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91095> [1:1/HL/일상] 부엉이와 기계공 - 1 :: 296

◆FEfgAtLMGo

2021-12-08 01:19:04 - 2022-03-14 21:30:56

0 ◆FEfgAtLMGo (7x5IK.9kpo)

2021-12-08 (水) 01:19:04


사월이면 텅 빈 놀이터에
연둣빛 풀씨 하나 살짝 물어다 놓고 날아간
바람의 날개를 기억하는 눈이 있어
아이는 한발짝 한발짝 어른이 되어가지
색이 다르고 성이 다른 것을 차이라 말하고 차별하지 않는
고은 네가
내 죽음을 네 죽음처럼 보살피는 사랑이지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이지

김사이, 사랑

>>1 유 세현 / 세이헌 디에르타스
>>2 한 은새

2 이름 없음 (4wjaFgjq5I)

2021-12-08 (水) 01:24:10

Picrewの「🍊 희귤 픽크루」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haGlqjOeZ3 #Picrew #_희귤_픽크루


이름 : 한은새

나이 : 21

외모 : 볼살이 덜 빠진 듯 동글동글한 얼굴로 고등학생 같은 느낌을 준다. 키는 165cm로 작지도 크지도 않다. 단정히 기른 검정 머리카락은 눈썹 부근으로 앞머리를 내고 긴 머리카락은 가슴 위쪽으로 깔끔하게 잘려있다. 조금 무심한 듯 보이는 눈매는 특유의 분홍빛 눈동자 덕분에 차가워 보이진 않는다. 전체적으로 흰 피부에 새까만 머리카락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픽크루 참조)

성격 :
-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추구하나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쉽게 당황하거나 어쩔 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당황하거나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드러내려 하지 않으려 노력하나… 얼음 상태로 고장나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아, 얘 당황하고 있구나 하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 준비성이 철저하나, 이상하게 중요한 것을 꼭 하나씩 빠뜨릴 때가 있다. 수능 날 다 쓴 컴퓨터용 사인펜을 들고가는 바람에 당황하여 얼어버렸으나 다행히 사인펜을 받아 시험을 잘 칠 수 있었다.

- 무뚝뚝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하지만 꽤나 다른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쉬운 편이라(말을 안 하지만 하고 있는 생각이 다 잘 보여서) 주변에 친구가 없는 편은 아니다.

기타 :
- 동물을 좋아하나 동물들에게 인기는 없는 편이다. 동물들에게 다가가고 싶으나 몸이 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늘 뻣뻣하게 행동하게 되버려 동물들의 경계를 사곤 한다. 동물 중에서는 새(특히 부엉이)를 가장 좋아한다.

- 기계공학과 학생이다. 다행히 입학 동기 중 여자애들이 있어서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었다.

- 기계 덕후. 기계를 다룰 때는 머리를 말아올려 묶어 머리카락이 작업을 하는데 방해하지 않도록 해둔다.

- 커다란 가방을 들고 다니는 편. 특히 백팩을 주로 매고 다닌다. 그 안에는 온갖 물건들이 들어있다. 타칭 도라에몽. 하지만 왜 필요한 물건은 왜 그 때만 없는 건지 미스터리.

-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는다. 남는 시간에는 기계 덕질을 하거나 동물(특히 새)이 나오는 유튜브를 본다.

- 성적은 천상계, 라이벌 남자애와 과탑 자리를 두고 경쟁아닌 경쟁을 하고 있다.

- 술은 엄청나게 세다. 그런데 막걸리만 마시면 이상하게 취해버린다.

3 ◆FEfgAtLMGo (7x5IK.9kpo)

2021-12-08 (水) 01:24:58

어서와! 새집이야!

4 ◆fKiPPucwr. (4wjaFgjq5I)

2021-12-08 (水) 01:25:02

아아앗.... 다 잘 했는데 인코를 안넣었네!!!!(두둥)
안착합니다....

5 ◆FEfgAtLMGo (7x5IK.9kpo)

2021-12-08 (水) 01:25:53

괜찮아 누구인지 다 아니까! 은새는 참 예쁘네 ... 성격부터 귀여움이 느껴지는 것 같은걸 ...

6 ◆fKiPPucwr. (4wjaFgjq5I)

2021-12-08 (水) 01:26:34

일단 밤이 늦어서 자러가야할 것 같아... 88 해야할 일은 배경을 좀더 자세하게 짜는 거랑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유학생을 돕는 역할인 건가? 그런거 짜는 거!

7 ◆fKiPPucwr. (4wjaFgjq5I)

2021-12-08 (水) 01:27:29

아앗... 칭찬 고마워!! 세현이도 너무 쩔어... 일상 기대된다

8 ◆FEfgAtLMGo (7x5IK.9kpo)

2021-12-08 (水) 01:27:47

그런건 천천히 짜도 되는거니까~~ 밤이 늦었으니 내일 보자!!

9 ◆fKiPPucwr. (4wjaFgjq5I)

2021-12-08 (水) 01:33:07

그래!!! 세현주도 잘자!!!!

10 ◆fKiPPucwr. (4wjaFgjq5I)

2021-12-08 (水) 09:31:36

세현주 생각에 수인과 인간의 비율은 어느정도 인게 좋을 것 같아? 수가 비슷하다 정도도 괜찮고 수인이 더 적어도 괜찮을 것 같고.

수인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 것이 좋아?
1안 자연발생설로 진화과정에서 수인이 이미 있었는데 과거 인간의 기술발전이 더 진화하면서 수인을 박해하거나 노예로 사용했고 수인의 반란을 일으켜 나라를 세웠으나 그 나라는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고 지금까지 수인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왔다.
2안 인공발생설로 산업화 시기 천재 괴짜 과학자로 인해 인간과 동물을 결합한 키메라가 발생되었고 이를 수인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이 실험체들이 연구소 및 그 일대의 땅을 점령하여 그곳에서 살게 되었고 인간에 대한 적대감이 짙어서 교류없이 지내던 중 현대에 와서야 서로 교류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정도 생각이 나는데 세현주가 좋은 쪽으로 선택하거나 세현주 아이디어가 있으면 말해줘!


세현이와 은새 만남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일단 내가 생각한 거로는 세현이가 교환학생으로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학생을 한 명 붙이려고 하는데 교수가 성적이 제일 높은 두 사람을 불러서 누가 할래 했더니 은새가 자원했다는 느낌을 생각하고 있었어!

11 세현주 (7x5IK.9kpo)

2021-12-08 (水) 10:04:07

좋은 아침이야~

내 생각엔 수인은 인간보다 수가 좀 적어도 괜찮을 것 같아. 엄청 적은건 아니지만 인간들보다 60~70% 정도?

1번이 좋을 것 같은데, 수인이랑 인간이랑 같이 발전하면서 수인을 노예로 부렸다기보단 그냥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서 서로 전쟁도 하던 사이였는데, 오랜 불화를 종식하고자 여러 범위에서 교류를 하기 시작했고 유학생도 그런 범주에서 왔다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전쟁은 옛날 일이라 현대인들한테는 서로가 그렇게 적대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고하고!

그렇게 만나는게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동물 좋아하는 은새니까 수인에 대해서 조금은 우호적일 것 같고 말이야!

12 은새주 (4wjaFgjq5I)

2021-12-08 (水) 10:22:55

좋은 아침!

