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만우절.. 이라고 불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게이트에서 잔뜩 구르며 레벨을 올리려 노력하는 날도 적절히 지나가지만 이런 날에 뭐 하나 안하는 것도 애매하기는 하죠. 라고 생각하며 지한은 미리내고로 향했습니다. 교실을 장식하거나 그런 건 무리지만. 천장에 붙어서 쑥 내려오는 정도는 할 수 있다고요. 라는 감상으로 천장에 발을 붙였습니다. 그렇게 좀 기다리다가 사람이 안 오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바로 내려와서 잠깐 수업을 듣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오는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지한은 조심스럽게 천장에 딱 달라붙어서 내려갈 타이밍을 재었고...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의 앞에 천장에 쑥 내려와서 마주치려 했는데...
"안녕하십니까." 강산이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미묘한 당혹스러움이 느껴지는 지한이 쿵 하고 떨어졌네요.
"..."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바로 일어나서는 괜찮으십니까? 라고 물어보는데 지한이야말로 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리고 강산의 옷차림을 살펴보려 하는데. 미리내고의 교복..은 아닌 것 같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음표를 띄우는 지한입니다.
한편 강산은 4월 1일을 맞아 평소와는 다른 차림으로 등교했다. 묵빛 블레이저와, 그에 색을 맞춘 바지가 눈에 띄는 교복 차림이었다. 딱 보기에도 미리내고 교복은 아니었다. 이 옷은 강산이 다녔던 중학교의 교복이었다. 사실 완전히 재현하진 못했다. 그때와 달리 강산은 키나 체격이 좀 자란 편이었으니 와이셔츠나 바지는 아마 비슷한 것으로 새로 구해야 했을 것이다.
특별반의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훅-하고 뭔가 떨어지는 기척이 있었다. 바로 들어가지 않고 살펴보니 지한이었다.
"뭐야. 네가 떨어져놓고 왜 네가 더 놀라냐. 만우절 기념 스페셜 인사야?"
마침 지한은 머리도 길겠다 비각성자가 보면 놀랄만하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 강산의 기색은 놀랐다기보단 재미있어하는 것에 더 가까운 편이었다.
"아무튼 좋은 아침이다. 지한이 너도 이런 거 은근 의식하는구나. 나는 이번 만우절은 중딩때 교복 정도로 하려고."
지한에게 말하면서 그는 블레이저 자락을 잠시 들어보였다. 본래 그의 성정이라면 이런 날을 좀 더 요란하게 보낼 법 했겠지만, 이번 만우절에는 너무 튀는 행동은 조금 피하기로 생각한 것 같다.
//2번째. 미리내고 교복 디자인을 모르겠는데 혹시 비슷하더라도 헌터 지망생쯤 되면 카라와 라펠 형태 같은 디테일이 다른 걸로 충분히 알아보겠죠...
천장에 발은 붙여져 있고 꺼꾸로 매달려서 왁! 하고 놀래키는 건 즐거웠을지도 모르지만. 대상부터가... 아니. 평범한 학교였으면 꽤 먹혔을지도 모르지만 여긴 미리내고인걸요. 뒤집힘.. 같은 의념속성으로 천장을 걷는 이도 있을지도 모르는데.
"놀라진 않았습니다." 놀랐습니다.
"만우절 기념 스폐셜 인사라..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겠습니다." 이런저런 스페셜한 일을 하기에는 다들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그러는 것 같으므로, 조금 있다가 아무도 없었으면.. 이라고 말합니다. 중딩 때 교복이라는 말에 그렇습니까.라고 긍정하고는 저는 가볍게 왁 놀래키는 정도만.. 하려다가 말았던 거니까요. 라고 말하고는 의자에 앉으려 합니다.
"중학생 때 교복이라.." 중학교 졸업앨범이 있을까요? 아니면 중퇴? 그건 알 수 없지만 느적느적하게 턱을 굅니다.
지한의 반응을 보며 또 다시 웃으려다가도, 교관을 놀래켰다가 몸에 구멍이 나고 싶진 않다는 말에 웃음기를 뚝 그치고 동의를 표했다. ...그러고보니 그 쪽엔 가디언 출신도 있었지. 특히나 총교관님은 준영웅급이지 않던가. 강산이 보기에 지한의 우려는 크게 지나친 것이 아니었다.
"언젠가는 들을 수 있을거다."
나중에 들을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그렇게 답하고, 그는 창가로 가 창 밖의, 운동장 어귀쯤 되는 어떤 한 지점을 가리켰다.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저기서 주로 연습하니까 말이지. 들으러 와도 되고, 아니면 나중에 연주 영상을 공유해주지."
많이 찍진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형들에게도 몇 번씩은 보냈었으니 급우에게 보여주지 못할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건 모르겠다. 그래도 수업은 들어야 한다, 그건 맞고. 이런 수업을 어디 가서 또 들을 수 있겠어."
그 또한 '백두'를 다루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습득하고 연마하면서도, 학업을 놓지는 않고 있었다. 그래서 '악기 연주' 기술의 연습도 굳이 미리내고에서 하는 것이기도 했다.
"제 우려가 헛된 건 아니겠지요.." 그래도 놀래켰다고 바로 날아오지는 않겠지요... 라고 믿고는 싶습니다만. 이라고 중얼거립니다. 아니면 그냥 접근 자첼 이미 알고 계실 확률이 더 높으려나.. 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들으러 갈 테니. 신청곡을 받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농담이긴 했지만. 뭔가 신청곡 같은 걸 주고 그걸 연주해보는 것도 재미있어보인다는 뒷사람의 첨언이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뭐가 떨어진다는 말에는 잠깐 멈칫했다가. 하늘에서 뭐가 떨어진다는 걸 생각해보는군요... 지한주가 메테오를 생각한 건 넘어갑시다..
"수업은.. 들어야죠.." 영성이 모자라서 그런지... 수업 중에 이해가 잘 안 가는 수업도 있더군요. 라고 말합니다. 좀 더 공부를 해서 기반 지식을 쌓거나.. 해야겠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니 사서선생님께 받은 그 책 읽어야 하는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