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머리카락을 보송하게 말리고, 창가에서 종일 햇볕을 받아 인공적인 향료가 옅게 남아 포근하고 산뜻한 냄새가 나는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에, 활짝 열린 창문을 꽉 닫았다가 기분 좋은 건조함을 위해 약간만 열어놓은 다음 침대에 누워요. 잠들기 전에 창가에 놓인 초에 불을 잠깐 붙였다 호 불어서 끄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후~ 개운하니 좋네요. 그러면 교회로 찾아가볼까요? 어라? 하지만 뒤라님은 교회에서 기도하는 걸 좋게 보실까요? 잠시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뒤라님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곤 발걸음을 옮겨요. 장소가 어디든, 언제나 경건한 마음으로 뒤라님께 감사를 전하면 되는 거예요!
>>261 끄응- 기지개를 켜고, 가볍게 양치를 하고, 찬물로 세수를 해요. 잠옷을 벗어 침대 위, 햇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널어둔 다음 평상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수련장으로 향해요. 제가 다른 이들보다 감각이 조금 더 예민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헌팅 네트워크의 상태창에 '날선 감각'이라는 하나의 기술로 등록되어 있었죠. 뜻밖의 상황에서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특별한 능력이지만, 단순히 적의 공격을 회피한다고 해서 이 기술의 능률을 향상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개인적인 사견이 있었습니다.
사람을 지팡이 취급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 별로 듣고 싶지는 않은데요... 하는 말이 입속에서 튀어나가려고 하는 걸 참고 한숨만 푹 내쉬며 그냥 걸었다. 말을 해봤자 통하지 않을테니 하이고 의미 없다. 이 사람은, 내가 어느 정도 강하게 되지 않는 한 예의를 차릴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틀린 말은 아니니까. 열은 받지만! 열은 받지만! 틀린 말은 아니니까! ..그렇게 소심한 반항심은 죽었다..
" 교관님이니까 보통은 교관실에 있으시니 이 쪽으로 왔는데요. "
교관실 입구에서, 할아버지가 묻는 것에 대답했다. 수업중이 아니라면 교관님은 교관실에! 물론 없는 경우도 있지만 있을 거라 생각되는 곳은 보통 이 곳이었다.
" 볼 일이 있다면 다른 곳에 있으실테지만... 없다면야 어디 계신지 다른 교관님께 물으면 될 거예요. "
그러다 문득 궁금해져 고개를 퍼뜩 들었다. 아마 내 눈은 지금 빛나고 있지 않을까?
" 근데 의념으로 사람의 위치 같은 거 파악하는 게 가능해요? 쩐다! 그럴 거라 생각은 했는데 할아버지 엄청 굉장한 사람인가봐요! "
situplay>1596370065>260 그 짧은 사이에 다른 길드가 의뢰를 수주해갔다고? 바로 떠오르는 "일성" 길드가 있었지만, 심증만 있는데다 먼저 수주한 사람이 임자인 것이 이 바닥이니. 빠르게 수긍하곤 방금 봤던 의뢰마저 누군가가 선수를 치기전에 수주하도록 한다. @"우리의 언어는 장식이 되었다."를 수주합니다!
그동안 뜸하긴 했으나, 이리도 방치되어 있을 줄은 몰랐네요... 머리가 조금 아파와요. 건물은 그렇다쳐도 내부까지... 청소용품이 있으려나요... 일단, 내부부터 관리하도록 하죠... 먼지와 곰팡이부터 제거하고, 차차 좋은 가구로 바꾸고... 새로 교회를 지어야겠지만, 그만한 돈이 없으니 이렇게 해야겠네요.
situplay>1596370065>260 그 짧은 사이에 다른 길드가 의뢰를 수주해갔다고? 바로 떠오르는 "일성" 길드가 있었지만, 심증만 있는데다 먼저 수주한 사람이 임자인 것이 이 바닥이니. 빠르게 수긍하곤 방금 봤던 의뢰마저 누군가가 선수를 치기전에 수주하도록 한다. #"우리의 언어는 장식이 되었다."를 수주합니다!
>>271 "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의념의 형태는 다르지. 각자마다 지독한 흐름이 있어. 그것은 의념을 각성했건, 각성하지 않았건 똑같다. 그러니 알 수 있는 것이지. "
노인은 윤의 머리에서 손을 떼어내고는 문 위로 손을 올립니다.
