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뭘 그렇게 상세한 묘사를 침착하게 하고 있어!! 사람이 애써 안 보려고 하고 있는데!! 너 내가 눈앞에서 토하는 꼴 보고싶어서 그래?! 그리고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사람이 죽었잖아?! 다친 사람도 있잖아! 어떻게 이 상황에서― 아니 지금 뭐라고?!”
앞을 가로막고 말하는 요리미치를 향해 거의 울부짖다시피 하던 말은 중간에 뚝 멈췄다. 굳이 사람이 외면하고 있던 팔이라던가 내장 같은 묘사를 쓸데없이 친절하게 해주던 요리미치의 말보다, 저 위에서 들리는 헛소리가 더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여있던 눈물은 이미 바닥으로 다 떨어진지 오래라, 저 위에서 이상한 소리나 지껄이고 있는 아저씨의 얼굴이 쓸데없이 고해상도로 보인다. 저 빌어먹을 자식이 대체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거지?
“――하. 양해라...”
한 무리의 군인들이 들어와 내부의 사람들을 둘러싼다. 포위한다. 이곳에 있던 직원들도 예상하지 못한 사태인지 불안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총책임자의 얼굴에 걸린 웃음은 그야말로 뒤가 구린 느낌이고, 양해라는 말도 도저히 그렇게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건 명령이다. 말로 다 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 군인들의 배치도, 저 미소도... 모두 무언의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고. 아? 웃기지마.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이 상황에서? 안 그래도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상태에서 저런 말을 듣는다고 순순히 들을 리가 없잖아? 댁들이 하는 말 듣고 가만히 있다간 어떤 꼴이 나는지 이렇게 알게 됐는데?? 잠시 말없이 아저씨를 노려보다가 천천히 한 손을 들었다. 가운데 손가락은 곧게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고이 말아 쥔... 전세계적으로 대체로 어딜 가든 통할 동작을 취하고 입을 열었다.
“엿이나 드세요 아저씨. 애초에 막을 능력이 있긴 해요? 사태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어? ...저 빌어먹을 깡통은 우리가 막을 거니까, 아저씨는 거기서 꿀꺽한 예산 다시 토해낼 각오나 하고 있으라고!! 여보세요? 이오리 씨! 여긴 글렀어요. 제대로 막을 생각은 하나도 없어 보여요. ...우리가 뭐라도 해야해요. 지금 당장!“
진짜로 예산을 꿀꺽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럴 땐 대충 예산 같은 거 들먹이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탈탈 털어주겠지 뭐. 일단 중요한 건 저 사람들은 저걸 막을 능력도 생각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차라리 우리가 막는 편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 우리가... 근데 어떻게 하지? 큰소리를 쳐댄 주제에 결국 어른에게 의지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린 아직 아이니까. 아직도 통화가 연결되어 있던 핸드폰을 다시 들어 귀에다 대고 이오리 씨를 향해 말했다. 뭐라도 해야해요. 우리 지금 뭐라도 해야한다구요!
―통화를 이어가며, 몸을 돌리는 과정에서 선명한 붉은색이, 무너진 천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작게 숨을 들이쉬고, 입술을 꽉 물었다. 처음으로 접한 죽음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해... 지금 당장... 당장 뭐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로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 자 총책임자 아저씨 잘 보세요, 이것은 산을 의미하는 수화입니다(?) 그리고 이오링!! 들려욧?! 우리가 해결해야해욧!!!
>>477 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반응레스 초안에서는 나츠키가 타카기 말 듣고 지금이랑 비슷한 반응 하면서 속으로는 '이 상황에서 저런 소릴 침착하게 하다니 이자식 혹시 사이코패스 아녀???'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긴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심한 반응인가 싶어서 컷컷컷
재앙을 이미 겪은 이들로썬 납득하기가 어려운 이야기였고, 재앙 이후 태어난 아이들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기에 자리에 있는 다른 직원들 역시 나츠키가 손을 들어올린다 해도 나츠키의 행동에 크게 반발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마음속으로 동조하고 있는 이가 있으면 모를까, 총책임자의 말에 납득하는 이는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군인들이 들어온 것에 겁을 먹어 말을 꺼내지 못하였을 뿐이겠지요. 나츠키의 외침이 들리는 내내 자리에 있는 다른 내빈객들과 직원들은 불안한 눈을 한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만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 참 웃긴 여섯글자였습니다. 그저 조용히 있는 걸로 괜찮아졌다면 재앙으로 수많은 이들이 가라앉게 되었을 리가 없습니다. 재앙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특무기관이고 에반게리온이었습니다. 그리고 제트 얼론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또다른 재앙이 이곳 구도쿄에서 벌어지려고 하는데 상부는 그걸 그저 보고있으라고만 말합니다. 시스템 전복을 막지 못해 사람이 죽었는데도 그들은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말합니다. 제트 얼론 사태는 사람이 만든 재앙이었습니다.
비록 저들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가만히 있으라 말해도,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할 것입니다. 타카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나츠키가 전화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더이상 사람이 죽고 주변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움직일 것입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아니할 것입니다. 가만히 가라앉을 바에는 발버둥쳐 사는 길을 택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는 방식이요, 그것이 인류가 살아남을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콰앙 - !!!!!!!!!
