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뉴 베르셰바의 벨몬트 에비뉴의 지도와 이런저런 자료 서류를 탁자 위에 펼쳐둔, 삼십 대쯤 되었을까 한 두 남자가 제각기 시가를 빼물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둘 중에서 좀더 젊어보이는 쪽이 서류 하나를 톡톡 치며 말했다.
"이 정도 금액이면 확실히 그 쥐새끼들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고, 벨몬트 에비뉴의 우리 산하 조직에 위협이 될 만한 액수가 맞습니다."
그 서류는 은행 계좌였고, 은행 계좌에는 장비 구매 대금이며 용역 고용 대금 같은 불온한 지표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비정상적으로 높게 잡혀있는 거래 내역이 인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쥐새끼들이 이럴 이유가 없거든요. 벨몬트 에비뉴를 잡고 있는 친구들 위에 우리가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들의 입장에서, 이 작은 브로커 조직이 벨몬트 에비뉴 하나를 점거하기 위해 벌이는 쿠데타는 그야말로 동네 양아치들 싸움박질 수준에 끝나지 않았다. 그들이 벨몬트 에비뉴를 잡고 있는 조직에 대항해 쿠데타를 일으켜서 벨몬트 에비뉴의 마약 유통을 잡게 되더라도, 그들이 다른 구역에서 인력들을 차출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벨몬트 에비뉴에 투입하면 그들의 작은 쿠데타는 삼일천하로 끝나게 될 것이 자명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조그만 브로커 그룹은 묵인 아래 쥐새끼답게 사는 게 아니라 고양이를 깨무는 것을 선택했다.
"이유라."
그들의 자금 흐름으로 보건대, 그들이 등 뒤에 다른 대형 조직을 업고 있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대형 조직 입장에서도 작은 구역 하나 먹자고 별볼일없는 브로커 십여 명을 지원해줄 이유가 없었다. 괜히 조직간의 전면전이 될 만한 일을 무엇하러 하겠는가. 그래서, 이 브로커들이 준비하고 있는 쿠데타는 더욱 그 이유도 근거도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게 중요할까? 아니야. 이것들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깜찍한 짓을 하려고 하는지... 이게 진짜 이것들이 한 생각이기나 한지. 그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야."
좀더 나이든 남자는 다른 서류를 들고 있었다. 그는 굵은 손가락을 탁 튕겨 서류를 팡팡 쳐 보였다. 한쪽 무릎에 얹어둔 반대쪽 발목이 신경질적으로 까닥거렸고, 그것에 비친 샹들리에 불빛이 반짝거렸다.
"중요한 건, 이 쥐새끼들을 시원하게 잡아족칠 명분이 여기 있다는 거지."
나이든 남자는 서류의 다음 장을 떠들어보았다. 거기에 적힌 수치를 보고, 그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허! 하고 감탄사를 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곤 그 페이지를 펼쳐둔 채로 그것을 신경질적으로 탁자 위로 탁 던졌다.
"이것 봐. 우리 휘하 구역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게 싫어서 쥐새끼들을 적당히 봐주라고 우리 친구들에게 말해뒀더니만... 자비를 베풀었더니 감사한 줄은 모르고 욕심을 부리잖아. 이것들이 해처먹는 액수가 이만큼씩이나 됐다는 거 알고 있었나?"
좀더 젊은 남자는 그 서류를 집어들고는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사실 나이든 남자에게 가져오기 전에 이미 먼저 훑어보았고, 그 내용도 다 파악해두었지만, 지금은 나이든 남자가 어처구니없어하는 감정에 동조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액션이 필요했다. 젊은 남자는 면목없다는 듯이 남자의 턱께로 시선을 내리깔았다.
"죄송합니다."
젊은 남자의 액션이 어느 정도 먹힌 것인지, 아니면 나이든 남자가 애초에 자신의 참모에게까지 화풀이를 할 생각은 없었던 것인지 그는 젊은 남자를 질책하지 않고 '쥐새끼들'의 명부를 슥 집어들었다.
