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 ㅠㅠㅠㅠㅠ 티르.....정말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애한테 저런 말 들어도 이해해주다니 마음씨가 너무 곱다...(???) 쓰다듬는건 자유지만(보헤:우에???) 아무래도 구울이니 악취는 감안해주셔야합니다.....헐 귀여워 보헤 졸졸 따라다니는 티르라니 정말 제 3자의 입장에선 뭐지...진짜뭐지?? 싶을 거 같아서 제법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 헉 보헤는....> 상냥한 구울은 미식 수첩을 써내려갑니다 < !!
>>288 모함은 그만두세요 영애님! 이게 너무 취향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사고뭉치 모함쟁이 영애님 같다 귀여워..... 같이 밥 먹다가 조각 케이크 하나 더 먹은 모함 받기 <<<
>>289 언제나 조져지는건 보헤엿다.....(짜여져서 슬라임이 되어버린 보헤) ㅠㅋㅋㅋㅋㅋ 헉 반항해주는 것도 좋아요...결정했어 애들 다 품고 갈련다...보헤야 할 수 있지!! 손자 밥 먹이는 할머니 만큼의 오지랖을 보여줘..! 그러고보니 시안이는 무슨 음식 좋아할까요 일단 보석만 아니면...아니라면...
>>293 티르는 보헤에게 개인적인 호감이 있으니까요!(미래시제) 악취...악마가 악취를 신경 쓸까요..? 아마 안 쓸 확률 무지 높음... 하지만 티르가 쓰다듬어줄 성격이 아님...슬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티르가... 보헤 뒤를 졸졸... 정말 누가 보면 뭐지? 뭐지??? 싶겠네요.. 헉 어울린다!! 보헤 주인공 로판의 표지도 떠올라요(?)
>>293 헉..타이틀만 들었는데 벌써부터 재밌다........ ㅇ)-(.. 구울님이 먹는 온갖 판타지 요리 묘사가 엄청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ㅠ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모함 치고는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구요.... 모함이라고 하면 모름지기 어? 그런 귀여운 것보다는 조금 더.. 어? 피터지고..! 영악하고....! 어...!! 그치만 귀여우니까 위시리스트에 적어 두도록 하겠습니다. 먹으면 안 되는 거 먹었다고 괜히 닦달하기...... (대체)
>>294 아ㅋㅋㅋㅋㅋㅋㅋ소설 속 악역으로 환생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통 선하고 조용하게 살아가고 싶어하는 다른 로판과는 다르게 더 날뛰고 뒤집고 싸우는.......(??)
>>296 예를 들면 미래의 클로에처럼 티르에게 빚을 지워두고 사기계약(?)으로 속여서 부려먹는다던지... 방법은 많으니 나중에 시도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머슥) 그런 의미에서 레스캐들은 전부 티르를 부려먹을 자격이 있을 예정이네요! 어떤 식으로든 인정하게 될테니?
물론 나중에 가면 혐관도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는 걸로...
크으으윽 시안이...왜 이렇게 순하고 귀엽나요...이런 애를 때리려고 하다니 티르주 죄책감이... 친구하자! 라고는 얘가 절대 안 할 성격이니 투기장 일상에서 이것저것 알려주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지는? 근데 티르가 입으로는 친하다고 인정 안 하는? 그런 관계가 될 듯 싶네요!
>>297 보통 로판: 난 조용하고 평화롭게 오랫동안 살아남아야지! 티르식 로판: 난 더 싸우고 때리고 부수면서 살아가야지!
