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마음이 급했다. 모 게임처럼 걸쇠만 풀린 비행기 문을 발로 꽝! 걷어차서 단숨에 열어젖혔다. 문짝 정비 비용은 사소한 문제다. 공기가 한순간에 바뀐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최대한 뛰어갔다. 비행기가 저 멀리 떨어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비행기가 떨어지고 잠깐이 지나서야 폭발음이 들려왔고, 불타는 기체의 열기가 잠시나마 여기까지 전해질 수준이었다.
충돌을 피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마침내 주변의 공기를 알아차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북극해는 여전히 차갑고 또 차가운 장소였다. 이누이트의 신은 나의 몸을 더듬거리면서 잘 돌아왔노라고 환영 인사를 한다. 나는 옷깃 안으로 파고들어 살결을 애무하는 손길에 소름이 돋아 몸을 꿈틀거렸다. 폐가 얼까봐 숨을 크게 쉬지도 못했다. 나온지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귀가 떨어질 지경이다.
"여어...여긴 하나도 안 변했네 망할...으..."
눈과 얼음이 뽀득뽀득대는 소리. 세차게 몰아치는 삭풍의 소리. 호흡기가 충혈되어 목구멍에서 기어올라오는 비릿한 피 냄새. 그 피보다 붉은 바다. 그리고 인간들의 분쟁. 나는 이렇게나 변했는데 북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타지에 나갔다가 귀향하여 동네를 돌아보는 도시 청년의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에는 동네 친구....동네 친구가.....
"......."
이거 내 친구 목소리가 아닌데. 하지만 분명히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온다. 설마......
후카미즈 씨가 비행기 문짝을 부수다시피 해서 나간 바깥의 풍경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붉은 바다, 새하얀 눈밭, 그리고 붉은 화염, 새하얬던 전투기.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에 더해, 위에서 들리는 경쾌한 목소리가 상황의 불협화음을 가중시켰다.
"괜찮으시죠...?"
그렇게 말한 후 미츠루는 살을 에는 바람을 맞이한다.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추웠다. 겪어본 것 중에 가장 '극단적인' 추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 또한 행운이겠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일본에는 여름 이외의 계절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 전에, 어쩌면 신입이라는 말에 먼저 반응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전략자위대는 인간의 병기로써 뛰어난 기체를 만든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원자로를 탑재한 거대한 이족 보행 기체, 대인전으로써는 분명 꽤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핵융합 원자로를 이용해 움직인다는 것을 가지고 적의 진입 자체를 저지하려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전자파를 통해 주변의 병기들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트 얼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로 무궁무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적은 인간이 아닌 사도입니다. 제트 얼론이 개발된 목적은 대사도전에 사용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대사도전은 여태까지 인류가 경험해온 것과 전혀 달랐으며, 기존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인류가 경험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AT필드란 것을 사용하고 있는 적 앞에서, 기존의 병기로 싸워봤자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미 전략자위대는 수차례의 전투를 통해 전혀 소용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수 차례에 걸친 대사도전으로 인해 전략자위대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니 당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병기를 실전에 꺼내려 하는건 도대체 무슨 이유입니까?
전자는 기존의 관점에서만 머무른 채 병기를 만들었고, 그 결과 어린아이의 질문에도 굉장히 엉성한 대답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명백한 전자의 실수였고, 오책이었습니다.
타카기의 이야기를 들은 이오리는 그저 조용히 물을 들이키려고만 하였습니다.... 한참을 물을 들이키기만 하던 그녀는,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조용히 입을 가린 채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비공식 실험에선 성공하였으니 자신감이 붙은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대면하게 되면 말이 달라지겠지요. " "저들은 AT필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니까.... 그러니 저렇게 자신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전략자위대는 말입니다. "
이오리는 그렇게 단언하면서 물컵에 물을 다시 채우려 하였습니다.... 말하는 어투가 확고한 것으로 보아, 그녀는 개발팀 측이 모르고 있는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AT필드에 관련된 사실은, 어쩌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츠키의 이야기에 한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려 하였으나, 사회자는 애써 다시 웃음기를 찾으며 마이크를 다시 붙들었습니다. 한 프로젝트의 책임자여서이기 때문인지, 공적인 자리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츠키의 도발에 가까운 말에 반응하려 하지 않은 채로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려 하였습니다....
- 오늘 행사에 찾아와주신 내빈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정말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남은 시간 부디 즐거이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1시간 후에 중앙 관제실에서 뵙겠습니다.
사회자 남성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 숙여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려 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려 하였습니다. 박수소리가 한동안 이어지려 하였고, 다시금 사람들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웅성이며 연회를 즐기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질의응답이라기엔 말싸움에 가까운 것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은 누구의 편일까요, 일본 정부나 그에 관련된 기업들이 참여한 행사 아니랄까봐 참 명확해 보이는 이들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 휴게실이나 가있을까, 얘들아? "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던 사오리가, 조용히 여러분들을 향해 이야기를 꺼내려 하였습니다... 여기 계속 있으며 쉬고 있다 보러 가는 것도 좋을 것이고, 이 불편한 장소를 벗어나려 해도 좋을겁니다.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단상을 내려오는 사회자 뒤로 참지 못하고 혀를 베- 내밀었다. 마음같아선 진짜로 중지를 올려주고 싶지만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으니까 그건 참아야겠지. 아아 정말. 딱 한번 웃겼던 것 빼고는 진짜 지루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무식한 주장에 물개박수나 보내고 있고. 댁들이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그동안 사도와 맞섰던 에반게리온 덕분이고, 특무기관 네르프 덕분인게 아니냐고. ...그런데 불러다가 대놓고 망신이나 주려고 하다니...