"자네가 죄송할 게 아냐. 이것들이 이렇게나 해먹고 있는데 자네가 이것들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 우리 친구들 중에 이것들과 짜고 몰래 쥐새끼짓에 동참하는 싹수 노란 놈이 있다는 이야기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말야, 내 생각에는, 벨몬트 에비뉴에... 적당한 교훈이 필요할 것 같아. 이 쥐새끼들에게도, 이것들 다음으로 들어올 쥐새끼들에게도... 우리 친구들에게도."
나이든 남자는 허리를 뒤로 젖혀 소파에 푹 기대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어떤 명단을 슥 훑어보았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명단을 슥슥 긁어보던 남자는 옳지, 하며 표정을 풀더니 자신의 참모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클로로에게 연락해."
그리고 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테이블 위의 서류들로 손을 뻗었다. 그 손은 이내 종이들 사이에서 마약 브로커 조직의 얼굴이 포함된 명단을 지익 끌고 나와서는, 명단에 있는 얼굴들 중 몇몇을 툭툭 짚어서 지목했다.
"떨거지들은 알아서 치워버리고, 여기 이 우두머리 놈과, 계집... 그리고 계집의 애인 놈이 자금을 상당량 댔다고 그랬나? 그놈과, 기왕이면 그놈의 가족까지."
나이든 남자는 입에 물고 있던 시가를 깊게 주욱 빨아들였다. 벌겋게 명줄만 달랑달랑 붙이고 있던 불똥이 노란색으로 달아올랐다. 그는 시가를 입에서 빼어서 와직, 하고 브로커 무리의 우두머리의 머그샷 위에 힘껏 꽈악 지졌다.
"목숨 붙여서 잡아다가 벨몬트 에비뉴 담당 총판에게 맡기라고 해. 벨몬트 총판에게는 우리가 도급업자를 보내겠다고 말해두고."
그는 후우 하고 허공에 차갑게 달아오른 뿌연 선을 내질렀다. 누군가가 피를 보고 싶어한다면, 누군가의 손에는 피가 묻게 마련이다. 피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과, 손에 피를 묻히는 사람이 동일인물이 아닐 때가 있을 뿐이다.
클럽하우스 하바나는 노을이 아름다웠다- 클럽하우스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동네 양아치들의 모임터, 펍과 당구장과 노래방을 짬뽕해놓은 것 같은 그 클럽하우스는 창부에게는 진짜 집과 다름없는 곳이었다. 항상 식상할 정도로 붉기 그지없는 뉴 베르셰바의 하늘색을 가리기 위해 클럽하우스에는 항상 화려한 조명이 밝혀져 있었지만, 노을이 느긋하게 기울어지며 서향으로 나 있는 클럽하우스의 테라스에 비출 때면 그 붉은 빛은 클럽하우스의 조명과 조화를 이루어 고혹적이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어떤 아름다운 감성으로 클럽하우스를 가득 채우곤 했다. 창부는 클럽하우스의 노을을 사랑했다. 그녀가 출근하기 전에, 꼭 클럽하우스에 들러서 두어 시간인가 가볍게 담소를 나누거나 당구 한 게임씩을 하다 가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한 순간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리기 마련이다. 문 너머, 여태껏 지금까지 클럽하우스에서는 들어본 적 없던 낯선 장르의 음악이 나직이 흘러나오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면서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대단히 위험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그녀의 직감이 그녀에게 위험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클럽하우스를 화려하게 밝히던 조명은 그 어느 것 하나 켜져 있지 않았다. 조명을 모두 다 끄더라도 바의 뒤편에 설치된 술병 선반을 비추는 조명만큼은 절대 끄지 않았었는데, 그 조명마저도 빛을 잃어 한때 반짝반짝거렸던 술병들은 빛을 잃고 어둠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클럽하우스의 전경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조명이라고는, 그저 테라스를 통해 클럽하우스 안으로 비쳐드는 한때는 예뻤던- 지금은 불길한 직감을 한없이 자극하고 있을 뿐인 붉은 석양뿐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베르셰바의 노을이 저렇게 붉다고 할지언정, 이 클럽하우스의 인테리어가... 이렇게까지 자극적으로 짙은 빨간색이었던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위험을 확실하게 경고하는, 혈향, 혈향, 혈향.