>>299 사기계약으로 부려먹기...는 시안이 능지가 딸려서 안 돼! 무리! (단호) 성격상 도움이 필요하면 솔직하게 도와달라 그러고 안 들어주면 도와줄 때까지 쫒아다니거나 오케이 바이...하고 시무룩하게 떠나가거나 둘 중 하나일 듯 ㅋㅋㅋ
혐관도 잘 맞으면 단골맛집 쌉가능 (소곤)
ㅋㅋㅋㅋㅋㅋ 시안이의 댕청함은 사실 다 타버린 한줌 재의 공허함? 같은 거야. 그나마 버티게 했던 분노도 한도 없어서 일시적으로 텅 빈 상태라고 할까? 뭐 그 비슷한? 그런 관계도 좋지~ 시안이도 먼저 친구하자고 한 적이 없어서... 티르도 별말 안 하면 그냥저냥 친해져서 남들 눈에는 쟤네 친구인갑다~ 할 정도는 될 거 같네!
>>304 시안이 몬가...댕댕이 같네요...귀여워... 사실 티르도 능지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 시안이가 마왕 아니라고 하는 거 곧이곧대로 믿는 걸 보면... 도와달라고 하면 싸움일 경우에는 바로 도와줄 것 같지만요(?)
진짜 혐관도 만들어보고 싶긴 한데... 두근두근..
일종의 공허함이군요... 하나에 너무 맹목적이었던 나머지 그 하나가 사라져버린 이후에는 뭘 해야할지 잘 모르는 느낌? 좋네요 좋아! 티르에게 친구라는 개념따윈 없지만 오너가 시안이랑 친구시키고 싶다는데 뭐 어쩔 거야(?) 약간 친구처럼 보이는 정도의 분위기면 매우 만족이라는 것입니다..
>>303 문제는 이제 주인공이 악역의 행보를 밟으며 업보를 잔뜩 쌓는다는 거^^.... 사실 하루에 한번씩은 암살시도가?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지 않을까?? (님)
>>305 (그대로 굳는 거였냐고) 음 >:3..... 당장은 별 생각 없겠지만, 언젠가 권력을 잡을 때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토벌을 하러 갈 계획을 하거나 몰래 협상(이라고 쓰고 뒷공작이라고 읽는다)를 계획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u^.. 지금은 가끔 마왕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면 >아~ 역시 판타지 세상답네~ 근데 뭐 당장 신경쓸만한 건 아니니까 일단 놔두자 < 같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그런 느낌 아닐까요...? 세계에서 가장 큰 콜로세움을 세운다면 그게 바로 티르의 하렘... 나아중에 하렘 차린 클로에에게 자극받아서(?) 자기도 하렘 차리겠다며 엄청 큰 콜로세움 세우고 세계 각지의 강자들을 초청하는 티르식 하렘 전개가 나올지도 몰라요~(?)
>>312 아니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하렘과 그 하렘은 어딘가 본질적으로 다른 것 같은데요...! 그걸 하렘으로 봐도 되는 걸까요 ^"^....??!?! 그치만 티르가 행복하다면 됐어.... 으응........ 그렇게 되면 아마 종종 구경갈 것 같긴 합니다. 가끔가다 잘생긴 무사가 출전하면 스카우트도 좀 하고..(??)
>>306 댕댕이 같다고 하니까.... ㅋㅋㅋ 오케이 바이...하고 시무룩하게 가다가 멈춰서 안 도와줄거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또 가다가 돌아보고 정말 안 도와줄거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시안이가 상상되버렸어 ㅋㅋㅋㅋㅋㅋ
맹목적~이었다기보다 참고 참았던게 한번 대차게 터져서 그것 말고는 생각할 수 없는..그런걸 맹목적이라고 하나? 어라? 아아무튼 그 뒤에 오는 번아웃에 가깝지! 인생 아니 마생 이걸로 끝날 듯 화려하게 저지르고 났는데 생이 안 끝났네... 나 이제 뭐하지...머엉...한거~ 하 참 이걸 딱 맛깔나게 설명을 못하긋네 아이고 답답시러라 ㅋㅋ
친구 되는건 좋지만 그건 미리 말해두지... 친해지면 겁나 귀찮게 굴 것이야... 감당 가능하겠어....?
