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과연 에반게리온 때문에 적대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되겠습니다. 이 곳은 아이들의 세계가 아닌 어른들의 세계, 그것도 높으신 분들이 각자 대표를 보내 참석하게 한 행사장이니까요. 단순히 에반게리온으로 인해 활약을 못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금전적인 요인이라던가 말입니다.
- JA-01 은 이번에 저희 전략자위대와 일본 중화학 공업 공동체에서 공동 개발 및 추진한, [ PROJECT : JET ALONE ] 의 첫번째 기체입니다. - 쉽게 말해 제트 얼론 1호기라고 생각해주시면 되지요. 어떻게 제대로 답변이 되었을까요, 학생?
빙그레 웃으며 남성은 타카기를 향해 답변하려 하였습니다...... 웃는 얼굴이었으나 썩 좋은 태도로 답변하는 것 같진 않아보입니다. 그 증거로, 남성은 입만 웃고있지 눈은 웃고 있지 않았습니다.
타카기가 있는 자리 바로 맞은편에 앉아있는 유즈키 이오리는,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고 정말로 심각한 눈빛으로 단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말을 꺼내려 하지 않는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말을 꺼내보았자 치부만 들어날 뿐이니까요. 그렇지요?
"어머, 나츠키. 뭐라도 좀 먹어도 괜찮을텐데. "
한창 관망하며 지켜보던 나츠키의 옆으로, 유즈키 사오리가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두어개 들고 오며 앉으려 하였습니다... 제 동생과는 달리 그녀는 꽤 즐거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정말 즐거워서 웃고 있는 것인지, 장소가 장소이기에 체면을 차리고 있는 것인지는 글쎄요, 그녀만이 알 일일 것입니다.
저 봐. 요리미치가 한 질문에 대답하는 사회자의 얼굴은 입만 웃고 있고 눈은 하나도 웃고 있지 않았다. 무섭네, 사회자의 태도부터가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든다. 의외로 이오리 씨는 질문은커녕 아무 말도 없이 단상만 심각하게 보고 있다. ...기술부장이니 이것저것 질문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긴, 헬기 안에서 들은 걸로 생각해보면 정보는 이미 다 알고 있으신...건가? ...어떻게 알고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질문을 안 하는 이유가 있겠지...
"에, 아니이... 전 딱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까지 표정이 심각해질 것 같았는데, 그걸 단숨에 리셋시켜버린 건 사오리 씨였다.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가 두 개... ...사오리 씨, 진짜 행복해보이시네요... 저는 지금 뭘 먹었다간 그대로 체해서 이틀 정도는 고생할 것 같은데... 자리에 앉는 사오리 씨를 보며 나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전 별로.. 먹고 싶진 않네요.
"...예상보다 더 많이... 재미없는 자리네요. 여기.“
목소리를 낮춰서 중얼거렸다. 그냥 지루한 수준이 아니라, 사방에 적이 존재하는 느낌이라 껄끄럽기까지 한... 재미가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곳이다. ...실시간으로 즐거워하는 사람이 옆자리에 있기는 한데, 뭐, 그... 취향이란건 다양한 거니까?
나루미의 생각과 기대와는 달리, 유감스럽게도 미츠루에게는 서류 이외엔 전해진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것이 전해질 예정이긴 합니다만 그것은 북극에 도착한 이후에 전해질 예정이니, 지금으로썬 미츠루는 서류 파일만 달랑 든 채로 북극에 가게 된 셈인 것입니다. 중학생 신분인 아이에게 달랑 출입증과 통역기 등만 달랑 주고 보내다니, 부사령관께선 진심이신 걸까요?