그녀는 뒷걸음질을 치려 했다. 그런데 현관 코너를 돌아서 안쪽, 현관에서는 바로 보이지 않는- 클럽하우스의 테라스 쪽에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제벨?"
굵직한 여자 목소리. 이 클럽하우스의 멤버들 중에서 가장 힘이 센, 행동대장 겸 DJ를 자처하는 딩키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창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딩키?"
이름을 불린 여인은 조심스레 반문해 보았다. 그러자 테라스 쪽에서 딩키의 대답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이리 와서 나 좀 도와줄래. 일손이 모자라서 말야." "무슨... 무슨 일인데?"
딩키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에, 그녀는 뒤돌아 나가려던 발걸음을 조심스레 현관으로 한 발짝씩 내딛기 시작했다. 딩키는 조금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그- 조금 치워야 할 게 있어. 여기, 좀 엉망이야."
그녀와 딩키는 이 클럽하우스에서 거의 친자매와 다름없이 지내던 사이였다. 특히 제제벨은 고된 일을 하면서 딩키의 도움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딩키가 도움을 청하는 말이 들려오자, 불길한 혈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빨갛게 물든 타일 위로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내딛었다. 타일에 물든 붉은색이 힐 밑창에 찐득하게 들러붙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서. 그리고, 뒤돌아서서 도망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뒤로하고 그녀는 코너를 돌았고... 그 너머에 펼쳐져 있는 풍경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붉은 색과 검은 그림자만이 존재하는 이상한 풍경이었다. 붉은 노을볕이 한가득 내리쬐이는 테라스 한가운데의 커다란 테이블을 중심으로, 클럽하우스의 멤버들이 둥글게 둘러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멤버들이 저마다 즐겨입던 옷의 색색깔은 어디 가고, 그들은 모두 붉은 빛에 휘감긴 채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을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도 그녀를 부르고 있던 딩키도 마찬가지였다. 안락의자에 기대앉아서는, 고개를 한 편으로 기우뚱 늘어뜨리고 있는. 모두의 얼굴에 검은 그늘이 드리워있는 가운데, 딩키의 얼굴만 노을빛 아래 붉게 드러나 있었다... 결코 노을빛 때문에 붉어진 것이 아닌 게 분명한 얼굴로, 새하얗게 눈을 까뒤집고선. 그것은 결코 산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이 둘러앉은 테이블 가운데에, 낯선 사람이 앉아있었다. 조그만 체구를 한 그것의 손에는 작은 녹음기 하나가 들려 있었다. 타르륵 하고 되감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탁 하고 재생이 시작됐다.
"그- 조금 치워야 할 게 있어. 여기, 좀 엉망이야."
그녀의 눈이 그 온통 붉은 지경 한가운데에서 유일하게 푸르른 빛을 내고 있는 한 쌍의 시선과 마주쳤다. 가볍고 사근사근한, 덧없는 목소리가 그녀를 맞이했다.
"오셨네요."
그는 녹음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테이블에서 내려와 바닥에 섰다. 제제벨보다도 키가 조금 더 작을 그 낯선 사람이, 아니 그 낯선 아이가, 붉고 검은 지옥 한 가운데에서 얼굴에 붉은 물감을 묻히고는 하얗고 푸르게 천사처럼 웃었다.
