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맹독에 번뇌에 고독을 품고 거짓은 망상에 군침이 끊이질 않아 심판과 범죄를 하나로 묶고선 지껄여 누가 타개책 따위에 관심을 가지겠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구급상자에서 이것저것 꺼내던 손가락이 이리스의 말에 멈칫한다. 푸흐, 하고 힘빠진 웃음소리를 내어버린다.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걸까나."
그런 말을 하는 자신도, 과거에 얽메여 헤어나오지 못하는 느낌이지만 말이다... 지금도 보아라. 저 아이의 환한 미소는, 열세살의 꼬맹이에서 부터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 손에 전해져 오는 온기에 지나가던 투로 내뱉어버린다.
"그때는 정말 땅꼬마였는데."
지금은, 음. 아직도 땅꼬마네.
평균 여성의 키를 훌쩍 넘은 지 오래된 칸나가 말하기엔 치사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나. 한 뼘은 물론 머리 한통 차이의 높이 위에서 이리스의 정수리만 바라보다보니, 정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을.
그런 생각을 하던 칸나의 미소가 조금이나마 진심을 머금지만, 이내 현실의 상황에 다시 흩어져 떠나버리게 된다. 그녀가 애정하는 담배연기처럼.
그렇기에 이리스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하지 못했다는 말이 어울릴려나? 이리스의 부드러운 미소와 대비되게 굳은 얼굴이다. 풀가동된 히터가 방을 따뜻하게 데운다. 머리위 전등이 희미한 소리를 내며 소파를 푸른 빛으로 채운다. 칸나는 이리스의 얼굴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안심시키려는 미소를 보기 싫어서 일까, 아니면 집중을 해야한다는 다짐일까? 흔들려서는 안돼, 하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듯이, 칸나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처음은 식염유. 상처를 씻어낸다. 작은 입구에서 물이 흘러나와 이리스의 상처를 지나간다. 피와 먼지를 머금은 물이 이리스 아래의 소파를 붉게 물들인다. 칸나는 아랑곳 않고 물통을 내려놓았다. 다음은 새하얀 라벨이 붙혀진 통. 과산화수소.
" 일단 여기서 지내. 그리고.. 빵들은 건드리지마. 손님들한테 나갈거고 빵도 제법 수입원이 되주니까. "
새로운 베이커들이 몇 인가 들어왔다. 사실 진짜 베이커들은 아니고 베이커라는 신분을 사용하는 다른 조직에서 넘어온 사람들이라고 하는게 맞겠지. 어찌됐든 이들은 다른 구획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정비하기 위해서 이 곳에 머무른다고 했고 그냥 들어오게 둘 수는 없으니 거래를 하고 베이커라는 명목으로 들어와서 밀주를 만드는 일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래빗홀 베이커리의 지하에 적당히 줄을 맞춰 서 있었고 스텔라는 그 앞을 서성거렸다.
" 빵은 하나도 안보이는데요? "
한 명이 농담을 던졌고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른 조직의 일원이다. 이 곳이 밀주를 만드는 곳임과 불법 도박장이 있는 곳임을 짐작하고 거기에 대해서 도발겸 농담을 던진것이겠지. 스텔라는 고개를 갸웃하고 천천히 다가가 농담을 한 사람 바로 앞에 서서 눈을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스텔라는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로 옆 사람의 머리를 후려쳐 쓰러트리곤 손짓으로 쓰러진 이를 치우라 말하고 지팡이로 농담을 한 당사자를 툭툭 쳤다.
" 곧 깨어날거야. 이빨은 몇 개 없겠지만 머리는 쓸 줄 아는 놈이 되겠지. 그리고 이 녀석이 마지막으로 기억할건 네가 했던 그 재밌는 농담이겠지. "
스텔라는 '주목!!!' 이라고 크게 외치면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 여기엔 규칙이 있어. 그리고 규칙은 이유가 있어서 존재하고, 물론 지켜져야 하겠지. "
담담한 평서문의 목소리. 스텔라는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 규칙 하나. 빵과 럼의 차이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
담담한 목소리가 일순간 엄청나게 커졌다. 그래, 급발진처럼 보일수도 있겠지. 다만 다른 조직의 녀석들이기에 다른 맘 먹지 못하게 밟아놓는 것과 기선제압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스텔라는 굳이 그럴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 규칙 둘. 무엇이든 너희보다 높은 사람이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
또 한 번 소리를 친다. 소리를 칠 때마다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가 실내를 휘감아치고 그 때 마다 사람들이 움찔했다.
" 규칙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은 난 몰라. 왜냐면 너희 같은 삼류 놈들만 알면 되는거니까. 내가 너희를 좋아하고 또 아끼니까 하는 말인데.. "
스텔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 허공을 잠시 바라보던 스텔라는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내 가족들. 내 동생, 언니, 오빠들 곁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
이 정도면 된 것 같지? 스텔라는 뒤를 돌아 밖으로 나섰다. 소매자락에 피가 조금 묻었고 들고있던 지팡이는 걸어가던 길에 대충 던져놓았다. 올라가는 길에 술을 한 병 챙겼고 계단을 타고 밖으로 나왔다. 자기 '가족'이라고 부르는 조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인사를 받고 차를 타고 집으로 몸을 옮긴 스텔라는 문이 잠겨져 있지 않다는 것에 고개를 갸웃했다. 누군가 들어왔거나, 잠그는 것을 깜빡했거나. 무엇이 됐던 주의할 필요는 있다. 허리 뒤에 잘 모셔져 있는 권총을 빼든 스텔라는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수색하다가 소파 위에 누워있는 인영을 보곤 조용히 소리를 죽여 다가갔고 한 손으로 입을 막고 총을 쥔 손으로 그 총을 누워 있는 사람의 이마에 겨눴다.