서류 파일을 좀더 자세히 확인하려 하였다면, 나루미와 미츠루는 베타니아 베이스와 키예프-III 호의 보다 자세한 구조가 담긴 내부 설계도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베타니아 베이스는 맨 윗층인 아케론부터 맨 밑층인 코카투스까지 해서 족히 수십층은 되는 규모로 바다 밑에 세워져 있었는데, 아케론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다에 잠겨 있으며, 맨 윗층부터 맨 밑층까지는 [ 스틱스 통로 ] 라 불리는 거대한 통로로 이어져 있었는데 천장에 전기가 흐르는 레일이 달려있으며, 각 층마다 어떠한 방어 장치가 되어 있는 것을 설계도를 통해 확인 할수 있었습니다. [ 말레보르게스 시스템 ] 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마 이게 방어 장치를 부르는 호칭인 듯 합니다. 키예프-III 호의 경우 맨 윗층이 아닌 갑판 밑 2층에 중앙지령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베타니아 베이스 기지의 사령부는 기지 내부가 아닌 기지 외부에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나루미 쪽의 파일에는 항공모함쪽 지도의 3층 오른쪽 밑에 동그라미가 쳐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추측컨대 이곳이 아마 미즈노미야 부장이 말하였던 [ 부탁하신 것 ] 의 위치인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자세한 건 도착하게 되면 듣게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나루미의 탁월한 눈치로 살펴보자면 어쩌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즈노미야 부장은 나루미에게 이것을 찾아오는 임무를 주려 하는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미츠루 쪽의 파일 역시 전체적인 내용은 나루미와 똑같았습니다만, 나루미와 달리 베타니아 베이스쪽 설계도의 제일 밑부분, 그리고 제일 윗쪽 부분에 붉은 색연필로 동그라미가 쳐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맨 밑쪽의 코카투스 층에 칠해진 동그라미 안에는 [ Angel-06 ] 이란 단어가 적혀있었는데, 진심으로 무슨 의미로 적어놓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밖에 특이점을 찾아보자면 윗쪽 제일 왼쪽 부분에 붉은 동그라미와 함께 EVA-05라고 적혀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에반게리온 5호기라니요, 당황스러운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설마 이곳에서 에반게리온을 건조중이었던 걸까요? 나루미와 달리 미츠루는 맨 뒤에 서류가 하나 더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좀 더 살펴보려 하였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이 동그라미가 쳐져있는 부분들, ] [ 전원 파괴하도록. ] [ 어느쪽이든간에 형태를 남겨놓아선 안되네. ] [ 동행인에겐 이 임무는 비밀로 하도록. 도착하게 되면 표면적인 다른 임무가 주어질 거다. ]
굉장히.... 당황스러운 내용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에반게리온을 파괴하라니, 파일럿인 미츠루에게 주어진 임무가 맞는 건가요? 탑승한 상태로 파괴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 퀘스트의 내용이 변경됩니다!
▶︎ Omnes viae angelus ducunt ▶︎ 유럽 연합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중인 베타니아 베이스는, 러시아 영해에 위치한 노보시비르스크 제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여타 기지와 달리 이곳 기지는 북극해 바다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 보관중인 특수한 개체를 구속하기 위함입니다.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제6사도 사마엘과 가설 에반게리온 5호기를 소멸시키십시오. ▶︎ 보상 : [ S2 기관 ] [ 마르두크 계획 ] 관련 기밀 정보 획득 * 본 퀘스트는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케론부터 코키투스까지, 이 기지의 규모는 확실히 굉장했다. 그러나 목적지의 크기에 놀라기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먼저 마음을 짓눌러 오기에, 금방 평정을 가장하고 임무의 내용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목표는 건조 중인 에반게리온과 사도를 남김없이 파괴하는 것. 현재로서는 이런 임무가 주어진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자신의 일이라면.
창밖을 내다보았다. 하늘의 구름이 시야 밑으로 떠 간다. 비행기를 발명한 인간이 구름 위로 날았을 때, 세상이 전부 제 것인 줄로 알았을까. 그러나 세상을 손에 넣은 것은 사실도 아닐 뿐더러, 아니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생각은 전혀 좋은 일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인류는 탄생 이래로 지금까지 숱한 재앙을 맞이해 왔다. 자신들이 어떻게 하면 그것을 막을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해 왔다. 그러나...
나는 한숨조차 쉴 수 없었다. 작전부장처럼 아랫사람들 앞에서 이성을 잃고 소리치는 추태는 결코 사절이다. 지휘관은 알든 모르든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다. 호흡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해보자. 재래식 전투에 문외한인 에바 파일럿을 러시아로 보내야 하는 이유. 러시아 항모에서 스텔스 게임이나 하라고 14살 중학생을 보냈겠냐? 에바 파일럿이 할 수 있는 건 딱 한가지 뿐이다. 에바 조종! 그것 외에는, 단언컨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에바를 훔쳐오는게 임무인거야?'