좋아좋아~ 수는 인간들보다는 적은편으로하고 잦은 전쟁이 있었었다 정도로 하자! 하긴 노예는 너무 적대감이 강할 것 같긴 하다~ 현대인들은 굳이 적대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긴 한데 모든 인류가 그렇듯이 극단적인 사람들도 몇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교환학생이니까 인간들도 수인쪽으로 간 사람들이 있겠지? 왠지 거긴 어떻게 지낼지 궁금해진다ㅋㅋㅋ

궁금한점2 수인들은 다 동물 종류가 다른거지? 어느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어? 모든 동물 포함, 모든 동물중 곤충 제외, 특정 동물만. 그리고 한 집안에는 한 동물 종류가 나는 건가? 아니면 다른 동물종류 수인들끼리도 결혼을 할 수 있는 건가? 다른 동물이 가능하다면 종은 모계를 따라 아님 부계를 따라? 아님 랜덤하게 윗세대의 유전자중 하나로 나오게 되는 거야?(미안해 물음표 살인마라...)

좋아! 그럼 첫 만남은 교환학생으로 온 세현이를 처음 만나서 서로 자기소개하는 등등의 일상으로 가면 되겠네~! 아니면 공식적으로 만나기 전에 우연히 만났다,도 괜찮고!

13 세현주 (7x5IK.9kpo)

2021-12-08 (水) 10:57:29

애들 지내는거랑 비슷하게 지내지 않을까! 거긴 수인이 다수니까 인간 연구회 같은게 있어서 엄청난 관심을 받을지도 모르고~ 거긴 인간이 수인화해서 다니지는 않으니까 날개 같은게 없어서 수인 친구들이 어머어머 귀여워~ 같은 반응일수도!

일단 곤충은 제외가 되는 편이고 ... 해양 생물들도 제외된다! 육지로 올라온 생물들만 그렇게 진화했다는 설정이야! 아무래도 형태 자체는 인간이라서 물속에서의 활동은 힘들테니까. 과학적으로 보면 수인이 완전히 동물화 될 수 있는 것도 말이 안되고 몸이 줄어드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 수인 자체가 말이 안되니까 넘어가는걸로! 자식의 외형은 랜덤 유전이라서 자식은 부계나 모계 중에서 하나의 형질을 이어받게 돼! 세현이 같은 경우엔 모계쪽에서 유전 받은 케이스고 형이랑 여동생은 부계쪽에서 유전받은 케이스. 참고로 세현이 부계 혈통은 까마귀. 동물적인 특징만 그렇게 유전 받고 다른 부분은 일반적으로 인간들이랑 다른건 없어. 다만 수인들은 서로 비슷한 종끼리 혼인하는걸 선호하기는 해.

첫만남은 그렇게 만나는게 가장 무난할 것 같네! 첫일상 기대된다!

14 은새주 (4wjaFgjq5I)

2021-12-08 (水) 11:13:23

인간연구회ㅋㅋㅋ 있을 것 같다. 막 어떻게 이렇게 연약할수가 있지? 할 것 같아ㅋㅋㅋ 동물적 특징이 하나도 없는 것도 그렇고ㅋㅋㅋ 귀여워할지도 모르겠다!

육지생물만 그렇구나! 신기하다...! 과학적 증명은 넘어가자구~ 원래 상판이란 그런거니까! 형이랑 여동생은 까마귀구나! 멋있겠다... 비슷한 종끼리 혼인 선호(메모)

나도 두근두근하네! 그럼 교수님이 둘을 다 불러서 인사하게 하고 같이 내보내면 카페라도 가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나저나 시간적 배경은 1학기? 2학기?

15 세현주 (7x5IK.9kpo)

2021-12-08 (水) 11:41:17

은새가 21살이니까 2학년 1학기로 하는게 좋겠다!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16 은새주 (4wjaFgjq5I)

2021-12-08 (水) 12:08:49

오케이! 일단 내가 지금 밖이라서 ㅠㅠ 집에 들어와서 선레 올려 놓을게!

17 세현주 (7x5IK.9kpo)

2021-12-08 (水) 12:14:11

앗 천천히 써와줘~~

18 은새 - 세현 (iDhigO57yI)

2021-12-08 (水) 13:38:01

봄 기운이 만연했던 중간고사가 끝나자 여름의 초입이 시작되었다. 잔뜩 교정을 채웠던 벚꽃은 다 져버리고 이젠 뜨뜻한 바람이 곳곳을 휘젓고 다녀 성격 급한 사람들은 벌써 미니선풍기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때였다.

은새는 열심히 준비했던 중간고사가 끝나자 조금은 마음가짐이 흐트러졌다. 조금 흐믈흐믈해진 걸음걸이로 과방에 들어온 은새는 커다란 탁자 위에 엎드려서 힐링이 되는 동물 유튜브들을 보기 시작했다. 햄스터가 그루밍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고양이가 장난감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을 보기도 하고 부엉이가 멀리 있는 것을 자세히 보기 위해 고개를 둥글게 둥글게 움직이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귀여워...'

동물들은 너무 귀여웠고 그걸 보고 있으니 너무 행복했다. 과방으로 들어온 친구가 말을 걸기 전까진 말이다.

"새야, 교수님이 너 찾던데?"

"....응? 왜?"

은새는 제일 먼저 제가 뭘 잘못했는지, 아니면 중간고사에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불행회로가 급격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친구는 은새의 (사색이 된) 표정을 보더니 풋 웃더니 교수님이 자신을 부르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아니, 나쁜 일은 아니고. 교환학생 온 것 때문에."

은새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중간고사 하기 전에 그 녀석과 자신을 불러다두고 교수님이 한 말이 있었다. 이번에 수인구역에서 교환학생이 올 예정인데, 아무래도 환경이 많이 다를테니 옆에서 적응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3-4학년에게 맡기기는 좀 그렇고 1학년은 아무것도 모르니 2학년 중에... 그래도 둘 다 제 앞가림을 하니(공부를 잘 하니) 둘 중 한명이 하라는 뜻이었다.

옆을 힐금 쳐다보니 다행히 녀석은 별로 하고싶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래서 자신이 하겠다고 했다. 평생의 삶에서 수인이라는 존재를 가까이서 볼 일이라는 것이 별로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동물적 특성을 가진 인간이라니, 과학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과연 동물적 특성이란 어느정도로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외향 뿐 아니라 성격까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지 등등 여러 궁금증이 있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례하게 굴거나 귀찮게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알려줘서 고마워. 얼른 가볼게."

은새는 언제 벌떡 일어났냐는 듯 침착한 표정을 지으려 애쓰며 교수님 연구실로 향했다. 입을 꾹 다물고 척척 걸음을 옮겨 가는데 연구실 앞에서 어떤 사람과 바로 맞딱뜨리고 말았다.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교환학생인가?!'

은새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인사, 인사를 해야할까?


/교수님이 두 사람을 불렀는데 연구실 앞에서 마주쳤다는 설정! 편할 때 이어줘!

19 세현 - 은새 (J5nkdUNWM6)

2021-12-08 (水) 16:51:55

중간고사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날씨는 점점 더 따뜻해진다. 차창 밖으로 비치는 눈부신 햇살이겠지만 썬팅이 진하게 되어있는 차 안이라서 그런가 내 눈엔 그렇게까지 눈부시지 않다. 이곳으로 넘어온지도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이렇게 옆에서 누군가가 밀착해서 지켜준다는 느낌은 썩 좋지는 않다.

" 오늘이 마지막이시죠? "
" 이렇게 밀착해서 경호하는건 오늘이 마지막이죠. "

그냥 단란하게 놀러가는 가족처럼 보이지만 나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은 모두 경호원이다. 인간과 수인의 갈등을 종식하고 상호 교류의 장을 열고자 많은 부분에서 교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는 유학생도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하던가, 수인들의 사회에서 명망 높은 가문인 우리 가문에선 마침 대학생 신분인 나를 유학생 신분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실 형은 가문의 후계자라 섣불리 움직이기 힘들고 여동생은 아직 어리니까 내가 오는게 맞는 일이지만 ...