>>307 옴마야 아가씨 토벌이라니 넘모 무섭쟈나요! 우리 이러지 말고 말로 합시다 말로! 토킹어바웃!!(?) 시트도 그렇지만 이렇게 보니 더더욱 현실적인 클로에쟝.. 진행으로든 일상으로든 마주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감도 안 잡힌다 ㅋㅋㅋ 클로에가 보기에 시안이가 능력적으로 쓸만하면 영입? 하려고 할려나? 것도 궁금하구~
쉴드가 제 역할을 하여 티르의 공격이 잠시 멎자, 한순간이지만 그녀가 베시시 웃었다. 자신의 마법이 통해서인지 거 보라는 의미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사라졌지만. 그 잠깐과 놀랐을 때를 제외하면 그녀는 시종일관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짙게 푸른 눈을 깜빡거리며.
"흐암..."
그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판단을 내릴 동안 그녀는 가만히 서서 작은 하품을 한번 했을 뿐이다. 섰다기보다 날개에 의해 지면에서 살짝 뜬 상태였다. 팔다리를 늘어뜨린 채 티르를 지그시 응시하고 있다가, 근처에 날벌레가 지나가자 시선이 금방 그쪽으로 굴러간다. 날벌레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까지 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티르를 본다. 여전히 사태 파악을 못 한 것 마냥, 한없이 태평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티르가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자신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을 때는 멍한 얼굴에 불만이 슬금 피어올랐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싸워야 해... 나 이제 그런거 싫어.."
고유의 투기를 일으키면서 자신에게 덤빌 준비를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몇번인가 중얼거렸다. 싫다고. 왜인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더이상 싸움은 하고 싶지 않다는게 솔직한 그녀의 마음이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듯 날개가 퍼덕였다. 언제라도 제 주인을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준비하는 날개에 몸을 맡기려는 찰나, 그녀는 티르의 눈을 보았다. 금빛에서 황금빛으로 반짝거리는 티르의 두 눈은 너무나도 예쁘고...
"맛있겠다..."
라고, 그녀가 중얼거린 순간이었다.
쉴드가 부서지는 소리마저 압도할 만한 파공음을 내는 주먹이 그녀에게 쏘아졌다. 분명 받아내는 것보다 피하는게 상책일 공격이었지만 그녀는 피하긴 커녕 주먹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누가 봐도 무모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날개짓마저 멈추고 초연하게 서서 그의 주먹이 그녀의 손 끝에 닿는 순간 또다시 주문을 외울 뿐이었다.
"..캔슬링..."
주문과 함께 맞닿은 부분으로부터 제법 큰 충격이 사방으로 터지듯 번졌을 것이다. 여기가 변방의 황야라 그렇지, 아니었으면 허름한 집 몇 채 정도는 가뿐히 날릴 만한 충격파가 단숨에 일어난 거다. 원인은 그녀의 주문이었다. 주먹에 담긴 티르의 투기에 그녀의 마나를 맞춰 위력을 상쇄시키고 충격은 외부로 표출시키는 걸로 주먹을 막아냈다.
한차례 모래바람이 지나간 뒤, 그녀는 거센 충격파로 인해 뒤로 밀리긴 했어도 몸에 상처 하나 없었다. 옷이 좀 너덜너덜해지긴 했지만, 관심 없다는 듯 손을 내리며 티르를 본다. 그래도 공격을 막는데 어느 정도 진심을 내긴 했는지, 그녀의 눈이 역안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였는가, 싸움은 싫다던 그녀가 드디어 반격을 시도했다.
"몸..싸움은... 잘 못, 해... 그러니까, 나는 이걸로.."