문제는 그거 말고 더 있다. 하필이면 또 항공모함이다. 현대 해군의 중핵이자 어느 해상병기보다도 엄중히 보호받는 항공모함. 어디 어중이떠중이 나라의 무늬만 항모가 아니라 붉은 해군의 항공모함...
"항공모함에서 뭔가 빼오라는 모양이네요. 항모에 에바가 들어갈 자리가 있나? 카시마 군을 이런 곳으로 보낼 이유는 에바 말고는 없어보이는데......"
동그라미 쳐진 이 자리는 에바가 들어가기에 알맞지 않아 보이는데. 모르겠다. 도착하면 부장이 설명하겠지. 지금은 그렇게 알고 있기로 했다. 카시마 군을 보내서 에바를 훔쳐오기.
"일단, 잠시 일 보고 올게요. 옷 갈아입을 거니까 이 쪽 보지 마시고."
환복하고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겉의 방한복도 곧장 총을 꺼낼 구멍을 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깥에서 안쪽까지. 모든 옷과 모든 물건 중에 '나의 것'은 존재해선 안 된다. 문자 그대로, 그 무엇도! 몸뚱이 빼고 전부 바꾸는 것이다. 벗은 내 옷가지는 여기 두고 가면 알아서 챙겨줄 것이다.
생각해보니 러시아는 추운데. 파일럿한테 외투 한벌 주지 않았네. 정말 챙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나? 뉘신지 모르겠으나 혹시 생각이란게 없나? 더블백 앞에서 당연한 의문을 품은 채 손을 꼬물거리던 나는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극해는 내 집 안방. 방한복 없어도 버틸 수는 있어. 이 친구는 겨울이 뭔지도 모를 거 아냐. 결국 나는 외투를 안고 카시마 군의 곁으로 다가갔다.
주변에 다른 질문을 꺼내려 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려 할 무렵, 타카기는 저 뒤에서 한 허스키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만약에 소리를 들은 타카기가 뒤를 돌아보려 하였다면 붉은 네르프 정복을 입고 있는, 그러나 일본인이 아닌 것은 외양부터 확인이 가능한 사람이 손을 들어 질문을 하려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짙은 금발을 쪽지어 묶고있는, 어느정도 나이가 있어보이는 여인이었습니다. 말하는 억양이나 쓰는 언어로 보아 프랑스쪽 사람인 것 같은데, 네르프 파리 지부의 사람이 대체 왜 여기 있는 것일까요?
- 이런 이런, 그 이름 높은 클레망소 박사님 아니십니까. 참석해 주셔서 정말로 영광입니다.
여유로이 웃으며 남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하라는 듯 손짓하였습니다.... 여인의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영어로 받아치는 것으로 보아, 단상에 서있는 남성은 통역가 없이도 어느정도 프랑스어를 소화 가능한 이인듯 싶습니다. 다만 타카기가 제대로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남성의 말투가 조금 비아냥거리는 어투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겁니다.
- 저희가 사전에 듣고 온 정보에 따르면 해당 기체는 내연기관을 내부에 장착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만, 사실인가요? - 에에, 사실입니다. 제트 얼론은 핵융합 원자로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으며,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도 최대 150일간 추가 전력 공급 없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원자로는 현 항공모함들이 사용하고 있는 원자로와 동일합니다. 저희 기체의 가장 큰 특징이지요.
원자로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연회장 여기저기서 술렁이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항공모함에서 쓰는 원자로와 똑같은 것을 장착시키다니요, 전략자위대는 제정신인 것인가요?
- 육상 병기의 경우 적 기체에 의해 폭파당하거나 파괴당할 가능성을 항시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안정성 면에서 지나치게 리스크가 크지 않은가 생각되는데, 관련해서 대책은 생각해 두시셨나요? - 겉표면에 아주 단단히 보호 장치를 해두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것만은 확실히 말씀드릴수 있는데, 뭐가 되었던 간에 5분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전투 병기보다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재빠른 어조로 질문을 던지는 여인을 향해, 남성은 여유롭게 천천히 영어로 답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네르프 직원들은 물론이요, 파일럿으로써 같이 온 나츠키와 타카기도 무슨 말을 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5분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병기, 명백히 에반게리온을 저격하는 발언이었습니다.
