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었으나 소라는 마냥 퇴근할 수 없었다. 최근 일어나는 사건들은 물론이고 '이름없는 수리'에 의해서 위그드라실 팀이 체포한 범죄자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마 다음 순서대로라면... 나름대로 계산을 하긴 하나 자신의 위치에서 뭔가를 할 수 없었기에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하며 소라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렇기에 좀 더 근무를 하기 전, 가볍게 바람이나 쐬기 위해 그녀는 잠시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순찰겸 잠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이는 것은 붕어빵 가게였다. 그러고 보니 슬슬 붕어빵을 파는 계절이 되었구나 생각하며 그녀는 근무복을 괜히 더 꽉 자신 쪽으로 붙이며 하얀 입김을 불었다. 그리고 이내 보이는 화연의 모습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뒤를 살금살금 따라갔다.
언제쯤 눈치챌가? 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 조용한 길목에 들어서자 그녀는 그를 놀래켜줄 생각으로 왁! 소리를 내면서 바로 말했다.
"손들어! 길가에서 붕어빵을 먹었으니 모모 법에 의해서 당신을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체포적부심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의있습니까?"
나름 날카로운 목소리를 냈으니 깜짝 놀라지 않을까 생각하며 소라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살짝 내비쳤다.
붕어빵을 먹으며 남은 개수를 계산했다. 손에 든 걸 제외하면 남은 건 4개. 손에 든건 반개. 집까지 남은 거리와 붕어빵 먹는 속도를 계산한다. 붕어빵을 파는 번화가를 벗어나자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어 어느샌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때, 그의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화연이 뒤를 돌아보자 소라가 모모법에 의거하여 자신을 체포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이쿠, 무서운 경찰 아저씨...아니 아가씨잖아? 붕어빵 하나 줄테니 못본걸로 해주시면 안될까요?"
화연은 두손을 번쩍 올리며 그녀의 장난에 응해준다. 그리고 봉지에서 붕어빵을 건넸다. 남은 붕어빵은 세개. 집까지 걸어가며 하나를 더 먹을 테니. 집에 가서 커피와 남은 붕어빵 두개를 곁들어 먹으면 딱 적당하다. 아니면 내일 먹거나.
"요즘 일이 바쁜 것 같던데 쉬엄쉬엄해요. 그러나 탈나요."
그는 요근래 소라의 얼굴에 원인모를 근심이 가득한 것을 보았다. 경찰 간부이자 팀의 리더인 그녀가 근심걱정이 많은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안타깝다는 마음도 들었다.
반쯤 남은 붕어빵을 마저 먹었다. 달콤한 슈크림 맛이다. 그는 왜 요즘엔 팥보다 슈크림이 더 인기가 많은 건지 이해가가지 않았다. 진정한 붕어빵 최고 근본은 팥이라고 믿으며 슈크림은 팥에 미치지 못하는 이류에 불과하며 피자나 치즈는 삼류고 민초는 아이스크림에나 들어갈 재료라 주장한다.
"전혀 안 무서워하는 것 같은걸요? 그보다 경찰에게 뇌물이라니. 그거야말로 진짜 모모 법으로 체포 가능한 거 알죠? 물론 체포 안 할거지만요. 이 정도라면야."
붕어빵을 하나 주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를 덧붙이며 붕어빵을 받았다. 빠르게 한 입 먹으며 입에서 녹아내리는 달콤한 맛에 소라는 괜히 기분 좋게 웃어보이면서 감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피곤할 때 달콤한 것이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평소 달콤한 것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 그녀였기에 지금 이 붕어빵은 정말로 최고의 간식이었다.
"걱정해주는 거예요?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네요. 요 근래 계속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그 케이스가 하나하나 크니까요. 거기다가 라타토스크라는 이들도 신경 쓰이고요."
물론 소라는 직접적으로 라타토스크와 충돌한 적은 없긴 하나 그럼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익스퍼와 비익스퍼를 대립시키려는 목적을 지닌 것일지도 모르고, 이번 보고서를 확인해보면 또 그들이 사람을 하나 죽인 것 같았으니까. 여러모로 대체 뭘 꾸미는지 알 수가 없어 한숨인 나왔으나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은 붕어빵을 즐기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라타토스크가 괴멸한다면 제 짐도 조금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익스레이버 창시 목적에 있어서 가장 위험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이니 말이에요."
익스퍼가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뒤에서 조종하듯 움직이는 움직임은 그녀에게 있어선 꽤 거슬리는 행동이었다. 익스레이버는 익스퍼와 비익스퍼의 공존을 위해 세워진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으니까.
