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싸움도 좋아하지만 본능적이기도 한 놈이니(?)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닌다거나... 아니면 우연히 마주쳐서 의뢰나 탐험에 티르가 꼽낀다거나...(?) 평범하게 티격태격 하면서 노는 일상적인 분위기도 괜찮겠네요. 이 경우에는 이미 싸우고 와서 잠시 회복중이라거나 모종의 이유로 싸우기 힘든 상황이라거나 하는 조건이 붙겠지만요.
마리안 파우스티네: 249 욕구를 잘 참나요? 잘 참는 편은 아닙니다. 안 될 일이라고 납득하면 금방 사라져서 금욕적인 것처럼 보일 때는 있을지도. 016 방 가구들의 색깔, 방의 주 컬러 화이트. 099 라면 취향 건강에 안 좋아서 싫어하지 않을까요. 콩나물을 넣어 먹을 것 같습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나도 모르게 눈매가 가늘어진다. 일단 훑어보자니 마왕을 이길 수 있을지 한 번에 알 수 없는 외관은 차치하고, 마왕이 한둘은 아닌 것 같던데.. 죽이는 건 상관없지만 가장 강한 마왕이 아니기를 바란다. 내 애인으로 삼을 생각이거든.
"내가 누구냐고?"
일순, 좌중이 조용해진다. 그들 입장에서는 내 이름을 모른다니 청천벽력 같은 말이겠지. 나도 전열을 차지해 놓고 나의 존재를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꽤 놀라긴 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여자아이는 분노에 찬 좌중이 한 차례 들고 일어나기 전에 타이밍 좋게 내게 대답을 요구했다.
"후후, 이해해. 내가 신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거든. 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거나, 신성을 땅에 떨어뜨렸다거나 하는 이유로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 말대로 나는 신이 아니거든. 사랑을 유달리 많이 받은 피조물이라면 몰라도!"
그저 한없이 아름다울 뿐인 평범한 인간. 나는 괜히 신의 이름을 사칭해서 험한 꼴을 보고 싶지도 않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서라도 인간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신이 한 명의 인간을 사랑하는 건 같은 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낭만적이잖아?
"어떻게 그런 말을! 율리안 님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내가 더 말하지 않아도 나에 대한 정보를 줄줄 읊는 사람 중 한 명을 저지하고, 그래서 더 할 말이 없느냐는 눈치로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자세히 보니까 눈이랑 관리가 부실한 걸 빼면 그럭저럭 봐줄 만한 얼굴이네.
율리안: 021 곱창, 막창, 내장탕, 닭똥고집 등을 먹을 수 있는지? 잘만 먹어. 아름답지 못한 음식이라고 거부하는 척은 할 수 있어도 전생에 좋아했던 음식은 못 참지. 171 실제 나이와 외적으로 보이는 나이는 어떻게 다른가요?(동안,노안 등 포함) 딱 그 나잇대로 보여. 어차피 나이에 상관없이 잘생겨서 의미는 없지만. 233 이모티콘은 잘 쓰는지? 여대생이었으니까 잘 쓰지 않을까.. #shindanmaker kr.shindanmaker.com/646172
마리안도 전생에 썼던 글자 정도는 기억하고 있을 것 같네요. 아무도 알아볼 수 없게 전생의 문자로 일기를 쓴다던가. 전생의 기억에 딱히 미련이 없는 것도 뭔가 간직하고 싶은 정보가 있었다면 일기에 써놓았을 거란 느낌. 가족은 사랑했지만 다시 만날 일도 없고 다시 태어났다면 자연히 잊어야 마땅할 존재라고 생각해 따로 기록하진 않았습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어냈습니다. 신이 아니면서도 이렇게나 신도를 몰고 다니는 인간이라면 조금 의심이 되지만 열성적인 에로스 교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의 전파가... 이런식인가? 에로스 교단은 잘 모르지만 그분의 사랑에 대해서는 음유시인의 노래로 들은 적이 있으니 대충 맞지 않을까 합니다. 대단합니다.
