아주, 끔찍하다. 그나마 그런 인연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브리엘이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는 것 뿐이다.
"칭찬이 아니였어도 듣는 사람이 칭찬으로 들었으면 그건 칭찬이 맞아."
시니컬한 반응 속에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반응이 섞였다. 능글맞은 제롬의 표정에서 시선을 떼어내고 브리엘은 다시 혀를 쯧, 차면서 와인을 담은 잔을 비워내기에 이르렀다. 향기는 좋고, 맛은 쓴 커피를 온종일 마신 상태에서 와인이 들어가니 제법 괜찮은 기분이였다. 다만 장소가 장소라고 생각해서 취기가 오르도록 마시지는 않을 거라고 다짐하며 브리엘은 자신의 요청으로 웨이터가 두고 간 와인병을 들어, 빈 잔을 반쯤 채웠다.
"당신은 뻔뻔함을 좀 줄일 필요가 있어. 핑곗거리밖에 안되는 오지랖도 좀 줄이고."
두번째 잔을 비워내고 나서야, 브리엘은 샐러드를 바로 먹지 않고 몇번 뒤적여서 드레싱을 골고루 묻히며 말했을 것이다. 싱싱한 야채들을 포크로 찍어서 입으로 가져간다.
스텔라는 기분좋은 웃음소리를 내면서 이불을 슬쩍 들췄다. 이리스가 이불에 들어오길 기다리고 자연스럽게 제 품을 파고들자 스텔라는 별 거부없이 꼭 끌어안았다. 따뜻했다. 마침 딱 씻고나와서 따뜻했고, 사람의 온기라는 것은 원래도 따뜻했다. 스텔라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정말 코 앞에 있는 거리. 스텔라는 손을 들어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 잘 쉬고 또 내일 일해야지. "
나도, 너도. 스텔라는 그렇게 덧붙이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마셨던 술이 이제야 반응이 오는지 팔다리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다리였고 그 다음은 팔이 풀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은 허리가 풀어졌고, 어깨와 목이 순서대로 풀어졌다. 자물쇠가 풀리듯 힘이 쭉 빠져나간 스텔라는 Urgh... 하고 또 습관처럼 앓는 소리를 내면서 몸을 돌려 이리스를 꼭 끌어안고 어깨에 머리를 파묻었다.
" 고생했어. 잘 자. "
그리곤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또 장난기가 동했는지 '잠깐만' 이라 말하며 이불속으로 들어가 이리스의 배에 얼굴을 대고 부- 부- 하고 두 번이나 바람을 불곤 파하하! 하고 웃으며 다시 이불위로 올라왔다. 장난은 이제 그만. 스텔라는 다시 이리스를 꼭 끌어안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숨소리가 천천히 안정되어가고 금새 깊은 잠에 빠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것... 뭐, 그런가. 그게 올바른 태도겠지. 환경을 바꿀 수는 없으니."
환경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바뀌는 것은 쉽다. 그러니 인간의 대부분은 후자를 고르는 것이겠지. 이런 환경에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다. 라는 것처럼,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삶에 적응하는게 '평범한' 것이다. 그리고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였고.
"적어도 난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고... 아닌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뭐, 인간이란 원래 변심하는 존재 아니겠는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나중엔 또 바뀔지도 모르고... 당장 그 예외인 사람이 몇몇 생각나는 것 같아서, 순간 머리가 아파졌다. 원래는 다른 사람에게 신경쓰지 않으며 살고 싶었지만... 하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그의 적당한 대답에 제롬 역시 어깨를 으쓱, 할 뿐 별 말 하지 않았다. 그도 어른이니 어련히 알아서 조절 잘 하겠지.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난 전자가 필요해. 완전히 멈춰버리는 약."
일시적인 가사상태이긴 하지만, 완벽한 가사상태가 필요했다. 어중간한 것은 오히려 독이다. 저걸 사용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까. 제롬은 하웰이 빤히 쳐다보는 것에 잠시 고민했다. 이유를 말해야 하나, 숨겨야 하나. 숨겨도 그는 신경쓰지 않겠지. 나는 사는 의뢰인일 뿐이고, 그는 판매자일 뿐이니까.
"속여야 할 사람이 있어서."
그래서 그는 뭉뚱그려서 말했다. 적당히 넘길 정도로만.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는 싶었지만, 하웰이 깊게 연관되는 것은 막고 싶었다. 애초에 그라면 알아서 거리를 조절하겠지만...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하는, 어느 정도의 배려였다.
"그 사람이 아주 민감할지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대비를 하려면 완벽하게 해야 해. 어중간하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 한 결과가 될 거야."
전자의 향수. 준비해줄 수 있어? 라고 덧붙이며 하웰의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반쯤 감긴 자색 눈동자가, 하웰의 눈을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