"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말씀드렸지만 세현씨 신상에 문제가 가면 ... 국가적인 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주변에서 계속 지켜보겠지만요. "

일주일 내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라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인 나는 차량에서 내린다. 수많은 학생들이 오가는 이곳은 최고의 대학이라는 평판에 걸맞게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수강 신청 할때 동선 짜는 것도 고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자 한번에 이목이 집중 된다. 그야, 수인 유학생이 온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졌을테니까. 그리고 숨기고 싶어도 머리에 붙어있는 특유의 장식깃은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가 없다.

비행기로 이곳에 도착할때는 나 말고 유명하신 분들이 시선을 다 빼앗아가서 이런 시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없었는데 여기 와선 수많은 눈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조금 긴장이 된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굳이 반응하지 않고서 오늘 가야하는 곳으로 조용히 향해간다. 차를 가까운 곳에 주차시켜주셔서 걸어갈 거리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 혹시 OOO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

건물도 대학의 규모만큼이나 커서 자칫하면 길을 잃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서 도착하는건 또 금방이라 연구실 앞에 도착한 나는 어떤 여학생이랑 눈을 마주쳤다. 혹시 여기에 볼 일이 있어서 온 사람일까? 하지만 일단 내가 만나야하는 사람은 교수님이니까 문을 가볍게 노크한다.

" 교수님, 유세현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

안에서 들어와도 된다는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교수님이 앉아계신다. 기계공학과 학과장이라고 하셨지. 일이 많은 학과장 특성상 가장 짬이 낮은 교수님이 맡아서 하셔서 그런가 생각보다 많이 젊어보이셨다. 혹시 여기에 볼 일이 있는 사람일까 싶어서 문을 잡은채로 나는 여학생을 향해 말했다.

" 들어오시는건가요? "

20 은새 - 세현 (iDhigO57yI)

2021-12-08 (水) 17:33:43

은새가 순간 굳어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그 교환학생은 문에 노크를 했다. 은새는 교수님의 허락을 받고 문을 여는 그의 모습을 자연히 볼 수밖에 없었다. 머리카락 위에 깃털이 있었다. 부엉이 특유의 장식깃이었다. 은새는 한 눈에 이 교환학생이 부엉이 수인이구나 하는 것을 알아봤다. 하지만 혹시나 이런 시선을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 금방 그 시선을 떼어냈다.

'이름이 유세현이구나.'

어쩌다보니 이름도 알게되었다. 수인들의 이름은 조금 더 외국식이었던 것 같은데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이쪽 방식으로 새로 이름을 만든걸까? 그러고보니 머리에 깃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긴장이 조금은 풀어졌다. 별로 다른 것도 없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인이라는 인종도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 같은 고등 정신을 가진 생명체가 아닌가. 그러다 굳어 서 있는 자신에게 교환학생이 말을 걸자 은새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네. 감사합니다."

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말이었다. 은새는 조금은 뻣뻣한 몸짓으로 문가로 가까이 다가갔다.

"교수님, 저 왔습니다."

"아아, 둘 다 딱 맞춰서 왔네요. 일단 들어와요."

교수님이 일어나서 연구실 안으로 들어온 세현과 자신을 맞았다. 은새는 세현 쪽을 쳐다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교수님에게 인사했다. 교수님은 웃으며 세현과 은새를 소개했다.

"세현 군, 먼길 오느라 수고 많았어요. 이쪽은 올해 2학년이고 우리 학과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인 한은새 양이에요. 교환학생으로 이 대학도, 이 땅도 낯설텐데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이것 저것 편하게 물어볼 사람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불렀어요. 은새 양, 전에 말했던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일세."

은새는 교수님이 세현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야 세현을 바라봤다. 바다를 연상하는 푸른 눈동자를 마주하니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다른 수인들도 마찬가지인걸까? 귀 옆에 흰 브릿지는 염색한건가, 아님 자연스럽게 난 건가? 그런 의문점이 순간 머리속에 들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기계공학과 00학번 한은새입니다."

좀 더 사교성있고 부드럽게 말을 했어야했나 후회했지만 긴장이 다 풀리지 않은 탓인지 원래 말투 때문인지 딱딱하게 말이 나오고 말았다. 속으로는 세현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면서도 혹시 자신이 싫다며 다른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어쩔 수 없이 물러나겠지만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21 세현 - 은새 (J5nkdUNWM6)

2021-12-08 (水) 19:55:49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잡아두고 있던 문으로 들어온 여학생과 함께 교수님 앞에 나란히 가서 선다. 둘 다 맞춰서 왔다는 말에 아무래도 나와 관련해서 부른 것 같아서 곁눈질로 살짝 바라보았다가 괜히 눈이라도 마주치면 이상할까 빠르게 교수님에게 시선을 향한다.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나를 배려해서 곁에서 도와줄 학생이라는 것 같았다.

" 반가워요. 유세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조금 딱딱한 분위기인것 같지만 교수님 앞인데다가 평생 제대로 볼 일도 없는 수인이라는 종족이 눈앞에 있는거니까 긴장한건가 싶어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답했다. 앞으로 계속 볼텐데 좋은 인상을 심어두어야 앞으로 보면서 편하게 지내지. 인간 사회에 와서 가장 먼저 친해질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밉보이고싶은 생각은 없다.

" 학기 중간에 와서 시간표는 교무처에서 임의로 짜두었어요. 꼭 필요한 전공만 최소한으로 넣어뒀으니까 엄청 바쁘게 지낼 일은 없을꺼고, 중간고사 성적은 저쪽 대학에서 받아왔으니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네요. "

교수님은 용건이 다 끝났는지 더 물어볼게 있는지 물었고 나는 이 은새라는 여학생한테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없다고 답했다. 이제 나가봐도 좋다는 말에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연구실 바깥으로 나온 나는 복도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여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 이런 지대한 관심은 오랜만이라 부담스럽네요. 혹시 사람 별로 없는 곳이 있을까요? "

물론 유명한 가문이니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뭔가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는듯한 시선이 몇몇개 존재해서 조금 불쾌한 것도 있었다. 물론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쾌한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까. 습관적으로 머리의 장식깃을 만지자 깃털이 하나 빠져나온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입으로 후 불자 깃털이 공중으로 훅 날아갔다가 복도 창문 밖으로 날아가버린다.

22 은새 - 세현 (iDhigO57yI)

2021-12-08 (水) 20:32:03

이번에 교환학생으로 온 이 남학생은 뭐랄까, 굉장히 살가워보이고 상냥해보이는 사람이었다. 말도 굉장히 다정다감하다고 해야할까. 자신이 딱딱하게 이야기한 것에 반해 미소를 짓는 모습에 방금 자신이 되게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구나 싶어 안도감이 일었다. 그것이 표정으로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어느정도 다 정리가 되어있는 상태인 것 같았다. 그럼 언제까지 있는거지? 이번 학기만 있는 건가? 궁금증이 일었지만 조금 있다가 직접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새 또한 세현처럼 인사를 하고 함께 연구실 밖으로 나왔다.

벌써 소문이 돌았는지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 이 장소에 몇몇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세현을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은새는 이런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제야 자신이 무슨 제안을 수락했는지 실감이 났다. 그냥 단순히 외국인 친구를 도와주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뭐랄까, 아이돌 외국인이라고 해야 할까? 그 시선을 느꼈는지 세현이 하는 말에 은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건물 안이 아니어도 괜찮은가요? 아무리 한적한 카페를 가도 사람들이 금방 모일 것 같아서요."

