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천천히 문을 열고, 일단 복도 쪽으로 몸을 살짝 내밀고 살폈다. 붉은 비상등이 드문드문 켜져 있을 뿐인 어두운 복도.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아니, 기시감이 아니야. 난 이것과 비슷한 풍경을 본 적이 있다. 지하의 그곳으로 내려가는 길도 이렇게 어둡고 붉은 빛이. 순간적으로 숨을 집어삼켰다. 눈을 몇차례 깜빡이며 어떻게든 어둑한 장소에 눈을 익숙해지게 해본다. ...그래, 여긴 그 장소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곳이야. 그냥, 그냥 조금 비슷하게 보일 뿐이지...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애써 평정을 찾아 내딛으려던 발은, 어디선가 들려온 소리로 또 다시 그 자리에 멈춰섰다. ...무슨...소리지... 잘못들은걸까?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이대로 영원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 같던 정적이 이어지다가, 또 다시 소리가 들린다. 드문드문, 아주 뜸하게 들려오는 이 소리는... ...문을 열어달라던가, 아니면 어둠을 두려워하는 듯한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뭐야...? 이거...“
다른 방은 문이 안 열리는 건가? ...어째서? 아니면 어두워서 문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던가... 아니지, 그건 아닐거야. 아무리 어두워도 손으로 더듬으며 다니다보면 문 정도는 쉽게 열 수 있을거고. 그럼 대체 왜? 머리를 가득 채우던 분노 옆에 또 다른 감정이 스멀스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복도, 문을 열어달라는 소리,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상황... ...자연스럽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이 환경에 보기좋게 걸려버렸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래, 솔직히... 무서워 이거... ...어, 어쩔 수 없네! 오금을 걷어차는건 나중으로 미뤄주겠다고...
@ 막상 박차고 나가려니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었다... 일단 가만히 서서 문 열어달란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 좀 들어볼게요...
전철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지하인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푸른 하늘, 바쁘게 갈 길을 가는 주변 사람들... 역시, 대도시였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가방에 있던 검은 카드를 꺼내본다.
...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너무나도 긴장되었다. 엄마가 있었던 곳, 그 곳에 자신도 들어가는 것이다. 예전과 비할 것도 없이 더더욱 비교받을 것이다. 카에데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만 했다. 엄마의 위상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것을 잘해낼 자신이 없기에, 호흡이 떨려온다.
그 때, 목에 걸린 전화기에서 오는 진동.
'걱정하지 마'
그것은 자신이 예전에 만들었던 아이이자 친구, 메이플이였다. 너무 긴장한 티가 낫나, 생각하면서도 괜찮다는 의미, 고맙다는 의미로 두번 화면을 터치해주고는, 카드와 함께 다시금 목걸이에 집어넣는다. 이젠 익숙해져야해. 어엿한 어른인걸. 힘내자.
가설 5호기의 모습은 예상했던 바와 조금 달랐다. 그러니까, 영호기와도, 초호기와도 2호기와도 다른... 에바라기에는 이질적인 무언가. 차이점을 전부 짚기에는 끝이 었었다. 그리고 엔트리 플러그에 자폭 스위치가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비단 어떻게 '자폭'할지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이 서류를 보고 있었을 때, 잠수함은 엄청난 기동을 선보이고 있었다. 일단 옆에 있는 무엇이라도 잡아 놓고 버텨야 했다. 잠깐, 유턴하는 건가? 그렇다면 뒤에서 쫓아오는 녀석과 마주보게 될 텐데?
가볍게 개찰구에 카드를 찍고 카에데는 개찰구를 통과하려 하였습니다… 개찰구를 지나온 카에데의 앞으로, 바삐 오가고 있는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베이지색 상의의 목부분에 장식된 삼각형 장식, 하나같이 카에데가 입고 온 것과 똑같은 옷들이었습니다. 보통 회사와 달리 특무기관 네르프의 유니폼은 다소 특이하게 디자인되어 었었지요. 그리고 저 옷들이, 이제부터 카에데가 입고 다닐 옷들이었습니다.
통유리로 되있는 창 밖에서 인공태양이 내려주는 빛이 이따금씩 내리쬐고 있어, 내부는 지상보다도 한결 밝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비가 오던 흐릿하던 지상이 어찌 돌아가던 이곳은 언제나 이러하겠지요.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장이란 정말로 좋은 것이었습니다. 저 위에 날씨가 어찌되던간에, 이곳은 아무런 상관이 없을겁니다…. 다만 출근할 때 우산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 조금 귀찮게 될 뿐일 겁니다. 그렇지요?