>>27 그러면 그러면... 좋아! 그 1% 확률로 이쪽 구획까지 와서 들렀을테고 스텔라는 집, 스텔라펍, 래빗홀 베이커리 이 세 군데에 거의 항상 상주하니까 처음 보는 얼굴이 들어오면 당연히 관심이 갈거고 간단하게 뒷조사 정도 시켰을텐데 그렇게 뒷조사를 시켜서 정보를 캐면 브리엘에 대한 정보는 어느정도까지 알 수 있었을까??
(금손 독백의 향연을 보고 기절함) 세상에.. 별거 아니었을 에만주의 독백에 이렇게 화려하게 답해도 되는 거야..? 세세한 설정도 너무 좋고, 마지막에 클로로의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면도 보여서 최고인 것 같아.. 하얗고 푸르게 천사처럼 웃었다. 이 부분에서 순수의 다른 이름은 잔혹이라는 말도 떠오르네. 독백 잘 봤어~!!(꼬옥
>>40 1% 의 확률을 뚫고 스텔라펍에 들르다니. 운좋은 녀석이다. 브리엘은(사뭇 진지) 뒷조사를 시켰을 때 나오는 정보? 그 정보는 정확한게 좋겠지? 아마 브리엘이 밖에서 들어온지 3년정도가 되었고, 들어오자마자 카두세우스에 들어가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랑 나이랑 이것저것 아닐까?
>>15 아스는 브리엘이 대답을 내줄 때까지 재촉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렸을거야.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리고 고민 끝에 승낙하면 살짝 웃으면서 먼저 고맙다고 하겠지. 봐줘야 하는 시간에 대한 건 정확히 하지 않고 브리엘이 가능한 만큼만 해달라고 대답하고 한시가 아쉬우니 어서 가자며 직접 브리엘을 조직 내 보육원으로 안내할거야. 브리엘에게 부탁할 아이들은 10세 이하의 아이들이고 그 시기 궂은 날씨 탓에 잔병치레를 하는 아이들이었지. 자세한 진찰까지는 부탁하지 않고 일단 증상을 보고 할 수 있는 처방을 해주거나 알려주면 된다고 하고 그 다음은 브리엘에게 맡길거야.
>>42 어디까지나 내 감상이지만, 에만주의 독백은 별거 아닌 게 아니라 간결하면서도 무게있는 거라고 생각해 ( ᵒ̴̶̷̥́ ⌑ ᵒ̴̶̷̣̥̀) 그 담담하게 제삼자 시점에서 서술한 에만식의 타겟 처리방식이 멋있었기에 내 손으로도 저런 글이 나올 수 있었는걸.. 개인적으로 이렇게 독백교류를 하니까 느와르 범죄도시에서 흔히 일어나곤 하는 기승전결의 콘시퀀스를 일부 재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뻐. 허락해줘서 고마워
>>43 응응. 카두세우스에 들어가서 지금의 자리에 앉았다- 정도의 정보만 있어도 충분 오케이야! 스텔라는 우연히 자기 펍에 들어온 사람이 다른 조직의 간부라는 것 까지 알아냈다면 그 때부턴 또 빠르게 머리를 굴리겠지! 카두세우스라는 조직과 동맹을 맺기위해 필요한 것들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 같은 것들! 스텔라의 목적은 사업 확장과 조직을 키우는 것이니까 결국은 돈이란 말이지. 카두세우스가 취급하는 약물들이 제법 돈이 된다는걸 알면 동업을 시작하려고 마구 들이댈거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42 대답해줄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주는 아스타로테 너무 서윗하잖아. 뭐야. 이 스윗한 사람은....! 봐줘야하는 시간이 정확하지 않으면 브리엘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꼬고 생각하다가 시트의 한마디를 하겠지. 호호. 한마디를 여기서 써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은걸. 물론 말미에는 한시간, 그 이상은 안돼 하고 단호하게 이야기했을테고. 잔병치레를 하는 아이들.......(브리엘의 닳아버린 인간성이 건드려지는 소리) 그때까지도 브리엘은 아스타로테의 말을 정정할 생각은 하지 않았을테니까....음, 브리엘에게 맡기면 아마 아스타로테가 돌아왔을 때 브리엘은 없었을테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정확하게 한시간 뒤에 돌아갔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대신 증상이 좀 심해보이거나 하는 애들에게는 그에 맞는 처방이 되어 있고.