"―하아, 그래요. 여기 더 있어봤자 재미도 없고.“
그래도 한순간 사회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려고 했던건 확실하게 봤다. 여기서도 한 발 먹여줬다 이거야. 당하고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앞에서 대놓고 치지는 못해도 어떻게든 갚아줄 건 갚아줘야지. 아무튼 사오리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계속 있어봤자 주변에 있는 거라고는 명백한 적의가 섞인 시선뿐이니. 휴게실에서 시간 때우다가 적당히 보고 가는 게 좋겠지.
"...근데 시연이라고 해도... 뭘 상대로 시연하겠단건지. 사도가 타이밍 좋게 나타나 줄 것도 아니고...“
진짜로 그렇게 되면 웃기긴 할텐데... 아니 웃을 수 없는 상황이잖아 그거. 여기 에반게리온도 없는데..!! 설마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아니 그럼 시연은 뭘 하겠단거지? 여기서 성공하면 실전에 바로 투입된다면서...
재앙 이후 자전축이 뒤틀려 예전만큼 춥지는 아니하였으나, 북극해의 한기는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살을 에고 폐 속으로 스며드는 어머니 러시아의 한기에, 누가 태연하게 맞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익숙해져야만 하였습니다. 이 추위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앞으로 있을 일을 견뎌내지도 못할 것이요, 앞으로 있을 임무를 수행하지도 못하였을 터이니까요. 수 많은 이들이 얼어 가라앉은 이곳인만큼, 어지간히 나약한 마음으로 버텨선 곤란한 곳이 북극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로 그 점 때문에, 부사령관은 어느정도 경험이 쌓인 미츠루를 보내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보려 하였다면, 저 위에서 낙하산을 타고 누군가가 내려오려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 퍼지고 있는 사이, 커다란 군용 낙하산이 펼쳐진 채로 그 형체는 유유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저 위에서 아래로, 좀 더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누가 내려오고 있는 것인지 확인이 가능하였을 지도 모릅니다.
눈을 가리는 더벅머리와 그 위에 꼭 낀 파일럿용 헬멧, 방한복 사이에 보이는 정복의 흔적, 그리고 양손에 보란듯이 펼치고 있는 브이 사인. 첩보부 부장, 미즈노미야 슈이치입니다.
"이야~ 조종하고 오는데 상당히 애 먹었지 뭐야! 저 뒤에서 러시아군이 쫓아오고 있었는데 참 짜릿하긴 무슨 쫄리더라고! "
어깨를 으쓱이며 미즈노미야는 천천히 지상을 향해 발을 딛으려 하였습니다... 말하는 어투로 보아 이곳까지 직접 비행기를 끌고 온 모양이었습니다. 그 말은 즉슨, 저기 불타고 있는 추락하였던 비행기가 그가 운전하고 온 비행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완전히 땅에 발을 딛은 뒤, 미즈노미야는 히죽 웃으며 나루미와 미츠루를 번갈아 바라보려 하더니... 곧, 제 허리에 손을 얹고 서서는 예와 다름없는 어투로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튼간에... 오래 기다렸나?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까 말이야. 받도록, 후카미즈 대위.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제 뒷쪽에 매고 있는 가방에서 나루미 쪽으로 무언가를 꺼내 던지려 하였습니다.
"여분의 방한복이네. 잠수함까지 가는덴 버틸만 할거야. 어때, 쓸만한가? "
그 말대로 비교적 얇은 형태였긴 하였습니다만, 어느정도 추위를 견디기엔 충분한 방한복이 나루미를 향해 던져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걸 입게 되면 추위는 어느정도 견딜 만 하게 될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북극입니다. 자전축이 뒤틀려 기후가 바뀌어가고 있다 하여도 북극은 북극입니다. 이 정도 점퍼로는 오랫동안 견디는 것은 택도 없습니다. 정말로, 단시간 동안만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점퍼이지 않은가 싶어보입니다.
사오리는 잠시 깊이 한숨을 쉬려 하더니, 나츠키의 말이 들리기 무섭게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습니다. 사회가 끝나고 나서야 서서히 바뀌고 있는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분노를 참고 있었게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뒤이어서 유즈키 이오리 역시 가방을 챙기고 일어나려 하며, 고개를 돌리곤 나츠키의 물음에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기동 실험인 만큼 안전에 위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만 보여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움직일 수 있는 기체인 것만 보여주려는 것이겠지요. "
아마, 이는 참석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려 차후 프로젝트의 투자를 받기 위함일 것일 겁니다.
"멀지 않은 곳에 단체별로 따로 마련해 놓은 휴게실이 있습니다. 저 북동쪽 문으로 나가서 쭉 가면 됩니다. 따라오십시오. "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나서려 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녀를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보입니다. 다만 휴게실 내부가 어떠할지는, 생각만큼 기대하진 않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118 아니 미친(나츠키:미친XXXX) 진짜로 실전으로 넣는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제트얼론의 효과적인 사용법은 에바가 제트얼론을 휘둘러서 사도를 가격하는 것밖에 안 떠오르는데요 심지어 그것도 원자로 터질지도 모르니까 쓰면 안될거같고 아니 진짜 뭐야 왜 넣는데 전자짜식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