- Quelle réponse grossière...! - 무례하다니요, 저는 그저 제가 대답할 만한 것을 말씀해드린 것입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예산의 20%를 매년 국제연합 산하 특무기관에 할당하고 있는 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셔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 자리에 오신 것도 그 이유가 없지 않아 있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말이 틀렸나요?
당황한 여인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남성은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일본어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 세컨드 임팩트 이래 정확히 15년이 지났습니다. 세계는 여전히 날마다 굶어 죽어가는 이들이 수 만명씩 생겨나고 있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은 그보다 더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국제연합은 예산 할당량을 전혀 줄이고 있지 않고 있지요. 그 [ 원인 모를 일 ] 에 대비한답시고 말입니다. - 이 예산 관련해서 유럽에서 지금 한바탕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말이지요. 제 말이 틀렸나요, Mademoiselle Clemenceau? - .......
여인은 여전히 말이 없는 채로, 그저 주먹을 꼭 쥔채 부들부들 떨고 남성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정곡을 찔린 것인지, 눈을 크게 치켜뜬 채로 손을 떨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돈만 먹는 하마로 있을 뿐인 2호기 보다야, 저희 JA-01이 훨씬 나은 성능을 보여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웃는 소리가 한창 들리다 잦아들고 나서야, 빙그레 웃으며 남성은 다시 일본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저희 기체는 파일럿들이 타지 않는 무인 기체인 만큼, 교전 과정에서 파일럿들이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생기게 되지는 않으리라 장담합니다. 불필요한 희생 역시 나오지 않을 것이고 말입니다. 그렇지요, 유즈키 박사님?
남성은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에 앉아있는 유즈키 이오리 기술부장을 바라보며 물으려 하였습니다. 어째서 유즈키 박사를 지목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목되자마자 이오리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고개를 떨구며 긍정하는 것으로 보아...한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아보였습니다. 유즈키 이오리에게는 뭔가가 있습니다.
- ... ...틀리지 않았습니다. - 역시 박사님,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었습니다.
긍정하는 말에 남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언뜻 [ 배신자 ] 라고 입모양으로 얘기하였던 것 같은데, 매우 재빠르게 입모양을 바꾸어서 멍하니 있었다면 파악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녀가 무슨 염치로 온 것인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다른 질문이 있으시다면 그것만 받고, 기동 실험 진행을 위해 자리를 옮겨보고자 합니다. - 추가적으로 질문하실 것이 있으시다면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
남성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자리에 있는 모두들을 둘러보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지금 물어보는 게 괜찮을 것입니다. 실험이 시작되는 동안은 질문을 꺼내기 어려울 테니까요.
[ 안내 말씀 드립니다. 이 비행기는 잠시후 목적지인 노보시비르스크 제도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착륙 시 흔들림에 대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
한창 여러분들께서 준비하고 계시는 동안, 기내 천장에 붙어있는 스피커로부터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약에 여러분들께서 창 밖의 풍경을 확인하려 하셨다면, 밝았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무언가 눈발이 내리고 있는 것 같아보이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마하의 속도로 오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요. 이 비행기가 여타 비행기와 다른 신형 기체임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과연 어느 군에서 개발한 비행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저 밖에서 들려오는 귀가 찢어질세라 들려오는 굉음과,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반동과 함께, 기체는 러시아 영공을 지나 목적지를 향해 착륙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착륙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내 흔들림에 대비하십시오!
- 휘이이이 .... 휘이이이 .....
완전히 흔들림이 잦아들고, 저 바깥에서 들려오는 굉음과 바퀴소리가 멈추고 나서야, 여러분은 어떻게 자리에서 움직이려들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바깥의 날씨가 날씨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가실 때 방한복이 여벌이 있다면 꼭 착용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창밖에 보이는 모습을 확인하려 하였다면, 온통 눈밭으로 되어있는 활주로와, 그리고 저 멀리로 붉은 바다가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