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스텔라는 다시 앓는 소리를 냈다. 변하지 않는 천성이라는 것일까. 스텔라는 살냄새를 좋아했고 피부가 닿는 감촉과 꼭 붙어있는 온기를 좋아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좋으니까 좋을 뿐이다. 안심이 되기도 하고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결국 스텔라가 다른 사람과 스킨십을 좋아하는 것은 그런 연유라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고 그냥 좋으니까 그렇게 하는것. 유감스럽게도 눈 앞의 사람은 그런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 모양이다. 스텔라는 어깨를 한 차례 더 으쓱하곤 그저 뒷모습을 따라 걸어갔다.
" 그래도 언젠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
눈 앞에 등장한 카두세우스의 본거지에 스텔라는 으흠~ 하고 콧소리를 내며 기다리고 있던것인지 모를 조직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다. 자신은 스텔라 솔로몬스이며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사장'이고 오늘은 비즈니스차 방문했으니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들이었다. 내부로 들어가고 부터는 조금 일사천리인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이동할 거리가 짧아진데다가 본격적인 비즈니스라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 자, 그럼 일 얘기를 해보실까. "
브리엘이 자리에 앉기를 기다렸다가 뒤이어 자리에 앉은 스텔라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고 입술에 필터를 문지르다가 불을 붙이기 직전에 허락을 구하듯 눈치를 보다가 이내 라이터를 집어넣고 담배도 다시 뱉어 집어넣었다. 대신 술을 꺼내 한 모금을 마시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가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조금 비스듬히 앉았다.
" 우리는 한 달에 약 32000리터의 럼을 만들고 25000리터의 위스키를 만들어. 그리고 그걸 전국 각지로 보급하지. 일단 내 주문부터 이야기할게. 너희는 약을 퍼트리잖아? 그걸 원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올거고 유통망은 널리 퍼져있을거란 말이지. 마침 우리는 유통망이 필요하던 참이었어. 쉽게 말하면 중간 배달을 부탁한다는거야. 럼 10,000리터 위스키 8,000리터. 한 달에 이 만큼씩 너희가 반대쪽 구획으로 보내주면돼. "
샘플은 아까 받았지? 스텔라는 그렇게 말하며 카페에서 선물로 준 술병을 언급했다. 안주머니에서 수첩과 펜을 꺼낸 스텔라는 이리저리 펜대를 굴리면서 여러가지를 적어나가며 중얼중얼거리다가 계산을 마친듯 응. 하고 한 마디를 뱉었다.
뭔가 조직 대 조직으로 큰 거래를 제안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개인 쪽에 가깝겠네.
3년 전의 어느 날, 이자벨라가 투숙객으로부터 특이한 선물을 받았는데 엄청 난해한 선물을 받은 거야~. 권총인데 아주 특이한 기능(이거 아직 생각 못했다, 캡의 도움을 받지)이 달려 있어, 원리나 그런 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복잡 정교한 물건인 거야. 현역 때 같았으면 그냥 싸고 튼튼하며 익숙한 무길 선호했겠지만, 지금은 은퇴한지 한참 지났잖아? 지금 이자벨라에게 무기란 그저 과거를 추억하는 매개에 불과해, 그런 점에서 이 특별한 무기는 너무나도 흥미로운 물건인 거지. 하멜슨이 언제 생길지도 모르는 해피님네 분점의 설계도를 그리면서 히히덕대듯, 이자벨라도 관심가는 분야란 게 있으니까~. 곧장 그 길로 수소문해서 직접 찾아갔을 거 같아. 그리고 도착한 가게에서 대충 로미님의 성격을 알아보곤 재미있겠다 싶었던 거지. 그래서 이자벨라는 스스로를 과거에 전설이 된 히트맨, 망령이라고 밝히곤 자신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만들어달라고 거금을 주고 주문해. 물론 그 무기를 쓸 일은 좀처럼 없겠지만, 내심 궁금했던 거지. 망령이라는 그 이명에 담긴 의미를 내심 본인조차 의심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이 무구한(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자기 분야에 있어서 순수하단 의미) 기계공인 로미님에게 묻는 셈인 거야. 망령이란 대체 뭘까. 그것에 대한 답을 무기로 듣고자 하는 거지.... 답은 뭐로 받았으려나? 아무 것도 주지 않았을까? 아니면 애초에 거절했을까? 관심 없으니, 적당한 무기를 넘기고 끝냈을까? 아님 너무 열중해서 완벽한 답을 찾아 만드려는 터라 아직까지도 완성을 못했다거나? 뭐 어느 쪽이건 좋을 거 같네.