"나쁜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 이대로는 솔직히 잡을 수 있을진 장담할 수가 없어요. 나이트라고 했던가요? 그리고 제가 상대했던 이. 그리고 여객선에서 나왔다는 S급 익스파. 아무리 못해도 라타토스크는 최소 S급 능력자들로 뭉쳐져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S급 익스파와 A급 익스파는 그 힘이 완전히 달랐다. 일반적으로 A급 익스파가 10인분이 모여야 S급 익스파의 최소 수치가 나온다고 하니 더더욱. 그런 S급 익스파가 둘, 혹은 셋. 아니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른다면 지금 이대로는 조금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붙잡으면 그만이다. 적어도 그녀로서는 너무 희망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S급 범죄자를 잡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그보다 S급 능력자들은 대체 어떻게 그렇게 모았는지도 신기하네요.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이야기를 쭈욱 이어가는 가운데 짐을 같이 나눠들어주겠다고 이야기하는 화연의 말에 소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것만큼은 지휘자로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니까요. 조만간에 일계급 특진도 하게 되는만큼 제가 생각해야 할 일은 제가 생각하려고요. 물론 의견을 구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고마워요."
자신이 해야 할 일. 그리고 의존할 수 있는 일은 또 달랐다. 적어도 지금 자신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지.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할 일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렇게 말을 끊어내며 붕어빵을 마저 먹으면서 이야기했다.
너무나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화연의 모습에 소라는 입을 꾹 다물었다. S급이 몇이 모이든 이길 수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에 그녀는 특별히 무슨 말을 더 하진 않았다. 그저 속으로 너무 쉽게, 가볍게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조용히 할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그에게 뭐라고 더 이야기를 할 마음은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결국 자신의 자유였으니까.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은데 그렇다고 어디 마음대로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퇴근하라는 그 말에 소라는 단호하게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설마 나라가 망하겠냐는 그 말에 고개를 강하게 도리도리 저으며 소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퇴근하고 싶다고 해서 마냥 쉽게 퇴근을 할 순 없는걸요. 지휘자이기도 하고, 그리고 또 이것저것 윗사람들과 얘기를 해야 하는 것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오늘도 퇴근은 많이 늦어질 것 같아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며 소라는 쓴 웃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까 싶었는지 소라는 괜히 두 어깨를 으쓱하며 화연에게 말을 이었다.
"그래도 예성이도 있으니까 혼자서 쓸쓸하게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적어도 혼자는 아니기에 괜찮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소라는 쭉 두 팔을 위로 올려 기지개를 켠 후에 다시 두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화연을 가만히 바라보다 작게 웃음소리를 내며 그녀는 괜히 두 어깨를 다시 한 번 으쓱했다.
"화연 씨가 중간 관리자. 그러니까 제 위치가 되거나 하는 일이 있으면 일이 많이 없길 미리 기원드릴게요."
/뭐지. 뭐임. 왜 나도 모르게 잠깐 자버린거지. (흐릿) 아무튼 기다리게 해서 너무나 죄송해요! 화연주!! 일단 빠르게 답레를 올리고 저는 다시 자러 가볼게요! 8ㅁ8
내 돈으로 사먹어보지는 않았고 다른 사람이 먹는걸 본적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먹고싶은 비주얼은 아니었다. 스테이크가 올라가있는 것 같기는 했는데 크기도 조그만해서 그게 맛이 느껴질까 싶기도 했고 .. 요즘에 광고로 나오는 것들은 다들 큼직큼직하던데 그런건 좀 먹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 담력까지 생각해야하는 요소인건가요? "
고작 새로운 음식에 담력까지 나오다니. 하지만 사람마다 무언가에 도전할때 필요한 역량이 조금은 다를수도 있으니까. 장난섞인 웃음을 지으면서 피자 가게 안에 들어가서 2층에 자리를 잡는다. 창가에 자리를 잡자 아래로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은 이렇게나 평화롭고 일상에 가까운데 ... 언제 또 사건이 터질지 모른다니.
" 그럼 스파게티 하나 시킬까요? 참고로 그렇게까지 엄청 맛있는 편은 아니니까요. 피자집에서 파는 스파게티는 그냥 기성품이기도 하고. "
피자는 반반으로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있길래 새우가 들어간 피자로 반쪽을 시키고 나머지 반쪽은 연우씨가 고르는 것으로 시켰다. 음료수도 시킨 나는 마주 앉아서 보이는 연우씨에게 살짝 미소를 지으며 손을 달라는듯이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팔짱을 끼면서 더욱 붙어오는 그녀의 머리를 반대쪽 손으로 쓰다듬어준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따라한걸까? 뭐가 됐던간에 나에게는 좋은 일이니까 그저 웃음만 나온다. 주문을 완료하고서 내밀은 손을 살짝 잡아본다.