푸흐 하고 힘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말해오는 칸나에게 이리스는 해맑은 목소리로 답한다. 이리스는 칸나와 만났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잊지않고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있을까, 자신의 몇 안되는 소중한 사람 중 하나였는데. 이리스는 칸나가 좋았다. 어딘가 차가운 듯 하면서도 하나하나 자신을 챙겨주는 그 모습이.
" 지금은 땅꼬마 아니거든~ 밑에 부하직원도 셋이나 있어~ 내가 대장이야~ "
수습기간이 끝나고 호위팀 하나의 지휘를 맡게 된 이리스는 해맑은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칸나가 보기엔 몸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아이나 다름없겠지만 이리스 나름대로 뿌듯한 감정을 품고 있던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맑게 말하는 것은 이어질 일들이 칸나를 힘들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떄문이기도 했다.
" 읏... "
언제나 칸나는 자신의 상처를 보며 슬퍼한다. 이리스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또다시 상처를 보이면서도 애써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괜찮다는 듯, 이런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언제나처럼의 밝은 미소였다. 식염유가 상처를 씻어낼 때, 한순간 이리스의 몸이 요동쳤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식은땀을 흘리며 이리스는 웃어보였다.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이따금 신음소리를 흘리며.
"...진짜 별거 아니네, 후흐~ 술 마시고 싶다아~ 역시 언니랑 마시면 안되나? "
숨을 몰아쉬면서도 애써 태평한 척 미소를 지어보인 이리스는 능청스레 말을 이어간다. 절대로 안된다는 말을 들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언제나처럼 태평함을 연기한다. 자신은 그래야 하니까.
" 얼른 해치우고 푹 쉬자~ 언니도 피곤하잖아, 그치? 금방이야, 금방~ "
이런 상처는 몇번이나 치료를 받아봤다는 듯 스테이플러를 든 칸나에게 심호흡을 하며 말한다. 미세하게 입술이 떨려오는 것이 통증이 심한 것일텐데도,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맞잡은 손의 손등을 엄지로 살살 문지러줄 뿐이었다.
2. 아침 8시 반! 아차, 눈 뜨자마자 다시 잠들었던 모양입니다! 헐레벌떡 옷을 갈아입고 출근을 합니다!
3. 9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호위 임무에 투입됩니다! 신참들이 어리버리를 타서 이리스가 혼을 내줬습니다! 빠릿빠릿 해진게 아주 마음에 듭니다!
4. 오후 7시 반! 보고서는 부하한테 맡겨두고 퇴근합니다! 이리스는 보고서 쓰는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리스는 오늘은 어디를 가서 놀지 고민을 하다가 간만에 반가운 사람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어디론가 걸음을 옮겼고, 잠겨있는 문을 확인하곤 자연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 쇼파에 몸을 뉘였습니다.
그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리스의 이마에 총이 겨눠진 순간, 입을 벌린 체로 잠들어 있던 이리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껌뻑껌뻑 총과 자신을 내려다 보는 스텔라를 발견합니다. 한순간의 정적, 이리스는 잠이 덜 깬 얼굴로 베시시 웃어보입니다.
" 스텔라 언니~ 좋은 아침~ 아침은 토스트로오... "
쿨.
졸음 가득하던 눈이 다시 감기고 다시 잠이 들려는 듯한 숨소리를 내는 이리스였습니다. 분명 여긴 이리스 집이 아닌데 말이죠. 신기하죠?
스텔라는 습관처럼 입에 붙은 앓는 소리를 내며 총을 거두고 테이블 위에 대충 툭 던져두었다. 피곤했던 모양일까. 스텔라는 허탈한 웃음을 뱉고 머리를 한 번 쓸어넘겼다. 아침은 토스트라는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고 시계를 바라보았다. 하나 확실한 건 아침은 아니라는 점이었지. 스텔라는 집이 좋았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나 술을 마실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서랍 위에 올라가 있는 술병을 들고온 스텔라는 잔에 한 잔을 따르고 소파로 다가왔다.
" 머리 들어봐 "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머리를 드는 것은 스텔라 쪽이었다. 깔고 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스텔라는 이리스의 머리를 슬며시 들어 자리에 앉고 자기 허벅지 위에 이리스의 머리를 올리곤 가만히 쓰다듬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확실히 상등품이다. 만들때 원료부터 따로 빼둔 것이라 그런지 맛 하나는 보장되는 녀석이었다.
" 자~ 일어나 도둑고양이. "
한 모금을 더 마시고 테이블 위에 반쯤 남은 컵을 내려놓았다. 누워있는 이리스의 코를 톡톡 친 스텔라는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잠겨있었을텐데. 집을 나올 때 문을 잠궜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적어도 스텔라는 항상 문을 잠그고 다니는 타입이었다. 그것에는 그 어느 날도 예외는 없었다. 분명 오늘도 제대로 잠궜을터인데.
" 이리스, 혹시 문이 열려있었어? "
처음부터 잠겨있지 않았다면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리스가 잠긴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것이니 보안에 조금 더 신경써야 할지도 모른다. 도어락으로 바꾼다거나, 자물쇠를 하나 더 걸어놓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지.
>>690 에만이를 천천히 먹여야겠구만..🤔 동기는 뭐 어떻게든 생길 거고~ 헉 맞아 무라사키랑~ 에만이랑 가면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 에만이는 무라사키도 가면 쓴단 말을 들으면 "..밥 먹을 때 불편하지.." 하고 말했다가 그정도는 아니었음을 깨닫고..나는야 가면 생활밀착형 인간.. 동족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