카에데는 이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보시겠습니까? 기술부 사무실로 가려면 에스컬레이터나 지상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지하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단 점 유의해주세요!
등 뒤로 사오리가 무어라 말하려 하였던 것 같은데, 문 열리는 소리 때문에 뭔 이야기였는지는 자세히 들리지 않았습니다. 별 이야기는 아닐테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겁니다. 그저 뭘 조심하라는 말이었을 테니까요. 그렇지요? 걱정 말고 나가도 좋습니다. 지금은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는, 여럿이 다같이 움직이는 것이 나을 테니까요. 그러니 저 뒤에서 무슨 이야기가 들려왔던간에, 신경쓰지 말고 여러분의 길을 가도록 합시다.
나츠키는 가만히 복도에 서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시도하였습니다… 저 앞쪽에서 나는 소리같은데, 일본어는 확실히 아닌 듯 보이는 목소리들이었습니다. 좀 더 집중해 들어보면 여성과 남성으로 보이는 목소리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열어줘! 열어달란말이야! 이 미친 로고들만 띄우지 말고 열어달라고! - 포기해 엘리, 시스템이 완전히 내려갔어! 문이 열릴 시스템도 내려갔다고! - FXXXXXG JSSDF!!!!!!!! 대체 누가 시스템을 짰길래 이모양이야!!!?!! - 모르지 뭐, 일본이 별 수 있나? 그냥 부수자고, 부수는 게 나아!
… 아무래도, 너무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
나츠키와 타카기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보시겠습니까? 연회장이 있는 쪽인 남쪽으로 가보아도 좋고, 이대로 북쪽으로 전진하여도 좋을 것입니다. 뭐가 되었던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네르프 정복을 입고 다녀야 한다고 알림을 받아서 가방에는 집어넣었지만... 카에데에게는 정복이 너무 컸기에 입을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입어야 할까 고민을 하지만, 일단은 지각하지 않는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 발길을 서두른다. 첫 출근부터 지각을 하느냐, 사복을 입었다고 꾸지람을 듣느냐의 2택을 하게된 카에데였다.
엘레베이터는 정말 긴 시간동안 내려갔다. 카에데는 그 동안 조금 시시콜콜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말하자면, 화장실은 공용 화장실이 있을지, 또 자신이 어린아이 취급을 당하지 않을지, 같은 생각. 이것은 카에데의 잘못이 아니라, 엘레베이터가 빠르지 않은 탓을 하고 싶다고 카에데는 생각했다.
NERV 기술부, 왜 자신은 소위라는 계급을 다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드디어 긴 시간 끝에 엘레베이터에서 내린다.
같이 '화장실'에 가겠다고 다가오는 요리미치를 향해-정확히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것도 잠시, 다시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들어보니 일본어는 확실히 아니다. 영어? ...시스템이 완전히 내려가서, 문을 여는 시스템도 내려간 모양이다. ...아까 아저씨가 열고 나간 걸 보면 이 방은 예외? 아니면... 뭐지... 잘 모르겠다. 들어도 내가 더 이상 추론할 수 있는 건 없는 듯하고. 저쪽은 문을 부수기로 한 모양이니 더 신경쓰지 않아도 좋겠지. 짧게 한숨을 쉬고 다시 요리미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요리미치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면, 내건 두고가는게 좋겠지. 사오리 씨 아까 핸드폰 내버렸고. 이오리 씨는... 냈던가? 모르겠지만 일단 전자기기는 다 냈던거같으니까... 여차할 때 이곳과 연락할 수단은 있어야하니까. 응. 그렇게 하자. 그렇게 결정해버리고 뒤를 보면서 사오리 씨에게 살짝 큰 소리로 전했다. 그리고 복도로 나와서... ...우리 어디로 가지?
"그럼 어디로 가지? ...기기를 가지고 연회장으로 가진 않았겠지? 그럼... 북쪽? 이대로 쭉 가볼까?"
이런 대화를 하는 시점에서 이미 화장실에 갈 마음은 없다는게 다 드러났겠지만... 어차피 요리미치는 알고 따라온 느낌이고, 사오리 씨도 이오리 씨도 딱히 말리려는 것 같진 않으니까... 아무래도 좋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