검고 푸른 눈의 그녀가 영창을 읊조리며 양 손을 살짝 들어올리자 손과 손 사이로 작은 구슬 같은 것이 생겨난다. 언뜻 보기에 그저 작은 물방울처럼 보여 워터볼이라도 쏘려는 건가 싶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주먹만한 크기가 되자 손으로 집어들고 입김을 한번 훅 불었다. 그리고 티르를 향해 마치 캐치볼이라도 하자는 것처럼 그걸 휙 던졌다. 다음 순간, 그저 말랑한 물방울 같던 그것이 터지며 엄청난 양의 검은 화염을 일으켰다.
그렇다. 고통의 마왕의 전승에 나오는 불길한 검은 불꽃이 티르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안이 티르에게 흥미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태평하게 있는 모습이 티르의 눈에도 보였지만 그는 아무 반응하지 않았다. 티르 역시 시안의 무력 외에는 흥미가 없었으니까. 시안의 강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야 다른 것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싫다면 힘으로 날 제압하면 될 뿐이다. 자, 싸워라. 네겐 선택권이 없어."
몇번인가 싸우기 싫다고 중얼거리는 말에 티르는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싸우기 싫다? 그런 선택지를 티르가 받아줄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선택지 외에는 모든 것을 묵살해버렸다. 그것이 티르가 살아가는 방법. 자신의 힘으로 의지를, 억지를 관철시키는 것. 싫다면 힘으로 저항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 결국 힘과 투쟁으로 모든 것이 귀결되게 만들며 그는 살아갔다.
"...?"
시안이 오른손을 뻗자 티르의 미간이 좁혀진다. 드디어 미친 건가? 그녀가 무투가였어도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물며, 마법사가 자신의 주먹에 정면으로 손을 뻗는다니.
의문이 머릿속에 강하게 피어올랐을 때 즈음, 큰 충격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티르가 주먹을 날릴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소음이 울려퍼지고 주먹을 날린 티르마저 뒤로 밀려나버린다. 방금처럼 공격 반사가 달린 쉴드를 사용한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에 닿는 순간 '공격이 그대로 흩어져버렸다'. 주먹 안에 담긴 힘도, 속력도, 모두 막히고 주변으로 흩어지고... 결국 자신과 주문이 닿았다는 것 이외의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 증거로, 시안의 모습은 멀쩡했다. 옷이 조금 너덜해진 것 외에는 생채기조차 없었다. 분명 그 충격은 건물 몇 채를 파괴할만한 충격이었음에도.
"맛있겠다, 라니... 재미있는 말을 하는군."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충격을 흡수해 저릿거리는 오른손을 꽉 쥐었다. 아까 어렴풋이 들렸던 말을 놓치지 않고선 그는 흥미롭게 시안을 바라본다. 맛있겠어? 내가? 날 먹잇감으로 본다고?
재미있었다. 자신의 주먹을 두번이나 막고서도 생채기 하나 없질 않나, 자신을 향해 맛있겠다는 말을 하질 않나...
"드디어 할 마음이 든 건가? 좋아, 해봐라."
작은 물방울이 허공에 떠오르자 그는 잠시 김이 새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생각을 고쳐먹어야 했다. 검은 화염. 통상의 불꽃과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마법. 흡사 전승에 나오는 마왕 시안 더 페인의 마법과 똑같은 것이었다.
"역시 마왕이었잖냐! 너!"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띄우며 탄성을 내지른다. 역시, 잘못 찾아온게 아니다. 그녀가 바로 전승 속 마왕 시안 더 페인이었다. 그는 손을 뻗었다. 금빛 스파크가 터지는 손은 일부러 화염으로 얽혀들어간다.
- 카운터
순간 손이 화염 틈에서 회전하기 시작하자 검은색 화염 역시 같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 특유의 투기와, 악마의 타고난 마법적인 감각으로 마법에 담긴 마나 자체에 개입하는 카운터. 무술쁀만 아니라 마법도 막아내고, 파훼하는 티르만의 특별한 기술이었다. 검은색 화염은 티르의 양 팔에 붙더니 더이상 티르의 몸을 집어삼키지 않았다. 이내 그가 팔을 살짝 벌리더니 손뼉을 치자 불이 꺼지듯 검은색 화염도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하지만 그 강대한 마법을 그냥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는지 그의 양 팔은 꽤나 큰 화상을 입어 상처 부위에선 연기가 나고 있었을까.