>>51 조직의 간부라는 자리가 이렇게 노려지기 쉽습니다. 착한 참치분들에게 간부가 아닌 일반 조직원을 내는 것을 추천드리며.....(농담) 여기서 알려두고 넘어가야하는 건 카두세우스의 약은 효과가 직효로 나오지 않고 오래도록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극상의 효과가 나온다는 점이야. 아마 그래서 더 비싼걸까.....우야든동, 스텔라가 어떤식으로 어떻게 들이대느냐에 따라서 브리엘의 반응은 달라질거야. 지금까지처럼 명확히 선을 지켜서 비즈니스로 접근해온다면 긍정적일테지?
>>53 요호호호,,, >>비싸다<< 라는 점이면 스텔라는 무조건 오케이! 접근 방식이라.. 스텔라.. 접근 방식이라.. 분명 또 실없는 소리나 저질 농담이나 치면서 다가가겠..지..? 대뜸 손을 잡는다거나 두 팔 벌려서 안아보려고도 할테고. 하지만 또 일 얘기 할 때는 일 얘기를 할텐데 알맹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속에 알맹이가 들어있는, 그런 조금 알아먹기 힘든 소리를 하면서 접근할테지만 어쨌든 결론은 '동맹하자' 라는 이야기로 통할텐데 아무래도 스텔라 성격상 진중한 분위기에서 격식차리면서 말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러면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붓을 든 손이 멈칫거리다가도 잠깐의 고민 뒤에 흐릿하게 덧칠한 물감이 먼저 말라버린 색에 어우러질듯 하면서도 약간의 잔상만을 남긴 채 엉겨붙었다. 시선만큼은 캔버스에, 그럼에도 초점은 제게 쥐어진 잣대나 그 건너편으로 보이는 색색의 들판 어디에도 똑바로 상을 담지 못했다.
아주 미세한 홍채의 움직임 아래로 팔레트에 붓이 놓여지고나서야 막연하게 돌아본 곳에서 인기척을 느끼는 그녀였다. 당연하지만, 결코 한산한 자리는 아니었다. 시간이건 계절이건, 거리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것이 도시의 특징이니까.
그럼에도 그녀가 상대방을 알아채는 것엔 어쩌면 이곳으로 향하는 시선이 잠시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단순히 기분탓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딱히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저와 눈을 마주친 이에게 눈꼬리를 휘며 웃어보였다.
"제게 무언가 원하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마치 부탁을 들어주거나 물건을 파는 사람인양 꺼내는 그런 인사와 함께 던져진 시선이 상대의 안경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55 접근 방식이 너무 획기적이라서 브리엘주 완전 만족하고 있어. 하지만 과연 브리엘도 그럴까......? 손을 잡거나 실없는 농담을 하면 어이없다는 것처럼 시선을 비스듬히 꼬고 바라볼테고 안아보려고 하면 장갑 낀 손으로 기겁해서 스텔라의 얼굴을 밀어내려고 할텐데 괜찮은가 자네? 부정적....부정적이기라기보다는 온몸으로 거부하지 않을까. 동맹을 원하면 정식으로 비즈니스적으로 하라면서 시니컬하게 굴수도 있어.
>>60 스텔라의 들러붙기가 삼 연속으로 거절 당하는 이 상황...! 하지만 상대가 싫다그래도 들러붙는 그림이 좋아서 오히려 마음에 드는 이 알 수 없는 이 기분...!!!! 비즈니스라. 스텔라는 또 앉아서 곤란하다는듯이 'Urg....' 하면서 어깨 으쓱하고는 '패밀리 비즈니스인걸?' 하고 또 가족같은 분위기를 마구마구 강조할테고.. 이런 식으로 나가면 동맹 안함 선언을 받을 수 도 있을까..?