" 그렇습니까. 신께서 은총을 하사하신 분은 처음이라 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미려한 외견도 이 무리도 이해가 갑니다. 필시 은총을 배견하기 위한 무리일테지요. 이곳은 독실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좌중을 둘러보니 어이가 없다는 분들도 있지만... 이번은 제 실례가 맞으니 받아들일 수 밖에요. 열성족으로 율리안경의 이야기를 설파하기 시작한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마법없이 하늘을 날았다느니 용마저도 사랑에 빠뜨려 마을을 구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정도는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에로스님의 총애를 받는다먄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곳은 무슨 인외마경일까요.
율리안경과 시선을 맞추었습니다. 신장의 차이때문에 올려다보는 모양새가 되어 조금 위축 될 뻔했으나 율리안경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처음과 같이 온화한 채로 계셨습니다.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별다른 일은 아닙니다. 우선 신전으로 갈까 하던 참에 이렇게 좌중이 몰려 있는 것이 궁금해 잠시 본다는 것이 인파에 밀려 이리 된 것이니. 율리안 경은 이 좌중을 이끌고 어디로 가시는지?"
장난해? 그게 좋다고?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르는 것도 잠시, 그는 자신의 꼬리를 사수하기 위해 투쟁을 벌여야 했다. 주물대고 쓰다듬는 손길은 멈출 줄 모른다. 그녀를 밀치려던 손바닥은 허공에 맴돈다. 곧 꼬리가 스르륵 쓰다듬어지자, 온 몸에 소름이 쭉 돋는다. 슬슬 열이 뻗친다. 몸을 부르르 떨던 루프레드가 다시 소리지른다.
"이 미친 자식아!!!"
그 와중, 그들의 주변에는 구경꾼 무리가 생긴 지 오래였다. 그 무리는 지나가던 행인들을 이끌며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어머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와, 나도 만져보고 싶다. (그 말에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웅성웅성… 자와자와…
"아, 진짜! 구경 났냐, 저리 꺼져!"
잔뜩 빨개진 얼굴로 군중을 향해 소리치지만, 오히려 그건 더 재밌는 구경거리였다. 관객(?)들의 웅성임이 일순 커진다. 루프레드는 지금 진심으로 라그나로스를 불러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용건이라면… 그녀도 황당함에 혀를 내두를 듯.
꼬리 끝에서 끝까지, 길게 쓰다듬자 소름 돋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스윽 하니 쭈욱 하고. 그 감각은 그녀가 꼬리에서 더더욱 관심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나마 재미만 느끼고 있는게 다행이긴 했다. 갖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건 이미.
"...힉."
한참 꼬리에 열중해있는데 갑자기 들려온 큰 소리가 그녀를 놀라게 했다. 바로 옆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누군들 안 놀라겠냐만. 놀란 것보다 그 반동으로 꼬리를 꽉 쥐어버린게 문제였지 않을까. 제법 꼬옥 쥐고서 왜 그러눈데,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든 그녀가 그제야 주변 상황을 파악했다.
"아.."
멸시하고 피해갈 땐 언제고 이제는 자기도 만져보고 싶다니. 인간들의 사고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구나. 언제나... 어느 세계에서나.
구경꾼 무리를 보던 그녀의 눈이 슬그머니 가늘어진다. 스읍. 작게 숨을 들이쉬고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흩어져버려."
그 한마디에 무형의 기운이 조용히 구경꾼들을 휩쓸었다. 가벼운 바람이 한차례 지나간 듯한 순간이 지나자, 구경꾼들은 하나둘씩 움직여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녀와 그에게서 관심을 돌려 각자 할 일들을 하러간다. 그렇게 돌아선 이들도, 새로이 지나가는 이들도, 그녀와 그에게 더이상 어떤 눈길도 주지 않게 되었다.
이제 더이상 둘을 구경하거나 하는 사람이 없어지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어쩐지 눈빛이 의기양양한게, 나 잘 했지- 하는 걸 지도. 여태 꼬리를 잡고 있었으니 그리 곱게 보일 리는 없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