은새가 뺨을 긁적였다가 먼저 앞장 섰다. 건물 내에 공용 공간이 아닌 곳은 없었다. 은새가 동아리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과방에 갔다간 기계과 사람들이 다 찾아올 것이 뻔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면서 은새는 세현이 장식깃을 만지작거리다가 깃털이 빠지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그러면서도 저기서 세현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자신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음, 가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기보다는 조금 자기소개라도 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 은새가 먼저 말을 걸었다. 어쩔 수 없는 한국식 호구조사였다. 뭐랄까, 수인 사회에서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늘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던가.

"들으셨겠지만 저는 2학년이고 나이는 21살이에요. 교수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보다 선배이신 것 같은데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되세요."

그리고 호칭에 대해 조금 생각하다가 어떻게 부르는 것이 옳은지 고민했다. 세현 님, 세현 씨, 세현 오빠... 음... 교환 학생이라도 잠시나마 우리 학교 학생일테니 세현 선배가 낫지 않을까 나름 생각했다.

23 세현 - 은새 (J5nkdUNWM6)

2021-12-08 (水) 20:52:56

음, 초면에 이런 생각을 하는게 실례 같지만 이 사람은 얼굴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드러나서 생각보다 알기 쉬웠다. 방금은 좀 불안해보였는데 갑자기 안도하는 표정이 되더니 긴장감이 좀 사라진 느낌이었다. 이렇게 표정에 다 드러나는 사람이 흔치 않은데 적어도 실례할 일은 많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놓고 말해주는 것도 실례일테니까 내가 눈치껏 행동하면 될 일이다.

" 오늘 날씨도 좋으니까 산책도 할겸 바깥도 괜찮을 것 같네요. "

원래라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종족이니까 실내에 있으면 조금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오랫동안 실내에서 생활해왔으니까 별거 아닌 답답함이긴 하지만 실내와 실외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언제나 실외이다. 그렇다고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도 바깥에 나가는 것은 아니고. 일단 은새의 안내를 받으면서 천천히 걸어가던중 그녀의 말에 나도 답했다.

" 23살이긴 하지만 저도 저쪽에서는 2학년이랍니다. 집안 사정으로 2년 정도 휴학했거든요. 그러니까 나이는 좀 많아도 선배는 아니라는거죠? "

좀이라고 해봤자 2년이지만 대학교에서 2년은 생각보다 큰 숫자다. 나도 여기 오기 직전에 본 1학년 후배들에게 장난이긴 했지만 화석 소리를 들었으니까. 고작 2년 차이인데 그런 차이를 두는게 좀 억울했지만 반대로 나도 1학년때 그렇게 장난을 쳤으니 업보다. 건물을 나오니까 수많은 학생들이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있다. 시선이 집중되는게 느껴졌지만 금방 적응해버렸는지 이젠 그렇게까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 그럼 은새라고 부르면 될까? "

존댓말은 좀 간지러워서 하기 어려웠는데 먼저 말을 편하게 하라는 소리에 냉큼 말을 놔버린다. 하지만 존댓말은 하는 것만큼이나 듣는 것도 간지럽기 때문에 미소를 가득 지은채로 이어서 말한다.

" 그럼 은새도 편하게 말하면 되겠네. 선배님 호칭은 좀 딱딱하니까 ... 그래도 초면에 오빠는 좀 그런가? "

여동생이 있어서 오빠 호칭이 나한테는 좀 더 편했지만 부르는 입장에선 아닐수도 있으니까. 선배도 좀 그렇고 오빠도 좀 그렇다면 어떤 호칭이 좋을까. 평소에는 별로 고민도 안해봤던 문제가 생겨버리니 어떤게 좋을까 괜히 고민만 된다.

24 은새 - 세현 (iDhigO57yI)

2021-12-08 (水) 21:28:18

은새는 세현이 밖을 나가는 것에 동의하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건물 내에서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가 나름 곤란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과방으로 가서 과 사람들에게 세현을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세현의 말을 들으니 세현은 자신의 선배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2년 휴학을 하셨다니. 어떤 이유로 휴학을 하셨던 걸까? 여기서는 남학생들이 군대를 다녀온다고 휴학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수인 사회에서는 군대는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말에 냉큼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건 아니죠. 같은 2학년이더라도 먼저 입학하셨으니까 선배 맞아요. 아, 그럼 같은 시간표 보면 같은 수업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은새는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휴학을 했다고 선배가 아니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물론 같은 학년이라고 하더라도 선배는 선배인 것이었다.

우리 대학은 꽤나 부지가 넓은 편이고 학교 주변의 상업시설도 잘 되어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학교 내에 셔틀버스도 세 대나 돌고 있고(그래도 꽤 걸어다녀야 한다는 점은 뼈아프다). 하지만 대학교의 특성상 우리 대학도 산을 끼고 있는 부지인 것은 다름 없었다. 공과대학은 서쪽 부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산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물론 동쪽의 문과대학 옆에도 산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네."

은새라고 부른다는 말에 은새는 편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자신을 존대하는 것은 아직 익숙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네에? 아... 저, 말을 놓는 게 편하진 않아서요."

은새는 고민하다가 그래도 두 번 거절은 더 어려워서 가까스로 용기를 내서 말했다.

"그럼, 오빠라고는 부를게요."

조금 민망한듯 은새는 뺨을 긁적였다. 다른 사람을 오빠라고 부른적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더라도 엄청 낯설다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걷다보니 건물 밖으로 나왔고, 조경이 잘되어있는 건물 부지를 빠져나와 한적한 길을 걷다보니 등산로(대학을 끼고 있는 산도 산이라고 등산로가 있다) 입구가 나왔다. 그리고 그 옆에는 등나무가 자라고 있는 그늘막과 그 아래 벤치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앙도서관 쪽이나 정문쪽으로 나가지 학교 외각인 산쪽으로는 오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은새는 꽤나 이런 자연적인 부분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미 1학년 때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산길은 전부 외우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 카페에 들려서 마실거라도 테이크아웃 해올걸 그랬나요?"

이미 늦었지만 깜빡했다는 듯 말했다.

25 세현 - 은새 (7x5IK.9kpo)

2021-12-08 (水) 22:16:48

먼저 입학했다는 이유로 선배라니 물론 그녀의 말도 맞지만 예전부터 그런 이유는 사실 별로 맘에 들지는 않았다. 먼저 입학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으스대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신도 입학한지 꽤 오래된 화석취급 받는 사람이라 이제 위에 그러한 사람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자신이 후배들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 혹시 부르기 불편하면 얘기해줘. 생각보다 오빠라는 호칭이 입에 안붙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으니까. "

나랑 같은 학번이었던 여자애 하나가 딱 그런 타입이었다. 외동딸에 같은 재단으로 묶여있는 여학교를 나온 뒤에 대학에 온 케이스라서 오빠 같은 단어는 입에도 못올리겠다고 했던가. 결국 지금까지도 선배들은 ~~ 선배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도 자기 남자친구한테는 오빠라는 호칭을 어렵사리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사랑의 힘이라는건가. 갑자기 생각이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다.

" 산 옆에 있는 건물이라니. 여름엔 곤혹스럽겠는데. "

온갖 벌레들의 출몰지가 산이고 그 벌레들은 당연히 사람이 있는 건물이라고 알아서 피해가지 않으니까 여름엔 꽤나 힘들어보였다. 방충망으로 최대한 막는다고해도 사람들이 오고가는 건물은 당연히 문이 열리기 마련이고 그 문으로 벌레들이 들어오곤하니까. 그리고 문틈으로 기어들어오기도 하고. 그래도 학교측에서 방제만 잘해주면 지내는데 큰 문제는 없겠지.. 등산로 입구라는 팻말이 보이는 곳까지 오니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긴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면서 땀 뻘뻘 흘리면서 등산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이 없을테니까.