좋아하게 될 일은 없을테니 아무려면 좋을 이야기다. 뉴 베르셰바에 들어온 이래, 한번도 바뀌어본 적이 없고 또한 관계없는 이야기다. 스텔라가 악수를 요청하자, 조직원의 정처없이 움직이던 시선이 브리엘에게 향했다. 괜찮냐고 묻는 눈치길래 브리엘은 팔짱을 끼고 보일듯 말듯 고개를 끄덕여서 긍정을 표시했다. 아무래도 카두세우스의 본거지에 모습을 보이는 게 손꼽히는 브리엘이 등장한 걸로도 모자라 무려 사장이라는 사람까지 왔으니 당황스러울 법도 했다. 하지만 조직원은 브리엘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텔라의 악수를 정중하고 깍듯하게 받으며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직원은 차라도 가져오겠다며 자리를 잠시 피했고, 브리엘은 카페에서처럼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았다. 소파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눈이라고 불리는 약과 캣츠아이라는 은어로 불리는 은은한 노란색을 띈 약. 그리고 블루캔디라는 아주 흔하디 흔한 은어로 불리는 푸른색의 약들이 놓여져 있었기에 브리엘은 그중, 스텔라가 말했던 눈이라고 불리는 약을 손에 쥐고 스텔라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다가 유통망과 중간배달이라는 단어에, 쥐고 있던 약이 담긴 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말을 내뱉지 않은 것은,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상대의 제안은 어찌됐든 끝까지 들어봐야한다는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브리엘은 스텔라의 이야기가 모두 끝나자마자, 팔짱을 끼고 소파에 기대 앉은 상태에서 꽤 오래 말을 꺼내지 않다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썩 괜찮은 소리가 나도록 손가락을 튕겼다.
"스텔라 솔로몬스, 호라이즌 블라인더스의 사장님. 원하는 것과 조건은 일단 그것으로 끝인거지? 그렇다면 이제 이쪽의 입장을 이야기 해도 될까?"
차를 가지고 온 조직원은 잠시 브리엘의 눈치를 보다가 브리엘이 앉아 있는 소파 뒤로 걸음을 옮겨섰다. 테이블에 올려진 차는 역시나 브리엘이 좋아하는 쓴맛이 강한 블랙커피였다. 사실 위스키나, 보드카가 땡기기는 하지만 지금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공적인 자리였다. 커피로 만족해야한다.
"자, 당신은 카두세우스로 하여금 중간 배달 역할을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어. 맞지? 그리고 그 대금으로 팔리게 되면 5%의 대금을 지불한다고 했고.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어. 우리 카두세우스는 굳이 다른 구획으로, 우리가 자신있어하는 약이 아닌 다른 물건을 전달하는 중간 유통업을 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제의한 5%의 대금 이상의 수입을 벌어들여."
두번째, 하고 브리엘은 손가락 두개를 브이자처럼 펼쳐보이며 무감각하기 짝이 없는 건조한 무표정으로 스텔라를 바라봤다.
"가령 받아들인다고 해도 당신은 우리에게 `팔리게 되면 5%를 주겠다`고 제의했어. 요컨데 팔려야만 우리는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가 되는거야."
세번째, 하고 브리엘은 손가락 세개를 펼치면서 나른한 기색이 짙은 눈매로 시선을 슬쩍 움직였다. 구리색 눈동자가 스텔라를 짧게 훑었다.
스텔라는 혀를 차면서 다시 몸을 뒤로 기대었다. 커피를 바라보던 스텔라는 잔을 들어 1/3 정도를 바닥에 흘려보내고 흘려보낸 만큼 안주머니에 있던 위스키로 채운 스텔라는 그제야 마음에 든다는듯 호록 하고 한 모금을 마시곤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약을 바라보던 스텔라는 저거란 말이지. 하고 중얼거리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머릿속에서 많은 것들이 지나간다. 최고의 이윤을 챙길 방법과 실속있는 방법들, 눈 앞의 조직과 좋은 관계를 맺을 방법과 더 나아가서 가능하다면 통째로 집어삼킬 그런 계획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눈 앞의 것을 생각해야지.
" Urghh..... "
또 앓는 소리를 낸 스텔라는 한 번 더 혀를 차곤 술이 섞인 커피를 마셨다. 깔루아 밀크같은 느낌은 아니더라도 제법 괜찮네. 조목조목 들리는 말에 스텔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않고 제법 언짢다는 표정으로 눈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를 했다.
" 팔릴거야 "
자신감이 넘치는 말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스텔라는 또 "팔릴거야." 하고 답했을 것이다. 원래 실없는 소리와 알맹이 없는 이야기는 스텔라의 주력이었다. 이미 스텔라 펍의 술이 양질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고 블라인더스는 그 명맥을 이으며 밀주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도 있었다. 이미 검증이 된 이야기다. 스텔라는 등받이에서 등을 떼곤 몸을 조금 앞으로 숙여 조금 더 가까이에서 눈을 마주보았다.
" 내 이야기 좀 더 들어볼래? "
스텔라는 다시 등받이에 등을 기댄다.
" 너희 약, 우리가 떼어다 팔아줄게. 그 값은 술과 약간의 현금으로 지불해줄거고 그리고 그 거래에 우리 술을 다른 구획으로 넘겨주는 것 까지 포함하자는거지. 이렇게 안전하게 사업확장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없다? "
Aight? 하고 조금은 특이한 억양의 영어를 덧붙인 스텔라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필터를 입술에 문지르다 불을 붙였다. 푸- 하고 허공에 연기를 뱉어내곤 또 가만히 눈을 바라보았다.
" 다른건 몰라도 너희 약은 우리가 팔아줄 수 있어. 일주일에 스텔라 펍에 들르는 사람은 네 생각보다 많아. 게다가 우리 술은 울프팩 클럽에도 대주고있어. 거기도 사람 꽤나 많이 다닌다? 생각해봐.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조금씩 약이 퍼지면 어떻게 될지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