>>65 그 모순적인 마음. 이해한다. 호호호. 가족같은 분위기를 마구마구 강조하면 패밀리 비즈니스고 뭐고 진짜 관두고 싶다(?) 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론 농담이야. 호호. 아마 계속 그런식으로 한다면 동맹 안함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건 확실하다...아아 상상만해도 정말......혼란하다 혼란해....
>>70 안함 선언이라..! 스텔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이댔겠지만 옆에서 스텔라의 그런 모습과 상대가 원하는 모습을 알고 있는 모브캐 한 둘은 있겠지? 그런 모브캐가 제지시키면서 적당한 선을 유지시키려고 했을거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아무튼! 완벽한 동맹은 아니지만 동맹이라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라고 생각하면 괜찮을까?
>>72 ㅋㅋㅋㅋㅋㅋㅋ안함 선언에도 불구하고 계속 들이대는 스텔라 굉장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브캐가 끼어들어서 제지하는 풍경도 괜찮을 것 같다. 음 좋아. 동맹까지는 아니지만 나아가는 단계의 사이정도로 하자. 나머지는 일상으로 살 붙히는걸로. 혹시 덧붙히거나 원하는 게 더 있을까?
"그런가요...? 아, 물론 의외라 여겨지실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시기에, 이런 곳에서 붓질을 하는 그림쟁이란건 꽤나 이레귤러겠지요..."
조잡한 모자이크마냥 터무니없이 잘라다붙인 디지털 사진처럼, 그 옛날 제 고향의 화가들은 이런 일이 일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선 기괴하기 그지없는 낮짝이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눈엣가시여서 해코지하고 겁박하는 이들도 물론 있긴 했으나 대부분은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기 일쑤였다. 그야말로 냉랭한 도시에 어울리는 당연한 대우였기에, 어쩌면 그녀는 되려 해코지 하는 인물들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눈 앞의 인물이 그럴성 싶지는 않았지만...
"풍경을 그리고 있었답니다~ ...소소한 견해의 차이와 함께 말이지요."
만약 의문을 품고서 그녀의 그림을 본다면 그 견해의 차이가 무슨 뜻인지 얼추 알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것이 반대로 된 세상, 뒤집혔다거나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바꾼 것이 아닌, 주변 인물들을 동물로, 무기질적인 벽과 가로등을 울창한 숲으로, 그러면서 주변의 조경들은 거꾸로 전자기기가 되어버린 것이 그 답일테니까.
>1596413084>966 어루만지던 손을 거두고, 페퍼는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본래의 모습 그대로, 즉 어떠한 어조도 없는, 어떠한 감정이나 잔여물도 남기지 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낸다. "현명한 자라면 깨달았을테지. 내 손끝이 스치울때, 내 입김이 네 피부를 간질일때, 네 스스로가 무엇을 느꼈는지." 잘 생각해보도록 해, 라며 페퍼는 알듯 말듯한 말만을 남기고 뒤로 물러난다.
"16chan을 찾아봐. 그곳의 h4xx0r들이 아카이브 해놓은 자료를 찾다보면 흔적을 찾을 수 있을거다. 어떤 출구로 이어지는 노드의 입구를 말이지." 그리고 강철제의 문을 열어 천천히 걸음을 옮겨나간다.
"그리고… 고맙다." 이 말만을 남긴 채.
# 뭔가 더 이어보고 싶은데 장면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리인거같단 생각이 들어 ㅠ.ㅠ 여기서 막레해도 좋고 아니면 여기에 대한 반응으로 막레헤도 좋아! 헤헤 페퍼가 지나친 꼰대가 되어가는거같지만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을지도...? 싶어지네 @===(^ w ^) (슉퍽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