" 나는 오면서 많이 마셔서 괜찮은데 ... 은새가 목마를까봐 걱정이긴하네. 지금이라도 가서 사올까? "

오는 길에 카페가 있었나? 싶었지만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아마 없었던것 같은데 ... 그래도 이렇게 학교가 크니까 군데군데 교내 카페가 있겠지. 머물던 호텔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꽤 시간을 소모해서 나는 이미 커피 같은 음료수를 잔뜩 마셔둔 상태라 그렇게까지 땡기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은 목이 마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산쪽을 바라보니 작게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박구리인가? 워낙 시끄럽게 우는 녀석들이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 내가 신기한거 보여줄까? "

입으로 가볍게 휘파람을 두어번 불자 근처에서 직박구리 한마리가 날아올라 나에게 다가온다. 처음 보는 녀석이었지만 그녀석은 나를 마치 매일같이 본 것처럼 다가와서 어깨에 앉는다. 손을 가져다대자 손에 옮겨탄 직박구리는 연신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와 은새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 이 녀석들은 경계심이 강해서 가까이선 보기 힘든데. 만져볼래? "

지금이라면 도망가지 않으니까 말이야.

26 은새 - 세현 (4wjaFgjq5I)

2021-12-08 (水) 22:56:13

"앗, 네.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정말 힘들면 말씀드릴게요."

은새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은 결연하게 말했다. 뭐가 결연한 건지 이해는 잘 되지 않았지만, 뭔가 이 사람하고 잘 지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일단 자신이 자원해서 돕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생각보다 여름에 모기나 날벌레들이 많더라고요. 다행히 바퀴벌레는 못봤지만... 너무 힘들 정도는 아니에요. 아, 이 주변에서 커다란 지네가 지나가는 건 본 적 있어요."

은새가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지네도 제 갈길을 갔고 은새도 제 갈길을 갔다. 은새는 시골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벌레를 무서워하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뇨아뇨! 저도 목마르거나 그렇지 않아요! 혹시나 해서 말해본 거에요."

그 말은 진심이었다. 목이 마르거나 했다면 진작에 자신이 이야기했을 것이니까.

"신기한 거요?"

은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세현을 봤다가 세현이 휘파람을 불자 근처에서 직박구리가 날아왔다. 세현의 어깨에 앉았다가 손가락으로 옮겨간 그 모습을 은새가 홀린 듯 바라봤다가 만져보라는 말에 그 얼굴이 발그레 상기되었다.

"그, 직박구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에요."

세현이 새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았음에도 은새는 이미 새 이름을 알고 있었다. 새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은새는 직박구리가 까만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에 감격했지만 만져봐도 괜찮다는 말에 쭈뼛쭈뼛 손을 들어 검지 손가락으로 슬며시 그 등을 아주 살짝 쓸었다.

그러고서는 그것 만으로 족하다는 듯 작게 미소를 띄우며 손을 뗄 뿐이었다. 그러다가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행동이 오해받을까봐 말을 덧붙였다.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요. 제가 막 만지고 그러면 스트레스 받거나 다칠까봐 걱정 돼서요."

그렇게 말하고는 부끄럽다는 듯 뺨을 긁적였다.

27 세현 - 은새 (JoiYs5Rpt6)

2021-12-09 (거의 끝나감) 00:17:03

" 캠퍼스가 넓은건 좋은데 그런건 또 단점이네. "

캠퍼스가 넓어서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고한들 각 단과대의 주 거점이 되는 건물이 그렇다면 4년내내 고통 받아야하는 것이니까. 거기에 캠퍼스가 넓어서 교양 과목을 잘못 고르기라도 한다면 반대편의 건물로 쉬는 시간안에 달려가야할 수도 있다. 물론 그래서 캠퍼스 내부에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겠지. 여기까지 오면서 여기저기 놓여있는 전동 킥보드를 봐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 직박구리인건 어떻게 알았어. 요즘 도시에서 자주 보이는 새라서 아는건가? "

내가 이름도 말해주지 않았는데 바로 알아차리는 것을 보고 놀라서 살짝 눈을 크게 뜬다. 나는 부엉이의 특징을 갖고 있는 수인이라서 새들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었다. 물론 얘네들이 뭐라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뉘앙스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새들도 우리들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다. 얘네들 입장에서 보자면 같은 새여도 종족이 다른 것일텐데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진화의 결과물인건지.

" 확실히 야생의 새니까 그런거에 영향을 좀 받을수도 있겠네. 그럼 다시 놔줘야겠다. "

다시 가볍게 휘파람을 한번 불자 직박구리는 힘차게 날갯짓을 하면서 원래 있던 곳으로 날아간다. 날아가면서 먹을거나 좀 주지, 라는 뜻이 살짝이나마 전해진것 같은데 여기 오는데 그런거 들고 왔을리가 없다. 가볍게 무시하면서 차양막으로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벤치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 그럼 저기 가서 앉아있을까? "

막말로도 이렇게 내리쬐는 햇빛을 계속 맞고 있는건 피부 건강에도 안좋을테니까. 내가 먼저 벤치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그녀를 바라본 상태로 물었다.

" 생각해보니 아까 교수님이 최상위권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 과탑이나 뭐 그런거야? "

과탑이랑 친해지면 이것저것 이득 보는게 많기도 하고, 나는 그렇게까지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라서 적당히 중상위권 성적만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여기서 더 공부한다고 1등을 한다거나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지만.

28 은새 - 세현 (ki4x4YFlUc)

2021-12-09 (거의 끝나감) 00:56:05

"사실 교양동이 문과대 옆에 있어서 불편하기는 해요. 저야 일학년 때나 계절학기로 교양 과목을 다 들어놔서 괜찮지만요. 특히 농대는 정말 멀리 있는데 엄청 힘들어 하더라고요."

은새가 덧붙여 캠퍼스 형태를 설명했다. 세 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중앙에 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농대와 체대, 수의대 등이 있고 동쪽에는 문과대, 사회과학대, 경영대 등이 있고 서쪽으로는 자연과학대, 공대 등 이과 계열이 있었다. 그리고 북서쪽에 여기숙사, 북동쪽에는 남기숙사가 있었다. 세군데 모두 학식을 파는 식당이 있는데 동쪽에 1식당 서쪽에 2식당 북쪽에 3식당이 있고 기숙사에도 학식은 아니지만 외부 식당이 몇 있었다. 당연히 카페는 물론이고 학교 내에 은행도 많이 입점해 있었다. 피자집, 햄버거집도 있고.

그 외에 정문 앞으로 나가면 먹거리를 파는 식당이 잔뜩 있고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았다. 그리고 대학생들을 위한 원룸촌도 있었고 말이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었기 때문에 낮은 언덕을 넘으면 다른 원룸촌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곳은 정문에 있는 원룸보다 가격이 더 싸긴 했다.

그런 것들을 설명하다가 세현의 질문에 대답했다.

"음, 제가 새를 좋아하거든요. 동물을 다 좋아하긴 하는데... 유튜브에서 보고 알았어요."

은새가 진지하게 말하다가 조금 미소를 띄며 이야기를 했다.

