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1. 유럽 지부 시위대 무리에는 전현직 네르프 직원들이 섞여있으며 이들 시위대에 의해 근로기준법 준수 및 주 35시간 근무제 등 구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2. 가장 크게 눈여겨봐야 할 점은 유럽 지부 내에서 이들 시위에 참여한 무리에 의해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부에도 없는 노조가 지부에서 먼저 만들어지게 생겼습니다. 3. 저 바다건너 전략자위대까지 알게 될만큼 사태가 커졌기 때문에 유럽쪽 시위는 정말로 있었는데 없었습니다가 되진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탕탕탕. 탕탕탕. 총소리냐고? 내가 말했지. 총소리는 탕탕이 아니라 쾅쾅이라고. 코 앞의 천둥이나 다름없다고. 이건 철제 비계 위를 오가는 발걸음소리다. 안심해도 좋다 제군들.
"으그그...이제 초호기만 하면 끝이다..!"
오랫동안 다리를 쪼그리고, 목을 숙이고 있었다. 몸을 곧게 펴고 기지개를 켜자 관절들이 뽀그작대며 노래했다. 나는 어깨를 주무르면서 초호기 쪽으로 걸어갔다. 한 손에는 붓이 담긴 페인트통, 다른 손으로는 사다리를 질질 끌어가고 있었다. 장갑을 낀 손은 페인트로 얼룩덜룩하다.
네르프 본부 내에서도 익숙해진 길을 따라 걷다가 탕탕탕, 탕탕탕하는 소리에 잠시 발을 멈췄다. ...뭐야? 총소리? 본부 안에서? 내 기억으로는 이쪽엔 사격장은 없었던 것 같은데. 본부 안에 그런 것도 있나? 물론 본부 전체를 외우기는커녕 자주 다니는 길만 간신히 발에 익은 정도라, 사격장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른다. 나랑은 별로 관계 없는 장소이기도 하고... 아무튼 소리를 따라 가보니 그곳은 출격 전에 에바가 보관되어 있는 그곳이고, 누군가가 사다리와 페인트통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묘하게 낯이 익은 사람인데. ...후카미즈 씨?
"...후카미즈 씨? 뭐하세요?“
보통 에바를 점검하는 건 기술부 쪽에서 하는 일이지 않나? 후카미즈 씨는 첩보부라고 했고. 하지만 지금 하고 계신 건 누가봐도 정비나 도색같은 기술부(?)의 일인데...? 뭐지??? 일단 얼굴 정도는 익힌 사람이고, 뭘 하는지도 궁금했기에 결국 안으로 들어가 후카미즈 씨에게 다가갔다. 나름대로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다가간다고 했지만, 발소리를 완전히 죽이기엔 본부 바닥도 딱딱하고 내 로퍼 바닥도 딱딱해서 별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거리를 좁히고서, 뭘 하는지 물어보며 자연스럽게 페인트통으로 시선이 향했다. ...도색이라고 하기엔, 이렇게 커다란 기체를 손으로 칠하는건 너무 비효율적인데...
...왜... 저렇게 유심히 보시는거지? 에바랑 나를 번갈아서 유심히 보는 후카미즈 씨의 시선에 뭔가 어리둥절해졌다. 옷에 뭐가 묻은 건 아닌데... 에바도 딱히 이상한 점은 없어보이고. 어, 기술부 사람이 본다면 또 모를까 일단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아무튼 그러다 들려온 판박이 스티커 얘기에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치만 몸에 붙인 적은 없는데.
"아- 가끔 과자같은데 들어있는거요? 알긴 아는데 몸에 붙인 적은 없어요. ...잡은 적을 몸에 기록한다구요?“
킬마크가 그런 거구나. 그보다 그거 뭔가 무서운데... 적 입장에서는 '너네 애들이 이만큼 내 손에 죽었단다^^'라고 붙이는거나 다름없잖아... ...기선제압 같은 효과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사도를 상대로 그런 건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후카미즈 씨의 엄지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에반게리온의 상체가 눈에 들어온다. 굳이 시선 옮길 것도 없이 이 공간의 대부분이 에반게리온이라 어딜 보든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아무튼. 으음, 어쨌든 원하는 곳이라...
"―어어, 그럼... 손등이나 팔 같은 곳...? 아니, 위쪽에 해야하는거면 가슴 쪽...?“
뭔가 손등에 해도 멋있을거 같긴 하고, 아니면 무난하게 팔 쪽도 눈에 잘 보일거같고, 아예 상체, 위쪽에 해야한다면 가슴? 잠깐 진지한 얼굴로 고민하다가 문득 떠올렸다. 그런데 이거... 멋대로 새겨도 되는 걸까?
"근데 이거, 그냥 그려도 되는 거에요? 허가받은 거라면 딱히 상관없지만...“
뭐, 후카미즈 씨는 어른이니까! 미리 허가받고 온 거겠지? 그러니 난 딱히 고민할 필요 없을 거야. 그렇게 결론짓고 다시 어디에 킬마크를 새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음음. 음...
"...역시 가슴 쪽이 좋겠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상대하게 될지 모르니까, 면적이 그나마 넓은 쪽으로."
탕! 드디어 사다리의 위치가 고정되었다! 사다리 위에 올라서 붓을 잡으니 곧 쪼그릴 무릎이 아프다고 엄살을 부린다. 나는 가뿐하게 무시했다.
본디 킬마크라는 것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 보통 아이콘이나 심볼, 아니면 빗금 1세트(5개) 처럼 단순한 것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 킬마크가 어디 보통 킬마크인가? 무려 에바에게 수놓아질 사도의 킬마크이다. 그런 격을 맞추기 위해서 필연적인 퀄리티 상승이 수반될수밖에 없었다. 에바도 사도도 머릿수가 적어 부릴 수 있는 사치였다. 맨 처음은 사키엘부터 시작하자.
"에바를 타는 건 좀 어때요. 물론 많이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적응이 되나요?"
슥슥 붓질을 하면서 나는 질문한다. 사키엘의 끔벅거리는 새가면 얼굴이 붓 끝에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