거세게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두 명의 여인이 관제실 안으로 서서히 들어오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키가 큰 쪽은 이상한 보호복을 입고 있고, 자그마한 쪽은 멀쩡히 정복을 입은채 뭔가 무거운 장비를 들고 오고있는….. 유즈키 사오리, 그리고 유즈키 이오리입니다.
“나츠키! 타카기! 괜찮니!??!? 다친 덴 없어?!!!?! “
사오리는 다급한 어투로 외치며 여러분을 향해 재빨리 다가가 안위를 살피려 하였습니다…. 그 뒤로 천천히 걸어오던 유즈키 이오리는, 이를 앙다물고 저 위를 바라보며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여전하시군요, 미조구치 박사께선. 은폐와 입단속은 전자의 주특기입니까? “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말하는 어투로 보아 이전에 안면이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윗층을 노려다보던 유즈키 박사는, 잠시 한숨을 깊게 내쉬며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아니……비단 전자 뿐이 아니지요. 언제나 이래왔으니까요. 일본 정부란 조직은. “
다른 곳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들은 책임을 지고 수습하지 않으려 하며, 뒤로는 소문이 새지 않도록 단속하고, 진실을 알리려 하는 이들을 잡아들이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이 정부란 조직이 언제나처럼 벌여오던 방식입니다. 광장에서 있던 일과 전혀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오른손을 가볍게 폈다 꼭 쥐고는, 유즈키 이오리는 큰 소리로 외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 시간부로 저희 특무기관은, 독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
말이 나오기 무섭게 내부가 일제히 술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독단적으로 움직이겠다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요. 진짜로 직접 나서기라도 하겠다는 것일까요? 상황을 보던 총책임자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유즈키 박사를 향해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유즈키 박사, 이 일은 당신이 나설 일이 아니에요. 우리 전자의 일이란 말입니다. “ “특무기관 네르프는 이 일을 해결할 힘이 있습니다. 또한, 법률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지도 않지요. “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건 당신들이 끼어들 일이……! “ “저는 더 이상 전략자위대 소속이 아닙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 “……”
말이 안나오는 듯한 책임자를 보는 둥 마는둥하며, 유즈키 이오리는 침착한 어조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상황을 막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저 기체와 대등한 기체로 막아내며 직접 내부 시스템에 진입해야 합니다. 앞에서 막아세우는 사이 후방에서 내부 시스템에 진입해 기동정지가 되도록 시도해봐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방법은 그것 뿐입니다. “ “설마……! “ “예. 그렇습니다. 에반게리온을 출격시킬 것입니다. “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결연한 어투로, 유즈키 박사는 윗층을 보며 말한 뒤 여러분을 향해 돌아보곤 물으려 하였습니다.
“나츠키 양, 그리고 타카기 군. “ “모처럼 따라와주셨는데 죄송합니다. 저 기체를 막아서는데 손을 빌려주시겠습니까? “
거센 소리에 문가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뭔가 이상한 보호복을 걸친 쪽을 보고 잠깐 흠칫했지만, 정복을 입고 뭔가 장비를 들고 있는 이오리 씨를 보고 옆은 사오리 씨라고 짐작하고선 다시 침착해졌다. 그리고 슬그머니 올렸던 손도 다시 내려서 폈고. 음, 아니, 이 상황에서 난 정말로 침착하고 있는 걸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머리가 다시 돌아갈 정도로는 돌아온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다친 덴 없냐는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통화를 종료했다.
"사오리 씨...!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어요. 아마... 아, 요리미치. 이거 돌려줄게. 길게 빌려버렸네, 미안.“
무단으로 빌려가서 미안했어. 짧은 사과와 함께 요리미치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오리 씨의 외침에 시선을 그리로 향했다. 그 외침이 나온 순간부터 나는, 요리미치는 저 빌어먹을 아저씨의 말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보장을 얻은거나 마찬가지다. 우리들 파일럿에게 지시할 수 있는 것은 전략자위대가 아니라, 특무기관 네르프의 작전부장과 기술부장이니까. 물론 보장을 얻기 전에도 제대로 말을 들은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어떠냐, 빌어먹을 아저씨! 의기양양한 얼굴로 위쪽의 아저씨를 보다가 이오리 씨의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저 밖에서 수위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잠수함의 높이는 변하지가 않았습니다…. 나루미의 시도가 어떻게 빛을 발한 것인지, 물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잠수함에 큰 충격이 가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잠수함은 천천히 바닥에 내려앉았습니다. 물이 차 있었던 게 언제라고 바깥은 이제 철로 된 벽과 문, 그리고 바닥만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으로 나가면, 여러분은 [ 네르프 유럽 지부 ] 의 카드를 들고 움직이게 될것입니다. 물론 이 밖으로 나가는 것은 파일럿 혼자뿐이고, 나루미를 비롯한 오퍼레이터 일행은 다시 항공모함 쪽으로 움직여야 하겠지만, 그것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기지에서 항공모함까지는 정말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니까요. 뭐가 됐던간에 잠수함으로 여기까지 온 시간만큼 걸리진 않을겁니다. 그렇지요?
“수고 많았네, 후카미즈 대위. 여기까지 진입하느라 고생 많았어. “
완전히 물이 빠지고 나서야, 미즈노미야가 가볍게 나루미에게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이 곳까지 진입하는 덴 정말로 나루미의 공이 컸습니다. 정말로, 나루미와 같은 잠수함을 몰 수 있는 이가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