"제가 초등학생 때 별명이 울새였었거든요. 그 때 막 잘 울었어가지고요. 이름이 은새이고 그래서. 그래서 그런가 어렸을 때부터 새들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세현이 직박구리를 날려보내자 은새의 얼굴에 아쉬움이 피어났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날갯짓을 하면서 날아가는 직박구리의 모습에 미소가 옅게 지어졌다가 사라졌다. 그나저나 부엉이는 맹금류인데 이렇게 새들이 따르는 것을 보면 신기했다. 무서워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니면 무서운 나머지 말을 잘 듣는 건가? 아니면 부엉이가 아니라 부엉이 수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궁금증이 일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실례가 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세현을 따라 등나무 차양막 아래로 가서 벤치에 앉았다. 아직 여름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너무 덥지도 않고 딱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과탑.... 이라고 하기에는 전체 성적을 공개하지 않아서, 그저 알음알음 누가 과탑이겠거니 하는 것 뿐이지만요. 저랑 또 다른 남자애가 있는데 걔랑 성적이 비슷하게 나와요."

그러니까 맞다는 뜻이었다. 어릴 때부터 농기계부터 시작해서 기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던 터라 기계공학으로 왔고 지금은 엔지니어로 진로를 잡고 있었다.

"음, 교환학생은 언제까지 진행하는 건가요?"

일단은 제일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언제까지 있는지 말이다.


/나는 자러 갈게 88 내일도 힘내자!!

29 세현주 (JoiYs5Rpt6)

2021-12-09 (거의 끝나감) 10:38:22

좋은 아침이야~ 오늘은 바빠서 답레가 꽤 늦게 올라갈것 같네 8ㅁ8 미안해 ..

30 은새주 (d7YQS4gzHg)

2021-12-09 (거의 끝나감) 11:11:05

좋은 점심~ 나도 오늘 저녁에나 접속할 수 있을 것으니 천천히 해줘! 답레는 늘 현생에 맞게 부담되지 않게 해~ 오래오래 같이 노는 게 중요하니까~

31 은새주 (d7YQS4gzHg)

2021-12-09 (거의 끝나감) 11:24:56

짬이 난 김에 진단 질문

한은새:
149 처음보는 사람이 본인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 친절한 사람이구나... 정도요?"

304 선풍기vs에어컨
인공적인 차가운 바람보다는 자연스러운 선풍기를 좋아하는 편

299 형광등을 갈 줄 아나요?
당연합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아니 은새야, 처음 보는 사람이 친절하게 굴면 의심하란 말이야...!

32 세현주 (4MEghHZMPs)

2021-12-09 (거의 끝나감) 15:51:36

유세현:
041 좋아하는 뮤지션
- 우리 가문에 아주 유명한 분이 한분 계시거든. Owl City 라고, 그 분의 음악이 좋더라.

016 방 가구들의 색깔, 방의 주 컬러
- 모노톤으로 하려고 했는데, 너무 칙칙해보일까봐 밝은 회색 벽지에다가 가구들은 검은색~짙은 푸른색까지 고루 배치해놨지. 하얀색 가구들은 때를 타는게 무섭더라구.

022 왼손잡이 or 오른손잡이
- 수인은 대부분 양손잡이인데.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

진단 남기고 간다!

33 은새주 (d7YQS4gzHg)

2021-12-09 (거의 끝나감) 19:26:51

수인이 대부분 양손잡이라는 건 어떤 이유인지 궁금하다...!
세현이 부자집이니까 왠지 가구들도 되게 고급스러울 것 같아서 막 상상된다! 은새는 우드 앤 화이트에 은새의 눈동자색같은 연한 분홍색이 포인트 색으로 쓰이는 단정한 방이야~

34 세현주 (P9tuWco84U)

2021-12-09 (거의 끝나감) 19:48:03

당연히 동물일땐 좌우 가리지 않고 다 사용하니까 인간일때도 양손잡이야! 세현이가 넘어와서 사는 집은 그냥 평범한데 본가는 으리으리하지 ... 약간 귀족 가문 같은 느낌이야~ 은새 방은 되게 귀여운 느낌이네!

35 은새주 (d7YQS4gzHg)

2021-12-09 (거의 끝나감) 20:16:04

그렇구나! 으리으리한 본가 궁금해지는걸?ㅋㅋㅋ 귀족이라는 설정 답게 세현이도 되게 매너있는 느낌이야!
궁금한 거 또 있어! 수인은 태어났을 때부터 날개나 이런 게 나있는 거야 아니면 점점 크면서 나는 거야? 애기 부엉이들 보송보송한 털옷 입고 있는 것하고 더 비슷한가? 성인이 되어서 뿔깃이 나니까 어렸을 때는 없었으려나?(대충 어린 세현이 어땠을지 궁금하다는 뜻)

36 세현주 (mtnSeP0qiE)

2021-12-09 (거의 끝나감) 20:40:56

수인은 갓 태어났을때는 인간이랑 다를바가 없는데 조금 크면서 형질이 나온다는 설정! 어릴땐 날개도 작고 날개털도 복실복실해서 귀엽다구~~ 장식깃은 사춘기쯤부터 나기 시작해! 2차 성징의 상징이라고 할까!

37 은새주 (ki4x4YFlUc)

2021-12-09 (거의 끝나감) 23:15:12

앗! 그렇구나 그렇담 수인들은 인간들을 보면서 와, 애기들처럼 형질이 없네, 신기하다, 귀엽다. 이렇게 생각하겠다! 복실복실하고 작은 날개라니 너무 귀여웠겠다 ㅠㅠㅠㅠ 2차 성징 느낌으로 장식깃이 난다니 뭔가 매우 귀엽고 좋습니다....!

38 세현주 (1PmiSKvay2)

2021-12-10 (불탄다..!) 10:56:00

아이고 좋은 아침이야 ... 오늘 저녁에나 시간이 생길것 같네 ... 어제 가져온다고 해놓고 못가져와서 진짜 미안해 ㅠㅠㅠ

39 은새주 (xYAalrs29o)

2021-12-10 (불탄다..!) 11:54:00

좋은 점심! 텀 관련해서 미안해 안해두대~~ 상판은 취미생활이니까 현생이 더 중요하다굿! 답레는 천천히 줘~~
캐릭터 관련 잡담이나 썰푸는 것두 좋아하니까!
그러고보니 자라면서 형질이 생기는 거면 되게 성장통 같은 것 많이 아플수도 있겠다88 막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는거니까 엄청 아프지 않을까?

40 세현주 (ioHcj.DAf6)

2021-12-10 (불탄다..!) 11:59:03

흑흑 언제나 배려해줘서 고마워 ... 날개는 그냥 날때 잠깐 간질거리는거 말고는 그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아! 처음 나는 법을 배울때 생기는 근육통이 더 아플지도 ... 그리고 인간들처럼 성장통도 있으니까! 장식깃도 나기 시작할때 간질간질거리는 느낌만 좀 있고~~

41 세현 - 은새 (MQ4/sGUKrI)

2021-12-10 (불탄다..!) 13:12:19

그러니까 교양 과목을 듣기 위해서 이 거대한 캠퍼스의 정반대로 향해야한다는 소리네. 차라리 교양을 전공을 별로 들을 필요 없는 1학년때 계절학기까지 투자해서 들어두는게 정신건강에 좋아보였다. 내가 다니던 대학도 물론 규모는 좀 크긴 했지만 이 정도로 크지는 않아서 이동할때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는데 ... 아니, 난 날아다녀서 그렇게 못느낀건가.

" 새삼 제 학교에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네. "

역시 캠퍼스가 크면 캠퍼스 라이프는 즐길 수 있을 망정 이런 자잘한 불편함이 있는 법이다. 교내에 식당도 세개나 있으니 학생들이 이동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식당 개수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식당이 세개면 공강이 길때는 자주 안가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느낌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건 좋으려나. 나중엔 건물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도 귀찮아서 제일 가까운 식당만 찾아가던 내 동기들이 생각나긴 하지만.