"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 그러니까 같이 있을때 더욱 알차게 보내면 좋겠네요. "
단 둘이 여행이라도 가고싶지만 여건상 안되는 것도 아쉽다. 팀을 소집하기 전에 있었던 일주일 정도의 긴 휴가가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었던 긴 휴일이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기에 웃어보이지만 그 웃음은 약간의 쓴맛을 담을 수 밖에는 없었다.
" 밥먹고 잠깐 산책이라도 할까요? 오늘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은것 같아서. "
연우씨가 추위를 아무리 덜탄다고는 하지만 너도나도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떠는 날에 바깥을 돌아다니고 싶지는 않다. 어제까지는 쌀쌀했던 날씨가 오늘은 생각보다 온화한걸 봐서는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딱 맞을지도.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니 금방 피자와 스파게티가 나온다. 연우씨의 앞접시에 피자 한덩이를 덜어주며 말했다.
" 맛있게 먹어요? "
잘먹겠습니다- 라는 말을 작게 하고서 나도 내 몫의 피자를 썰어서 먹기 시작했다. 매장에서 먹으면 포크와 나이프를 주니까 손을 더럽히면서 먹지 않아도 된다는게 큰 장점이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차게 보내면 좋겠다는 말에 동의한듯 움직였습니다. 걸리는것만 없다면 동거를 하든, 좀 더 같이 지낼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아무래도 무리겠죠.
"좋을거 같아요, 바로 들어가기에도 좀 아쉽고.."
그녀는 피자를 덜어주는 당신을 보며 어라, 뭔가 동생취급 받는거 같기도..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포크를 집었습니다. 따끈따끈한 피자, 바로 손으로 들기에는 뜨거워보여서 일단은 포크로 살짝 잘라 입에 가져갑니다. 오랜만의 건강에 안 좋은 맛. 그녀는 자극적인 맛에 오물거리며 눈을 빛냈습니다.
"그러고보니 곧 크리스마스네요..."
자신이 시킨 치즈피자 부분을 먹으며 그녀는 문득 그런 말을 내뱉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기념일. 하지만 그녀 인생에서 처음으로 연인이 있는 크리스마스. 이긴 한데요..
"크리스마스엔 뭘 해야 하는거죠.."
관심이 없는건 알려고하지 않는 그녀기에, 다소 생소한 문화. 그녀는 당신을 바라보며 그냥 데이트를 하는거냐는듯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뭔가 특별한 날이란건 들었지만...
웃으면서 얘기하곤 피자를 잘라서 한입 먹는다. 피자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지는게 역시 이런 음식은 가끔 가다 먹어준다면 상당히 맛있게 느껴진다. 물론 한 세조각쯤 먹으면 그때부턴 엄청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정말 맛없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힘든 음식이다. 그러다 크리스마스라는 그녀의 말에 나도 이제야 깨달았다는듯 입에 있던 음식을 삼키며 말했다.
" 그러고보니 진짜 곧 크리스마스네요. 크리스마스엔 ... 크리스마스라고 쉬지는 않겠지만 만약에 된다면 데이트라도 하는게 어떨까요? "
안된다면 지금처럼 퇴근길에 잠깐 해도 괜찮을지도. 하지만 크리스마스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어딘가 가기에도 좀 힘들었다. 거리엔 사람들로 치이고 어딘가 가기에도 가는 곳마다 북적북적일테니까.
" 흠 ... 제 집에 놀러올래요? 딱히 할건 없지만 ... 크리스마스니까. "
집에는 뭐 있는 것도 없고 가끔 놀러오는 사람마다 뭐가 이렇게 삭막하냐고 물어볼 정도지만 .. 티비도 있고 소파도 있으니 푹 쉬기에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사실 나는 노는 것보다는 푹 쉬는게 더 좋기도 하고 ... 만약 연우씨가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걸 하겠지만. 그런데 갑자기 집에 초대하는건 좀 무리수일까.
" 아니면 따로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걸 해도 괜찮아요. "
이번엔 스파게티를 포크 가득 말아서 입안에 넣는다. 역시 스파게티는 기성품이라 그렇게까지 맛이 있지는 않았다. 입가심을 위해서 피클을 포크로 푹 찍어서 먹는다.
>>606 어서 와요! 테이주!! 음. 기억의 파편은 역시..그거인건가요? (야) 아니. 그 와중에 뭔가 템이 너무 탐이 나는데 어떻게 잡으면 되죠? (그거 아님) 그리고 학교 갈 때 준비하는 테이의 모습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닛. 엄청나게 인기가 좋았군요. 그건 틀림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