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손을 뻗어 센서에 어떻게든 닿으려 해보지만, 다른 이들보다 조금 많이 자그마한 카에데에게는 닿기도 힘든 곳이었습니다. 보통 이들이야 손 쉽게 찍고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오늘의 카에데에게는 그 들어가는 것도 힘들지 싶었습니다. 이정도로 높은 곳에 있어서야, 오늘 안에 들어갈 수나 있을까요?
다행스러운 이야기이나,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카에데는 오늘 안에, 아니 지금 당장 사무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겁니다. 카에데의 뒤로 드리워지는, 한 기다란 그림자의 사람에 의해서 말입니다.
- 삐빅!
흰 가운을 걸친 팔이 들은 검은 카드가 센서 위로 올려지고, 삑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곧 게이트가 열리려 하였습니다…. 상당히 미래적인 분위기의 사무실 내부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을, 카에데는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카에데가 뒤를 돌아보려 하였다면, 카에데는 한 흰가운을 입은 여성이 카에데의 바로 뒤에 서 있는 것을 목격하였을 겁니다.
[ 藤原千郷 ]
다른 이와 달리 보랏빛 정복을 입고 있는, 느슨하게 머리를 묶은 상당히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인. 기술부 차장, 후지와라 치사토 박사입니다.
심하게 흔들리는 함내에서 서류를 읽으려 하는 행위는 무모한 짓이었다. 글자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함체가 한쪽으로 쏠릴 때마다 시야는 흔들렸고 머릿속은 랜덤으로 재배열되는 듯했다. 이대로라면 안구에 난시만 얻을 것이라 생각한 미츠루는 서류철을 가볍게 뒤지다 메모지 한 장을 발견했다. 뱀의 꼬리를 조심-
"...으앗?!"
돌진하는 잠수함 때문에 하마터면 종이를 떨어뜨릴 뻔했다.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뭐 하는 것'이냐는 말은 저리 치워 놓았다. 그 상황 안에서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별로 없었다. 살아남기 정도? 좋아, 살아남기. 신경쓰지 않으려 해도, 반사적으로 밖을 쳐다보았다. 콰아앙 하는 충돌음, 폭발음, 그리고 금속의 울림이 고막을 울리고- 우리가 충돌한 것이 아님을 깨닫기까지는 영원 같은 몇 초가 걸렸다.
대부분의 전기가 완전히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과연 엘리베이터가 움직여줄지는……글쎄요, 완전히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한 층밖에 올라갈 층이 없긴 하였으나, 올라가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계단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나츠키는 좀 더 자세히 안내도를 확인하려 시도하였습니다! 다른 층에는 별 다른 특이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상층이 나츠키들이 있는 층 위로는 중앙관제실 이외의 것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연구동이나 전기실 같은건 지상이 아닌 지하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이말은 즉슨, 다른 층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지하로 가야 한다는 소리였습니다.
계단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려 시도해 보시겠습니까? 어느 쪽을 시도하여도 좋을 겁니다. 뭐가 됐던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좋아. 둘밖에 없긴하지만 만장일치로 위층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아주 좋은걸. 의견이 갈라졌다면... 갈라졌어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요리미치 쪽에 내가 맞췄겠지만. 아무튼, 그런데 어떻게 가지? 지금은 엘리베이터가 완전히 멈춘 것 같고. 멈춘게 맞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위층에 멈춰있는걸보면, 어쩌면 두 번째로 불이 나갔을 때도 썼을 수도 있지... 그 아저씨라던가. 혹시 모르니까 버튼은 한 번 눌러보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버튼이 있어서 반사적으로 눌러봤다란 느낌.
"으음, 뭐야 이 건물. 중앙관제실이랑 여기 층만 있는건가, 아니면 지하...? 일단 위층에 가는 게 먼저니까 뭐. 계단은 어디...?“
보통 엘리베이터 있는 쪽에 비상계단이 있지 않나? 이 건물은 구조가 다른 걸까. 구 도쿄에 세워진 건물이니 뭔가 정상적인(?) 건물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주변에 비상계단 없나? 비상구 표지판이라도?
당황스러워 하는 소리,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 망연자실해 있는 소리…. 헤드셋을 끼고 들리는 소리들은, 하나같이 급격하게 일어난 일에 대해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들은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고, 또 내려가 점점 제대로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항해 중에 충돌한 잠수함이 어찌 되었을지는 예상할 것도 없으니까요. 한없이 아래로 가라앉고 또 가라앉아 완전히 침몰하는 미래만이, 저들에게 남아있는 미래였습니다. 이제 나루미와 미츠루는 걱정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목적지를 향해 움직일 일만 남았습니다.
미츠루가 어떻게 메모지를 챙기려 하기 무섭게, 잠수함은 다시금 방향을 틀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남동쪽으로, 다시금 서쪽으로 틀고, 천천히 계속해서 틀더니……다시금 북쪽으로. 베타니아 베이스를 향해 방향을 잡고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남은 것은 이제 순항하는 일만 남았지요. 정말로 그러하였을 겁니다. ……이대로 저 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면, 정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면 그러했을 겁니다.
“두 번째 소년, 괜찮나. 어디 멀미 같은 건 없고? “
간신히 내부가 진정되고, 미즈노미야가 미츠루를 향해 손을 뻗으며 물으려 할 무렵…. 조종실 모니터에 보이는 레이더망에, 무언가로 보이는 형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잠수함의 형태로 보이는 것이 서쪽 방향에서부터 오고 있었는데, 처음 보이는 것은 두 대였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하였다면, 두 대만이 오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맨 앞에서 오고 있는 두 대, 그 뒤에 오고 있는 다섯 대, 맨 뒤에서 유유히 오고 있는 한 대. 총 여덟 대의 소형 잠수함이, 나루미와 미츠루가 있는 잠수함을 향해 오고 있었습니다. 오고 있는 잠수함의 갯수로 보아, 당장이라도 나루미들을 포위하려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수였습니다.
가만히 있다간 포위되고 잡히거나, 최악의 경우엔 저 아래로 가라앉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시라도 빨리 저 오고있는 잠수함을 피해 도망치십시오!
처음부터 엘리베이터와 같이 설계해 놓은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나츠키가 주변을 좀 더 살펴보려 하였다면,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비상문이 바로 뒤쪽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온통 붉게 빛나는 전등 아래에서 오직 비상문을 가리키는 간판만이 초록빛으로 푸르게, 아주 푸르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질적이다 싶을만큼 빛나는 간판 아래의 문은 열려있었습니다. 조금도 잠겨있지 않았으니, 안으로 들어가기는 수월할 것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지 한참이 지나도, 엘리베이터 문 뒤로는 내려오는 소리 하나도 전혀 들려오고 있지 않았습니다…… 조금도 층 번호가 바뀌려 하지 않는 걸로 보니,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기는 아무래도 글른 모양이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