" 별명이 울새였다니 .. 지금은 생각도 못할 별명인것 같은데. "

첫인상은 좀 무뚝뚝해보였으니까. 평소엔 티를 안내다가 뭔가 감정이 복받치면 왈칵 쏟아내는 타입인건가. 좀 더 지내다보면 알겠지.

" 그래도 새를 좋아한다니 다행이야. 내가 고양이 같은 수인이었으면 서운할뻔했겠어. "

사실 우리 가문이랑 어깨를 나란히하는 가문은 고양이과 수인들이 모여있는 가문이다. 거기에서도 유학생 한명을 보낸다고 했던것 같은데 나랑 전공이 달라서 다른 곳으로 간 것 같다. 막 예전처럼 가문간의 암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요즘 시선에서 보면 재벌 3세 같은 취급이라서 간간히 얼굴 보면서 안부를 주고받는 정도의 사이다.

" 그나저나 진짜 공부 잘하나보다. 예로부터 공부 잘하는 사람이랑 친해지면 나쁠게 없다고 했으니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야겠네~. "

딱히 이 전공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고 적성에 안맞는다고 말도 못하겠지만 그냥 흥미가 없다고 해야할까. 사실 이쪽 계열로 진출할 것도 아니고 적당히 형의 서포트나 하면서 지낼 예정이라서 허울뿐인 졸업장을 따는 것만 목표였다. 하지만 너무 성적이 개판이면 안되니까 적당히 공부도 해야하는데 그때는 역시 공부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모르는거 물어볼때도 그렇고 뭐가 나올지 찝어주는 것도 그렇고.

" 일단 1년 정도인데 상황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 것 같기는 해. 그래도 줄어들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되니까 일단 1년 정도로 생각해두면 될 것 같네. "

내년 이맘때엔 다시 돌아가게 되겠지. 벌써부터 집이 그립다거나한건 아니지만 집단에서 특출나보이는 것은 역시나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니까. 그때쯤이면 적응해있을런지.

" 그럼 이 근처에서 자취? 아니면 기숙사? 오는 길에 보니까 기숙사도 엄청 크던데. "

아파트 뺨칠만한 크기라서 놀랐던 건물 중에 하나이다. 물론 나는 기숙사에 들어가지는 않고 근처에 오피스텔 하나를 얻어서 그곳에서 지내기로 했지만. 사실 기숙사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혹여 위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오피스텔로 들어가게 되었다. 물론 비용은 전부 국가에서 내주니까 부담은 없었지만.

//약간 짬내서 답레 올려놓는다!

42 은새 - 세현 (OKZ/ArBBUw)

2021-12-10 (불탄다..!) 20:18:27

"세현 오빠가 다니는 대학교는 어떤가요? 사실 이번에 교환학생으로 간 학생들 중 한 명하고 조금 아는 사이여서."

은새는 그 친구를 떠올리며 세현에게 물었다. 많이 친해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가끔 약속을 잡아서 만나곤 하던 그런 친구였다. 수인들은 다들 체력이나 여러 면이 인간보다 뛰어나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잘 적을할지, 불편한 점은 없을지 조금 걱정이 되던 참이었다.

"음, 아무래도 울새는 귀여우니까요. 울새는 깃도 회색에 주황빛인데 저는 까만 머리카락이고."

은새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울새와 저와의 차이점을 읊었다. 세현이 하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모양이다. 은새의 입장에서는 울새는 작고 보드랍고 동글동글하고 색도 예쁘고 곱고 귀여운 그런 새이지만 본인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기도 했다.

"네? 물론 부엉이와 고양이 사이에서 고르라고 하신다면 부엉이를 더 좋아한다고 하지만요. 하지만 세현 오빠는 부엉이 수인이지 부엉이가 아니잖아요. 엄연히 다르니까. 고양이 수인이라고 하셔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 않을까요."

은새는 본인의 생각을 읊었다. 부엉이와 고양이 중에 부엉이를 더 좋아한다고 하지만, 부엉이 수인과 고양이 수인 중에 누가 더 좋냐고 하면 그건 아주 실례되는 행동이라는 것이 은새의 생각이었다. 내심의 심정으로는 머리에 있는 머리깃이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하곤 있지만 그렇게 티를 내지는 않고 마음속에 꽁꽁 싸매 놓았다. 언젠가 쿡 찔렀을 때 툭 튀어나올 수는 있겠지만. 예를 들면 술에 취했다거나 그럴 경우에. 하지만 은새는 꽤 술을 잘 마셨기에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아,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열심히 도와드릴게요."

은새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교수님이 지목해서(후보는 둘이었지만 그 녀석은 별로 할 생각이 없었으니 자신이 지원하지 않았어도 자신이 되었을 터였다)하게 된 일이라고 할지라도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은새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은새는 일 년 동안 있는다는 세현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일 년동안 세현이 인간들 사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지 생각했다.

"저는 이 길 너머에 있는 동네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세현 오빠는요?"

산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고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공대생들이 많이 사는 조용한 원룸촌이 나온다. 정문 앞에 있는 원룸촌도 있지만 정문 앞에서 공대까지 오는 것보다 언덕을 넘어서 공대로 오는 것이 확실히 빨랐다. 그리고 정문 앞에는 유흥을 위한 먹자골목이나 술집, 식당 등등 시끄러운 것들이 많아서 원룸도 시끄러운 경우가 많은데 확실히 이곳은 그런 것이 없어서 조용하기도 했다. 남초 집단의 여학생이라 그럴 일은 없다지만 정문에 집을 구하면 술마시던 동기들이 들르는 아지트가 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도 있었다.

하지만 나쁜 점으로 따진다면 밤 늦게 으슥한 산길을 건너가는 것이 가끔 무섭기도 하다는 점이 있기도 했다. 물론 그것도 눈 딱 감고 뛰어가면 금방이었지만. 다행히 이곳으로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cctv나 가로등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 안심이기는 했다.


/제목을 울새와 부엉이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ㅋㅋㅋ 아니면 좌우를 바꿔서 기계공과 부엉이 쪽이 더 말이 예쁜 것 같기도 하고. 으음. 좀더 고민해서 제목을 지을 걸 그랬나봐 ;ㅅ; (아쉬움)

43 은새주 (OKZ/ArBBUw)

2021-12-10 (불탄다..!) 22:28:21

그나저나 날개가 날때 별로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나는 법을 배울 때 근육통이라니. 날개가 다 자란 청소년 세현이가 날개짓 연습하는 것을 상상하니 너무 귀엽다 88 역시 새 수인이니까 날아다니겠지? 언젠가 나는 모습 꼭 보고싶다 ><

44 세현 - 은새 (1PmiSKvay2)

2021-12-10 (불탄다..!) 23:44:13

" 음 ... 우리 학교는 크기로 봤을때 여기의 반 정도? 거기 다닐땐 그것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보니까 우리 학교는 명함도 못내밀겠는걸. 그리고 우리라고 크게 다른건 아니야. 다만 날아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정말 빠르게 뛰어다니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 부딪히면 꽤 크게 다칠지도 모르겠네. 물론 거기서도 주의를 하고 있겠지만 말이야. "

학교 측에서도 단단히 주의를 주고 있고 심할 경우 퇴학까지 염두에 둔다고 했으니까 다들 알아서 사리겠지. 나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 그쪽에도 유학생으로 가있을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굳이 그런 위치의 인물이 아니더라도 유학생이 오고가는 목적이 뭔지 다들 아니까 조심하겠지. 하지만 워낙 왈가닥인 녀석들도 있어서 마냥 안심은 못하겠다. 자기들끼리도 부딪혀서 싸우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았지만 있었으니까.

" 흠 그래?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

자주 울 것 같은 이미지는 아니라고 한 얘기였는데 내 뜻이 잘못 전해졌나보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본다면 울새도 귀엽고 은새도 귀여운데.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한게 아닐지.