"날 속이고 그냥 넘어가려 하셨겠다... 이정도 힘을 가지고선 째째하게 도망이나 치려 했다니."
그의 눈에 시안은 맛있는 것을 잔뜩 숨겨놓고선, 자신은 먹을게 하나도 없다고 발뺌하고는 그대로 도망치려고 한 사람처럼 보였다. 저렇게 강대한 힘을 그저 숨겨두려고만 했다니 티르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십무十武 - 부斧
부상당한 손은 아랑곳 않고 허릿춤의 철퇴를 집는다. 마왕인 이상 힘겨루기만 할 수는 없는 법. 철퇴에 금빛 투기를 불어넣고 머리 위로 들어올리더니 크게 휘둘렀다. 그 무술은 단순히 무기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나무를 도끼로 쪼개듯이, 무기에 방어를 무시하는 힘을 담는 무술. 방어무시의 철퇴는 금빛 스파크를 튀기며 시안의 머리를 쪼개려는 듯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과거의 그녀였다면 지금쯤 티르를 제압했거나 근처가 온통 쑥대밭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단순하게 공격을 상쇄시키거나 화염이 담긴 구체를 던지거나 하지 않고 그녀의 몸에 불꽃을 두르고 주먹에 맞서 그녀도 주먹을, 무력을 행사해 지금 이상으로 티르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대결을 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에게 그 시절과 같은 의욕은 없다.
마왕이라 불릴 만큼 화려하게 타올랐던 감정은 그녀가 잠드는 순간, 불 꺼진 재가 되어 날아가버렸으니.
그렇게 공허해진 내면에 무슨 짓을 한다 한들 반응 할 리가...
"...아니야.."
티르가 역시 마왕이었잖냐며 탄성을 내지르자 그녀의 표정이 다시 찡그려졌다. 좀전보다 확실하게 불만을 드러내며 중얼거린다. 마왕이 아니라 시아나야.
그녀의 감정을 반영하듯 거칠어진 불길이 티르에게 향했다. 그대로라면 불길에 뼈도 안 남았을 테지만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그도 불길을 파훼시켰다. 하지만 부상 없이는 무리였는지 두 팔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녀는 찡그린 눈으로 티르의 팔을 응시하다가 그녀가 그를 속이려 했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입을 벌려 째진 비명과 같은 외쳤다.
"아니라고 했잖아!!!"
목소리 자체에 힘이 담긴 것처럼 공기가 진동하고 동시에 그녀에게서 강한 충격파가 터졌다. 티르의 철퇴가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도중이었다. 충격파로 인해 철퇴는 일순 허공에서 멈추게 되고 그 틈은 그녀가 움직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었다.
찰나와 같은 순간, 그녀의 실루엣이 흐릿해진다 싶더니 그 직후 바로 티르의 코 앞에서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새까맣게 물든 눈이 형언하기 어려운 빛을 띄고 티르를 마주한다. 그녀는 그저 거리만 좁히려 온 것이 아닌지 곧장 한 손을 들어 티르에게 뻗는다. 딱 봐도 이건 보통이 아니구나 싶은 검푸른 기운이 넘실거리는 손이 검은 손톱을 뾰족히 세우고 그를 노린다. 정확히 목을 향하는 행동에 주저함은 없었다.
"너 때문에, 더 배고파졌으니까... 내놔. 줘."
서늘하게 중얼거리는 말과 함께 검고 푸른 눈동자에 빛이 감돈다. 허기로 인한 갈증의 빛과 그걸 일으키게 만든, 해소시켜줄 지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갈망의 빛이, 아주 희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