" 아니. 괜찮겠다. 어디 있는지 알았어. "
아주 가늘게 뜬 눈으로 문을 직시하던 노인은 한쪽 팔을 들어올려 문의 어귀를 쓰다듬습니다. 곧, 강대한 의념의 흐름이 교관실 입구를 중심으로 흐르기 시작하고 윤은 놀라 입을 열어보려 하지만 유독 말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으며, 그것을 내뱉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습니다.
" 공간. 흔적. 거리. 시간. 네 개의 개념을 합친다. "
개념 지배
거대한 의념의 흐름이 흐르는 동안. 윤은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분명 노인의 얼굴을 하고, 노인의 몸을 지닌 듯 보이는 남자에게서 금빛의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남성이 얼핏 스쳐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착각이라는 것처럼 노인은 여전히 노인의 얼굴이었습니다. 어째서, 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윤이 가진 지식도, 영성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마도 현원경顯願鏡.
곧 문은 백색으로 물들어 하얀 빛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노인은 윤을 지긋이 바라보며 묻습니다.
" 꽤 위험은 하다만. 가볼테냐? "
>>272 의뢰를 수락하였습니다!
>>273 적당한 높이에 있는 장식물에 로프를 묶어낸 명진은 로프를 힘으로 한 번 당겨봅니다. 쫀쫀하긴 하더라도 다행히 떨어지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군요!
의문이 들기 시작했지만, 그것에 물음표가 달려 마무리된 것은 모든 게 끝난 이후였다. 기묘한 경험이었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얼핏 금빛이 보이던 노인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겨우겨우 아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말해보자면- 개념이 합쳐지며 개판 났던 게 아닐까 싶다. 금발의 그 사람은, 저 할아버지의 젊었을 무렵일까? 나는 무심코,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러니,
" 갈래요. 가고 싶어요. 데려가주세요! "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대답했다. 목숨이 위험하고 내 팔다리 어느 곳이 날아가든 문제가 생기든 상관 없었다. 예컨대 이건 기회이며, 이건 모험이고, 이건 위험이다. 멈춰서기 싫어, 싫다고. 딱히 싸움이 좋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이건 분명.. 나를 좀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주든, 내 한계를 보여주며 바닥으로 처박든 놓치면 안되는 것이다.
뒤라는 깨끗해진 교회를 유리아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는지. 비어버린 의자로 가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 모든 신은 자신의 영광된 자리를 생각하지. 그들의 신앙이 모여 자신을 이루고, 자신의 신앙으로 하여금 지상이 축복을 받도록 하는. 그 과정들을 신이라는 족속들은 사랑할 수밖에 없어. 죽는다는 게 두렵지 않은 신들은 이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완전히 흩어져 사라졌고, 사라지고 싶지 않았던 신들은 다른 신들의 파편이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았지. ]
뒤라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꺼내듭니다. 저 먼 과거, 지구에도 수많은 종교들이 나타나고 사라졌고, 뒤라 역시도 그 시대에 태어났던 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신앙들이 쇠퇴하던 시절에, 뒤라 역시 그 세계의 이면으로 사라졌고.. 마지막. 마지막에 마지막 흔적으로, 피에로라는 존재로 하여 그 신앙의 일부를 받아와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 맞아. 나도 사실 별로 죽고싶지는 않아. 죽는다는 거는 재미가 없거든. 노래하고, 즐겁게 떠들고, 유쾌하게 사는 게 광대의 삶이지. 죽는 것을 노래하는 것은 광대의 이야기가 아냐. 그건 음유시인의 역할이지. ]
나팔수. 뒤라는 쾌활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 너는 날 너만의 신으로 섬기게 할 생각이야. 아니면 만인의 신이 되게 할 셈이야? ]
그 목소리는 장난스럽지만. 그 아래에 깔린 의중은 거대한 물음표를 그려내는 것만 같습니다.
급하게 의뢰를 수주하긴..했다만. 무덤이라고도 불리우는 그 "재현형"이다. 도저히 맨 몸으로 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지나 않을까싶다. 그렇다면...최소한 무엇을 준비하고 가는게 좋을까? #연희 게이트학 지식으로 무언가 재현형 게이트내에 챙겨갈 때 필요한 소지품같은게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한가지라도 있나!