" 그래도 어느 누군가에게 좀 더 선호된다는건 좋은 일이니까. 친해지기도 좀 더 쉬운 일이 될테고? "

기왕 누군가랑 친해진다면 그 사람이 선호하는 것으로 친해지는게 쉬운 일이다. 그래서 첫만남엔 서로 관심사 같은걸 물어보는 경우도 흔하고.

" 아 이 너머가 원룸촌이야? 여기 들어올때 본 곳이랑 또 다른 곳인가보네. 원룸엔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어서 좀 신기하네. 저쪽에선 기숙사에서 살았거든. "

2인 1실의 기숙사를 썼었다. 룸메이트는 머리를 길게 기른 까마귀형 수인이었는데 보통 까마귀 애들이 시끌시끌하게 다니는 것과 비하면 굉장히 조용한 녀석이었다. 말 걸어도 대부분 단답이고 ... 그래서 보통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까마귀 수인들 사이에서도 좀 너드 취급을 당했던것 같다. 그렇다고 괴롭힘 당한건 아니고 특이한 애 정도로 생각했던것 같은데. 휴학하고나선 연락만 드문드문하고 있어서 근황은 잘 모른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 그럼 오늘 수업은 더 이상 없는건가? 일단 교재 같은건 PDF 파일로 다 제공해주시던데 ... 따로 사야하는 것도 있어? "

요즘엔 대부분 PPT로 수업자료를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PDF 자료를 주는지라 책 형태의 교재는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간혹 참고서로 사용하는 교수님도 있기에 혹시나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건 보통 학교 서점에 가면 다 팔고 있으니까.

// 날아다니는 모습은 곧 보지 않을까! 인간들 사이니까 그렇게 눈에 띄는 짓은 잘 안하려구 하겠지만 말이야~

45 은새주 (r7UvOef90M)

2021-12-11 (파란날) 10:56:08

답레 확인했어! 그런데 오늘 주말인데 내가 일을 하네 88 아마 답레는 내일 올릴 수 있을 것 같어 ;ㅅ;

46 세현주 (MNtWMuHhlM)

2021-12-11 (파란날) 11:03:33

주말에 출근이라니!! 이건 너무 슬픈 일이잖아 ... 8-8) 답레는 천천히 줘~

47 은새주 (r7UvOef90M)

2021-12-11 (파란날) 23:49:55

주말인데 회사에서 썩고있다니 넘 슬프자너 88 답레 대신 진단을 들고 왔지!

한은새:
045 사탕을 한 입만 먹었는데 땅에 떨어진다면
- 아... 아깝지만 버립니다.

317 식사는 어디에서 하나요?
- 보통은 학교 내에 있기 때문에 학식을 먹는 편이에요. 집에 있을 때에는 집에서 가볍게 해 먹는 편입니다.

155 개그 코드나 포인트는?
- 음... 그렇게 물으시면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요. 생각해보면 유튜브에서 귀여운 동물들이 예상치못한 바보같은 행동을 할 때 저도 모르게 웃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세현주 굳밤 되고 낼 보장!!

48 세현주 (nKTHPsmZ3A)

2021-12-12 (내일 월요일) 00:58:05

헉 ... 은새주 출근해서 고생 많았고 푹 자고 내일 보는거야! ><

49 은새 - 세현 (EaG6CUvcSE)

2021-12-12 (내일 월요일) 09:24:05

은새는 세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부딪히면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면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에 부딪히는 정도의 사고일까요? 제 친구는 그렇게 빨리 뛰거나 날 수 없는데 많이 불편할까요?"

은새의 얼굴은 그렇게 표정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이상하게도 생각이 얼굴에 다 들어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걱정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만간 연락해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택배를 보내주겠다고 해야겠다. 그나저나 수인구역에도 택배가 가나?

지금은 생각지도 못한 별명이지만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뜻일까? 은새는 울새를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렇죠. 직박구리 가까이서 보여주셔서 감사했어요. 세현오빠와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은새가 고개를 주억였다. 세현은 기숙사에서 살았던 모양이었다. 은새는 기숙사에서 한 번도 살지는 않았지만 2인 1실은 분명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고려해보지는 않았다. 부모님은 기숙사에서 사는 것이 안전하고 좋다고 생각하시는 편이지만 자신의 안락한 둥지라는 것은 늘 필요한 것이 아니던가.

"네, 아마 정문 앞에 있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보셨을 것 같아요. 이 넘어에는 거기보다는 좀 더 조용한 편이에요. 공대하고도 더 가깝고요. 세현 오빠는 기숙사로 들어오신 거에요?"

세현이 원룸에는 한 번도 살아본적이 없다고 하니 이번에도 기숙사에서 사는 것인가 하고 은새가 물었다.

"아마도 없을 거에요. 교재가 있는 과목이 있기는 한데, 중간고사를 치뤄서 이미 진도가 반이 나갔거든요. 뒷부분만 제본해서 드릴까요?"

학과장 교수님이 참고하라며 준 시간표를 들여다보며 은새가 말했다. 자세히 보니 자신과 시간표가 매우 비슷했다. 2학년인데다가 자신도 전공을 많이 듣는 편이니 겹치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다.

"인간 구역에는 언제 들어오셨던 거에요? 수인구역하고 많이 다른 점이 있는가요?"

은새는 수인구역에는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는데다가 꽤나 폐쇄적인 곳이다보니 알고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세현은 수인 구역에서 인간 구역으로 직접 왔고 인간 구역에 대한 정보는 꽤나 개방적으로 수인구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더 아는 것이 많을 것 같았다.


/얍! 좋은 아침!!!
세현이 인간세상에서 그렇게 눈에 띄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아서 나는 모습은 나아아중에야 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꽤나 빨리 볼수도 있겠구나! 세현이 날개깃 하나 갖고 싶다. 깃 하나도 일반 새들보다 더 크겠지?(궁금)

50 세현주 (NnkeaMOHZU)

2021-12-12 (내일 월요일) 20:29:27

좋은 밤이야 ... 답레는 새벽이나 내일쯤 올라올 것 같아! 세현이 날개깃은 엄청 크지~~ 갖고 싶다고 말하면 하나쯤 뜯어서 줄지도 몰라! 그리고 엄청 따뜻해!

51 은새주 (EaG6CUvcSE)

2021-12-12 (내일 월요일) 21:39:12

좋은 밤! 답레는 편하게 줘!
날개깃 상상하니까 너무 예쁘겠다 88 갈색에 흰색이 섞인 느낌이겠지? 막 날개깃 뜯는데 아프지 않을까? 88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거 하나 줘도 소중히 간직할 것 같아. 그런데 막 따뜻하다고 하니까 오리털패딩같은 게 떠오르잖아 ㅋㅋㅋㅋㅋㅋ
세현이 날개로 막 은새 감싸주는 거 보고 싶다. 옛날에 카드캡터체리 보면서 유에의 그 날개에 막 감싸지고 그런 거 있잖아. 막 날개 달린 사람의 모습은 뭔가 로망 같은 게 있는 것 같아

52 세현주 (nKTHPsmZ3A)

2021-12-12 (내일 월요일) 22:13:47

답레는 조금 이따가 올라갈것 같아! 딱 은새주가 상상하는 그대로가 아닐까? 하나 정도 톡하고 뽑는건 마치 사람이 머리카락을 뽑는 것과 차이가 별로 없으니까. 조금 따끔할지도 모르겠지만? 머리에 있는 장식깃은 일반적인 새들의 깃털이랑 크기가 비슷하지만 말이야. 지금은 안해주겠지만 좀 더 사이가 가까워지면 날개로 안아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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